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6년 12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558&sca=&sfl=mb_id%2C1&stx=lieonsjh&page=6
발매 시기 : 2016. 12. 06
리뷰 작성일 : 2016. 12. 14
게임 장르 : 액션 어드벤쳐
구매 가격 : 59,800원
제작사 : SIE 재팬 스튜디오, Gen Design
발매 기종 혹은 발매 예정 기종 : PS4
한국어 유무 : 有
본 게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첨부한 영상입니다.
라스트 가디언의 프롤로그부터 약 1시간 정도 플레이한 영상이며, 이후 부분은 위 영상 우측 하단의 YouTube 아이콘을 누르시면 재생목록 페이지로 이동되므로, 그곳에서 보시면 됩니다.
<라스트 가디언의 구동 화면.
본 게임의 자랑인 광원 효과를 강조함과 동시에 게임의 분위기를 잘 드러낸 화면이다.>
명작 게임. 그것은 당대를 주름 잡던 게임기에는 항상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당대 최고의 게임기가 아니었어도 명작 게임은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사람마다 명작 게임을 나누는 기준이 다르고, 모두가 인정하는 명작 게임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명작 게임으로 일컫는 게임은 있을 수 있습니다.
라스트 가디언은 PS2 시절에 많은 사람들이 명작 게임으로 인정했던 두 게임. 이코, 그리고 완다와 거상을 만들었던 제작진의 신작 게임입니다. 이코 & 완다와 거상은 PS2 시절엔 한글화 되어서 발매 되었으며, PS3 시절에 리마스터 되어 비 한글화로 정식 발매 되기도 했습니다.
라스트 가디언은 최근에 발매된 파이널 판타지 15와 같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 공개될 때는 PS3로 발매 될 예정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다가 결국 한 세대를 건너 뛴 PS4 전용 타이틀로 발매 되었습니다.
<라스트 가디언의 타이틀 메뉴는 무척이나 단촐하다.>
라스트 가디언은 SIE 재팬 스튜디오와 Gen Design이라는 제작사의 협업으로 제작된 게임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이 Gen Design이라는 제작사가 생소하여 알아보니, 이코와 완다와 거상을 만들었던 우에다 후미코의 팀(그들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아 여태 팀 이코로 부르는 경우가 많았음)이 SIE에서 떨어져나와 차린 개발사라고 합니다.
<라스트 가디언의 옵션 메뉴는 타이틀 메뉴 만큼이나 단촐하고 직관적이다.>
라스트 가디언이 파이널 판타지 15와 같은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연기를 거듭하다 세대를 건너 뛴 후에야 나왔다는 점 이외에, 파판이나 이코 같은 시리즈가 너무 뛰어났기 때문에 그 후속작을 팬들이 크게 기대하고 또, 오래 기다렸다는 점입니다.
<키 조작은 위 화면에 나와 있는 것 이외에 몇 가지 특별한 게 더 있다.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조금씩 추가되는 방식이다.>
<본격적인 모험의 시작.>
<프롤로그 영상은 마치 오래된 그림책을 넘겨보는 느낌으로 진행 된다.>
그토록 오랫동안 팬들을 설레고 기다리게 만들었던 라스트 가디언이 드디어 발매 되었습니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라스트 가디언의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라스트 가디언의 로딩 화면.
챕터를 넘어갈 때도 위 화면을 볼 수 있다.
아무렇게나 그려진 듯한 고대 문자로 보이는 것들이 별처럼 화면에 수놓아져 움직인다.>
위 화면은 로딩이나 게임 오버가 되었을 때, 그리고 챕터를 넘어갈 때 심심하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고대 문자 같은 것들이 처음엔 몇 개 없다가 점점 그 수가 늘어나 화면을 가득 메울 기세로 채워집니다. 이것들은 가만히 내버려두면 사라지지 않는데, 이에 대해선 프롤로그 부분에서 알려줍니다.
아날로그 스틱을 제외한, 패드에 있는 버튼들을 연타하면 그에 맞춰 하나씩 사라집니다. 쉽게 말해, 방향키와 네모 세모 엑스 동그라미, 그리고 R1, R2, L1, L2 버튼을 한꺼번에 연타하면 순식간에 고대 문자가 사라지고 로딩이 끝난다는 뜻입니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개시하면 라스트 가디언의 매력적인 광원 효과가 기다린다.>
게임은 시작부터 플레이어에게 토리코를 보살펴 줄 것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그를 치유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이에 대해 선택지는 없으며, 이 부분에서 본 게임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었던 유저는 게임의 기본적인 것에 대해 눈치를 채고 구조를 이해하게 됩니다.
토리코(이하 종종 멍멍이라는 표현)가 다치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소년으로 돕고, 소년으로 풀어내기 어렵거나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있으면 토리코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다. 이에 대해 의문을 가지거나 불만을 가져서는 안 된다. 라스트 가디언의 제작진이 원한 것은 유저가 소년이 되어 토리코와 유대를 쌓는 것이며, 각자의 어려움이나 함께 해내야 하는 것들을 서로 도와가며 이 이야기를 체험하는 것이 제작진이 의도한 바이기 때문입니다.
<제작진이 의도한 토리코의 AI가 멍멍이 같은 것이라면,
정말 잘 만들었다고 감탄하고 찬사를 보내고 싶다.>
토리코는 식인 거대 독수리라는 설정이지만 발매 전부터 그 생김새에 대해 유저들은 독수리보다는 개에 가깝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은 개+새였지만 게임을 진행하며 보여주는 모습도 독수리의 부리와 날개를 갖고 있다 뿐이지 개에 더 가까운 느낌을 받습니다.
강아지처럼 볼일을 본다던가, 쓰다듬어달라고 고개를 들이 미는 등 강아지의 애교스러운 모습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완다와 거상에서 완다로 거상들에 올라타서 공격했던 것처럼,
라스트 가디언에서는 토리코에게 수시로 올라탈 수 있다.
물론, 토리코에게 공격 같은 건 할 수 없다.>
토리코를 타는 경험은 다른 게임들에서도 종종 느낄 수 있었지만, 라스트 가디언에서 토리코를 타는 느낌은 다른 흔한 게임의 그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토리코를 탄다는 것은 이 게임에서 아주 중요한 기믹이며, 퍼즐을 풀어나가는 데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임 초반부 토리코의 몸 상태는 많이 좋지 못하다.
이 몸도 성치 않은 멍멍이를 데리고 보살펴가며 퍼즐을 풀어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라스트 가디언의 광원 효과는 대단하며, 놀랍다.>
이 광원 효과는 라스트 가디언의 특징적인 그래픽 효과 중 으뜸이며, 아름답고 놀랍습니다.
판타지도, 현대도, 과거도 아닌 시대를 특정하기 어려운 가상의 세계이자 정체 불명의 장소는 본 게임의 주 무대입니다. 플레이어는 그곳에서 수많은 시간을 보내며, 점점 그곳의 풍경이 익숙해지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새롭고도 놀라운 광원 효과는 때때로 우리들의 눈을 아프게 할 정도로 너무 밝지만, 그 때문에 더 라스트 가디언의 주 무대가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멍멍이는 항상 이 통에 담긴 밥을 먹어야 한다.
이것은 게이지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또, 스토리 상으로 먹어야 할 때를 제외하곤 주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 먹이라 불리는 통을 먹는 토리코의 모습을 보면 그 귀여움에 일부러 찾아주게 된다.>
<토리코의 눈동자는 평소에는 검은 색이다.
하지만 먹이를 먹거나 특정 상황에는 그 색이 바뀐다.
이것이 무엇에 대한 암시인지 복선인지 혹은, 그저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면 그것은 라스트 가디언의 세계를 체험해 볼 만한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에 젖는 것을 표현한 그래픽은 새삼 놀라웠다.>
라스트 가디언의 그래픽 특징 그 두 번째는 헤어 웍스라는 그래픽 옵션을 수많은 곳에 적용한 것입니다.
먼저 토리코의 깃털은 바람이 부는 곳에서 쉴 새 없이 흔들리며 빠진 깃털은 여기저기 흩날립니다. 또, 토리코의 깃털 뿐만 아니라 잔디나 나뭇잎 같은 풀들조차 휘날립니다.
이는 확실히 다른 게임에선 쉽게 겪지 못할 체험이며, 라스트 가디언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라스트 가디언의 제작진은 그 무엇보다 토리코와 토리코가 있는, 유저들이 체험할 주 무대의 모든 것을 경이롭게 만들고 싶었던 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게임 초반부에 얻을 수 있는 이 거울은 독특한 기믹으로 플레이어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라스트 가디언의 제작진은 플레이어에게 적을 대항할 수단을 거의 주지 않았습니다.
거의 대부분을 토리코에게 의존해야 하며, 그 상황에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몇 가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퍼즐 파트나 전투 파트나 대부분을 멍멍이에게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그 AI가 무척이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퍼즐 부분에선 소년이기에 할 수 있을만한 것들이 많다.
몸집이 작은 소년과 거구의 멍멍이는 각자가 할 수 있고 없는 부분이 극명하게 나뉘어져 있다.>
또, 멍멍이의 경우 갈 수 없는 곳이나 특정한 상황 때문에 소년에게 올 수 없는 경우 소년이 혼자 진행해야하거나, 멍멍이가 올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퍼즐 기믹이 다양하게 널려 있습니다.
물론, 멍멍이가 올 수 있도록 무언가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멍멍이가 바로 올 지는 미지수입니다. 그 멍멍이의 AI는 심각할 정도로 말을 안 듣습니다.
마치, 우리 집에 데려온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멍멍이와 산책을 나간 것 같습니다.
<때로는 소년의 움직임이 매우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네이트나 라라가 아니라 소년이다.
관대하게 생각해야 한다.>
<본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종종 고대 유물 같은 것과 마주하게 된다.>
누가 만들었는지, 왜 만들었는지 무척이나 궁금한 이 고대 유물 같은 것은 유저의 플레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이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뒤로는 볼 때마다 반사적으로 짜증이 터져나오게 됩니다.
<멍멍이의 용맹함과 강력함은 처음 보는 순간 그저 멍하니 바라보게 만들 정도다.><게임 중간중간 막히는 곳이 있거나 새로운 것이 나왔을 때는 미지의 음성이 힌트를 준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소년으로서 적들을 상대할 때 할 수 있는 것이 전무한 수준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먼 발치에서 토리코의 싸움을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전투가 끝난 뒤에 곳곳에 피가 나고 상처가 생긴, 그리고 창 따위가 박힌 토리코의 몸을 소년은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이게 소년이 가진 치유의 힘인지 아니면, 그저 토리코의 재생 능력이 뛰어나서 그저 쓰다듬는 것으로 멍멍이의 피가 멎고 상처가 아무는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게임의 진행 정도에 따라서 할 수 있는 조작이 늘어난다.>
이 게임은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감성적인 스토리로 게이머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이코 팀의 게임입니다. 팀의 전작들을 즐겨보신 분이라면 예상하셨겠지만, 라스트 가디언에는 성장이라는 요소가 없습니다.
비슷한 액션 어드벤처 장르인 DMC 시리즈나 최근에 XB1으로 발매된 리코어 같은 게임은 진행하면서 무언가를 수집하고 모아서 액션을 늘리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방식이고, 언챠티드 시리즈는 게임 도중 어떤 장비 같은 것을 먹어서 플레이 스타일이 추가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성장 요소라는 게 없는 방식이죠. 물론, 세부적인 장르는 각각 완전히 다르며 라스트 가디언과는 동떨어진 게임들입니다.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언챠티드라는 게임에 성장 요소가 없는 것처럼, 라스트 가디언 또한 성장 요소가 전무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우에다 후미코 디렉터가 본 게임의 광고 카피나 인터뷰 등에서 항상 말했던, 그리고 본 게임의 가장 큰 주제인 소년과 토리코의 유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코 팀의 전작을 해보신 분이라면 성장 요소를 전혀 기대 안 하셨겠지만 그 게임들을 전혀 모르거나 해본 적 없이 라스트 가디언만을 놓고 이 리뷰를 보시는 분들을 위해서 드린 말씀입니다.
<소년이 홀로 적의 타겟이 되면 로딩 화면에서 자주 보던 그 문자들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이때 해야 할 올바른 행동은, 로딩 때와 마찬가지로 온갖 키를 연타하는 것이다.>
<소년이 위험할 때는 토리코가 도와준다.
토리코가 어려울 때는 소년이 나서서 해결하거나 돕는다.>
<이 게임은 분명히 감성적이며, 우에다 후미코 디렉터가 유저들에게 주고 싶었던 느낌이 어떤 것이었는지 엔딩을 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데에 토리코의 AI는 심각할 정도로 멍청하며, 답답하다.
단순히 멍멍이가 소년을 태우고 앞으로 점프를 몇 번 연속으로 해야 하는 구간에서,
토리코는 한 번 점프하고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점프하는 경우가 잦다.>
토리코는 우리에게 짜증과 답답함을 선물로 주고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으로 그것을 커버합니다. 그리고, 믿음직스러운 조력자이자 동행인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해냅니다.
소년은 나약하고 할 줄 아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소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고 그것은 토리코와 소년. 아니, 토리코와 플레이어가 모험을 하는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소년과 토리코의 유대는 각별하며,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그 무엇도 둘을 떼어놓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게임을 진행하며 한창 짜증을 내다가도 멋진 절경을 둘러보며 한 호흡 쉬고, 천천히 만약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지금 이 순간 토리코가 없었다면? 만약, 지금 이 순간 토리코 혼자 이곳에 있었다면?
아마 토리코는 한 발도 내딛지 못했겠다. 소년은 이곳조차 지나가지 못했을 거다.
그런 감상을 해보면 조금 전까지 짜증났던 부분도 조금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이 둘이 있기에 해낼 수 있는 부분이다. 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
<엔딩 이후의 잔잔한 음악과 올라가는 스탭 롤은 충분히 엔딩을 만끽 할 시간을 준다.>
라스트 가디언의 리뷰는 이전에 올렸던 것보다 비교적 짧습니다.
그 이유는 녹화한 영상을 하나하나 다시 보면서 스크린 샷을 찍을만한 장면이 많았지만 그 중 대부분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차마 올리지 못해서입니다.
이코 팀의 신작인 라스트 가디언은 그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요소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며, 그것은 본 게임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스토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고민하다 결국 올려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과감히 휴지통으로 넣었습니다.
본 리뷰는 라스트 가디언의 엔딩을 본 이후에 작성하는 것이지만, 리뷰어로서 이 리뷰를 읽고 본 게임을 구매하셔서 직접 체험해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전부 제외하고 트레일러에 나왔던 부분이나, 게임의 스토리와 전혀 상관 없는 것들만 추려서 작성하였습니다.
<정말 멍멍이는 귀엽다.
그 귀여움이 본 게임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라스트 가디언의 이슈 중 하나인 프레임 드랍은 정말 심각합니다. 초반부에는 이 정도는 괜찮은 수준이다 싶었지만 후반부에 갈 수록 툭하면 심각할 정도로 프레임 드랍이 발생합니다. 이는 게임 플레이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쾌적한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들에겐 많이 아쉬운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또한, 몇 번이나 지적했던 토리코의 AI는 예전에 발매된 기어즈 오브 워 1편의 도미닉보다 더 멍청한 수준이며,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심지어 소년은 적에게 대항하는 방어 기재가 전무한 수준이라 답답함까지 동반됩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요소는 제작진이 의도한 멍멍이와의 유대감과 플레이어 본인이 기존에 익숙했던 사방팔방에 피가 튀고 사지가 절단되는 게임들에서 벗어나, 부드럽고 감성적인 체험을 위해 필요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성적인 체험이나 멍멍이와의 유대감에 왜 멍청한 AI가 커버되느냐 물으신다면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에 들었던 말인데 항상 바쁘게 달리기만 하는 사람은 천천히 걸어갈 때에만 볼 수 있는 것을 전혀 보지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라는 말입니다.
라스트 가디언의 음악은 아름답습니다. 최근에 즐겼던 파이널 판타지 15편처럼 웅장하고 전율이 흐르는 그런 음악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름답고 그 세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적재적소에 사용된 라스트 가디언 전용 음악은 그 상황에 딱 맞아 떨어집니다.
조작감은 종종 답답하며 의도치 않는 방향으로 갈 때가 많습니다. 또한, 토리코의 AI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은 답답하며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지시 없이 단순히 토리코가 움직여야 하는 부분인데 움직이지 않는 것은 조작감과 별개로 AI의 문제지만 토리코에게 직접 명령해야 하는 구간의 조작감이나 토리코에 올라타서 움직이는 조작감 등등 조작감이 대체로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그래픽 부분은 프레임 드랍 같은 아쉬움과 디테일 부분에서 때때로 미흡하지만 아름다운 절경이 그것을 커버합니다. 본 게임을 즐기다 보면 넋 놓고 풍경을 바라보는 일이 잦으며, 바람이 불어오는 것에 따라 소년의 옷이 휘날리고 토리코의 깃털과 주변의 풀들이 바람을 따라 살랑거립니다. 이는 분명 즐거운 경험입니다.
스토리는 친절하지 않습니다. 이코 팀의 이전작인 이코나 완다와 거상과 달리 직관적이지 않고 불분명한 것들이 존재합니다. 이는 플레이어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확실하게 알려주지 않는 부분은 단점이라 여길 수 있고, 생각할 여지를 남겨두었고 플레이어 본인이 파헤쳐서 알아내는 즐거움이나 더욱 신비로운 느낌을 가미한 장점이라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한 번, 천천히 그리고 느긋하게. 종종 짜증과 답답함이 몰려오더라도 한 호흡 길게 내쉬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게임을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녹화하고 방송한 라스트 가디언의 플레이에서는 종종 짜증을 냈었습니다. 하지만 곧 진정했던 것은 이 리뷰에 적은 것들을 종종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라스트 가디언은 분명 기이하고 기묘한 체험이며, 템포가 빠르고 자극적인 것들만 찾는 요즘 게임과는 차별화 된 게임입니다.
라스트 가디언을 즐긴 유저는 화내면서 단점을 위주로 그 세계를 탐험하고 체험했건, 느긋하게 마음이 포근해지는 것을 느끼며 그 장점을 위주로 세계를 탐험하며 체험했건, 그 종류는 다를 수 있지만 분명히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밝고 어두운 것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여러분이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이 될지 저는 궁금합니다.
이상으로 라스트 가디언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모자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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