새로운 마음으로, 가볍게 즐기는 니혼이치의 이식작 세 작품의 간단한 살펴보기. 'NSW 루프란, NSW 요마와리 합본, PS4 디스가이아 리파인' / 2018년 11월
이 글은 2018년 11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991&sca=&sfl=mb_id%2C1&stx=lieonsjh&page=2
발매 시기 | 2018. 09. 27 |
리뷰 작성일 | 2018. 11. 04 |
게임 장르 | 던전 RPG |
정식 발매 가격 | 각 59,800원 |
제작사 | 니혼이치 소프트웨어 |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 NSW / PS Vita, PS4 |
한국어 유무 | 有 |
니혼이치 소프트웨어는 현재 일본 유명 제작사 가운데 가장 실험적인 작품들을 내놓고 있는 개발사입니다. PS2 시절 라퓌셀과 디스가이아 1편을 통해 많은 팬들을 확보했고 디스가이아 폐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중독성 있는 수작 게임으로 입지를 굳혔습니다. 더 나아가 특정 작품이 아니라 니혼이치 소프트웨어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깃든 다양한 작품들에 매료되어 개발사의 팬이 된 게이머들까지 생겼습니다.
그러나 실험적인 작품들을 연거푸 내놓은 탓에 호평을 받은 게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게임들도 다수 존재합니다. 때문에 현재로선 니혼이치 소프트웨어의 팬이 아닌 게이머들에게 큰 어필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자연스레 점점 판매량이 줄어들고 PS3 시절처럼 회사 경영이 어려워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게임의 퀄리티가 약간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혼이치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자사 고유의 분위기를 살린 색다른 게임들의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AAA급 게임과 달리 진행 방식이나 소재의 차이, 분위기, 레벨 디자인의 색다름 등을 열심히 밀고 있죠.
오늘 다뤄볼 세 개의 게임은 이미 다른 기종에서 발매되었던 작품들입니다. PS2 시절에 발매된 디스가이아 리파인이나 PS Vita로 발매되어 호평을 받고 PS4로도 이식된 루프란, 그리고 색다른 진행과 게임성으로 호평을 받았던 요마와리 시리즈의 합본입니다.
세 작품의 특징은 다른 기종으로 먼저 발매됐었고, 호평을 받았으며, 준수한 수작 이상의 작품들이란 것입니다.
루프란은 확실히 거치형 콘솔보다는 휴대용 콘솔이 어울리는 작품이다.
니혼이치 소프트웨어의 타이틀을 꾸준히 유통하고 있는 인트라 게임즈.
2016년 PS Vita로 독점 발매되어 큰 호평을 받았던 던전 RPG 작품인 루프란의 지하미궁과 마녀의 여단은 그 인기를 등에 업고 PS4로 재발매되며 정통 던전 RPG를 게이머들이 아직도 사랑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외형만 보면 그저 그런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고, 일러스트 역시 니혼이치 소프트웨어의 전형적인 느낌이지만 파고들어 보면 전혀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루프란의 구성은 아주 알차고 깨알 같은 유머나 던전 RPG로서 갖춰야 하는 면모, 그리고 의외로 진지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매력적인 등장 인물, 중독성 있는 플레이 등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PS4 버전의 설정 화면과
스위치 버전의 설정 화면은 터치 패드 부분을 제외하면 완전 동일하다.
PS4 버전 스크린샷
스위치 버전 스크린샷
애당초 PS Vita로 발매되었던 작품이므로 그보다 성능이 더 좋은 스위치로의 이식은 문제점이 없습니다. PS4 버전과 비교해도 완전히 동일한 퀄리티이며, 비타보다 더 좋은 해상도로 최신 휴대기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인 셈입니다. 물론, 이미 PS4 버전이나 PS Vita 버전을 구매한 게이머라면 루프란의 스위치 버전은 딱히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스위치 버전 루프란은 PS4 버전에서 추가된 요소 외에는 추가 요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PS4 버전 스크린샷
스위치 버전 스크린샷
본 게임의 핵심 중 하나인 캐릭터 제작 또한 PS4 버전에서 추가된 부분을 제하면 스위치 버전만의 독점 요소는 없습니다. 최소한 캐릭터의 일러스트 종류라도 더 늘려주었더라면 어필할 만한 요소가 되었겠지만 아쉽게도 동일합니다.
나만의 인형을 만들어 고난과 역경의 던전을 제패하는 것이 목표!
PS4 버전 스크린샷
스위치 버전 스크린샷
PS4 버전 스크린샷
스위치 버전 스크린샷
허나 스위치 버전 루프란은 PS4 버전보다 큰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거치형 콘솔로 쇼파나 의자에 가만히 앉아 플레이하는 것보다 움직이면서, 침대에 누워서, 언제 어디서든 플레이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데, 스위치 버전이 바로 그 요건에 부합한다는 것입니다. 가볍게 진행하다가 슬립 모드를 걸고 가방에 넣었다 언제든 다시 꺼내서 플레이하는 것이 던전 RPG 작품의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타보다 더 좋은 성능과 PS4에서의 추가 요소가 탑재되어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휴대기기로 돌릴 수 있다는 점은 무시하지 못할 장점입니다.
게다가 거의 모든 부분이 PS4 버전의 퀄리티와 동일하다는 것 역시 좋습니다. 아직 루프란이라는 작품을 해본 적 없는 스위치 유저라면 이미 국내외 게이머들에게 검증된 수작을 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루프란에서는 흡입력 있는 어두운 스토리는 플레이어를 불쾌하게 만들지 않는 선에서 매끄럽게 전개되고, 디스가이아 류의 숫자 놀음 대미지에 목을 매는 플레이가 아니라 정통 RPG 류의 신중한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주가 되는 던전 탐색 파트는 여느 RPG에서 체험한 것과 흡사한 요소들이 섞여 있지만 본 작품에 잘 녹아들어 즐거우면서도 스릴 넘치는 재미를 선사해 줍니다. 숨겨진 인형 패싯을 찾아내고 나만의 부대를 육성하는 즐거움과 디스가이아스러운 탄원서로 스릴감을 몇 배로 끌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니혼이치 소프트웨어스러운 일러스트와 아트웍은 게임의 분위기에 아주 잘 맞아 떨어지며, 중독성 있는 음악과 사운드 역시 게임의 흥을 돋궈줍니다. 이러한 점을 종합했을 때 필자의 소견으론 요 근래 니혼이치 소프트웨어가 내놓은 RPG 게임들 가운데 가장 완성도 높고 잘 만든 수작은 루프란이라 생각됩니다.
마구잡이로 진행하는 RPG가 아니라 신중한 걸음이 요구되는 던전 탐색 RPG를 경험해 보고 싶다면, 니혼이치가 그간 만들어 온 RPG 게임의 정수를 느껴보고 싶다면 스위치 버전 루프란은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스위치 버전 루프란은 이 게임을 즐기는데 가장 적합한, 최고의 방법입니다.
루프란에 대한 더 자세한 리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볼 수 있습니다.
Nintendo Switch 루프란의 지하미궁과 마녀의 여단 예판링크 바로가기
발매 시기 | 2018. 10. 25 |
리뷰 작성일 | 2018. 11. 04 |
게임 장르 | 밤길 탐색 액션 (2D 호러) |
정식 발매 가격 | 59,800원 |
제작사 | 니혼이치 소프트웨어 |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 NSW / PS Vita, PS4 |
한국어 유무 | 有 |
Nintendo Switch 루프란의 지하미궁과 마녀의 여단 예판링크 바로가기
2017년에 리뷰했던 게임은 총 66개의 작품으로 적지 않은 숫자였습니다. 거기에는 콜 오브 듀티 WWII나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호라이즌 제로 던 같은 AAA급 게임들도 있었으며 취향에 전혀 맞지 않는 작품들,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준 작품 등 다양한 게임들이 있었습니다. 저마다 개성 넘치고 독특한 작품들이었지만 약 열흘 전에 스위치 버전으로 이식 발매된 요마와리 합본에 수록된 신 요마와리 ~떠도는 밤 : 심연~은 2017년에 리뷰한 게임들 가운데, 가장 예상치 못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 준 작품이었습니다.
밤길 탐색 액션이라는 독특한 장르명을 내세운 니혼이치 소프트웨어의 요마와리 시리즈는 어딘가 인디 호러 게임스러운 인상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두 작품 모두 강렬하면서도 충격적인 프롤로그를 게이머에게 선보입니다. 게임의 주인공이 되는 소녀들은 초등학생으로, 소중한 사람을 찾기 위해 위험하디 위험한 밤길을 홀로 탐색하는 제법 단순한 시놉시스를 담고 있습니다.
요마와리 1편
요마와리 2편
PS Vita로 독점 발매된 요마와리 1편은 그 독특한 분위기와 충격적인 연출, 매혹적이면서도 어두움의 끝을 달리는 스토리와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아트웍, 사운드로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후 발매된 요마와리 2편은 PS Vita와 PS4 양기종으로 발매되었으며(국내는 PS4 버전만 발매), 1편에서 선보인 게임성을 살리되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 더 진보된 시스템과 비슷한 듯 하지만 전혀 다른 스토리 라인, 1편과의 깨알 같은 연결점 등으로 또한 번 호평을 이끌어냈습니다.
PS4 버전 스크린샷
스위치 버전 스크린샷
이번에 스위치로 이식 발매된 요마와리 합본은 그 호평 받았던 요마와리 1편과 2편이 수록된 버전입니다. 두 작품은 상당히 잘 만든 수작에 속하는 호러 게임이지만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부족한 볼륨을 지적했었기 때문인지, 니혼이치 소프트웨어는 두 작품을 함께 수록하며 가격은 타이틀 한 개 값으로 발매하는 현명한 선택을 했습니다. 열 시간 남짓한 스토리 플레이 타임과 100% 트로피 획득을 노린다 해도 약 20시간 내에 끝나는 게임이 풀 프라이스라는 점은 요마와리 시리즈의 큰 단점이었는데, 스위치 버전은 그 부분이 해결된 셈입니다.
PS4 버전 스크린샷
스위치 버전 스크린샷
PS4 버전 스크린샷
스위치 버전 스크린샷
초등학생이 쓴 글씨처럼 보이는 귀여운 글꼴과 그림 일기장에 그려둔 것 같은 지도, 귀여움이 넘쳐 흐르는 주인공들의 모델링 등 챠밍 포인트가 곳곳에 있지만 게임의 스토리는 어둡고도 무거우며 암울한 분위기와 호러스러운 아트웍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반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것들이 한데 어우러진 조합은 요마와리 시리즈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죠.
최초 PS Vita로 개발됐기 때문인지 요마와리 합본 스위치 버전은 PS4 버전과 비교했을 때 루프란처럼 가장 적합한 기기를 찾은 듯 합니다. 이 게임은 큰 디스플레이로 플레이하는 것보단 스위치나 비타 등의 휴대기로 방에서 불을 끄고 이어폰 혹은 헤드폰을 끼고 플레이하는 게 더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요마와리 두 작품을 가장 적당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기존에 발매됐었던 버전에서 추가 요소가 없는 것은 약간의 아쉬움이 될 수 있으나, 요마와리 시리즈를 접해본 적 없는 스위치 게이머나 PS Vita로만 발매된 탓에 1편을 해본 적 없는 PS4 게이머에겐 요마와리 합본은 좋은 기회라 생각됩니다.
게임 메뉴에는 웹 매뉴얼이 수록되어 있다.
요마와리 3편이 나온다면 어떤 인트로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요마와리 시리즈가 보여주는 스토리는 덮어놓고 암울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듣는 이에 따라 가슴 뭉클하게, 안타깝게 느낄 수 있는 종류의 스토리입니다. 두 작품의 주인공인 소녀들은 각자의 소중한 누군가를 찾아 어둡고 위험한 밤길을 돌아다닙니다. 게임의 이름처럼 몇 날 동안의 떠도는 밤을 겪고, 그 과정에서 무엇 때문에 일이 틀어졌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소중한 것, 희생, 성장, 그리고 밤이 이 시리즈의 키 포인트입니다.
요마와리 시리즈의 플레이 타임은 확실히 짧습니다. 수집요소 등의 100% 달성을 노리지 않는다면 두 작품을 합쳐도 20시간 남짓한 분량을 보여줍니다. 그 때문에 게임은 재밌지만 볼륨에 비해 비싼 값이라는 질타를 피할 수 없었고, 그 정보를 미리 접한 게이머들 가운데 게임에 관심은 있지만 볼륨 대비 높은 가격에 구매를 포기한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니혼이치의 색깔을 좋아하는 팬이나, 귀엽고 아기자기한 모델링의 캐릭터가 들려주는 어둡고 슬픈 이야기를 보고 싶은 게이머, 독특한 방식의 호러 게임을 경험해 보고 싶은 게이머 분들께 요마와리 합본은 후회 없는 경험을 선사할 작품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요마와리에 대한 더 자세한 리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볼 수 있습니다.
요마와리 떠도는 밤 합본 닌텐도스위치판 SMS알람 신청 및 예판/구매 링크 바로가기
발매 시기 | 2018. 09. 13 |
리뷰 작성일 | 2018. 11. 04 |
게임 장르 | SRPG |
정식 발매 가격 | 59,800원 |
제작사 | 니혼이치 소프트웨어 |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 PS4, NSW / PS2, PSP, PC |
한국어 유무 | 有 |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1편은 수많은 니혼이치 소프트웨어 게임들 가운데 가장 기념비적인, 대표 작품입니다. 맥도날드 하면 빅맥, NC 소프트 하면 리니지, 슬리퍼 하면 삼선 쓰레빠가 떠오르듯 PS2 시절 니혼이치 소프트웨어가 내놓은 디스가이아 1편은 개발사의 시그니쳐 IP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위치입니다.
디스가이아는 한때 폐인 양성 게임이라 불렸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한 반복적인 노가다와 즐거움을 선사해 줬던 작품이었습니다. 스토리에 깊이가 있진 않지만 유쾌하고 즐거웠으며, 극을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 3인방 라하르와 에트나, 프론의 매력이 강렬했습니다. 또한, 그들을 받쳐주는 조연들 역시 인상 깊은 유쾌함을 선보여주었습니다.
중독성 넘치는 BGM과 독특한 분위기로 그려낸 마계, 시리즈의 대표 캐릭터가 되어버린 귀여운 프리니, 다양한 프리셋이 존재하며 나만의 캐릭터로 성장시킬 수 있는 캐릭터 생성 기능, 반복 되는 노가다를 통해 마계를 넘어 우주를 제패할 기세로 높아지는 대미지 수치 등 디스가이아 1편은 유쾌하게 잘 만든, 명작에 가까운 시뮬레이션 RPG로 게임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라하르, 에트나, 프론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프리니!
PS2 시절 SRPG를 대표하는 작품들 가운데 당당히 선 디스가이아는 회사의 존망이 걸렸던 상황을 깔끔하게 타파해 주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거기엔 팬들을 향한 사장님의 간절한 부탁이 함께한 부분도 있지만, 이러한 점들을 보았을 때 디스가이아를 좋아했던 팬들과 니혼이치 소프트웨어에게 이 시리즈는 여느 게임들과는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18 년 9월. 니혼이치 소프트웨어를 대표하는 시리즈이자, 그 시리즈 가운데 가장 재밌었고 많은 게이머들의 추억이 깃든 작품이 다시 PS4와 NSW로 돌아왔습니다.
독특한 캐릭터성으로 찬사를 받았던 작품.
필자 역시 이 게임을 아주 사랑했었고 얼마나 플레이 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랜 시간을 쏟아 부었었습니다. 특히 PSP로 발매되었던 버전을 아주 열심히 했었고, 플레이 타임이 오백 시간을 돌파해도 여전히 재밌는 신기함을 보여줬었죠.
스토리 모드를 클리어한 뒤 의회에서 더 난이도를 높여 스테이지를 돌고, 아이템계를 꾸준히 돌아 더 높은 수치의 무기를 만들어내 다시 더 어려운 아이템계를 도는 말도 안 되는 반복 플레이가 디스가이아 1편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많은 게이머들이 사랑했고, 디스가이아 시리즈의 대표적인 요소로 자리잡기까지 했습니다.
레벨 1 라하르와 에트나는 왠지 신선하게 느껴진다.
디스가이아 1편은 확실히 니혼이치 소프트웨어에게 있어 가장 영광스러웠던 작품입니다. 니혼이치를 지금의 자리로 올려준, 그리고 입지를 굳혀준 작품이죠. 그러나 그런 작품을 최신 콘솔 기기로 이식하면서 조금 더 예우를 해줬어야 하지 않나 싶은 부분들이 눈에 띕니다.
이 작품의 뿌리는 PS2입니다. 당시에는 480p라는 해상도로 지금 보면 심각한 깍두기 화면으로 눈이 아플 지경이죠. 그랬던 게임을 최신 콘솔 기기로 발매하면서 리마스터링 하여 그래픽 퀄리티를 대폭 향상시켰습니다. 덕분에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을 선명한 화질로 다시 만나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리메이크가 아닌 리파인, 수정했다는 말처럼 이 작품의 PS4, NSW 버전 변경점은 그다지 크게 와 닿지 못합니다.
추가 캐릭터라도 많이 늘렸더라면...
2015년까지 디스가이아 시리즈가 다섯 개의 작품이나 발매됐습니다. 그동안 놀라울 정도로 많은 편의성 개선과 새로운 시스템이 생겼고 진보를 거듭하며 더 즐거운 노가다와 재미난 요소들이 대폭 추가됐습니다. 그러나 디스가이아 리파인은 그 12년 동안의 변화를 무시한 채 극히 일부의 변경점만을 두었습니다.
1. 의회에서 적의 레벨을 최소 또는 최대로 한 번에 조정 가능한 의제 추가
2. 로젠 퀸 상회의 아이템 등급을 최소 또는 최대로 한 번에 조정 가능한 의제 추가
3. 적과 아군의 이동 속도를 높여주는 연출 스킵 추가
4. 대화 빨리 감기 기능 추가
5. 아이템 소지 수량의 증가
6. 캐릭터 제작 가능 수량의 증가
7. 게임 오버 시에 거점으로 돌아가는 기능 추가
8. 클리어 후에 레인보우 레인저 추가
9. 클리어 후에 아사기 추가
10. PC판의 모든 추가 요소 수록
후속작을 거듭하며 점점 더 나아진 시스템과 플레이를 보여줬던 것에 비해 원작과 리파인의 차이는 보잘 것 없게 느껴집니다. 15년이 넘은 작품의 구닥다리 시스템과 UI, 카메라 시점 변경은 불편함을 극에 달하게 만들고 디스가이아 4, 5 등 최신작에 익숙해진 감각을 다시 옛날로 돌려버렸습니다.
리메이크를 하는 것이 부담 되었다면 적어도 니혼이치 소프트웨어는 시리즈 최신작의 UI와 편의성, 시스템을 디스가이아 리파인에 집어 넣었어야 했습니다. 그런 노력을 보였더라면 지금처럼 게이머들과 평론가들에게 질타를 받진 않았을 것입니다.
분명 그래픽은 PS2 시절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나아졌고, 시리즈 최신작과 엇비슷한 퀄리티를 보여주긴 합니다. 그러나 그 대신 감안해야 하는 시스템적 요소들이 불편함을 유발합니다. 때문에 디스가이아 5 등 최신작을 이미 플레이한 게이머에겐 쉽사리 권하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디스가이아 리파인은 약간의 퀄리티 향상을 얻고 과거로의 회귀를 플레이 타임 내내 경험해야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립게 느껴질 수도 있는 2003년의 향수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리즈의 가장 영광스러웠고 유명한 타이틀을 최신작에 가까운 그래픽 퀄리티로 다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라하르와 에트나, 프론과 함께 아사기, 레인보우 레인저 등 원작에선 사용할 수 없었던 단순 NPC 캐릭터를 동료로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미미하지만 개선된 요소들을 통해 과거 PS2 시절보다는 더 쾌적한 디스가이아 1편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크게 와 닿지는 않지만 일부 개선점과 그래픽 향상을 통해 옛 명작을 다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디스가이아 리파인은 시리즈를 재밌게 했지만 1편을 해본 적 없는 분들이나, 디스가이아 시리즈를 접해본 적 없는 게이머 분들께 특히 권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혹은, 디스가이아 1편에 대한 향수가 아직도 크게 남아 있는 분들께도 권할 수 있습니다.
원작 자체가 이미 뛰어난 작품이었고, 마계전기가 아니라 폐인전기라는 이명이 붙었을 정도로 플레이어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감각과 중독성은 여전합니다. 풀 프라이스인 것에 비해 리마스터로서의 개선점은 아쉽지만 게임 자체는 여전한 즐거움을 보장해주므로, 특히 스위치 유저 분들께는 좋은 선택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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