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스파이더맨 - 마블의 최고 인기 히어로를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 최고의 작품 / 2018년 9월

줄진 2020. 1. 28. 12:54

이 글은 2018년 9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981&sca=&sfl=mb_id%2C1&stx=lieonsjh&page=3

 

 

발매 시기 2018. 09. 07
리뷰 작성일 2018. 09. 21
게임 장르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쳐
정식 발매 가격 59,800원
제작사 인섬니악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독점
한국어 유무

 

 

 

이 글은 SIEK에서 리뷰용으로 지원된 타이틀로 작성되었습니다. *

 

 

 

 

 

 

 

스파이더맨의 구동 화면.

 

 오래전부터 미국인들에게 사랑 받아온, 그리고 이제는 미국을 넘어 전세계의 만화책 매니아와 영화 매니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거대한 코믹스 회사가 있습니다. 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죠. 두 회사는 꾸준히 미국의 청소년들이나 코믹북 팬들을 위한 만화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만화계를 넘어 영화와 드라마까지 진출하고 있죠. 그들은 각 회사의 IP라 할 수 있는 만화책 주인공인 히어로들의 저작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을 기반으로 영화들이 제작되고, 그 덕분에 매니아들의 문화였던 히어로 관련 코믹북이 이제는 대중적인 이미지까지 얻게 되었죠.

 

 두 회사에 소속된 캐릭터들은 정말 많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한 캐릭터 외에도 생소한 이름의 영웅들까지 다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수많은 히어로를 소재로한 코믹북들이 발간되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영웅들은 정해져 있습니다.

 

 DC 코믹스를 말하자면 슈퍼맨과 배트맨을 빼놓을 수가 없고, 마블 코믹스에 대해 말할 때는 스파이더맨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전세계적인 흥행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은 아이언맨도 수십 년간 스파이더맨이 받아온 사랑에 비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정도로 스파이더맨은 마블 코믹스를 대표하는 영웅이자 마블의 가장 대표적인 캐릭터였습니다.

 

 

MCU의 대성공을 넘어서 MGU로?

 해외 커뮤니티에서 공개된 정보에 의하면 마블은 소니에게 자사의 히어로 한 명을 골라 게임을 만들어 달라 하였고, 소니는 그 일감을 인섬니악에게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섬니악은 수많은 마블 히어로 가운데 스파이더맨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의 진위여부는 알 수 없으나, PS3 시절 즐길만한 수작으로 평가 받은 레지스탕스 시리즈와 PS2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발매되며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라쳇 & 클랭크 시리즈를 개발한 인섬니악이었기에 첫 발표부터 게이머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습니다.

 

라쳇 & 클랭크와 레지스탕스 시리즈, 선셋 오버드라이브의 인섬니악 역시 스파이더맨 제작은 긴장됐을 것이다.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은 다른 의미로도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 작품이 성공하면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하나의 장르이자 문화로까지 발전한 영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처럼, MGU(마블 게임 유니버스)가 전개되는 것이 아니냐는 팬들의 기대였죠.

 

 물론, 그 모든 것은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이 걸출한 작품으로 발매되어야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때문에 여러모로 이 작품의 발매일은마블 팬들과 게이머들에게 있어 큰 기대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기다림이었습니다.

 

난이도는 스파이디의 메인 카피 '친절한 이웃'과

스파이더맨 코믹북의 굵직한 주요 이슈들인 '어메이징', '스펙타큘러'로 지정했다.

 

버튼을 연타하는 피로감을 줄여주는 홀딩 기능 탑재.

요 근래의 AAA급 게임에는 이 시스템이 심심찮게 보인다.


 스파이더맨은 갓 오브 워나 호라이즌 제로던과 같은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쳐 장르입니다. 요즘의 AAA급 게임에서는 가장 흔하면서도 게이머들이 사랑하는 방식이죠. 그리고 게임의 기본이 되는 전투 파트는 프리플로우 스타일로, 배트맨 아캄 시리즈와 미들 어스 시리즈의 전투와 거의 흡사하다 할 수 있습니다. 2018 년에는 숱할 정도로 많이 체험한 두 개의 스타일이 한데 어우러진 셈이죠. 그렇기에 누군가는 기대하고, 누군가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마블의 스파이더맨을 모델로 개발되는 게임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진부하기 그지 없는 게임이 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이머와 팬들의 기대와 우려속에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은 지난 9월 7일 발매되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지금까지 스파이더맨 영화의 주인공은 세 명이나 됩니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 2편. 그리고 지금 전개되고 있는 MCU에 맞춰 새로 시작된 스파이더맨까지 세 명의 배우가 스파이더맨이자 피터 파커 역할을 맡았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스파이더맨의 탄생과 시작을 두 번이나 보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편에서는 그 과정이 간략화 되었다는 것이죠. MCU에 맞춰 제작된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는 스파이디의 탄생과 그 삼촌의 죽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미 벤 삼촌은 사망한 뒤이고, 스파이더맨은 한창 활동 중인 시점이었습니다.

 

 

데어데블과 스파이디의 주요 빌런 중 하나인 윌슨 피스크(킹 핀)의 출현은 반갑기 그지 없다.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은 영화 홈커밍처럼 스파이디의 탄생을 다루지 않습니다. 덕분에 다소 지겹게 느껴질 수 있는 많은 부분들이 생략되었죠. 이 작품에서 피터 파커는 한창 스파이더맨으로 활동 중인 상태이며, 이미 수많은 빌런들과 싸웠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은 여전히 빌런들에 의해 어지럽고, 스파이더맨은 밤낮으로 범죄와 싸워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이 작품의 전체적인 부분은 배트맨 아캄 시리즈와 아주 흡사합니다. 아캄 어사일럼 이후 발매된 아캄 시티부터는 오픈 월드가 되었고, 똑같은 프리플로우 전투와 이런저런 서브 퀘스트, 도전과제, 그리고 전투와 퍼즐 풀이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도구들까지 많은 부분이 비슷합니다. 그리고 필자가 이 게임을 플레이해보기에 앞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그것입니다. 제작사는 전혀 다르지만 아캄 시리즈와 너무 많은 것이 비슷하고, 거기서 뚜렷한 발전이 없다면 단순히 아캄 시리즈의 아류작이 될 것이 자명해보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은 아캄 시리즈의 아류작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인섬니악은 스파이더맨을 게임으로 만들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게임 시작부터 맛볼 수 있는 웹스윙이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영화나 만화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거미줄로 뉴욕을 날아다니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쫄쫄이를 입은 우리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디를 조작해서 말이죠.

 

 

 인섬니악이 구현한 넓디 넓은 뉴욕에는 마블 만화책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흔히 보았던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아이언맨의 대미지 컨트롤 타워, 제시카 존스와 루크 케이지 등이 활동하고 있는 헬스 키친 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들을 누비다 보면 곳곳에서 스파이디를 부르는 목소리들이 들립니다. 사고를 당해 구조를 요청하는 시민, 강도짓을 하고 있는 범죄자들, 뺑소니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치고 있는 범죄 현장 등이 말입니다.

 

 

 시시 때때로 스파이디의 도움을 요청하는 무전이나 범죄 현장의 무전이 들려옵니다.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러 갈 때나, 그저 뉴욕을 돌아다니고 있을 때나, 수집품을 모으러 날아다니는 순간까지 퀘스트를 진행중이지만 않으면 언제든 갑작스레 깜짝 미션이 주어집니다.

 

 메인 퀘스트를 빠르게 진행하고 싶은 게이머라면 그 모든 것을 무시한 채 지나쳐도 됩니다. 어떠한 불이익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여전히 스파이디는 시민들의 친절한 이웃이고,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스파이디의 성장 속도만 약간 늦춰질 뿐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약간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서커 펀치의 인퍼머스 시리즈처럼 플레이어가 대놓고 못된 짓을 한다거나, 위험에 처한 이웃을 못본 체 지나치면 악 성향이 올라가는 식으로 전혀 다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활로를 열어주는 것도 좋았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이기에 적절치는 않을 것입니다. 그저 상상일 뿐이죠.

 

 어찌되었건 영화나 만화책을 통해 스파이더맨의 팬이 된 게이머라면, 그러한 상황을 쉽게 지나칠 수가 없죠. 모두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디는 회사에 지각을 하더라도, 여자친구와 데이트 중일지라도 범죄 현장이나 도움을 요청하는 시민을 지나치지 못합니다. 심지어는 회사나 아르바이트에서 짤릴 지라도 다른 사람들의 위기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려 노력하는 영웅입니다. 그리고 인섬니악은 그런 스파이더맨 원작에서의 상황을 비슷하게나마 깜짝 미션으로 구현하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스파이더맨의 기분을 느껴볼 수 있게 했습니다.

 

 

깜짝 임무는 약간 반복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다양한 연출을 넣음으로서 그 지루함을 최소한으로 낮추려 노력한 부분이 엿보인다.

 우리가 접해왔던 스파이더맨 영화나 만화책에서의 모습은 이 작품에서도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자신의 일보다는 시민들의 안전과 범죄를 저지하려는 영웅. 그로 인하여 놓치게 되는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것들까지 이 작품은 말 그대로 스파이더맨을 가장 잘 표현한 게임입니다.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에서는 영웅으로서 사람들을 도와주지만 그 이면에선 한 명의 평범한 인간인 피터 파커로서의 고뇌와 절망을 느끼는 부분까지 제대로 담겨 있습니다.

 

 

때로는 그저 길을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스파이디를 알아보고 악수나 포옹, 인증샷을 청하는 시민들과 만날 때면 더더욱.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은 전체적인 짜임새가 훌륭한 편입니다. 그러나 배트맨 아캄 시리즈와 흡사하다는 인상을 완벽히 지워내진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깜짝 임무보다 더 반복적으로 느껴지는 부가 임무를 할 때면 그 감상이 더 크게 느껴지기까지 하죠.

 

 

 이 작품에서 서브 퀘스트 포지션에 있는 부가 임무는 대체로 단순하면서 반복적인 구조를 띄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미행하거나, 시민들을 도와주거나, 빌런들의 계획을 저지하는 등의 행위들로 가득합니다.

 물론, 그마저도 밤낮으로 풍경이 바뀌는 도심 속의 숲이나 다름 없는 뉴욕을 웹스윙으로 누비며 진행하는 것은 지루함보다는 즐겁게 느껴집니다. 게임에 너무 익숙해져 지루하게 느껴질 참이면 더이상 즐길 거리가 없어지는 시기이기도 하죠. 인섬니악이 기가 막히게 완급조절을 잘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플레이어의 두뇌와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퍼즐 요소의 비중은 별로 크지 않다.

 

100% 달성이 목표가 아니라면 메인 미션 중에는 몇 번 만나보지도 못할 정도.

 

 다시 말하지만 인섬니악은 이 작품에서 상당히 완급조절을 잘했습니다. PS4로 발매되었던 라쳇 & 클랭크 리부트를 플레이 해봤던 게이머라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겠지만, 도전과제 100% 달성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스파이더맨을 진행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거의 없습니다. 퍼즐은 메인 스토리 중 손에 꼽을 정도로만 등장하며, 반복적으로 느껴질 만한 보조 요소들은 해당 컨텐츠를 소개하는 식으로 한 번 씩만 등장하는 꼴입니다.

 그렇다고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하는 데까지 오래 걸리는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그리 오랜 시간을 요구하지 않는 편이고, 때문에 플레이 타임이 비교적 짧아보일 수 있으나 쓸데없이 늘려놓지 않아 딱 적당한 편입니다.

 

 

뉴욕 곳곳엔 다양한 수집 요소나 깜짝 요소들이 즐비하다.

스파이디의 연인이기도 했던 요염한 목소리의 블랙캣 미션은 꽤나 흥미로운 편.

 

트로피 획득 난이도가 낮은 편인 것은 헌터들의 박수를 받을만한 부분.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트로피 조건들이 제법 있다.

 

 이 작품의 파고들기 요소 중 하나인 챌린지 미션은 네 가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들키지 않고 적들을 처치하는 스텔스 챌린지, 드론을 빠르게 쫓아가 점수를 획득하고 최종적으로 드론을 파괴하는 드론 챌린지, 적들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처치하는 것이 목표인 전투 챌린지,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재빠른 이동을 요구하는 폭탄 챌린지까지.

 

 

 아직 게임에 적응이 덜 된 상태라면 이 네 가지 챌린지의 난이도가 무척 높게 느껴질 것입니다. 필자 역시 그러했고, 가장 높은 등급의 메달을 따내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의심스러웠을 정도였습니다. 이 챌린지들은 대체로 게임 자체의 높은 숙련도를 요구했고, 그게 아니면 최고 등급의 메달을 획득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편입니다.

 

 

 때문에 이 작품의 파고들기 끝판왕인 챌린지에서 얼티밋 레벨 메달을 획득하려 한다면 큰 스트레스가 동반됩니다. 수많은 리트라이를 요구할 것이고, 그것은 지겹고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굳이 얼티밋 메달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플래티넘 트로피 획득 조건에도 모든 챌린지 얼티밋 레벨 달성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순전히 자가만족을 위한 도전이 되는 셈이죠.

 따라서 적당히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선에서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단순히 즐기는 정도라면 뉴욕 곳곳에 준비된 챌린지는 자신의 숙련도를 시험해볼 수 있는 즐거운 요소로 작용합니다.

 

 

마블 팬들을 위한, 특히 스파이더맨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요소가 곳곳에 즐비하다.

 

 인섬니악이 스파이더맨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가는 전투 파트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배트맨 아캄 시리즈의 프리플로우 전투와 아주 흡사한 편이지만, 인섬니악은 거기에 스파이더맨이기에 가능한 다양한 연출과 역동적인 플레이를 집어 넣었습니다.

 

 

 특히 본 작품의 하드 난이도라 할 수 있는 스펙타큘러 난이도에서 그 부분은 극대화되는데, 배트맨 아캄 시리즈나 미들 어스 시리즈의 경우 똑같은 프리플로우 방식을 채택했지만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처럼 다채롭고 동시다발적이지 못합니다.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에서는 수많은 적들이 동시에 스파이디를 에워싸고 사방팔방에서 공격을 걸어옵니다.

 대체로 한 번에 한두 명의 공격만이 들어오던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의 적들은 동시에 사격하고, 동시에 주먹을 내질러옵니다. 많게는 너댓 명의 적들이 소총을 난사하기 때문에 순식간에 HP가 바닥나기도 하죠.

 

 

 덕분에 다채롭고 긴장감 넘치는 전투를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배트맨 아캄 시리즈처럼 일정 콤보를 넣으면 즉시 피니시 공격이 활성화 되는 시스템이 아니기에 더 신선한 느낌입니다.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에서는 적을 공격하거나 도구를 사용할 때, 그리고 사물을 이용해 공격할 때 각각 일정량의 게이지가 차오르고, 한 칸의 게이지를 전부 채워야만 피니시 공격을 행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라 스킬 포인트를 투자하여 포커스 게이지를 더 빨리 차오르게 하거나, 슈트에 장착할 수 있는 패시브 개념의 스킬을 바꿔 착용함으로서 특정 행동에 포커스 게이지가 더 많이 차도록 할 수 있습니다.

 

 

 다채로운 피니시 모션은 상당히 즐거운 눈요깃 거리가 되어주는데, 지상에서의 피니시 모션과 공중에서의 피니시 모션이 전부 다르며 적의 타입에 따라 또 나뉘기 때문에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역동적인 전투와 훌륭한 연출, 눈요깃거리가 즐비한 액션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또한 단순한 전투 뿐만 아니라 스파이디의 다양한 도구들을 활용한 잠입 플레이 역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이 부분은 배트맨 아캄 시리즈와 크게 다르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여태 개봉된 스파이더맨 영화에서는 대체로 등장한 적이 없는 도구들이 즐비하고 배트맨의 잠입과는 연출 부분에서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스파이더맨의 전투 파트는 인섬니악의 완급 조절과 개발 능력이 가장 돋보이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잦은 전투로 플레이어가 지칠 것 같은 타이밍에 잠입 미션이나 파트를 하나씩 투입하며 지루하게 느끼지 않도록 유도합니다.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테지만, 잠입 부분은 어떻게 플레이하는가에 따라 즐거움의 정도가 확연하게 달라지기까지 합니다. 네모 버튼으로 고치를 만들고 세모 버튼으로 적들을 처치하는 것만 반복한다면 배트맨 아캄 시리즈와 똑같은 수준의 플레이만 하게 되지만,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다면 색다른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죠.

 웹 슈터로 적들을 유인해 떨어뜨려 놓는다던가, 거미줄 트랩으로 두 명의 적을 동시에 묶어버리거나 한 명의 적을 벽에 묶어 다른 적들을 우왕좌왕하게 만든다던가, 적들을 동시에 고치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트랩 등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아주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스파이더맨의 잠입과 전투는 플레이어가 얼마나 다양한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는가에 따라 액션과 연출, 즐거움이 크게 달라진다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전투조차 웹스윙 킥, 고치로 묶어 던지기, 적을 향해 날아가다가 훼이크 모션을 넣고 도구를 쓰거나 공중으로 띄워 콤보를 넣는 등등 직접 만들어내는 전투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전투 상황과 기믹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중요 포인트입니다.

 

 

스파이디를 보다 강하게 만들기 위한 자원 토큰은 곳곳에서 얻을 수 있다.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은 기존 팬들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서 보입니다. 코믹북에서 등장하는 스파이디의 다양한 슈트와 영화에서 보았던 슈트들을 DLC가 아니라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도록 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죠. 팬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슈트를 입고 돌아다닐 수 있고, 내키는 대로 슈트를 갈아입을 수 있습니다. 그 슈트를 해금할 자원 토큰만 있다면 말입니다.

 

 

슈트를 해금할 때 같이 획득 되는 강력한 슈트 파워.

일종의 궁극기 포지션이다.

슈트 파워 선택에는 슈트 제한이 없기에 보다 다채로운 선택이 가능하다.

홈커밍 슈트를 입고 인피니티 워 버전 슈트 파워를 사용할 수도 있는 것.

 

패시브 스킬 개념의 슈트 모드.

동시에 세 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자원 토큰은 정말 많은 곳에 쓰인다.

슈트 해금, 슈트 모드 해금, 도구 해금, 도구 강화까지.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은 앞서 기술한 것처럼 수많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스파이더맨을 조작한다는 즐거움, 완성도 높은 뉴욕을 누비는 맛, 보다 진보된 프리플로우 전투, 다채로운 액션 연출, 뉴욕에서의 즐길거리, 팬들을 위한 수많은 슈트 등.

 

 

 

스파이더맨의 아치 에너미 노먼 오스본.

​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빌런들로 화면을 수놓습니다. 스파이더맨 영화나 원작 코믹스들을 본 팬이라면 모두 반가워 할 만한 인물들이 넘실거리죠. 물론, 스파이더맨 원작을 모르더라도 게임을 진행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그 캐릭터들은 자신의 매력과 캐릭터성을 맘껏 뽐내기 때문입니다.

 

 

 

 스파이더맨 원작을 모르는 ​게이머라면 킹 핀이라는 캐릭터가 누구이며 어떤 인물인지 모르겠지만 개의치 않아도 됩니다. 각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메뉴 한 켠에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죠.

 스파이더맨 원작을 알고 플레이하는 게이머와 그렇지 않은 게이머의 차이는 그다지 없습니다. 단지 원작을 아는 게이머는 조금 더 반가워 할 것이고, 조금 더 감회가 새롭고 남다를 거란 게 전부입니다.

 

 

스콜피온

 

라이노

​ 따라서 이 작품은 스파이더맨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는 사람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은 게임 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스토리에서도 캐릭터의 비중에 따라 적절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일렉트로

 

벌쳐

 

미스터 네거티브까지!

시니스터 식스 출현이 너무 좋다!

 

여전히 팬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MJ(메리 제인 왓슨).

 

의미가 남다른 마일즈 모랄레스의 출현.

 

 팬들에게 아직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스파이더맨과 배트맨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매력적인 빌런과 등장인물이 아주 많다는 점입니다. 두 히어로는 어벤져스나 저스티스 리그가 아니더라도 단독 히어로로서 충분히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팬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을만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다수 출현했습니다.

 스파이더맨에는 아치 에너미라 할 수 있는 그린 고블린 뿐만 아니라, 여러 빌런들이 모여 스파이더맨에 대항하기 위한 집단 시니스터 식스가 있고, 빌런이면서도 많은 팬을 확보한 베놈 카니지 등 다 언급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빌런들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파이더맨이자 피터 파커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되어주는 메이 숙모와 MJ, 마일즈, 그웬, 신디 등이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에서도 다양한 빌런들과 주, 조연들이 대거 출현하여 매력을 뽐냅니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흥미롭고, 자연스러운 전개와 복선에 눈을 번뜩이게 됩니다.

 

 

 스파이더맨의 조작은 아주 간단한 편입니다. R2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웹스윙으로 뉴욕을 날아다닐 수 있고, 세세한 곳까지 신경쓴 물리 엔진을 통해 현실감을 살려내기까지 했습니다. 웹스윙 도중 거미줄을 더 오래 잡고 있으면 높이 올라갈 수 있고, 속도가 붙을 때 놓은 뒤 다시 R2 버튼을 누르면 더 빠른 속도로 돌아다닐 수 있죠. 마치 그네를 타듯이 말입니다.

 그 간단한 조작을 통해 펼쳐지는 수많은 액션은 신선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빈곤한 서민 히어로 스파이디는 게임에서도 여전하다.

 영화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연출과 장면이 가득 수놓아진 것은 플레이어의 시각적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메인 스토리의 템포는 초반에는 약간 느린 듯 싶다가 점차 빨라지며, 후반부에는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해 패드를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들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 과정에서 스파이디 이외의 인물을 조작하게 되는 것은 조금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어떤 상황이건 헤쳐나갈 수 있는 스파이더맨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을 조작하는 파트는 신선한 감각을 느끼게 해주죠. 그리고 그들을 조작하면서 보게 되는 다른 시점의 같은 이야기는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여주기까지 합니다.

 

 

 

메인 스토리의 연출은 때때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시니스터 식스-어셈블!

 게다가 이 게임을 가득 수놓고 있는 멋진 장면들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스파이더맨 영화에 대한 오마쥬는 팬에게 있어 감회가 남다르고, 아직 영화에서는 연출되지 않았지만 팬들이 바라마지 않는 시니스터 식스가 한 자리에 모인 장면은 팬들의 가슴을 달아오르게 만들기 충분합니다. 여러모로 인섬니악은 이 게임을 즐길 팬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정말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멋들어진 슈트와

 

 

포토 모드의 즐거운 셀카 타임!

 

 

 

 

수집 요소(배낭)를 획득하면 설정상 과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뉴욕은 넓으며 그 안에서 할 것은 많습니다. 단순히 웹스윙으로 돌아다니기만 해도 즐겁지만, 그 행동 사이사이 할 수 있는 것들이 즐비합니다. 게다가 인섬니악이 이 게임의 현재 시점이 아닌 과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수집 요소를 곳곳에 배치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이 게임에서 수집 요소는 트로피 획득과 플레이 타임 늘리기가 목적인 단순한 컨텐츠가 아니라, 짤막하게나마 과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요소로서 게이머의 수집 욕구를 자극합니다.

 

 

 

 

 물론 스파이더맨의 팬이 아닌 게이머들을 위한 배려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각 캐릭터의 설정을 비롯한 설명을 살펴볼 수 있는 항목이 따로 준비되어 있죠. 그 덕분에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을 플레이하는 게이머는 원작을 모르더라도 충분히 재밌게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시시각각 업로드 되는 스파이더 SNS는 깨알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작품의 개발은 인섬니악에게 중압감이 있는 프로젝트였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훌륭히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해냈고, 뛰어날 정도로 스파이더맨이 있는 뉴욕을 구현했습니다. 이 게임을 하고 있는 동안 플레이어는 스파이더맨이 되어 뉴욕을 누비게 될 것이고, 친절한 이웃으로서 점차 동화되어 갈 것입니다. 그러기에 충분한 요소들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며 플레이어를 유도해 나가죠.

 

 그들은 스파이더맨과 피터 파커라는 두 캐릭터를 완벽히 이해했고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훌륭한 액션 시퀀스와 화려하면서도 정교한 연출을 통해서 말입니다.

 

 

 단독 히어로로서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TOP 3에 들어가는 스파이더맨이 인섬니악의 손에 의해 PS4에서 재구현되었습니다. 그 속에는 걸출한 스토리가 담겨 있고, 그 이야기에는 히어로로서의 스파이더맨과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피터 파커가 끊임 없이 고뇌하는 부분까지 구현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이 작품에서 스파이더맨이 어떤 캐릭터인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이 극적이면서도 놀라운 게임에 열광할 것입니다.

 

 

 

​ 수십 년간 지속된 마블 코믹스의 인기에 힘입어 수많은 마블 게임들이 출시되었었습니다. 그러나 단언컨데 이 작품만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게임은 없었습니다. 이 게임은 약간의 결점이 존재하지만, 그것들이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마블의 제대로 된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을 이유가 되진 못합니다.

 진행하면 할수록 몰입하게 되는 훌륭한 내러티브, 끝내주는 뉴욕의 풍경, 고퀄리티의 그래픽, 영화를 감상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해주는 출중한 음악, 액션의 즐거움을 한층 더 높여주는 타격 사운드, 웹스윙으로 나무를 지나치더라도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세세한 사운드, 살아 숨쉬는 것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뛰어난 액션 등.

 

 인섬니악의 스파이더맨은 어메이징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올 하반기의 뛰어난 명작입니다.

 

 

 

98/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