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나루토 투 보루토 시노비 스트라이커 - 나만의 캐릭터로 MOBA 버전 나루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어정쩡한 기회? / 2018년 9월

줄진 2020. 1. 28. 13:38

이 글은 2018년 9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984&sca=&sfl=mb_id%2C1&stx=lieonsjh&page=3

 

 

발매 시기 2018. 08. 30
리뷰 작성일 2018. 09. 23
게임 장르 MOBA
정식 발매 가격 64,800원
제작사 솔레이유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PC
한국어 유무

 

 

이 글은 BNEK에서 리뷰용으로 지원된 타이틀로 작성되었습니다. *

 

 

나루토 투 보루토 시노비 스트라이커의 구동 화면.

 

 

타이틀 화면에서는 일곱 호카게의 석상이 반겨준다.

 PS3 시절부터 캐릭터 대전 게임의 모범 사례이자 대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의 마무리 이후, 반다이 남코에서는 새로운 형식의 나루토 관련 게임을 내놓고 싶어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나루토 투 보루토 시노비 스트라이커(이하 나루토 SS)는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참신한 방식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기존까지의 나루토 관련 작품들은 대체로 미니 게임 위주로 구성되었거나, 나루티밋 엑셀, 히어로, 스톰 등 대전 게임 방식으로만 제작되어 왔고, 나루토 SS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죠.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나루토 세계를 누빈다는 것은 팬으로서 해보고 싶은 경험이었다.

 

그러나 커스터마이즈의 다양성이 좀 떨어진다.

 

나루토 SS에서 참신한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편.

 

 나루토 SS에서 제작진이 내세운 것은 나만의 캐릭터로 만화 나루토 속 등장 인물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성장해 나간다는 부분이었습니다. 플레이어는 이 게임에서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 나루토 속 등장 인물들에게 인술을 배우고, 그것으로 다른 플레이어나 AI 적들과 싸워 나가는 것을 즐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 기대와 이 게임의 본질이 크게 다르진 않으나, 미흡한 부분이 눈에 밟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임의 배경은 나루토가 호카게로 취임한 뒤.

놀라운 과학의 발전을 통해 과거의 인물들을 스승으로 삼을 수 있다.

 

 

 

 플레이어는 나루토 SS에서 마음에 드는 나루토 속 캐릭터를 스승으로 모셔 그들의 인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이 그다지 즐겁진 못합니다. 나루토에서 실존하는 인물의 과거 정보를 집약해둔 VR 시스템으로 그들을 스승으로 모시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죠. 사부와 특별히 교류한다거나 할 수는 없고, 혼자서 임무나 전투에 나설 때 가상의 사부와 함께 출격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임무나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얻으면 캐릭터의 레벨이 오르며 성장하는 구조인데, 이때 VR 사부의 수련 경험치는 별도로 책정됩니다. 두 개의 경험치 바가 존재하는 셈이죠. VR 사부의 랭크가 오르면 그들의 인술을 배우거나 오의를 배울 수 있고, 그들의 복장이나 뽑기(가챠) 시스템에 해당하는 두루마리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루토 속 캐릭터들의 복장은 사부의 랭크를 올리거나 가챠에서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팬으로서 또, 게이머로서 그다지 탐탁치 않게 느껴집니다. 나루토 SS를 구매하는 게이머라면 나루토 원작 IP의 팬이 대부분일 것인데, 그들의 팬심을 채워주기에 적절한 방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VR 사부가 아니라 실제 나루토 캐릭터들과 대화하고, 배워나가며,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었더라면 더 호평을 받았을 지도 모릅니다. 만화책 속에서 천둥벌거숭이 나루토를 어엿한 한 사람의 닌자로서성장할 수 있도록 사부가 되어준 카카시나 지라이야처럼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그 속에는 오리지널이긴 하지만 이야기가 담겨 있었을 것이고, 좋아하는 나루토 속 캐릭터들과 교감을 나눈다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 테죠.

 그러나 나루토 SS의 개발사는 그러한 방법 보다는 AI나 다름 없는 가상의 사부를 선택하여 단신 임무 등에서만 함께 싸울 수 있도록 하였고, 그들의 기술을 배우는 방법 역시 기계적인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와우나 데스티니에서 보상만 보고 단순 반복 플레이를 하는 평판작처럼 말입니다.

 

 

나만의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가는 게임인데 가챠라니?

 

기본 커스터마이즈 아이템을 제외한 것들은 가챠나 구매해야만 쓸 수 있다.

헤어 스타일 뿐만 아니라 무기까지도 가챠와 구매 시스템이다.

 

 

 한 술 더 떠서 캐릭터를 꾸미거나 닌자 도구, 무기 교체 등을 전부 가챠와 상점 구입 시스템으로 대체했습니다. 사부 시스템을 보았을 때 이 작품은 나루토 IP를 활용하기보다는 캐릭터의 성장과 MOBA 모드에 더 집중한 것으로 보이는 인상이었지만 그조차도 어딘가 어정쩡한 수준입니다.

 캐릭터를 보다 다양하게 꾸미기 위해서는 가챠를 해야만 하고, 가챠를 하려면 임무의 보상으로 증정되는 두루마리나 VR 사부의 랭크를 올렸을 때 얻을 수 있는 두루마리를 들고 무기점을 지키는 NPC 텐텐에게 달려가야만 하죠. 납득하기 어려우면서도 번거로운 방식입니다.

 반다이 남코의 최근 작품 가운데 호평을 받았던 드래곤볼 파이터즈의 경우 제작사는 전혀 다르지만 같은 캐릭터 게임 계열로서 그다지 혹평을 받을 만한 요소가 별로 없었습니다. 캐릭터 게임처럼 보이지만 걸출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대전 격투 시스템과 간편하면서도 재미난 매칭, 흥미로운 오리지널 스토리, 가챠 시스템은 존재하지만 게임의 주요소는 아니며 단순히 이모티콘이나 상용구, 로비 캐릭터 치장에만 영향을 준다는 점 등이 특징이었습니다.

 

 

 그러나 드래곤볼 파이터즈와 달리 나루토 SS에서 캐릭터를 꾸미는 것은 주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것을 반복적이면서도 성취감은 떨어지는 VR 사부 랭크작과 가챠 시스템에 대부분 쏟아 넣은 것은 판단 미스였다고 보여집니다.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나루토 SS의 개발사인 솔레이유는 이 작품에서 캐릭터를 꾸미는 것에 플레이어들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 주었으면 하고 바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 더 빠르고 스토리가 담긴 캐릭터 꾸미기보다는 진득하게 이 게임의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며, 그 과정에서 캐릭터를 천천히 꾸며가는 것에 초점을 맞췄을 수도 있습니다. 무기나 코스튬은 그다지 배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고유 옵션들이 존재하긴 하나 단순히 캐릭터를 꾸미는 요소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만화나 게임에서 보던 마을과는 사뭇 다른 로비.

 

자신의 전적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메뉴도 존재.

 

 

간단한 상용구나 로비 액션은 깨알 같은 요소로 보인다.

 

 

 

 캐릭터를 꾸미는 것 외에 나루토 SS에서 가장 중요한 모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AI 적들과 겨루거나 주어진 임무를 해결해 나가는 PVE 모드와 실제 플레이어들과 겨루는 PVP 모드입니다. 그것들은 나루토 게임에서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액션 요소들입니다.

 

 

 먼저, 나루토 SS는 이전까지 큰 호평을 받았던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와는 그래픽부터 다른 방향성을 띄고 있습니다.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가 카툰 렌더링에 애니메이션 급의 그래픽을 선보였다면, 나루토 SS는 애니메이션보다는 만화책을 그대로 꺼내 놓은 듯한 독특한 그래픽으로 게이머들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드래곤볼 파이터즈나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 같은 애니메이션과 흡사한 그래픽 역시 끝내주지만, 나루토 SS의 그래픽은 참신하면서도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기존의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와 달리 나루토 세계관에서의 무빙 액션까지 신경쓴 모습은 색달라 보입니다. 만화 같은 연출로 벽을 오른다거나, 벽을 타고 뛰어다닐 수 있다거나, 차크라를 다리에 모아 멀리 점프하는 액션까지 구현되어 있어 조금 더 나루토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줍니다.

 

 

이동 중 거리 계산을 잘못해 떨어질 것 같다면 벽에 와이어 표창을 박아 낙하를 방지할 수도 있다.

PVP 모드에서는 이 와이어 표창을 활용한 액션이 꽤나 중요한 편.

 

 

 그러나 나루토 SS의 핵심 컨텐츠 중 하나인 PVE 자체는 생각보다 그리 큰 재미를 주진 못합니다. 이러한 방식을 PS2 시절 나루티밋 히어로 때에 비슷하게 본 적이 있는데, 멍청하거나 짜증나는 스타일의 맷집만 강한 AI 적들이 대거 출현하는 것은 두 세대나 지난 PS4 나루토 최신작에서도 그다지 즐겁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단지 캐릭터와 VR 사부의 랭크 경험치를 올리기 위해, 가챠 두루마리를 얻기 위해, 특별한 임무 보상을 얻기 위해 반복적으로 플레이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나마 AI 보스전 같은 컨셉의 임무들은 강력하고도 거대한 적들과 힘겹게 싸우는 맛이 있다는 점에서 즐겨볼만 합니다. 비록 그들의 AI가 강력한 인술만을 남발하는 치사한 방식이라고는 하지만, 전투하는 맛이 떨어지는 제츠 병사들이나 목둔 적들을 처치하는 임무에 비하면 훨씬 나은 편입니다.

 

 

디펜스 방식의 임무도 존재한다.

 허나, 근본적으로 나루토 SS의 전투 시스템은 나루티밋 스톰을 재밌게 즐긴 게이머의 입맛을 충족시키진 못합니다. 스톰 시리즈는 밸런스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었지만 기본적인 전투 시스템 자체는 상당히 수준급이었고,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줬었습니다. 일반 공격과 인술을 섞어 사용하며 연계 중 혹은 빈틈을 노려 오의를 사용하고, 핀치 시 각성으로 짜릿한 일발 역전을 노려볼 수도 있었으며, 시리즈가 거듭되며 발전된 바꿔치기 시스템을 비롯한 전체적인 구성이 상당히 뛰어났습니다.

 

 

 

 그 반면 제작사가 전혀 다르긴 하지만 작년까지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의 최신작을 즐겼던 팬들에게 이 신규 IP 작품의 전투 액션 부분은  크게 어필 하진 못합니다. 일반 공격과 인술 사이의 연계가 엉성하게 느껴지고, 손맛은 2% 모자라며 바꿔치기 술법을 한 번 사용하면 쿨타임 동안 다시 사용할 수가 없어 계속 맞고 있어야 한다는 점, 원거리 닌자 도구가 꽤나 강한 편이라는 것, 일반 모션의 콤보 모션이 그다지 자연스럽지 못하고 투박하다는 것까지 섞여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액션이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에 비해 떨어지는 셈이죠.

 

 

 다행스럽게도 물론 1:1이나 2:2 대전 격투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띄고 있기에 화려한 클로즈업 연출의 부재는 견딜만 합니다. 일대일 대결에 초점을 둔 작품이 아닌데도 인술을 적에게 맞췄을 때 클로즈업 되면서 긴 연출 화면이 나온다면 더 어색하게 보일 것입니다. 옆에서 아군과 적군은 피터지게 싸우고 있는 와중 화려한 연출 화면의 등장은 상황에 맞지 않기 때문이죠.

 전투 액션은 모자라지만 MOBA 게임으로서 나루토 SS의 연출은 딱 적당하다 생각됩니다.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선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4vs4 PVP 배틀.

 

 단순한 방식에서 오는 지루함을 최소화 시키기 위함이었는지, 나루토 SS의 PVP는 일정 기간마다 다른 방식의 모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일정 시간 내에 점령 포인트를 먼저 채우는 팀이 승리하는 점령전, 상대 팀원을 보다 많이 쓰러트려 상대 팀보다 더 많은 포인트를 획득하는 것이 목표인 격파전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 명만 보고 돌진한다면 순식간에 바닥에 누워버리게 된다.

 또한, 나루토 SS의 MOBA성을 더 극대화시켜 주는 각 캐릭터의 전투 타입도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PVP라는 것을 감안하여 전투에 들어가기 전 자신의 전투 타입을 변경할 수 있죠. 높은 공격력과 빠른 스피드가 특징인 공격형, 원거리 공격을 주로 하는 사격형, 수비에 특화된 수비형, 아군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치유형으로 나뉜 배틀 타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전투에 임할 수 있습니다.

 

 

오버워치나 히오스처럼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판단이 가장 중요.

 세세한 설정들을 맞춘 뒤 나루토 SS의 PVP 모드에 들어가면 MOBA 게임스러운 난잡하면서도 정신 사나운 배틀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의 적을 상대하고 있을 때 아군이 도와주러 오거나, 열심히 콤보를 넣고 있는 와중 적 팀의 원거리 아마테라스 공격을 맞아 잡았던 승기를 놓쳐버리게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PVP 모드를 플레이할 때는 높은 게임 감각이 요구됩니다. 동시에 여러 가지를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군과 적군의 포인트 상황, 내가 상대하고 있는 적, 주변에 다른 적이 접근하고 있는지 여부, 기술들의 쿨타임은 어떤 상태인지, 포인트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등등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때문에,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PVP 모드에 바로 돌입하기 보다는 PVE 모드에서 게임 자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 PVP에 입문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퀵 매치를 기다리는 시간은 꽤 지루하다.

 

 

 전반적으로 나루토 SS는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와 여러 부분에서 비교를 피할 수 없었던 작품입니다. 스톰 시리즈의 최신작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더러, 해당 시리즈가 나루토 팬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캐릭터의 생김새가 조금 더 예뻣더라면...

 

 그러나 나루토 SS가 엉망인가 하고 묻는다면 그정도는 아니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스톰 시리즈와는 방향성이 전혀 다름과 동시에, MOBA 장르를 좋아하는 나루토 팬이라면 이 작품에서 여러모로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나루토 세계관에서 움직이며 목둔 인술과 나선환, 기린 오의를 동시에 습득할 수도 있는 색다른 짬뽕 캐릭터를 육성해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 편으로는장점으로 다 감출 수 없는 단점들 외에 나루토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에 더 노력을 기울였다면 지금보단 나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VR 가상 모의 배틀이 아닌 나루토의 주요 사건들을 한 사람의 이름 없는 닌자로서 체험한다는 식의 스토리를 넣으며 그들과 함께 성장해 간다는 식의 스토리를 넣어도 좋았을 것이고, 전투 액션을 더 다듬고 게임의 퀄리티를 향상 시켰더라면 꽤나 할만한 MOBA 게임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게임 자체는 앞서 기술한 것처럼 MOBA 장르를 좋아하는 나루토 팬이라면 할만한 편입니다. 따라서, 그렇지 않은 게이머들에겐 쉽사리 권하기 어려운 게임이기도 합니다. 나루토 SS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고, 취향에 맞는 게이머가 아니라면 상당히 미묘한 게임입니다. 결론적으로 자신만의 오리지널 캐릭터로 나루토식 MOBA 배틀을 체험해 보고 싶은 게이머 분들께 권할 만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