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비전 2 - 유비소프트의 미적 감각이 돋보이는 워싱턴에서 / 2019년 5월
이 글은 2019년 5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8030&sca=&sfl=mb_id%2C1&stx=lieonsjh&page=1
발매 시기 | 2019. 03. 15 |
리뷰 작성일 | 2019. 05. 01 |
게임 장르 | TPS RPG |
정식 발매 가격 | 66,000원 |
제작사 | 유비소프트 |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 PS4, XB1, PC |
한국어 유무 | 한글판 |
* 이 글은 인트라게임즈에서 리뷰용으로 지원된 타이틀로 작성되었습니다. *
디비전 2의 구동 화면
유비소프트는 참으로 많은 IP를 갖고 있는 개발사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리즈의 발전이 미미하다는 점과 버그가 많았던 몇몇 게임 때문에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많은 욕을 듣기도 했지만,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을 기점으로 유비소프트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더이상 그들은 예전처럼 공장에서 게임을 찍듯이 내놓지 않습니다. 발매 주기를 늦추며 보다 높은 퀄리티로 게이머들을 다시 사로잡고 있죠.
사실 필자는 디비전 1편에 좋은 기억보다는 안 좋은 기억이 더 많습니다. 뉴욕을 배경으로 알 수 없는 세력이 퍼뜨린 바이러스와 전염병에 의해 세계 경제는 붕괴하고, 그를 막기 위해 사회의 일원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디비전 요원들이 움직인다는 스토리 라인은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게다가 게임쇼 등에서 공개된 그래픽은 믿지 못할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때문에 발매 당일 DL 버전으로 구매하였고, 한동안은 무척 재밌게 즐겼습니다.
그러나 E3에서 보았던 그래픽보다 떨어지는 디테일, 파밍 RPG 게임으로서 좋은 아이템을 습득했을 때의 즐거움보단 반복적인 지루함이 더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게임의 최고 레벨인 이른바 만렙을 달성한 뒤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을 접게 됐었습니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느껴졌던 게임, 그것이 디비전 1편이었습니다.
요즘의 캡콤처럼, 요즘의 유비소프트는 예전과는 다르다
다양한 버그와 결국은 다크존, 솔로 플레이 시에도 총알이 밀리는 등 욕 나오던 서버 같은 수많은 문제점이 산개해 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최신작은 아주 많은 부분이 개선됐습니다. 그래픽 디테일은 놀랍도록 더 뛰어나졌고, 20레벨이 넘어서도 레벨업이 아주 빠를 정도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만렙 이전의 템포를 높였습니다. 게다가 이번 작품의 무대인 워싱턴을 장악하고 있는 적대 세력인 하이에나, 아웃캐스트 등은 워싱턴 곳곳에서 선전 활동, 민간인 처형 등을 자행하고 있는데 그런 깜짝 미션을 클리어 해도 많은 경험치와 좋은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덕분에 메인 미션 위주로 플레이 하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은 플레이어의 자유도가 아주 높아져, 마음가는 대로 탄력적인 진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커스터마이즈 기능은 딱 적당한 수준
정해진 프리셋, 폭 넓은 커스터마이즈 자유도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열심히 꾸민 캐릭터는 컷 씬에 그대로 표현된다
디비전 2에서 바뀐 부분은 그 뿐만이 아닙니다. 스토리와 기본적인 플레이는 계승하고 있지만 거의 전부라 해도 좋을 만큼 세세한 부분이 아주 많이 달라졌습니다. 게임을 플레이 하고 있노라면 후속작이 아니라 전혀 다른 작품을 잡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물론 파밍이 주가 되는 RPG 게임인 만큼 여전히 만렙을 찍는 것은 중요하고, 파밍을 위해 PVP가 주가 되는 다크존이나 PVE 미션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할 필요는 있습니다.
친구와 함께 즐기면 더 재밌다는 불문율은 디비전 2도 해당 된다
디비전 2의 스킬 시스템은 전작과는 아주 많이 달라졌다
스킬 포인트는 메인 미션 등 특별한 경우에만 얻을 수 있지만
지뢰나 터렛 등 카테고리 스킬을 하나 습득한 뒤에는
SHD 테크 포인트로 해금한 카테고리 안의 다른 스킬들을 습득할 수 있다
SHD 테크 포인트는 미션, 필드 상자, 레벨업 등 온갖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
하나의 미션에서 10개의 SHD 테크 포인트를 주기도 해서 아주 풍족한 편.
그러나 같은 미션의 반복 플레이에서 오는 지루함은 전작에 비해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만렙을 달성한 뒤 아이템 파밍을 위해 높은 난이도로 미션을 반복할 때, 전작의 경우 적들의 맷집이 아주 높아 지루함을 가중시켰습니다. 심지어는 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 적들의 HP가 탄창 두 개를 전부 박아 넣어야 죽는 경우도 있었죠.
디비전 2 베타를 선행 플레이한 유저들은 다른 사람과 협동으로 미션을 플레이할 때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적들의 맷집에 전작의 악몽을 되살리며 많은 비판을 날렸습니다.
유비소프트 매시브는 이러한 점을 종합해 디비전 2의 난이도 조정을 다른 방식으로 전부 개선했습니다. 협동 플레이시 적들의 맷집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하는 적들의 숫자를 늘리는 것으로 선회한 것입니다.
전작에서 신선한 시스템으로 호평 받았던 에코 시스템도 건재
게다가 이번 작품의 적들은 전작보다 더 좋은 AI를 탑재했습니다. 플레이어와 적들이 대치 중일 때, 일부는 플레이어의 측면을 노리기 위해 다른 길로 빙 돌아 온다던가, 일부는 돌진하고 일부는 엄호를 하는 식으로 상황에 맞춰 유기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습니다.
협동 플레이 시 불어나는 적들의 숫자와 더 똑똑해진 적들의 AI로 우리는 놀라운 디비전을 경험할 수 있게 됐습니다. 보다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적들에게 플레이어 역시 전략적인 플레이를 항상 생각해야만 합니다.
상황에 맞춰 터렛이나 파이어플라이, 방패 등 다양한 스킬을 구사하며 적들의 공세를 막아내고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 플레이는 게임을 지루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즐겁게 해주는 장점입니다.
온갖 다양한 방법으로 무기와 방어구를 습득할 수 있음은 전작과 동일
무기 시스템에도 제법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제는 전작처럼 각 총기에 부착할 어태치먼트를 파밍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본적인 어태치먼트는 SHD 테크 포인트로 해금할 수 있으며, 그 이외의 부착물은 미션 진행 등을 통해 설계도를 습득하면 제작대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하나만 만들어 두면 모든 총기에 부착할 수 있도록 바뀌기까지 했습니다. 이번 작품에선 오로지 무기와 방어구의 파밍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그리고 제작은 플레이어의 레벨과 제작대 업그레이드 상태에 따라 무기의 품질이 바뀌도록 개선됐습니다.
다운타운, 페더럴 트라이앵글 같은 구역에서 적대 세력을 몰아내다 보면
해당 구역의 보스가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서버의 품질 상태도 양호해져 플레이시 받는 스트레스가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매우 어려움 난이도로 미션을 플레이할 때는 여전히 적들의 체력이 너무 많아 지치게 만들긴 하지만, 흡족스러운 변화들이 그 단점들을 가려줍니다.
다양한 감정표현 모션은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면 꽤 즐겁다.
디비전 2는 지루했던 전작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많은 부분이 개선된 온라인 RPG 게임입니다. 게임을 시작한 뒤 월드 레벨 4 최고 장비를 습득할 때까지 지루함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만족스럽게 완성된 작품입니다. 전작의 달러 플루 사태 이후 워싱턴에서 펼쳐지는 디비전 요원들의 이야기는 흥미롭고, 사실적인 장소 구현을 해내는 유비소프트의 맵 디자인과 더 진보된 그래픽은 보는 눈 마저 즐겁게 해줍니다.
그러나 이 게임이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패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최고 레벨의 장비가 추가되고 있으나, 아이템 레벨 500대의 장비는 현재 다크존 이외에 파밍할 방법이 전무하여 다시 다크존 강요가 시작되냐는 말도 있을 정도입니다. PVP에 거부감이 없는 게이머라면 다크존으로 달려가면 될 뿐이지만, PVE 이외의 컨텐츠는 관심 없는 게이머에겐 유비소프트 매시브의 다크존 강요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디비전 2의 긍정적인 변화와 워싱턴에서 펼쳐지는 흥미로운 스토리는 플레이어를 미소짓게 만들기 충분합니다.
항상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주는 유비소프트 답게 디비전 2의 그래픽 퀄리티는 아주 뛰어납니다. 그리고 파 크라이 뉴 던처럼 인상적인 색으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워싱턴은 비록 황폐해졌지만 아주 아름답게 표현돼 있습니다.
좋은 디스플레이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오프닝에서 유비소프트가 보여주는 아주 높은 퀄리티의 화면에 넋을 놓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오프닝의 화면 연출과 표현은 정말 인상적이고 그들의 뛰어난 미술적 감각에 감탄하기에 충분합니다.
WHAT WE WANT, NEED에 맞춰 아름다운 색으로 꽂을 피우는 장면은 정말 놀랍습니다.
디비전 2는 완벽한 게임은 아닙니다. 그러나 준수한 완성도와 빠른 템포로 지루함을 늦추고 반복적인 플레이를 보다 즐겁게 개선한 점, 뛰어난 그래픽과 미술적 감각으로 점철된 워싱턴을 돌아다니는 재미는 분명 즐겨볼 만한 파밍 RPG라 생각됩니다.
전작에서 실망감이 컸던 게이머는 이번 작품에서 보답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작을 재밌게 했던 게이머라면 분명 디비전 2를 사랑할 것입니다. 때문에 이 작품은 디비전 1편이 맞지 않았던 게이머에겐 권하기 어렵지만, 아쉬웠거나 잘 맞았던 게이머에겐 반드시 권할 수 있는 준수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