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PG의 대가로서 적지 않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팔콤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 되었습니다. 그런 팔콤을 지금까지 있게 해준 대표 IP는 이스 시리즈와 영웅전설 시리즈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두 작품은 JRPG 팬들이라면 적어도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그 영웅전설 시리즈의 최신 작품인 섬의 궤적 시리즈는 2013년 경 일본에서 PS3와 PS Vita 버전으로 발매되었고, 속편이 계속 발매되어 작년에 3편이 PS4로 발매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젠 4편이 개발 중에 있죠. 섬의 궤적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개발되고 있는 지금, 해당 시리즈를 플레이해보고 싶어도 1, 2편은 이미 전 세대의 작품이기에 플레이할 수 없는 신규 유저를 유입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팔콤은 1, 2편의 PS4 버전 이식을 결정했습니다.
팔콤 게임은 니혼이치 만큼 자사의 색깔이 강한 편이다.
1편과 2편 모두 수준급의 애니메이션 오프닝을 감상할 수 있다.
뒤늦게 섬의 궤적 1편과 2편이 改(kai)라는 이름과 함께 돌아온 것은 새로운 플레이어를 끌어들이기 위함이었지만,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발매되기 전 팬들에게 1, 2편을 복습해 보라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팔콤은 이미 섬의 궤적 1편과 2편을 즐겨본 게이머들을 끌어 당길 새로운 매력이나 요소를 집어 넣어야만 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5년 전에 발매된 턴제 RPG 게임을 구식으로 보이지 않도록 만들어야 했죠.
그 결과 팔콤은 첫 번째로 섬의 궤적 Kai 1 & 2편은 PS3와 PS Vita 버전의 세이브 데이터를 연동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습니다. 세이브 데이터나 도전과제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게이머도 더러 있지만, 열심히 플레이 했던 기록을 소중히 여기는 게이머도 있습니다. 그들을 위한 세이브 데이터 연동은 기존에 섬의 궤적을 즐겼던 팬들을 위한 서비스로 아주 적절한 선택인 셈입니다.
그래픽은 PS3 버전보다 좋아지긴 했다.
크래프트와 아츠 두 가지 기술이 핵심!
위 스크린샷 우측 상단에 표시 되는 문구처럼, 섬의 궤적 Kai 버전에는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 모두가 색다르게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도입되었습니다. 스퀘어 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XII 조디악 에이지 PS4 버전에서도 존재했던 고속 스킵 모드로, 이벤트 씬이나 평상시 전투 및 필드 상태에서의 배속을 증가시켜 전체적인 플레이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졌습니다.
이 기능은 패드의 L2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on / off 할 수 있기에 언제 어디서든 적절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너무 빠른 배속 진행이 거슬린다면 꺼버리면 되고, 좀 더 빠르게 게임을 진행하고 싶다면 켜면 되는 것입니다.
또한 PS4 Pro 유저들을 위한 4K 해상도 모드를 추가하고 게임 자체를 60프레임으로 즐길 수 있도록 성능을 끌어 올려 보다 쾌적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어졌습니다. 게다가 팔콤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BGM 역시 더욱 높은 음질 버전으로 변경되었기에, 구작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즐기기에 전혀 문제가 없는 타이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성능 개선 버전은 확실히 기존에 섬의 궤적을 즐겨봤던 유저들에게는 즐거운 변경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60프레임과 4K 모드, 더욱 향상된 그래픽, 그리고 배경 음악의 음질까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변화입니다. 가격도 저렴한데다 한글화까지 되었으니 팔콤 팬들에겐 더 바랄 게 없을 정도입니다.
전술 링크 시스템은 전투에서 제법 많은 도움이 된다.
때문에 다른 캐릭터들과의 인연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한 편으론 기존의 베이스에서 열심히 끌어 올린 성능이라지만 팔콤 게임을 접해보지 않은 유저들에겐 그다지 크게 어필하진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팔콤사의 팬이라면 뛰어난 게임성과 수려한 음악이 강조되는 대신 그래픽은 버리는 카드로 쳐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팬이 아닌 게이머에겐 이 그래픽은 만족스러움을 주진 못할 테니까요.
게다가 해상도를 비롯한 그래픽의 개선이 있었던 것 뿐이기에 엉성한 모션 등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전투에서 단순히 팔을 허우적 거린다던가 이벤트 씬에서 캐릭터들이 엉성하게 움직이는 모션은 Kai에서도 개선되지 않았기에 헛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허나 그 떨어지는 품질의 그래픽과 모션만 감수할 수만 있다면 섬의 궤적 Kai 1 & 2편은 적어도 새로운 게이머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진 않을 것입니다. 이 작품의 게임성은 이미 검증되어 있고, 기술적으로 모자랐던 PS3 & PS Vita 시절에 비해 향상된 퀄리티를 통해 팔콤 작품의 고질병이라 할 수 있는 프레임 드랍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게 돌아갑니다.
그래도 고퀄리티의 일러스트는 웃음 짓게 만든다.
PS3가 아닌 PS4로 입문한 게이머 가운데, 도쿄 재나두를 플레이 해본 게이머라면 섬의 궤적의 시스템은 반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각 캐릭터가 소지하고 있는 고유의 ARCUS에 쿼츠라는 오브먼트를 달고, 보조 구슬들을 집어 넣어 캐릭터의 스탯을 올리거나 전혀 다른 스킬을 습득하는 방식이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적을 발견한다면 적이 알아차리기 전에..
뒤에서 공격후 전투에 들어가면 기습 성공!
이 작품이 팔콤의 이스 8편이나 도쿄 재나두와 다른 점은 전형적인 턴제 RPG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앞서 언급한 두 작품에 비해 진행 속도는 비교적 느리고, 역동적인 부분은 떨어집니다.
하지만 섬의 궤적 Kai에는 전투 씬에서 4배속, 그 외의 상황에서 2배속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고속 모드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턴제 RPG 게임 특유의 루즈함은 딱히 느낄 수가 없습니다. 고속 모드를 사용하면 아군과 적군의 턴이 순식간에 교차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PS4의 성능으로 다시 구현된 덕분에 PS Vita에서 특히 두드러졌던 오리지널 버전의 문제였던 부분 역시 같이 개선되었습니다. 앞서 기술한 프레임 드랍 문제나, 전투 도입과 끝난 뒤의 2~3초 간의 로딩은 PS4 버전에선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략 1초 이내로 전투 전후 로딩이 끝나며, 전체적으로 깔끔한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팔콤 게임은 대체로 보스전이 어려운 편.
페르소나 시리즈를 플레이 해본 게이머라면 친숙할 필드 몬스터 인카운트 방식과 각 캐릭터 고유의 스킬인 크래프트와 무기에 구슬을 달아서 습득하는 아츠 두 가지로 나뉘는 다양한 방식의 전투 기술은 섬의 궤적을 평범하지 않고 즐거운 JRPG로 만들어줬습니다. 또한, 팔콤 게임이 으레 그렇듯 노말 난이도로도 쉽지 않은 보스전은 긴장감을 놓지 않게 만들어주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캐릭터의 전투 성향을 바꿔갈 수 있다는 것에 고속 모드가 더해져 즐거움이 배가 되었습니다.
유명한 귀족과 그런 귀족들 모두를 싫어하는 평민 캐릭터의 관계는 역시 재밌다.
주인공과 그 동료들은 학생이라는 컨셉으로 스토리 적인 부분에서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스토리 진행중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와 그 결과는 스토리 외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더욱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끌어 올려줍니다. 같은 반 학생들과 다양한 미니 게임이나 이벤트를 즐길 수도 있죠. 그것은 게임 내 고유의 시스템인 전술 링크라는 것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꽤나 중요한 축에 속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연출도 종종 등장.
섬의 궤적 Kai를 통해 아직도 진행 중인 섬의 궤적 시리즈를 첫 시작부터 즐겨볼 수 있습니다. 그 후속작은 이미 한글화가 발표된 상태이고, 이 개선 버전은 기존에 즐겨본 게이머나 새롭게 섬의 궤적을 플레이 해보는 게이머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가득 담고 있습니다.
두 작품의 볼륨은 각각 적어도 50시간 이상 즐길 수 있으며 세세하게 파고 든다면 100시간이 넘는 방대한 플레이 타임을 자랑합니다. 진득하게 정통 JRPG를 즐겨보고 싶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잘 만든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섬의 궤적의 개선 버전은 합격점을 넘겼습니다. 기존의 오리지널 작품에서는 DLC로 판매되었던 상품들이 모두 포함되었고, 더욱 즐거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습니다. 섬의 궤적 Kai 1 & 2편은 팔콤 팬들을 위한, 그리고 섬의 궤적을 플레이해본 적 없는 게이머들을 위한 선물 상자입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발매된 이 작품을 해보고 싶다면, 잘 만든 JRPG를 해보고 싶다면, 앞으로 나올 섬의 궤적 3편과 4편을 해보기 전에 시리즈를 해보고 싶다면, 섬의 궤적 Kai 1편과 2편을 추천하는 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