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9년 4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8026&sca=&sfl=mb_id%2C1&stx=lieonsjh&page=1
발매 시기 | 2019. 03. 20 |
리뷰 작성일 | 2019. 04. 07 |
게임 장르 | SRPG (시뮬레이션 RPG) |
정식 발매 가격 | 72,800원 |
제작사 | 반프레스토 |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 PS4, NSW |
한국어 유무 | 한글 |
슈퍼 로봇 대전 T의 구동 화면.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슈퍼 로봇 대전 시리즈가 국내 정식 발매될 것이라고는 감히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반프레스토의 오리지널 기체만이 등장하는 외전 OG 시리즈가 아닌, 판권작은 특히 더 그랬죠. 그러나 이제는 2017년부터 매 년마다 일본과 동시 발매되고 있고, 심지어 한글화까지 되어 한국의 로봇 매니아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평가와 판매량이 낮은 작품도 있지만 많은 작품을 한글로 발매해 주고 있는 BNEK.
올해 발매된 슈퍼 로봇 대전 T(이하 슈로대 T)는 이 시리즈가 늘 그렇듯 단골 출연인 판권작 다수와 몇몇 신규 참전작, 그리고 오랜만에 얼굴을 보이는 반가운 얼굴들로 가득합니다.
언제나 간결한 타이틀 메뉴.
매력적인 두 주인공.
이번 슈로대 역시 작년에 발매된 전작처럼 큰 변화는 없습니다. 이 시리즈가 으레 그렇듯 뚜렷한 변화 없이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여전히 주인공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고,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더 어려운 난이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작품의 무대는 번영과 발전의 황금시대를 넘어 정체의 시기인 황혼시대.
뚜렷한 시스템적 변화나 추가 요소는 부실하지만 이 시리즈가 늘 팬들에게 주었던 즐거움은 여전합니다. 수많은 참전작과 반프레스토 오리지널 캐릭터, 스토리를 절묘하게 각색하여 꾸려낸 이야기는 여전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주인공을 가장 많이 보좌해주는 라미
이른바 부녀자 속성의 일침녀 에이미스와 섹시한 메릴
그리고 아마사키 과장, 넷이 모여 특무 3과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슈로대 T 오리지널 캐릭터가 이끌어가지만, 각 판권작의 중요한 사건 등을 엮어 자연스러운 내러티브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몇몇 작품들의 경우 스토리의 비중이 낮아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거나 열 개의 챕터가 지난 뒤에야 스토리가 진행돼 해당 작품의 팬들에겐 아쉽게 느껴질 만 합니다.
남자 주인공은 시종일관 샐러리맨의 정신을 울부 짖는 그야말로 직장인 캐릭터.
여자 주인공은 남자 주인공보다 매력 넘치는 오피스 레이디.
슈로대 V, 슈로대 X, 슈로대 T의 제목을 딴 회사 이름이지 싶은 주인공의 회사.
특히나 마법기사 레이어스는 슈로대 V의 와타루처럼 초반부터 합류하여 메인 스토리에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 같았으나 아주 가끔씩 스토리가 진행되고 많은 부분이 생략돼 아쉽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비단 레이어스 뿐만이 아닙니다. 슈로대 T의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특정한 작품 위주로 각색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균등하게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똑같이 와이프를 숙적에게 잃은 나데시코의 아키토, 건x소드의 반, 건x소드의 레이, 여자친구 레인을 납치 당한 G 건담의 도몬 등은 유대감을 형성하여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올바른 길로 이끄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외에도 키리코를 처단하라는 명령을 받은 낙원추방의 안젤라와 보톰즈의 키리코는 초반부 스토리에서 자주 엮이며 의외의 콜라보를 보여줍니다.
이렇듯 약 20개의 작품이 절묘하게 뒤섞인 슈로대 T의 스토리는 이 시리즈가 언제나 보여줬던 것처럼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연출이 부실하다 많은 욕을 먹은 가오가이거지만
적어도 기합과 열혈, 최종 무장의 연출은 끝내준다.
영상이 보이지 않을때 : https://youtu.be/L1fiEHCiHR4
열혈의 상징 진 겟타의 연출은 달라진 게 없지만
이번엔 무려 진 겟타 드래곤이 참전!
영상이 보이지 않을때 : https://youtu.be/wmXJDV4t-CM
신규 참전작 낙원추방의 연출은
준수한 편.
팬들에게 있어서 스토리 보다 더 중요한 기체들의 연출은 여전히 중복이 많습니다. 본가 판권작이 한글화 되기 시작한 슈로대 V 때부터 꾸준히 접하고 있는 게이머라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똑같은 연출이 많습니다. 개중에는 컷 씬이 한두 개 추가 되는 무장 연출도 있지만, 완전히 동일한 연출도 더러 존재합니다.
갓 건담을 아는 팬이라면 누구나 열광할 수밖에 없는 동방불패 스승님의 참전!
영상이 보이지 않을때 : https://youtu.be/UCZJm5-GphI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팬들은 슈로대 최신작을 구매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수많은 로봇 만화의 로봇들이 등장하고, 원작 재현 급의 화려하고도 멋들어진 연출을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건담과 마징가, 겟타 등이 콜라보로 함께 참전하는 게임은 유일무이하죠.
또한, 전작에 등장했던 기체들의 연출이 변함 없는 아쉬움을 덜어 주는 신규 참전작이 있습니다. 팬들이 오랜 시간 염원해 왔던 마법기사 레이어스와 전세계 수많은 팬을 보유한 카우보이 비밥, 올드 게이머의 가슴을 뛰게 하는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 무한궤도 SSX 등 매력적인 신규 참전작이 가득합니다.
스승님의 화려한 일격
매력적인 섹시미를 발산하는 건x소드의 빌런 파사리나
건x소드의 메인 빌런 갈고리 손톱의 남자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슈로대 T의 신규 참전작은 대체로 준수하거나 아주 좋은 연출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몇몇 기체는 제작비를 아낌 없이 투자한 느낌이 역력해, 플레이어의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의 오리지널 빌런 연출은 전혀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모두 같은 기체이고 비슷한 연출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분은 게임을 진행하며 큰 아쉬움으로 느껴질 만 합니다.
그러나 아쉬운 오리지널 빌런 연출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숨겨진 최종보스의 연출은 오리지널 빌런들에게 균등하게 나눠졌어야 할 제작비를 전부 쏟아 넣은 수준으로 화려합니다. 그러나 이 시리즈가 늘 그랬듯 숨겨진 최종보스를 만나기 위해선 특정한 조건을 만족해야 하고, 각 스테이지에 존재하는 SR 포인트를 전부 획득해야만 만날 수 있다는 제한이 있습니다. 피곤함을 유발시키는 SR 포인트를 모으지 않는 게이머라면 모르고 지나칠 수밖에 없죠.
최종보스를 만나지 못하면 이 게임을 플레이한 게이머는 오리지널 빌런들의 연출이 별로라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구성은 사뭇 아쉽습니다.
슈로대 V, X 등의 전작에서 큰 호평을 받았던 원작 애니메이션 삽입 연출은 최신작에서도 건재합니다. 극히 일부 작품만이 이러한 영광을 누릴 수 있지만,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연출은 해당 작품의 팬이 아니더라도 즐겁게 다가옵니다.
건 버스터 무장 연출은 Z 3차 천옥편과 거의 동일하지만
약간의 추가 컷 씬이 존재하는 등의 차이가 있다.
영상이 보이지 않을때 : https://youtu.be/1oEL9HzoZoA
레이어스 합체 무장은 두 개로 전부 아름답다.
영상이 보이지 않을때 : https://youtu.be/BSKuExd7-KI
슈로대 V에서부터 개선된 합체 공격의 편리한 부분 역시 건재한 터라 슈로대 T의 플레이는 전체적으로 아주 쾌적합니다. 난이도는 두 개의 전작에 비해 약간 어려운 편이지만 열심히 기체들을 키워냈다면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작품엔 놀랍게도 반가운 깜짝 출연도 존재한다.
슈로대 V와 X의 주인공들을 최신작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
슈로대 T의 주인공이 소속한 특무 3과는 게임 내내 함께 움직이며, 기체 연출에서도 자주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덕에 앞선 두 개의 작품보다 오리지널 캐릭터들에게 더 많은 애정이 가고, 오리지널 스토리에 더 몰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과 함께 기체를 타는 라미는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졌습니다.
남자 주인공은 옛날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전형적인 눈치 없는 주인공이지만 진지하고도 열혈 회사원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신선한 느낌이 더해져 있습니다.
인터미션은 거의 모든 부분이 전작과 동일하다.
그러나 서브오더는 큰 변경점이 생겼다.
직전 전투에 참가하지 않은, 일명 갑판 청소 캐릭터만이 서브오더를 할 수 있었으나
이번 작품에선 전투 참가 여부에 상관 없이 서브오더를 할 수 있다.
이렇듯 슈로대 T는 몇 가지 변경점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스템이 동일합니다. 서브오더의 개선, 슈로대 UX 등에서 존재했던 서포터 시스템의 복귀 정도가 다르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또 한 가지, 플레이에 큰 변화를 준 시스템도 있습니다. 지난 작품들에선 볼 수 없었던 시스템이지만 슈로대 T에서는 적과 전투하기 전, 해당 무장으로 상대방을 격추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보여줍니다. 위 스크린샷의 Shoot Down! 메시지로 그것을 표현해 주는데, 이 개선이 플레이에 쾌적함을 더해줍니다.
기존 작품들에선 직접 공격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점을 이제는 알려주는 것이죠. 덕분에 EN 상태나 정신기 포인트를 고려해서 전투에 임할 수 있습니다.
큰 호평을 받아온 외부 BGM 시스템도 건재.
슈로대 T는 전체적으로 전작처럼 큰 변화는 없는 작품입니다. 때문에 일본 내수 시장용 시리즈였던 작품이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제작비를 투자해 뚜렷한 변화나 더 멋진 연출을 보여줬으면 하는 팬으로서의 바람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로봇 만화의 팬이라면, 그리고 슈로대 시리즈의 팬이라면 웬만해선 구매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특히 낙원추방이나 아르카디아, 건x소드, 레이어스, 카우보이 비밥 같은 신규 참전작의 원작 팬이라면 더욱이 그렇습니다. 그들은 모두 매력적인 연출을 선보이며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일명 재탕 연출이 여전한 점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슈로대가 주는 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므로 구매 가치는 높다 생각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로봇이 다른 로봇들과 얽히고, 내가 좋아하는 로봇을 성장시켜 RPG를 즐기는 맛은 여전히 놀랍고 독특한 즐거움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 최신작은 여전히 로봇 만화 팬들에게 남다른 작품이자, 최고는 아니더라도 60 시간이 넘는 플레이 타임 동안 꾸준히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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