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리마스터 - 11년 전의 명작, 한글로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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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리마스터 - 11년 전의 명작, 한글로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 / 2018년 1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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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8년 1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8002&sca=&sfl=mb_id%2C1&stx=lieonsjh&page=2

 

발매 시기 2019. 01. 11
리뷰 작성일 2019. 01. 27
게임 장르 정의를 관철하는 RPG
정식 발매 가격 59,800원
제작사 반다이 남코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NSW, PC, XB1(DL 온리)
한국어 유무

이 글은 BNEK에서 리뷰용으로 지원된 타이틀로 작성되었습니다. *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리마스터의 구동 화면.

 테일즈 시리즈는 반다이 남코의 대표적인 RPG 입니다. PS1 시절부터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꾸준히 발매되어 왔고, 그만큼 많은 작품들이 출시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오늘 소개할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는 시리즈의 명작을 얘기할 때 거의 반드시 언급 될 정도로 팬들과 많은 게이머들에게 인정 받은 작품이었습니다.

 테일즈 시리즈 명작 3개, 5개를 꼽을 때 저마다 다양한 작품들을 말하지만 대체로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 어비스, 심포니아, 데스티니, 그리고 베스페리아 등이 가장 많이 회자되어 왔습니다.

 

 

 

 베스페리아는 PS2에서 XBOX 360, PS3라는 다음 세대로 발매된 작품들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고 짜임새가 훌륭한 명작으로 인정 받았던 작품입니다. 그 뛰어난 게임성은 발매된지 1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팬들이 베스페리아를 추억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최신 기종인 PS4, XB1, NSW, PC 버전으로 리마스터링 되어 발매될 수 있었고, 심지어 당시와는 다르게 한글화로 발매돼 언어의 장벽이 없어졌습니다. 그렇기에 약간의 낡은 시스템만 감안한다면 테일즈 시리즈를 입문하기에 이만한 작품이 없을 정도입니다.

 

 

베스페리아에서 한글을 볼 수 있으리라곤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마물과 에아르, 블라스티아 등 언뜻 복잡해보이는 설정이지만

알고 보면 그다지 복잡한 게 없다.

 

 리마스터 작품 치고는 풀 프라이스라는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 작품엔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검증된 시리즈의 명작을 최신 기종에 맞는 프레임과 업스케일링 된 그래픽, 그리고 원작과 달리 유료 DLC 포함과 2005년에 발매된 테일즈 오브 레젠디아 이후 14년만에 한글화 된 테일즈라는 큰 장점입니다.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리마스터는 여느 RPG 게임들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시작이야 어떻든 결국 무언가를 구하기 위해, 세계를 구하기 위해 세계를 여행하며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다양한 서브 퀘스트나 미니 게임, 동료들과의 대화 등을 즐기며 나아가는 것을 베이스로 두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베스페리아의 세계는 평범한 RPG 게임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초반에는 제한적인 지역만을 개방해 두고, 진행도에 따라 더 다양한 장소를 돌아다닐 수 있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위상변화 시스템처럼 방문 시기에 따라 등장하는 적이 달라진다던가 하는 기믹도 맛볼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진행도에 따라 세계를 걸어서 모험하거나, 배를 타고 모험하거나, 비행선을 타고 모험할 수 있습니다. 비행선이 개방되는 시점부터는 다른 테일즈 시리즈처럼 온갖 요소들이 개방되기도 합니다. 새로운 서브 퀘스트가 기다린다던가, 전에는 장애물로 막혀 있던 곳이 뻥 뚫려 있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테일즈 시리즈의 백미 중 하나인 스킷은 베스페리아에서도 건재.

 특정한 상황이나 시기에 따라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스킷 시스템을 통해 메인 스토리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을 후일담 식으로 들려주는 것은 시리즈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스킷 덕분에 플레이어는 더 게임과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고, 메인 스토리 이벤트에 미처 다 담지 못한 뒷 이야기나 설정을 엿볼 수도 있습니다.

 

 

 베스페리아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PS3 & XBOX360으로 넘어온 HD, 풀HD 테일즈 가운데 가장 뛰어난 완성도와 게임성 덕분입니다. 그 가운데 이 게임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투는 무척 훌륭한 짜임새를 갖고 있습니다.

 동료들과의 연계, 데스티니 팀의 테일즈처럼 다양한 종류의 비오의 대신 다양한 기술의 파생과 기술간의 콤보 연계, 아이템에 붙은 스킬이라는 패시브 시스템 요소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즐거움, 오버리미트라는 독특한 전투 시스템까지 군더더기 없는 전투 재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시리즈의 전통인 소서러 링은 퍼즐 외에도

 

전투를 피하거나, 전투 개시 전 이점을 갖고 시작할 수 있는 등의 특징이 있다.

 한편, 전체적으로 이 리마스터 작품은 준수한 편이지만 기술적인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없잖아 있습니다. 게임의 특성상 적들과 전투가 매우 잦은 편인데, 전투에 돌입할 때의 로딩이 상당히 거슬립니다. PS4라는 최신 기종의 높은 스펙에도 불구하고 1초 이상의 로딩을 거쳐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로딩이 약간 길어질 때는 2초가 넘는 경우도 있으니 연속 플레이 타임이 길어질 수록 점차 전투에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던전들 중에는 종종 숨겨진 보스 몬스터인 기간트 몬스터가 배치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기술적인 부분에서 오는 로딩의 귀찮음을 제외하면 원작 자체가 워낙 잘 만들어졌기에 여전히 플레이 해볼 만한 타이틀임은 변함 없습니다.

 베스페리아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플레이어가 즐길 만한 온갖 놀이 요소들이 풍부했습니다. 그리고 그건 리마스터링 된 버전에서도 여전합니다. 베스페리아의 볼륨은 방대한 편이며, 파고들어 놀 거리를 찾는다면 몇백 시간, 몇 회차를 하건 질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수준의 게임입니다.

 숨겨진 퍼즐, 숨겨진 몬스터, 숨겨진 던전, 특정한 조건 만족 시에만 등장하는 스킷, 이벤트, 그리고 스킬의 분배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지는 전투 시스템까지.​

보조 요소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요리 시스템.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베스페리아에는 독특한 스킬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주무기와 보조무기에 깃든 패시브 스킬을 캐릭터가 습득하는 과정과 그것을 활용하는 것으로 똑같은 게임을 즐겼음에도 불구하고 저마다 전투 시스템에 대한 평가가 다를 정도로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무기에 붙은 스킬은 해당 무기를 장착하고 전투를 거듭하면 캐릭터가 습득하게 되고, 그렇게 습득한 스킬은 다른 무기로 바꿔 장착하더라도 스킬 메뉴에서 SP를 소모하여 셋팅하면 유지 되는 방식입니다.

 

 

 세세하게 나뉘어진 스킬들은 너무 많다 싶을 정도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일반 공격을 3번까지만 연달아 할 수 있었던 것이 특정 스킬을 셋팅하면 5회, 6회까지도 타격할 수 있고, 서로 연결 되지 않는 기술들이 스킬 셋팅에 따라 연결 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테일즈 시리즈의 핵심인 비오의마저 위 스크린샷처럼 스페셜이라는 스킬을 셋팅해야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스킬의 비중이 아주 높은 편입니다.

 

 

 

 

 

강력한 일격을 먹일 수 있는 비오의는 기회가 있을 때 반드시 배워야 한다.

특정 캐릭터의 경우 일정 시기가 지나면 스페셜 스킬을 배울 수 없다.

 기술 외에도 베스페리아의 전투가 재밌는 데에는 개성 있는 동료 캐릭터들의 다양한 전투와 기술 배치도 한몫 합니다. 주디스라는 캐릭터는 상대방을 공중으로 띄워 공중에서 기술을 연계하는 독특한 컨셉을 구사할 수 있고, 리타라는 전투 마법 전문 캐릭터는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시 스킬 셋팅에 따라 강력한 마법을 시전 없이 바로 쓸 수 있다던가, 마법 시전 속도를 더 빠르게 올린다던가 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의 RPG 게임이라면 전투시 각 캐릭터에 따라 이토록 다양한 전투 방식을 두진 않지만, 베스페리아는 플레이어가 어떤 캐릭터를 조작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액션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전투중 →↓↑ 화살표가 표시된 기술과 마법 등을 사용하여 누적시키면

 

강력한 일격을 먹일 수 있는 페이탈 스트라이크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개성 넘치는 보스들이 즐비한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플레이어가 주로 조작하게 되는 주인공 유리 로웰을 끈질기게 쫓아 다니는 광기 넘치는 적, 스토리 내내 자주 보았던 캐릭터가 갑작스레 적으로 등장한다던가 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적들이 보스전을 가득 채웁니다.

 

 

 또한 보스전에서 특정한 조건을 만족시 시크릿 미션 달성을 알리며 추가적인 보상과 트로피를 지급하는 부분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더욱 파고들게 유도하는 것으로 큰 즐거움이 되어줍니다.

 

 

시크린 미션을 달성하면 일단 기분이 좋다.

 

감사한 복장의 캐릭터 주디스

 

 베스페리아가 수많은 테일즈 시리즈 가운데 명작으로 남은 이유 중 또 다른 하나는 플레이 내내 플레이어가 만나게 되는 동료들의 개성입니다. 첫 발매후 11년이 지난 지금 보기엔 흔한 설정의 캐릭터들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2008년 당시에는 이 작품의 동료들은 상당히 독특한 컨셉의 캐릭터들이었습니다.

 특히 작품의 주인공인 유리 로웰은 게임을 진행하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성장해 가는 흔한 RPG 게임의 주인공과는 많이 다릅니다. 이미 정신적인 성장을 마친 한 사람의 어른 같은 인물로서 동료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동료들의 아픔을 헤아릴 줄 아는 캐릭터입니다.

 

 

 서툴지만 노력하는 어린 길드장, 세상물정 모르는 아가씨, 쿨하면서도 눈치 빠른 누님, 장난기 넘치지만 할 때는 하는 아저씨, 마도기 오타쿠였지만 점차 성장해가는 꼬마 숙녀, 전형적인 RPG 주인공스러운 기사양반, 그리고 귀여움을 맡고 있는 꼬마 해적과 과묵한 멍멍이까지. 베스페리아의 캐릭터들은 하나 같이 개성 넘치는 인물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동료들 외에도 등장인물들은 대체로 개성이 넘치는 편이다.

되려 너무 많은 것이 흠이라면 흠.

 

도망치는 것의 스페셜리스트였던 꼬맹이의 성장기도 담겨 있다.

 

 

 풍부한 컨텐츠 덕에 즐길 거리가 많지만, 다행스럽게도 베스페리아의 퍼즐은 그리 어려운 편이 아닙니다. 미니 게임들 중에는 약간의 머리 굴림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몇 번 정도 시도하다 보면 누구나 충분히 풀 수 있을 정도로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메인 스토리에서 마주하게 되는 퍼즐 횟수는 아주 적고, 덕분에 쾌적한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칭호 시스템을 통한 복장 교체 시스템을 통해 자칫 지겨워질 수 있는 캐릭터들의 외형을 시시때때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베스페리아의 메인 스토리 이벤트는 90% 이상이 실시간 모델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벤트 씬에서 늘상 플레이어가 지정한 복장을 볼 수 있죠.

 

 

우스꽝스러운 이벤트 전용 의상 등도 종종 볼 수 있다.

 

 베스페리아는 전체적으로 아주 훌륭한 액션 RPG 게임입니다. 전투의 짜임새가 출중하고, 흡입력 있는 스토리는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끌어 올립니다. 발매후 11년이 지난 지금은 이 퀄리티의 그래픽이 그리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으로 본다면 크게 거슬리진 않습니다.

 그러나 후반부에 템포가 느려지면서 점차 전개가 늘어지는 스토리 진행은 1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기에, 그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맛볼 수 있음은 좋으나 그 시절의 불편함은 여전히 불편함으로 남아 있습니다. 전체적인 시스템 역시 이제는 낡은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합니다.

 

 

 

 약 10% 정도 되는 스토리 이벤트 애니메이션 씬은 지금 봐도 상당히 고퀄리티로 보이므로, 여전히 좋게 느껴집니다. 물론 해상도가 떨어져 보이는 느낌은 지울 수 없지만, 플레이어로 하여금 더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편입니다.

 

 리마스터링 되어 발매되면서 DLC가 포함된 점이나 해상도가 더 높아진 부분은 확실히 좋지만 앞서 언급한 로딩의 귀찮음과 그다지 변한 점이 없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 그러나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리마스터는 이미 검증된 시리즈의 명작을 다시, 그것도 한글로 즐겨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낡은 시스템을 견딜 수만 있다면, 그리고 떨어지는 그래픽 퀄리티를 견딜 수만 있다면 이 작품은 테일즈 시리즈에 관심이 있었던 게이머에겐 반드시 권할 만한 작품입니다.

 

 흔하지 않았던 주인공과 개성 넘치는 동료들, 주변 인물들, 그리고 적들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는 하룻밤을 꼬박 새워도 모자랄 만큼 넘칩니다. 게다가 그들을 묘사하고 표현하며 캐릭터에 영혼을 불어 넣는 성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극찬을 아낄 필요가 없습니다.

 

 혹자는 온갖 할 만한 AAA급 게임이 범람하는 요즘 시기에 이 오래된 작품에 풀 프라이스를 지불하고 플레이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할 것입니다. 그러나 테일즈 시리즈를 사랑했던 팬에게는, 테일즈 시리즈에 관심이 있었던 게이머에게는, 오랜만에 다시 맡아보는 테일즈 시리즈의 맛과 14년 만에 한글화 된 테일즈라는 점은 의미가 남다릅니다. 또한, 명성이 자자한 작품을 한번쯤 즐겨본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셈입니다.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는 분명 재밌고, 즐거운 액션 RPG로서 그 값어치를 톡톡히 합니다.

 

 

 

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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