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 메이 크라이 HD 컬렉션 - 액션 게임의 역사를 새롭게 썼던 작품의 HD 컬렉션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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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 메이 크라이 HD 컬렉션 - 액션 게임의 역사를 새롭게 썼던 작품의 HD 컬렉션 / 2018년 3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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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8년 3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938&sca=&sfl=mb_id%2C1&stx=lieonsjh&page=3

 

 

 

발매 시기 2018. 03. 14
리뷰 작성일 2018. 03. 20
게임 장르 스타일리시 액션
정식 발매 가격 35,700원
제작사 캡콤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한국어 유무

 

 

 

 2000년대 초반, 혜성 같이 등장하여 말 그대로 액션 게임을 새롭게 정의한 게임이 있었습니다. 새빨간 롱코트를 걸치고 길쭉한 대검 한 자루와 에보니 & 아이보리라는 이름을 붙인 두 자루의 권총을 든 은발의 청년이 주인공인 게임이었죠. 장난기 넘치는 쾌활한 성격의 그 캐릭터는 일본 게임에선 보기 드문 영어로 더빙된 캐릭터이기도 했습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 1편은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가득 담은 작품이었습니다. 코트를 휘날리며 검을 자유롭게 휘두르고, 악마들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는 액션은 당시로서는 놀라움 그 자체였으니까요. 캐릭터의 성장에 따라 스타일리쉬한 액션 기술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다양한 콤보를 물 흐르듯이 창조해낼 수 있으며, 플레이어의 컨트롤에 따라 온갖 화려한 연출을 화면 속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당시 데빌 메이 크라이의 등장은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죠.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속담을 넘어선 수준의, 흑역사에 가까웠던 2편.

 

 액션 게임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써내려간 데빌 메이 크라이(이하 DMC)는 이후 숱하게 많은 게임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스타일리쉬한 액션 게임들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고, 이러한 영향력과 게임성 등은 DMC가 PS2 시절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도록 도왔습니다.

 

 

 

DMC 1편의 구동 화면.

 

DMC 2편 루시아 디스크의 구동 화면.

 

DMC 2편 단테 디스크의 구동 화면.

 

DMC 3편의 구동 화면.

 

 

 DMC 시리즈의 성공과 인기는 게이머로서 느끼는 직관적인 부분에 있었습니다. 입이 거칠며 행동거지가 껄렁껄렁한 쾌남아 캐릭터인 주인공 단테와 매 작품마다 등장하는 매력적인 단테의 파트너 격 여성 캐릭터, 몰려드는 악마들을 화끈하게 부숴버리는 화끈함,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BGM, 그리고 손에 감기는 쫄깃한, 완성도 높은 액션 등이 팬들을 매료시켰죠.

 

 큰 성공을 거둔 시리즈의 속편이었기에 DMC 2편은 더 큰 기대를 받고 발매되었었으나, 1편의 기세를 이어가진 못했었습니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처럼, 2편은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죠. 1편과 2편 사이에 대관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장난기가 사라진, 폭삭 나이 든 단테는 캐릭터로서의 매력을 상실한 수준이었습니다. 단테의 캐릭터성이 바뀌었다는 점 만으로도 타격이었겠지만 한 술 더 떠서 밸런스를 비롯한 게임성 역시 전작 보다 퇴화된 탓에 혹평을 피할 수 없었던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DMC 시리즈의 흑역사인 셈이죠.

 

 

 

DMC 1편의 히로인 트리쉬.

 

DMC 2편의 히로인 루시아.

 

DMC 3편의 히로인 레이디.

 

 DMC 2편은 시리즈 사상 최악의 지뢰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HD 컬렉션으로 재발매 되면서 개선된 부분이 없기에 2편의 흑역사는 여전히 유효한 평가죠. 그런데 2편에 관한 제법 재밌는 부분도 있습니다. DMC 2편은 전체적인 게임의 밸런스에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1편에 비해 시스템적으론 많은 발전을 이루었단 점이죠. 록 온 중인 타겟을 화면에 표시해주는 기능이나 제대로 된 회피 버튼의 추가 등 불편했던 부분을 개선하고 새로운 액션을 추가하는 등 상당히 좋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게임의 전체적인 구성이 심각했기 때문에 이런 장점도 묻혀버렸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차기작인 3편에서 2편의 개선점을 승계해서 팬들이 기억하는 최고의 데메크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다는 거죠.

 

 

 

DMC 1편.

 

DMC 2편.

 

DMC 3편.

 

 과거 PS2 시절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를 모두 접해본 저는 이 시리즈가 얼마나 대단했던 시리즈였는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DMC 시리즈는 여느 게임과는 차원이 다른 액션을 선보여주었고, 그 손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끝내줬었습니다. 같은 회사의 귀무자 시리즈가 묵직하면서도 한 순간의 일섬으로 유일무이한 독보적인 액션을 보여줬던 것과 반대로, DMC는 쉴 새 없이 몰아치며 머릿속에 그리는 대로 콤보를 이어나갈 수 있는 액션 게임을 플레이하게 해줬죠.

 

 

 

DMC 1편은 당초 바이오 하자드 4편으로 기획되었던 작품이었다.

그 탓에 시리즈 중 가장 음침하고 어두우며, 곳곳에서 바하스러움을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 남자들이 좋아할 법한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는 단테는 시리즈 내내 주인공으로서 상징적인 캐릭터가 되어 왔습니다. 독특하게도 게임의 발매 순서와 게임 속 시간대가 전혀 다르긴 하지만 모두 단테가 중심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죠. 무엇 하나 거칠 것 없는 이 악마 사냥꾼은 재치 있는 언변과 화려한 액션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속에서 다양한 무기를 교체해가며 싸울 수 있는 점은 DMC 시리즈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플레이어는 은발의 악마 사냥꾼에게 너클 계열 무기를 쥐어주어 화려한 격투기를 선보일 수도 있고, 기본 대검과는 다른 검을 들고 악마들을 절단낼 수도 있고, 전자 기타 등으로 마크로스의 바사라를 간접 체험해볼 수도 있습니다.

 

 

 

적을 처치하고 얻는 레드 오브로 스킬을 배우고 강화시켜 더 다양한 액션을 구사하는 방식.

 

2편은 무기의 레벨 시스템으로 개편되었으나 혹평을 받은 탓에

3편은 1편처럼 액션 레벨 시스템으로 회귀했다.

 

 

 DMC를 접해본 게이머들 사이에서 DMC의 등장이 액션 게임 장르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벽한 게임은 없듯이 DMC 시리즈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특유의 카메라 시점. DMC 시리즈는 각 구역마다 카메라 시점이 의도적으로 고정되고, 자유롭게 시점을 돌릴 수가 없습니다. 마치, 바이오 하자드 1~3편처럼 말입니다. 이렇듯 제한적인 시점 탓에 카메라 너머의 적들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잦고, 크고 작은 것들로 스트레스를 유발했죠. 똑같은 방 안에서도 캐릭터가 어디에 위치해 있느냐에 따라 시점이 달라지는 방식이다 보니 처음 해보는 게이머들에겐, 그리고 요즘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겐 꽤나 불편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당시에도 이 문제로 진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암담한 고정 시점은 보스전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DMC의 보스전은 대체로 개성 넘치면서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하는데, 시점 때문에 한 층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일례로 보스와 대치 중 캐릭터를 뒷걸음질치게 만들었다가 보스가 보이지 않는 카메라 시점이 되었는데, 그때에 보스가 화면 밖에서 공격해오면 타이밍을 알 수 없으니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거죠.

 

 발전된 작금의 게임에 익숙해진 게이머라면 불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시점 방식입니다. 여전히 제한적인 고정 카메라 시점을 채택하는 게임들이 종종 있다지만, DMC처럼 스타일리쉬 액션 장르에서는 보기 드문 편이죠. 두 번의 리마스터를 거친 DMC 트릴로지지만 캡콤의 단순 포팅식 리마스터 작품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안 좋은 쪽으로 말입니다.

 

 

 

DMC 1편 부터 존재했던 시크릿 미션.

 

게임 진행 도중 한 번 왔던 길을 되돌아가거나 할 경우 이따금 발견할 수 있다.

 

 

​ DMC 이후의 액션 게임들을 많이 접해본 액션 게이머들이라면 이 옛날 게임에서 이제는 정형화 된, 낯익은 요소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요 근래의 액션 게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스테이지 속 추가 시크릿 미션이나 갖가지 퍼즐을 풀어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 적을 처치한 뒤 습득한 재화로 기술이나 무기를 강화하는 방식 등이 그것입니다.

 

 물론, DMC 이전의 액션 게임들에서도 종종 혹은 자주 볼 수 있는 시스템이긴 했습니다. 단지 DMC는 액션 게임의 교범처럼 훌륭한 모범 사례로 액션 장르 게임들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죠.

 

 

 

길 찾기, 퍼즐 풀기는 DMC의 괴로움 중 하나.

 

악마라는 컨셉상 단테나 루시아, 버질 등은 마인화를 할 수 있다.

 

​ DMC 시리즈가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액션이 물 흐르듯이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이 자세에서 저 자세로, 이 액션에서 저 액션으로 넘어가는 것이 무척 자연스럽고 자유롭습니다. 또한, 게이지를 채울 때마다 버튼을 눌러 발동할 수 있는 마인화는 그 게이지가 무척 잘 쌓이는 편이라 콤보에도 섞어서 사용할 수 있고 위기 탈출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트릴로지 가운데 1편은 가장 군더더기 없으면서 깔끔한 액션을 즐길 수 있고, 3편에선 스타일 시스템의 추가와 다양한 무기의 등장으로 스타일리쉬 액션의 정점을 즐길 수 있죠. 두 작품 모두 자신만의 다양한 콤보를 만들어낼 수 있어 액션 게이머들에겐 여태 사랑받아 온 작품들이었습니다.
 우스갯소리처럼, 데빌 메이 크라이는 2편이 없으니 무시해도 좋습니다.

 

 

 

DMC는 스테이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랭크에 따라서 능력 강화에 필요한 오브를 주기도 하니 제법 동기부여가 된다.

 

1편부터 4편까지 심심하면 여기저기 찔려주는 단테.

이젠 안 찔리면 섭섭한 수준.

 

 

​ 시간이 흐르면서 게임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변화와 혁신을 거듭해왔습니다. 에어리어 방식을 약 13년 넘게 고수해왔던 몬스터 헌터가 최신작에서 오픈 필드로 바뀌었고, ATB 시스템을 고집했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가 실시간 배틀로 바뀐 것처럼요.

 

 시대가 변한 지금은 데빌 메이 크라이 HD 컬렉션의 불편한 시점과 있으나 마나한 스토리, 당시에는 준수한 편이었으나 깍두기 같은 그래픽 등에서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해상도와 프레임만을 조정한 단순 리마스터 작품이기 때문에 과거 명작을 그리워하는 팬들에게도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 DMC 1편은 발매와 동시에 캡콤의 대표 IP 중 하나가 되었으며 아직까지 액션 장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명작입니다. DMC 3편은 눈부신 발전과 보완을 보여주며 완벽한 액션 게임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었었죠. 심지어 전작들보다 더 매력적인 신규 캐릭터들을 투입하면서 게이머들을 열광시켰습니다.

 

 그랬던 작품들이기 때문에에 이 명작을 대하는 캡콤의 자세가 팬으로서는 서글프게 느껴집니다. 원판 그대로도 충분히 끝내주는 작품들이었지만, 최근에 PS4로 재발매 된 완다와 거상처럼 그래픽적인 부분만이라도 끌어 올린 리마스터를 보여주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것이죠.

 

 

 

 

​ 하지만 액션 게임을 사랑하는 분들에겐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인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DMC는 역사적인 작품이고, DMC HD 컬렉션은 현 시대 액션 게임의 태동이 어떠했는지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는 기회죠. 작품들이 지니고 있는 가치는 퇴색되지 않았기에 시간을 할애해 볼만하다고 생각됩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에서는 다양한 콤보를 넣음으로서 화면에 표시되는 스타일리쉬 랭크를 높이고, 쉽지 않은 강력한 적들을 끊임 없는 콤보로 박살내고, 밸런스 잡힌 다양한 무기를 교체해가는 맛, 매력적인 캐릭터, 헤비 메탈과 하드 락 위주로 수록된 전투의 흥을 돋구는 BGM을 비롯한 끝내주는 사운드, 하드한 난이도로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고유의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Let's ROCK!

 

​ PS2 시절 수많은 액션 게임 중 최고로 손꼽히는 작품을 접해보고픈 분들께, 혹은 그리워하는 분들께 DMC HD 컬렉션은 권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 시절의 그래픽과 카메라 시점만 이겨낸다면, 그 시절엔 왜 데빌 메이 크라이에 게이머들이 환호하고 열광했는지, 왜 아직도 DMC 4의 넘버링 후속작을 기다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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