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데빌 메이 크라이 5 - 화려하게 다시 비상하며 울부 짖는 악마 / 2019년 3월

줄진 2020. 1. 28. 16:15

이 글은 2019년 3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8021&sca=&sfl=mb_id%2C1&stx=lieonsjh&page=2

 

 

발매 시기 2019. 03. 08
리뷰 작성일 2019. 03. 10
게임 장르 스타일리쉬 액션
정식 발매 가격 64,500원
제작사 캡콤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XB1, PC
한국어 유무 한글판

 

이 글은 게임피아에서 리뷰용으로 지원된 타이틀로 작성되었습니다. *

 

 

 

 

 

 

 

데빌 메이 크라이 5의 구동 화면.

 

 ​11년 전에 발매된 데빌 메이 크라이 4편은 아주 걸출한 수작이었습니다. 캡콤은 데빌 메이 크라이(이하 데메크)라는 신규 IP 작품을 2001년 PS2로 발매했고, 액션 게임을 즐겨 하던 팬들은 유사 이래 가장 뛰어난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의 등장에 열광했습니다.

 다른 액션 게임과 차별화를 둔 데메크 1편은 작품의 테마인 스타일리쉬한 액션성과 단테라는 반인반마 캐릭터를 말 그대로 멋지게 표현해내면서 신규 IP를 성공 궤도에 안착시켰습니다.

 

 

 

 

4-5년 전의 캡콤은 돈콤이란 말을 들었지만,

이젠 갓콤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과거의 명성을 되찾은 캡콤.

 

​ 이후 발매된 2편은 처참한 평가를 받으며 심각한 혹평을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2년 뒤인 2005년에 발매된 3편은 1편보다 훨씬 더 진보된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선보이며 다시 대박을 쳤고, 덕분에 시리즈는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1편은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이란 장르를 새롭게 구축했고, 3편은 실시간 전투 스타일 변화와 1편보다 더 개선된 다양한 무기를 내세우며 짜릿한 손맛을 보여줬었습니다.

 

 

 

바하 7, 바하 RE 2처럼 RE 엔진으로 제작돼 더 사실적인 그래픽을 표현.

 

 

​ 3번째 작품이 발매된지 3년 뒤인 2008년. 데메크 4편은 차세대 기종 PS3 & XBOX 360 버전으로 발매됐고 PS2 시절의 세 작품에 비해 월등한 그래픽을 선보였습니다. 또한, 세 개의 작품을 거치며 공식처럼 돼버린 데빌 메이 크라이 = 단테, 단테 = 데빌 메이 크라이를 깨부수며 새로운 주인공을 투입했습니다.

 새로운 주인공인 네로의 등장은 시리즈를 꾸준히 즐겨온 팬들에게 혹평을 듣기에 충분했습니다. 단테는 데메크 시리즈 그 자체였으며, 워낙 캐릭터성이 뚜렷하고 입체적으로 구현된 캐릭터인 데다가 시리즈가 추구하는 멋짐의 미학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입니다.

 

 

 

타이틀 화면은 게임 진행도에 따라 약간씩 바뀐다.

 

​ 따라서 최초 트레일러 공개 때부터 발매 때까지 보인 팬들의 불만은 제작진도 예상하는 범위 내였으리라 생각됩니다. 고착화 된 시리즈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였는지 제작진은 새로운 주인공을 과감히 밀어 붙였습니다. 대신, 시리즈의 아이덴티티인 단테와 젊은 혈기로 똘똘 뭉친 네로 두 명을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설정하면서 더블 주인공 체제로 기존 팬들의 불만을 잠재웠습니다. 여전히 단테 아니면 데메크 시리즈라 생각지 않는 팬들도 더러 있지만, 단테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전투를 맛볼 수 있는 네로는 성공적으로 데뷔를 마쳤습니다.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 단테, 젊은 혈기의 네로.

그리고 ​또 한 명의 새로운 플레이어블 주인공 V.

 

 데메크 5편은 시리즈 시작부터 이어진 단테와 그의 아버지 스파다의 이야기를 매듭 짓는 작품입니다. 4편 시점보다 더 늙은 단테와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네로가 다시 등장하며, 또 한번 새로운 주인공으로 V라는 캐릭터가 투입됐습니다. 따라서 이번 작품은 세 명의 주인공을 플레이하게 되죠.

 

 

 

상당히 기묘한 캐릭터성을 보여주는 V.

 

V의 하수인 3인방
그리폰, 나이트메어, 섀도우.

 

 

​ 네로처럼 갑자기 데메크에 합류한 V는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마치 약을 한 것처럼 시종일관 맥이 빠진 것 같은 모습과 많은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 보이는 언행 등 스토리 내내 플레이어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베일에 쌓인 캐릭터입니다.

 

 

 

 

​ 스토리에서 보여주는 모습 뿐만 아니라, 게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플레이 파트도 아주 매력적입니다. V는 반인반마의 단테나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네로와는 달리 V는 순수한 인간 급의 무력한 캐릭터로 설정됐습니다. V는 게임 내내 등장하는 악마들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이 전무하고, 특별한 회피 움직임이나 방어 기술조차 없습니다.

 그러나 앞서 올린 스크린샷처럼 V는 세 마리의 소환수를 부릴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V는 직접 악마들을 상대할 수는 없지만, 강력한 성능의 소환수들을 조작해 온갖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 V의 액션은 거의 모든 부분이 소환수를 통해 이뤄집니다. 적의 공격을 좌, 우로 회피할 때는 섀도우가 V를 움직여주고, 뒤로 회피할 때는 그리폰이 V를 뒤로 옮겨주는 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섀도우로 회피를 하면 그동안에 섀도우는 적들을 공격할 수가 없습니다.
 전투 중에 R2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책을 읽어 데빌 트리거 게이지를 회복할 수 있고, 그렇게 모은 데빌 트리거 게이지로 나이트메어라는 마지막 소환수를 소환하거나, 섀도우 혹은 그리폰이 알아서 적들을 공격하도록 게이지 하나를 소모해 명령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V는 이처럼 단테나 네로와 완전히 차별화 된 독특한 액션 플레이를 선보이는 캐릭터입니다. 다른 두 캐릭터처럼 직접적으로 컨트롤이 바쁘진 않지만, 전투를 치를 때마다 실시간으로 머릿속에서 전략을 굴려야 하고 다양한 버튼을 눌러줘야 보다 수월하게 전투를 풀어나갈 수 있는 신선한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V로 악마를 상대할 때 플레이어는 R2 버튼을 누르는 것을 유지해 데빌 트리거 게이지를 회복해야 하고, 세모 버튼과 아날로그 스틱을 조합해 섀도우에게 명령을 내림과 동시에 네모 버튼과 아날로그 스틱을 조합해 그리폰에게도 명령을 내려야 합니다. 각 소환수는 독립적인 HP를 갖고 있어 일정량 이상 대미지를 받으면 알 상태로 돌아가 전투에서 빠지게 되므로 각자의 HP를 신경써줘야 하기도 합니다.

 물론 V의 HP가 바닥나면 게임 오버가 되므로 적들의 공격에 맞지 않도록 V의 HP에도 주의를 해야합니다. 적이 그리폰이나 섀도우를 공격할 때, 해당 소환수의 HP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일부러 V로 회피 행동을 해서 해당 소환수를 강제로 V 옆으로 불러들이는 식의 전략을 실시간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덕분에 다른 두 캐릭터와는 완전히 다른 신선한 액션을 체험할 수 있어, V는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였습니다.

 

 

 

전작보다 더 액션이 재밌어진 네로

 

 

​ 네로는 4편에서 아주 성공적으로 데뷔를 마친 캐릭터입니다. 이번 작품에선 액션성이 보다 강화되어 훨씬 더 재밌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액션의 즐거움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켜줍니다.

 

 

 

네로를 플레이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익시드라는 점은 변함 없다.

 

​ 네로는 전작에서 단테와 완전히 차별화 된, 아주 독특한 액션성을 지닌 캐릭터였습니다. 기본적인 공격들은 대체로 단테의 리벨리온 액션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네로만의 특징이자 네로 액션의 핵심인 익시드가 팬들을 열광시켰죠.

 네로는 L2 버튼을 여러 번 눌러 익시드 게이지를 채울 수 있습니다. 상점에서 익시드 스킬을 끝까지 배우면 최대 3단계 익시드 게이지를 보유할 수 있고, 각 단계별로 대미지가 더 강해지고 아주 화려한 이펙트가 추가되며 모션도 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익시드 3단계 상태로 기술을 사용하면 대미지가 천지차이인 데다 액션 모션과 이펙트도 달라지고 패드의 진동이 더 강해지며 화끈한 손맛과 화려한 타격감을 맛볼 수 있기에 네로를 플레이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 익시드가 네로 플레이의 핵심이자 액션의 새로운 정수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익스 액트라는 패시브 기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익스 액트는 네로가 검을 휘두를 때 타이밍에 맞춰 익시드 버튼을 누르면 그 즉시 익시드 게이지가 한 칸 차는 기술입니다. 추가로 맥스 액트라는 기술을 습득하면 익스 액트보다 더 정확한 타이밍에 익시드 버튼을 눌렀을 때 익시드 게이지가 3칸 전부 차는 효과도 있죠.

 

 이 시리즈는 플레이어의 컨트롤 수준에 따라서 게임 플레이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네로는 그 부분을 더욱 심화시킨 캐릭터였고, 그 부분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합니다.

 

 

 

두 발의 탄환을 동시에 발사하는 네로 고유의 총기 블루 로즈는 이번 작품도 건재.

 

좁은 범위지만 시간을 느리게 만드는 공간을 만들 수 있는 래그타임

 

지상과 공중에서 짧은 부스터 식으로 날아다닐 수 있는 거베라.

거베라는 잘 활용하면 공중에서 회피할 수 있는 기술이 없는 네로의 플레이를
보완할 수 있는 막강한 데빌 브레이커다.

 

​ 이번 작품에서 네로 플레이가 더욱 재밌어진 데에는 데빌 브레이커라는 새로운 보조 무장의 추가가 가장 큰 편입니다. 스토리상 악마의 팔이 잘려버린 네로에게 그의 친구인 니코가 각각 고유의 능력을 담은 기계 의수를 선물해 줬고, 플레이어는 그 데빌 브레이커를 통해 전작보다 훨씬 더 재밌는 액션을 즐길 수 있어졌습니다.

 

 

 

게베라의 차징 공격은 무려

 

​ 일반판 기준 네로의 데빌 브레이커는 총 8개가 등장하며, 각자 고유의 기술이 담겨 있습니다. 동그라미 버튼에 배치된 데빌 브레이커 기술은 한 번 짧게 누르는 통상 공격과 버튼을 홀드해 길게 누르는 차징 공격이 별개로 존재합니다.

 

 

 

방향을 움직일 수 있는 에네르기파!

 

​ 데빌 브레이커는 소모품으로 여러 번 사용하거나 차징 공격을 사용할 경우 부서지는 단점이 있지만, 상점에서 데빌 브레이커 소지 갯수를 늘리거나, 구매하거나, 필드 곳곳에 떨어져 있으므로 그다지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데빌 브레이커의 추가로 네로의 액션성은 훨씬 더 강화됐고, 네로 플레이의 두 번째 핵심 기술로 자리잡았습니다. 익시드와 다양한 데빌 브레이커는 다른 두 캐릭터와 완전히 차별화 된 네로만의 독자적인 액션이고, 플레이어에게 끝내주는 손맛을 체험시켜 줍니다.

 

 

 

시리즈의 정수이자 터줏대감 단테.

 

​ 마지막 캐릭터 단테는 크게 설명이 필요 없는, 이 시리즈의 아이덴티티입니다. 1편부터 실시간으로 다양한 무기를 교체해 가며 물 흐르듯 콤보를 이어갈 수 있었던 특징과 3편부터 시작된 스타일 체인지는 약 5년에 거쳐 구축된 단테 액션의 정수였습니다.
 ​그러한 부분은 4편에서 더욱 심화되어 보다 더 화끈하고 화려한 이펙트와 액션, 신선한 무기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 최신작에서 다시금 액션의 진보를 이뤄냈습니다.

 

 

 

시리즈 팬이라면 아주 반가울 삼절곤도 등장.

 

2편의 무기였던 바주카의 개량 버전이었던 3편 레이디 무기 카리나 안 역시 재등장.

 

​ 5편에서 맛보는 단테의 액션은 전작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기본적인 구성은 액션이 이미 완성된 4편과 비슷하며, 거기서 더 진보됐을 뿐입니다. 다양한 회피기를 쓸 수 있는 트릭스터, 정확한 타이밍에 버튼을 누르면 대미지를 무시할 수 있는 로얄 가드, 원거리 무기에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더할 수 있는 건슬링어, 근접 무기에 액션을 추가할 수 있는 소드 마스터까지 전부 동일합니다.

 

 

 

 

​ 대신 이전 작품들이 그랬듯 단테의 고유 무기 리벨리온을 제외한 다른 무기들을 변경시키는 것으로 차별화를 뒀습니다. 이번 작품에선 리벨리온이 세 개의 기믹을 갖고 있고, 기본 액션은 거의 흡사하나 몇 가지 기술이 추가됐습니다. 그리고 3편 삼절곤의 변형 버전과 3, 4편의 베오울프, 길가메시 계통이지만 변형된 격투 무기 발로그가 등장합니다.

 

 

 

 

​ 그리고 마력이 담긴 바이크를 두 개의 거대한 전기톱 형태로 나누어 다루는 카발리에라는 신규 무기와 화폐나 다름 없는 레드 오브를 소모해 공격하는 원거리 무기 닥터 파우스트 등 신선하고 개성 넘치는 무기가 추가됐습니다.

 

 단테의 플레이는 여전히 재밌고, 높은 액션 완성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작보다 더 화려한 액션이 가미됐고, 세 개의 기믹을 담은 리벨리온이 거기에 힘을 실어줍니다. 단테의 새로운 마인화와 변형된 플레이 스타일은 플레이어를 아주 즐겁게 합니다.

 

 

 

새로운 적들이 등장할 때마다 느낌 있는 연출 화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몬스터 이름 위에 표기되는 일종의 지문은 종종 분위기를 깨트린다.

 

​ 이번 작품에서 가장 거슬리는 부분은 번역입니다. 서로 존댓말을 하지 않는 캐릭터들이 갑자기 존댓말을 쓴다던가, 과한 악마 설명은 중2병스럽게도 느껴집니다. 번역이 거슬리지 않았던 게이머조차 이질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V의 프리 나이트메어, 프리 섀도우 등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황당할 따름입니다.

 번역 상태가 고르지 못한 점은 이번 작품을 플레이하며 가장 신경쓰이는 단점입니다.

 

 

 

데모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골리앗.

 

4편의 상투스를 연상케하는 아르테미스.

 

 

 이번 작품이 아주 흥미로운 점은 역대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은 보스가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 시리즈의 보스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1편은 다섯, 3편은 아홉, 4편은 똑같은 보스를 다시 처치하는 것을 제하고 아홉, 2편이 열셋이었습니다. 이 최신작에서 우리는 패턴이 바뀌거나 각성하는 보스들의 2, 3차전을 포함해서 총 열다섯 명의 보스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것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4편의 격투 무기 길가메시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보스 길가메시.

 

3편을 즐겨본 팬들이라면 누구나 반가워 할 킹 케르베로스.

 

​ 보통 2~3개의 챕터에 한 번씩 보스전이 있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 작품은 보통 매 챕터마다 보스전이 기다리고 있고, 간혹 두 개의 챕터에 한 번 보스전이 있을 뿐입니다. 보다 많은 보스전에 목말라 있던 데메크 팬들은 이런 구성에 열광할 수밖에 없습니다. 플레이어를 흥분케 만드는 재밌는 보스전은 끝내주는 경험이고, 이 작품의 가치를 더욱 드높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비록 보스들의 패턴이 아주 다양한 편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보스전은 짜임새가 좋고 정교한 액션의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전작에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네로와 단테,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 V까지. 주역 세 명은 극의 흐름을 절묘하게 이끌어 갑니다. 베일에 쌓인 단테의 의뢰자이자 많은 비밀을 속에 담고 있는 V는 비록 첫 등장이지만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지며 뛰어난 캐릭터성을 보여주고, 시리즈의 시작부터 이어진 단테와 버질, 스파다의 이야기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네로는 두 명 사이에서 더 비중 있는 주인공으로서 발돋움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 데메크 5편의 스토리는 세 명의 캐릭터가 번갈아가며 각 챕터의 화자로서 전개됩니다. 더블 주인공이었던 4편의 경우 네로로 일자 진행을 하고, 그 이후 단테로 일자 진행을 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방식입니다. 때문에 조작에 있어서 난잡스럽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V로 한창 R2 버튼 누른 채 세모 버튼과 네모 버튼 번갈아 눌러가며 회피 등에 온갖 신경을 곤두세워뒀다가, 다음 챕터에서 네로로 갑자기 바꿔 플레이하면 1회차 기준 R2 버튼은 아예 쓸 곳이 없고 세모 버튼을 누른 뒤 타이밍에 맞춰 L2 버튼을 눌러야만 하므로 조작 체계가 완전히 바뀌어버립니다.

 때문에 전작들에 비해 스토리 진행에 있어 복잡스럽고 피곤함을 더 느끼게 됩니다.

 

 

 

데빌 브레이커를 만들 정도로 뛰어난 기술자이자 익살스러운 캐릭터 니코.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단테의 조력자 J.D 모리슨은 흑인으로 배역이 바뀌었다.

 

시리즈 내내 언급만 됐었던 단테와 버질의 어머니 에바의 첫 출연.

 

 데메크 5편은 전작들보다 훨씬 더 잘 짜여진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시리즈 내내 계속 됐던 복선이 회수 되는 부분이나, 4편 발매 이후 네로가 어느 핏줄인지에 대해 팬들의 의견이 분분하던 것을 해소해주는 부분까지 담겨 있습니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스토리에 더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장치를 설정하기도 했습니다. 미스테리한 설정의 신규 캐릭터 V를 활용해 챕터가 끝날 때마다 미국 드라마 식으로 궁금증을 증폭 시키는 요소가 곳곳에 배치했죠. 덕분에 챕터 하나를 끝내면 빨리 다음 챕터를 플레이하고 싶은 욕구가 치솟습니다.

 

 

 

1편 첫 등장 때부터 단테의 어머니와 닮았다는 설정이었던 트리쉬.

 

3, 4, 5편 내내 연속으로 출연하고 있는 데빌 헌터 레이디.

 

이번 작품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V.

 

​ 데메크 5의 스토리 전개는 챕터에 따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방식입니다. 플레이 중인 챕터에서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는 상황이 펼쳐진다면, 다음 챕터 중 하나가 그 이전 시간대를 그리고 있는 식이죠.
 이런 구성은 자칫 잘못하면 스토리가 난잡하게 보일 수 있는 위험한 방식이지만, 데메크 5 제작진은 그것을 잘 극복해냈습니다.

 

 

 

새로운 무기를 얻었더니 마이클 잭슨 오마쥬가?

이런 뜬금 없는 똘끼 요소가 어울리는 건 단테 뿐일 것.

 

 

 

​ 스토리 이벤트 씬 연출 역시 아주 좋습니다. PS4 & XBOX ONE 그래픽에 맞는 RE 엔진으로 만들어진 데메크 5는 보다 사실적인 퀄리티와 화려한 연출로 보는 즐거움을 잘 살렸습니다. 그러나 전작의 뛰어났던 스테이지 맵 디자인과는 비교됩니다. 5편의 스테이지 그래픽은 대체로 2편과 비슷한 느낌이 강합니다. 괴기한 식물과 촉수들로 뒤덮인 도심지가 대부분이라 시종일관 어둡고 칙칙합니다. 4편의 정글, 빙하지대, 화염으로 뒤덮인 땅, 마치 천상으로 올라가는 듯한 극후반부의 스테이지처럼 다양한 맛이 떨어집니다. 이러한 점은 상당히 아쉽게 다가옵니다.

 

 

 

 

이 캐릭터가 안 나오면 섭섭하다!
파이널 트레일러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그 녀석.

 

챕터 중에는 캐릭터를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미션 로비 구성은 전작들과 비슷하다.

 

무기가 늘어난 만큼, 무기 셋팅을 마음 대로 바꿔서 나갈 수도 있는 것이 장점.
원한다면 근접 무기를 1개 혹은 2개만 셋팅해서 미션에 들어갈 수도 있다.

 

4편의 프라우드 소울 시스템은 삭제되고

3편까지처럼 레드 오브로 스킬을 습득하도록 변경됐다.

 

 

 데메크 5편은 바로 전작인 4편과 비교했을 때 시스템적으로 변한 점이 많습니다. 먼저, 4편에 처음 도입 됐던 기술 습득용 화폐인 프라우드 소울이 삭제됐고, 게임 오버시 골드 오브 외에 레드 오브로도 부활할 수 있도록 변경됐습니다. 또한 골드 오브 소지 개수가 3개 이하라면 상점에서 레드 오브로 골드 오브를 구매할 수 있도록 바뀌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점들은 기존 데메크 시리즈가 너무 어렵게 느껴졌던 게이머들에게 희소식입니다. 본 작품의 보통 난이도인 데빌 헌터 난이도는 이전 작품들에 비해 약간 쉬워진 편이며, 부활에 큰 제한이 없고 필드 곳곳에 골드 오브가 떨어져 있어 보다 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또한,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퍼즐 비중이 상당히 높았던 시리즈였지만 이번 작품에선 퍼즐 빈도가 대폭 줄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퍼즐은 손에 꼽을 정도이며, 퍼즐 난이도 역시 아주 쉬워졌습니다. 보다 직관적인 퍼즐 구성 덕분에 막힘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니코의 밴을 비추는 메인 메뉴에선 이것저것 둘러볼 게 많다.

 

 

 

 

​ 시리즈를 꾸준히 즐겨온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 차원의 컨텐츠가 깨알 같이 많이 준비돼 있는 것은 아주 긍정적입니다. 언급은 많이 됐지만 게임 내 출연은 처음인 단테의 어머니 에바 모델링도 구경할 수 있고, 등장 인물은 그리 많지 않으나 니코의 감상을 담은 캐릭터 리포트도 있습니다.

 

 

 

 

 

이벤트 씬을 다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에는

데빌 메이 크라이의 역사를 짧게 담은 영상도 있다.

 

 

 

 

 

​ 데메크 4편과 마찬가지로 5편 역시 키 변경이 아주 자유롭습니다. 이 시리즈는 플레이어 각자가 제 손에 맞는 키 배치를 하는 것이 전통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플레이어들이 키를 바꿔서 플레이하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필자는 데메크 5에서 놀란 점이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총을 쏘는 네모 버튼과 검을 휘두르는 세모 키를 서로 바꿀 경우, 이 작품은 튜토리얼 등의 툴팁에서 그것을 제대로 표현해 줍니다. 검을 휘두르려면 네모 버튼을 누르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런 것은 그리 대단한 게 아닙니다. 아주 작은 요소이고,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세한 디테일에 들어가는 부분입니다. 필자는 최근에 에이스 컴뱃 7에서 플라이트 스틱을 연결하고 키를 바꿨을 때 툴팁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불편함을 겪었고, 실제 게임샵에서 튜토리얼에 나오는 툴팁과 키가 달라 이상 작동한다며 고장 건으로 반품하는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보잘 것 없는 디테일이지만, 데메크 5 제작진은 이런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신경썼다는 점에서 작게나마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 기존 데메크 시리즈는 스토리 비중을 그리 크게 두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흥미로운 시나리오였고, 죽었다 살아나도 강함만을 추구하는 쌍둥이 형과 마계의 기사였던 아버지, 악마를 사냥하는 단테가 그려가는 팝콘 무비격 스토리였죠.

 그러나 4편에서는 보다 스토리에 비중을 두면서 네로와 마검교단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습니다. 또한, 네로와 단테의 관계나 네로가 왜 버질이 쓰던 무기 야마토를 다룰 수 있는지 등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복선을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네로는 날건달 같지만 젊은 혈기로 가득한 캐릭터성을 잘 표현했고, 연인 키리에를 구하기 위해 처절하게 애쓰는 모습 등을 보여줬습니다. 덕분에 네로는 스토리적으로도 단테가 아닌 주인공은 싫다던 팬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죠.

 

 

 

 

​ 데메크 5는 앞서 언급했듯이 더 흥미로운 스토리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한층 더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뛰어난 성우들의 연기가 스토리를 단단하게 지탱해줍니다.

 

 

 

 

​ 이번 작품으로 2001년부터 지금까지 쭉 다뤘던 스파다의 이야기는 막을 내립니다. 그리고 단테가 아니라 네로가 주인공이어도 이 시리즈는 계속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합니다. 네로는 전작보다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왔고, 약간 껄렁대지만 단테 못지 않은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리즈의 정체성인 단테는 그에 뒤지지 않으려는 듯 더 멋진 연출과 무게를 잡으며 멋진 주인공의 자리를 지키면서도, 사이사이 똘끼 넘치는 모습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시종일관 미스테리 가이 포지션을 유지하는 V까지 세 명이 만들어 내는 끝내주는 하모니는 데메크 팬들의 11년이라는 오랜 기다림이 의미 있었음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여전히 데빌 메이 크라이의 음악은 흥겹고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합니다. 수많은 기술들과 무기들이 어우러져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콤보가 연결되고, 비록 손은 바쁘지만 그 손 끝에서 시작 되는 액션은 완벽하게 아름답습니다.

 2편부터 꾸준히 존재했던 컨텐츠인 블러디 팰리스가 없는 것은 아주 큰 단점이 될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도 4월 무료 패치로 블러디 팰리스를 추가한다 발표 됐으므로 걱정은 없습니다. 더 오랜 시간 이 게임을 즐길 수 있고, 팬들은 다시 데빌 메이 크라이 속에서 펼쳐지는 액션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1회차에서 네로의 블루 로즈가 전작처럼 차지샷이 없어 심심했다면 그 역시 아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2회차부터 네로는 다시 차지샷을 쏠 수 있고, 네로의 정체성이기도한 그 기술들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 5편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한 번 클리어하고 끝낼 게임이 아닙니다. 파고들 만한 요소가 충분하고, 곳곳에 숨겨진 무기들도 있습니다. 더블 카나리안 같은 무기들이 말이죠.

 

 플레이하면 할수록 더 새로운 콤보를 만들어낼 수 있고, 1회차 때보다 더 많은 무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액션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라면,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데빌 메이 크라이 5를 놓쳐선 안 됩니다. 반드시 플레이해봐야 할 작품이고, 스타일리쉬한 액션 게임의 마스터피스입니다.

 

 

 

9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