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이터 3 - 욕심이 불러온 팬들의 실망감. 신규 유저에겐 괜찮은 신을 먹는 헌팅 액션 게임 / 2019년 2월

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갓 이터 3 - 욕심이 불러온 팬들의 실망감. 신규 유저에겐 괜찮은 신을 먹는 헌팅 액션 게임 / 2019년 2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8. 15:39

본문

이 글은 2019년 2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8007&sca=&sfl=mb_id%2C1&stx=lieonsjh&page=2

 

 

발매 시기 2019. 01. 24
리뷰 작성일 2019. 02. 04
게임 장르 드라마틱 토벌 액션
정식 발매 가격 64,800원
제작사 마벨러스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PC
한국어 유무 한글판

 

 

이 글은 BNEK에서 리뷰용으로 지원된 타이틀로 작성되었습니다. *

 

 

 

 

 

갓 이터 3의 구동 화면.

 

​ 몬스터 헌터의 아류작. 코에이 테크모의 토귀전과 반다이 남코 산하 시프트 팀의 갓 이터를 보는 게이머들의 시선은 딱 그 정도였습니다. B급 몬헌 같은, 팬들은 있을 지언정 몬스터 헌터를 넘어서진 못할 것 같은 몬헌류 게임.

 하지만 이 시리즈에는 몬헌을 흉내내지 않은 고유의 색깔이 있고, 팬들은 그런 갓 이터를 사랑해 왔습니다.

 

 

 

 

이 작품의 간판 몬스터인 회역종 아누비스.

 

​ 그러나 시리즈의 최신작인 갓 이터 3는 팬들이 사랑했던 시리즈와는 많이 다른 모습으로 발매됐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시리즈를 꾸준히 제작해 왔던 시프트가 아니라 마벨러스에 외주를 줬기 때문입니다. 갓 이터를 만들던 시프트는 반다이 남코의 소울 라이크 신작인 코드 베인을 개발 중이고, 반다이 남코의 선택인지 시프트의 선택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시리즈의 정식 넘버링 신작은 다른 개발사에게 맡겨졌습니다.

 

 

 

 

​ 갓 이터 3는 시리즈가 꾸준히 내세워 왔던 빠른 템포를 버렸습니다. 본디 이 시리즈는 토벌 대상인 아라가미와 플레이어 양쪽 모두 빠른 속도의 움직임과 공격을 할 수 있는 스피디한 전투가 큰 장점이었습니다. 그러나 개발사가 변경되면서 게임 시스템에 많은 변경점이 생겼고, 아라가미들의 패턴도 크게 바뀌면서 플레이 스타일도 달라졌습니다.

 

 

 

 

​ 긍정적인 변화의 요소도 있습니다. 아라가미의 패턴이 전작들에 비해 더 다양해지면서 비교적 단순했던 헌팅이 더 쫄깃해진 것입니다. 새롭게 추가된 아라가미들도 많아 더 다양한 적들을 수렵할 수 있어졌고, 그들의 모델링이나 패턴 디자인 등 흥미를 돋우는 요소들이 늘어났습니다.

 

 

 

 

​ 신을 먹는다는 게임 이름처럼, 이 작품에는 포식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포식 활동 이후에 활성화 되는 확장 액션들이 다수 존재함으로서 헌팅의 재미를 더 높였습니다. 전작의 블러드 아츠는 사라지고, 그것을 개선한 버스트 아츠라는 새로운 액션이 도입됐습니다. 지상에서 사용하는 그라운드 버스트 아츠, 공중에서 사용하는 점프 버스트 아츠, 회피 중에 사용하는 스텝 버스트 아츠 등이 그것입니다.

 

 아라가미를 상대로 포식을 시행하고 흡수까지 끝마치면 화면 하단에 버스트 아츠 게이지가 생성되고, 버스트 아츠 게이지가 활성화 된 동안에는 버스트 아츠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버스트 아츠는 재미 뿐만 아니라 높은 대미지의 기술이 많아서 상황에 따라 다채롭게, 능동적으로 활용함으로서 플레이어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데 성공했습니다.

 

 

 

미션이 끝나면 정산을 하게 된다.

 

 물론 이 시리즈는 많은 곳에서 몬스터 헌터의 냄새가 짙게 풍깁니다. 수렵 대상을 토벌한 뒤에는 정산 화면을 보고 재료를 추가로 습득한다던가, 새로운 미션을 진행해서 무기 설계도를 늘려 새로운 무기를 강화하거나 합성한다던가 하는 부분은 몬헌과 아주 흡사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갓 이터만의 색깔을 입히며 몬스터 헌터와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인 구성을 놓고 보면 상당히 다른 플레이 방식으로 오리지널리티를 뽐냅니다.

 

 

신을 먹다. 포식은 토벌 활동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 몬스터 헌터 시리즈가 절제된 움직임과 전체적으로 느린 템포, 쫄깃한 수렵 액션, 하드코어한 게임 플레이를 내세웠다면 갓 이터는 더 빠르고 스타일리쉬한 액션, 비교적 라이트한 플레이, 스토리에 더 비중을 두었습니다. 아라가미의 부위 파괴는 상당히 쉬운 편이고, 전작들에 비해 느려졌다고는 하나 이 최신작도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 비하면 빠른 템포의 게임입니다. 게다가 액션의 그래픽 리소스에 많은 투자를 했는지 화려하면서도 멋들어진 이펙트가 토벌의 재미를 한껏 올려줍니다.

 

 

 

이제 다이브 없는 맵 이동은 상상도 할 수 없어

 

​ 시리즈를 꾸준히 즐겨 온 팬들에게는 이 많은 변경점이 달갑게 느껴지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새롭게 추가된 시스템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일정량의 스태미너를 소모해 빠른 속도로 날아갈 수 있는 다이브의 추가는 맵을 빠르게 이동할 때 편안함을 주고, 빈사 상태에서 도망가는 아라가미를 추격하거나 아라가미를 향해 빨리 접근해야 할 때도 간편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 스타일리쉬하면서도 다양한 헌팅 액션을 목표로 한 게임이다 보니 몬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전개도 가능합니다. 갓 이터 세계관의 무기들은 신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모든 종류의 신기는 총으로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강력한 아라가미를 상대할 때, 접근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총으로 변형시켜 싸우는 것도 가능합니다.

 특정 총기류가 너무 강력한 마벨러스의 밸런스 조절 실패 부분이 엿보이긴 하지만, 색다른 시스템 자체는 갓 이터 시리즈를 접해본 적 없는 신규 유저에게는 아주 신선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모든 무기를 총기로 변형시킬 수 있고, 3편에서 새롭게 등장한 이도류 같은 경우 두 자루의 검을 마치 창 같이 합치는 변형 방법도 있습니다.

 갓 이터 3에서는 한 가지의 무기에서 다양한 방식의 액션을 펼칠 수 있습니다.

 

 

 

2랭크 미션부터는 친구와 함께 스토리 미션도 진행할 수 있다.

 

 

​ 함께 할 친구가 있다면 갓 이터 3는 여느 게임들처럼 더 큰 재미를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 튜토리얼 부근에 해당하는 1 챕터 즈음에는 멀티 플레이로 함께 미션을 수행할 때에 종종 제약에 걸리기도 하지만, 2 챕터부터는 그런 일이 없습니다.

 물론 굳이 함께 플레이 할 사람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갓 이터 3는 토귀전처럼 게임 내 스토리 동료들과 함께 미션에 출격할 수 있고, 그들은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어 줍니다. 특히 헌팅 게임을 혼자 깨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끼는 게이머라면 더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동료 NPC들은 미션에 같이 출격하여 클리어할 때마다 AP라는 포인트를 얻게 되고, 해당 포인트를 모아서 동료 어빌리티라는 스킬을 붙여줄 수 있습니다. AP를 소모하여 동료의 HP를 늘린다거나, 회복탄을 추가하여 플레이어의 HP가 적을 때 회복을 해준다거나 하는 것들로 제법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도 필드 루팅은 열심히 해야 한다.

 

 

​ 다양한 종류의 무기는 헌팅 액션 게임의 큰 즐거움입니다. 갓 이터 3에서도 상당히 많은 종류의 무기를 만날 수 있는데, 무기 뿐만 아니라 방패나 특정 스탯을 올려주는 액세서리 류도 장착할 수 있습니다.

 

 

 

 

​ 대부분의 요소는 여느 헌팅 액션 게임과 비슷한 편이지만, 갓 이터 3편만의 시스템인 버스트 아츠는 한 가지 액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액션을 바꿔 장착할 수가 있습니다. 때문에 토벌 대상에 더 적합한 버스트 아츠로 바꾼다거나, 대미지가 더 높은 것으로 바꾸는 식으로 전략적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제작사가 바뀌면서 크게 아쉬워진 부분은 캐릭터 외형 시스템일 것이다.

갓 이터 3편에서는 캐릭터의 의상이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

 

버스트 아츠나 BA 이펙트 효과를 미리 체험해보고 싶을 때,

미리 보기 버튼을 누르면 간이 연습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나마 캐릭터 커스터마이즈는 제법 예쁘고 잘생기게 꾸밀 수 있어 좋다.

 

 

스토리 이벤트의 거의 대부분이 인 게임 그래픽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캐릭터는 잘 꾸며두는 것이 좋다.

 

 

 

​ 이 시리즈가 꾸준히 걸어온, 갓 이터만의 방식은 스타일리쉬한 액션과 빠른 템포의 전투, 그리고 스토리에 비중을 두는 것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빠른 템포의 전투는 비록 제작사가 바뀌며 사라져버렸지만 그래도 스토리에 중점을 두는 부분은 여전합니다.

 

 

갓 이터 3는 상당히

 

그리고 자주 캐릭터의 특정한 부분을 줌 인 해서 보여준다.

 

 

​ 전작들에 비해 더 어두워진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이번 작품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 병기들로 무대를 꾸밉니다. 신기를 사용하기 위해 오른팔에만 쇳덩이를 찼던 전작들과 달리 갓 이터 3의 신기 사용자들은 양 팔에 쇳덩이를 차고 있습니다. 전투를 하지 않을 때는 두 개의 쇳덩이가 수갑이 되어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고 있죠.

 그들은 끊임 없이 인간을 위협하는 아라가미에 맞서 싸우는 갓 이터들이지만,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그리고 자유롭게 살기 위해 사력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 그 스토리는 언어의 장벽 등으로 전작을 즐겨보지 못한 게이머에겐 약간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생소한 단어와 들어본 적 없는 고유 명사들이 많이 나오는 탓에 종종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금 더 집중해서 스토리에 몰입해보면 그리 복잡할 것 없는 내러티브라 스토리 이해와 진행에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그래도 평범하고도 흔한 일본 애니메이션식 전개와 스토리라 신선하지 않은 점은 아쉽습니다. 의지할 곳 없는 세계에서 우리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적절한 순간 마다 아라가미의 습격을 통해 결속력을 다지고, 강력한 힘을 가진 의문의 캐릭터 등장, 주인공 일행을 돕는 무리와 방해하는 무리의 출현은 너무 진부한 클리셰죠. 갓 이터 3는 그런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그렇다고 갓 이터 3가 영 별로인 게임인 것은 아닙니다. 시리즈를 접해본 적 없는 게이머에겐 색다른 헌팅 액션 게임으로서 나쁘지 않은, 괜찮은 편의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시리즈 최초 한글화를 통해 언어의 장벽마저 무너졌으니 마벨러스가 만든 헌팅 액션 게임을 즐겨보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친구와 함께 웃고 떠들면서 즐기면

 

그 재미는 배가 된다.

 

 

​ 갑자기 제작사가 바뀌며 전작들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 늘어난 것은 아쉽습니다. 더 좋아진 캐릭터 모델링과 아라가미 모델링 등 그래픽적 요소는 전작들에 비해 훨씬 더 좋아졌으니, 이전까지의 단점을 개선해서 발매됐다면 더 높은 재미와 유저들의 평가를 받았을 것입니다.

 흔하지만 제법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함께 위협에 맞서 싸우는 헌팅 액션은 비슷한 류의 토귀전보다 더 높은 재미를 보장해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갓 이터 3편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 많고, 팬들의 니즈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리즈를 접해보지 못한 게이머들에겐 평작 수준의, 몬스터 헌터 시리즈와는 다른 헌팅 액션 게임을 손에 잡아보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아라가미의 패턴은 다양해졌지만 가드가 불가능한 포식 패턴 위주로 플레이어의 짜증을 유발하더라도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반다이 남코의 욕심이 불러온 결과라 생각됩니다. 수작 시리즈를 만들던 제작진을 다른 프로젝트로 옮겨버리고, 팬층을 구축한 게임을 외주로 넘기면서 수작이었던 게임이 평작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전혀 다른 제작진이 만든 탓에 갓 이터 3는 겉으로는 갓 이터만의 색깔이 유지되었지만, 그 속은 마벨러스 특유의 느낌으로 가득 차 있는 묘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물론 갓 이터를 처음 접해보는 신규 유저들에게 이 부분은 그다지 걸림돌이 되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때문에 갓 이터 3는 기존에 시리즈를 접해본 팬들보다는 신규 유저분들께 권할 만한, 평작 수준의 헌팅 액션 게임이라 생각됩니다.

 

 

 

75/100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