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9년 2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8011&sca=&sfl=mb_id%2C1&stx=lieonsjh&page=2
발매 시기 | 2019. 01. 24 |
리뷰 작성일 | 2019. 02. 14 |
게임 장르 | 샌드박스 액션 RPG |
정식 발매 가격 | 69,800원 |
제작사 | 스퀘어 에닉스, 코에이 테크모 |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 PS4 |
한국어 유무 | 한글판 |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2의 구동 화면.
PC 버전으로 처음 출시돼 그동안 PS3, XBOX ONE 등 수많은 플랫폼으로 이식 되면서 아직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마인크래프트는 현재 가장 대중적인 샌드박스 게임입니다. 마인크래프트의 엄청난 성공 이후 수많은 샌드박스 게임들이 발매됐고, 급기야 JRPG의 명가인 스퀘어 에닉스에서도 샌드박스 게임을 발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016년 처음 선보인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1편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제법 호평을 받으며 상당히 괜찮은 수작으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드래곤볼로 유명한 토리야마 아키라를 필두로 30년 넘게 지속된 인기 시리즈 드래곤 퀘스트의 아이덴티티와 샌드박스의 조합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준수한 게임성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작품의 개발을 도운 코에이 테크모 산하의 오메가 포스.
오메가 포스의 드래곤 퀘스트 히어로즈 액션이 빌더즈 2에 깃들어 있다.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2(이하 드퀘빌 2)는 전작처럼 샌드박스의 자유로운 구성과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의 아이덴티티인 음악과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버무려진 작품입니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디펜스 + 무쌍식 액션이었던 드래곤 퀘스트 히어로즈 시리즈의 개발을 맡았던, 코에이 테크모 산하 오메가 포스가 액션 개발을 도왔죠. 덕분에 전작보다 더 액션성이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전작이나 2편의 체험판을 플레이한 기록이 있다면 특전을 받을 수 있다.
특전은 전작 주인공의 트레이드 마크 느낌이었던 빌더 모자!
드퀘빌 시리즈가 다른 샌드박스 장르의 게임들과 차별화를 둔 부분은 스토리의 비중을 꼽을 수 있습니다. 드퀘빌 2 역시 전작처럼 스토리를 중심으로 게임이 진행되며, 그 비중이 일반적인 게임들 만큼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보통의 샌드박스류 게임은 스토리가 있으나 마나한 수준이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평범하지만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답게 스토리의 비중이 높습니다.
게임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드퀘빌 2의 메인 빌런은 드래곤 퀘스트 2편의 그 파괴신 시도다.
드퀘빌 2에서 플레이어는 아주 희귀한 부류인 빌더를 조작하게 됩니다. 빌더는 마물들의 세력인 교단의 힘이 세계 곳곳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세계에서, 교단의 주적이라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오직 빌더들만이 무언가를 만들 수 있고, 이 세계의 사람들은 빌더가 아니면 테이블이나 의자조차 만들 수 없다는 독특한 설정이 잡혀 있습니다.
빌더로서 살아남기 위해,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약 다섯 개의 커다란 섬을 돌아다니게 됩니다. 게임의 부제이기도한 텅 빈 섬은 플레이어에게 가장 중요한, 자유로운 땅이지만 그 땅을 꾸미기에 앞서 다섯 개의 섬에서 빌더로서의 능력을 높여야만 합니다.
게임 초기에 플레이어가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은 극히 일부 뿐이고, 레시피를 더 늘리기 위해선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각 섬에 주어진 퀘스트를 해결해야 합니다.
게임을 진행할 수록, 섬의 목표를 달성할 수록 제작 가능 아이템이 늘어난다.
각 섬에는 커다란 미션이 존재한다.
커다란 주요 미션과 자잘한 미션, 그리고 안 해도 그만인 서브 미션 등이 있다.
시니컬함의 끝판 왕 격인, 플레이어에게 가장 의지가 되는 동료 시도.
드퀘빌 2의 자유도는 전작보다 더 높은 편입니다. 전작은 스토리의 비중이 아주 높았기 때문에 엔딩을 보기 전에는 샌드박스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도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비교적 더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어졌고, 메인 스토리 외에도 자잘한 서브 미션과 전투, 모험 파트 등 할만한 것들이 더 다채로워졌습니다.
진행도에 따라 특별한 스킬들을 습득할 수도 있다.
전투용 스킬과 파괴용 스킬 등이 존재.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하게 되는 퀘스트는 대체로 드퀘빌 2에서 자유롭게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익혀둬야 할 것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씨앗을 심고, 열매를 수확하고, 작업대에서 만든 도구들을 붙여 세워 특별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따위의 일들을 배우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각 테이블을 놓고, 그 옆에 의자를 하나 놓은 뒤 테이블에 그릇을 놓으면 식사용 테이블로 바뀌게 됩니다. 식사용 테이블의 그릇에 음식을 배치하면 섬의 주민들이 자유롭게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죠. 그러한 것들을 스토리 진행을 통해 익힐 수 있습니다.
섬의 커다란 퀘스트를 수행하다 보면 섬의 주민들이 모두 모여 박수갈채를 보내준다.
오이오이 믿고 있었다구!
각 섬마다 빌더 레벨이 존재한다.
레벨이 오를 때마다 섬의 기능이 추가되고, 주민이 더 찾아오며, 만들 수 있는 도구가 늘어난다.
대체로 스토리 진행과 서브 퀘스트 등으로 웬만한 레시피는 얻을 수 있지만, 그 외의 방법으로도 특정한 도구를 만들기 위한 레시피를 습득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단순히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 외에도 모험과 탐험, 전투도 레시피를 모으기 위해 의미 있는 행동이 됩니다. 몇몇 아이템은 처음 습득하게 되면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새로운 레시피를 깨닫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방을 어떤 크기로 만드느냐에 따라, 방 안에 어떤 도구가 배치됐느냐에 따라 용도가 바뀐다.
드퀘빌 2에서 빌더로서 살아가는 것은 제법 즐겁습니다. 무언가를 부수고 만들 수 있는 것은 플레이어 뿐이며, 플레이어만이 망해가는 섬을 부흥시킬 수 있죠. 그런데 그 설정이 참 웃기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빌더 외에는 무언가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드퀘빌 속 사람들은 다른 빌더가 만들어주지 않으면 식탁에서 밥을 먹을 수가 없고, 요리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잠도 편히 잘 수가 없죠.
너무 과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 자체는 상당히 괜찮습니다. 수작이었던 전작을 더 개선한 드퀘빌 2의 만듦새는 전체적으로 즐거운 크리에이티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전히 스토리 비중이 높은 편이고, 그렇기 때문에 마인크래프트류 게임처럼 처음부터 자유롭게 방대한 세계를 돌아다니며 상상력을 뽐내고 싶은 게이머들에겐 그다지 맞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약간 다른 방식의 샌드박스 게임을 즐겨보고 싶다면 이 작품은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드퀘빌 2에서는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드퀘 히어로즈 시리즈에서 이미 검증된, 준수한 액션을 통한 전투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섬마다 다양한 마물들이 살고 있고, 그들을 사냥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는 도구의 재료들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물 사냥을 통해 레벨을 올려야만 앞으로의 전투가 더 수월해지기도 합니다.
전투 레벨이 오름에 따라 플레이어가 제작할 수 있는 전투 장비가 늘어나고, 더 강한 무기를 장착해 전투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스토리 진행을 통해 다음 섬으로 넘어가면 더 강한 적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전투 파트는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요소입니다.
때때로 강력한 적들을 만날 수도 있고, 각 섬의 스토리 마지막 부분에는 특별한 적과의 보스전도 기다리고 있는 등 나름 전투 파트에도 신경을 쓴 부분이 엿보입니다.
섬 곳곳에는 특별한 보물상자나 빌더즈 퍼즐 등이 숨겨져 있다.
깨어나세요, 용사여!
깨알 같은 드퀘 제작진의 개그를 주구장창 볼 수 있다.
사실 드퀘빌 2의 높은 스토리 비중은 보는 시각에 따라서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같은 샌드박스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특별한 목적의식이 없어서 게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게이머에겐 드퀘빌 2가 아주 잘 맞습니다. 반대로 마인크래프트처럼 게임 시작부터 엄청난 자유도로 오만가지를 만들고 자유롭게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겐 이 작품이 그다지 맞지 않을 것입니다. 스토리를 진행하지 않으면 레시피가 별로 늘어나지 않고, 따라서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설정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드퀘 시리즈를 잘 모르는 게이머에겐 묘한 진입 장벽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파괴신 시도가 누구인지, 마물들은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등 플레이어가 알지 못하는 설정들이 다분합니다.
물론 이러한 점들은 크게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단순히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의 향연에 설정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포토 모드로 찍은 사진은 온라인에 업데이트하여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초반부를 진행하고 있노라면 샌드박스 게임이 아니라 평범한 액션 RPG나 JRPG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됩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 섬 주민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시간이 훨씬 더 길고, 초반부에는 심부름 따위의 퀘스트가 주가 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점점 만들 수 있는 도구가 늘어나고 다양한 퀘스트를 통해 온갖 레시피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위 스크린샷에 보이는 다른 플레이어들의 놀라운 창작물처럼 상상한 것들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놀랍게도 오프닝은 남성 캐릭터와 여성 캐릭터 버전이 따로 존재한다.
물론 오프닝 연출과 구성은 전부 똑같다.
드퀘빌 2는 전작보다 더 많은 것을 파괴할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실했던 전투 파트를 보강하여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레벨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전작에선 할 수 없었던 온라인 멀티 플레이가 가능해졌습니다.
드퀘빌 1편은 플레이해 본 유저들 사이에서는 잘 만든 수작, 괜찮은 샌드박스 게임이라는 평이었지만 하나 같이 아쉬운 점을 꼽을 때 멀티 플레이의 부재가 올라왔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작품은 멀티 플레이를 탑재했다는 것만으로도 전작보다 더 가치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는 셈이죠.
다섯 개의 섬을 돌아다니며 플레이어와 함께 행동할 수 있는 혹은, 플레이어가 가꿔 나가야 할 텅 빈 섬에 와 줄 동료 NPC들을 모으는 재미도 있습니다. 또한, 전작에선 부실했던 애완동물 시스템의 개선으로 숨겨진 아이템을 찾아주는 등 애완동물이 단순히 플레이어를 따라다니는 것 이상의 의미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편의성도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수심이 깊은 바다로 들어가면 대미지를 입으며 지나갈 수 없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은 헤엄으로 지나갈 수 있다든가, 섬 곳곳에 존재하는 워프 게이트를 활성화하면 언제 어디서든 해당 지점으로 텔레포트 할 수 있는 등 탐험과 크리에이티브의 편의성이 더 좋아졌습니다.
게임의 부제이자 플레이어의 영원한 동반자가 되어주는 동료 NPC 시도는 강력한 전투 성능으로 전투를 도와주는데, 게임 진행도에 따라 시도와의 합체 공격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또한, 오메가 포스의 협업 덕분인지 전투 모션이 전작에 비해 훨씬 더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점프 공격이나 아이템을 활용한 공격 등 개선된 부분이 확실히 눈에 띕니다. 탈것의 추가도 아주 반갑게 느껴집니다.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2는 잘 만든 수작이었던 전작에서 더욱 개선된, 걸작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난 작품으로 출시됐습니다. 스토리와 전투, 모험의 밸런스가 아주 적절하게 석였고, 상당히 흥미로운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덕분에 게임의 몰입도가 한층 더 높아졌고 부드럽게 흘러가는 게임 화면에서 더욱 패드를 놓기 어려워졌습니다.
이 작품은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고, 깊게 파고들면 온갖 다양한 놀거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미션 알림판이나 빌더즈 퍼즐 게시판을 제외한 모든 것을 부술 수 있고, 수많은 것들을 만들 수 있는 샌드박스 게임을 잡아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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