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삼국무쌍 8 - 놀라운 부분이 가득한, 정형화된 시리즈의 새로운 도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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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삼국무쌍 8 - 놀라운 부분이 가득한, 정형화된 시리즈의 새로운 도전 / 2018년 2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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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8년 2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920&sca=&sfl=mb_id%2C1&stx=lieonsjh&page=3



 

발매 시기 2018. 02. 08
리뷰 작성일 2018. 02. 21
게임 장르 무쌍 액션
정식 발매 가격 64,800원
제작사 코에이 테크모 산하 오메가 포스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한국어 유무

 

 

 

 

 

 

진 삼국무쌍 8편의 구동 화면.

 

 때는 2003년. 마비노기라는 당시 필자의 기대작이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열고, 워 크래프트 3의 확장팩이 발매됐으며, 진 여신전생 3 녹턴과 지금은 추억이 된 데빌 메이 크라이 2가 발매되었던 그때. 필자는 처음으로 무쌍류 액션 게임을 접해보게 됐습니다.

 2003년에 발매된 진 삼국무쌍 3편은 당시 PS2 소프트 가운데 상당히 고가였습니다. 정확한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일반적인 타이틀이 4~5만 원대였던 것에 비해 진 삼국무쌍 3편이 얼추 63,800원 언저리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확실한 것은 일반적인 타이틀에 비해 비쌌다는 점입니다.
 콘솔 유저들 사이에서는 원래 명성이 자자한 '코에이 프라이스'라는 말을 그때는 알지 못했었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2003년의 11월~12월은 방 안에 틀어 박혀 밖으로 거의 나오질 못했습니다.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가고 어머님께 혼날 때를 제외하곤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방 안에서 보냈습니다. SSX 3,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게임, 그리고 진 삼국무쌍 3 때문이었죠. 우습게도 전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네요.

 특히 그 가운데 가장 오래 즐긴 게임이 진 삼국무쌍 3편이었습니다. 정말 푹 빠져 지냈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패드만 붙들고 있었습니다. 진 삼국무쌍 3는 그런 중독성이 있는 게임이었죠. 어렸을 때 읽었던 만화 삼국지 속 장수들을 직접 움직이고 그들을 조작해서 적들을 쓸어버리는 맛은 그때까지 단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쾌감 그 자체였습니다. 필자는 그때부터 무쌍 시리즈의 팬이 되었고, 무쌍이라는 이름을 달고 발매되는 게임이라면 몇 작품을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 구매했을 정도로 사랑하는 이른바 무쌍빠가 되었습니다.

 

 

 

무쌍 팬들에겐 애증의 존재인 오메가 포스.

 

 약 15년간 즐겨온 무쌍 시리즈는 그간 각 시리즈마다 고유의 특색이 살아 있었습니다.

보편적이면서도 무쌍 시리즈 자체의 뼈대를 구축한 진 삼국무쌍, 액션성과 기술적으로 본가 진 삼국무쌍보다 더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 전국무쌍, 진삼과 전국의 장점을 적절히 섞어 완전체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 방대한 볼륨의 무쌍 오로치, 그리고 북두의 권이나 건담 시리즈, 원피스 등 각각의 개성을 보여준 콜라보 무쌍까지.

 

 

 

충격과 공포의 특촬물 같은 조운 옷 입히기 오프닝.

 

정식 넘버링으론 5년만에 발매된 최신작.

진 삼국무쌍 7 엠파이어즈와도 한글판 기준 약 3년의 텀이 있었다.

 

 전 세대부터 숱하게 콜라보 작품들을 발매 중인 무쌍 시리즈지만, 시리즈의 팬들은 예나 지금이나 본가인 진삼 시리즈의 최신작을 기다려왔습니다. 무쌍 시리즈는 대체로 본가인 진삼의 넘버링이 올라갈 때마다 시스템 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에 따라 콜라보 무쌍이나 전국 무쌍의 퀄리티도 더 올라가는 현상이 있었기 때문이죠.

 5편에서의 혁신 같았던 연무 액션 방식이나 6, 7편에서의 if 스토리 등은 그 전까지 획일화 된 플레이와 전혀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었었습니다. 그 크고 작은 변화들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쓸어버리기 식 액션은 팬들로 하여금 시리즈를 계속 붙들고 있게 만드는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되었죠.

 

 

 

진 삼국무쌍 8편의 타이틀 메뉴는 이전까지의 화려했던 메뉴와는 거리가 멀다.

아주 심플한 편.

 

 

 진 삼국무쌍 8편(이하 진삼 8)이 내건 키 포인트는 쇄신입니다. 전통의 베이스를 그대로 두고 크거나 작은 변화들을 조금씩 주었던 신작들의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난 쇄신, 혁신적인 진 삼국무쌍을 목표로 개발에 매진한 것이죠.

 이러한 급진적인 변화는 시리즈가 계속되는 IP에서 찾아보기 힘든 경우입니다. 외전이라면 실험적으로 전혀 다른 장르로 만들어보기도 하지만, 정식 넘버링 작품에 그런 무모한 도전은 하지 않습니다. 성공적인 예외로는 대표적으로 바이오 하자드 4편과 7편이 있지만 말이죠.

 

 

 

시리즈 최초 오픈 월드에 도전.

 

 진 삼국무쌍 1편부터 가장 최근 작품인 파이어 엠블렘 무쌍까지 다 거론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시리즈가 발매되었습니다. 각 작품의 시스템은 판이하게 다를 때도 있었고, 거의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었죠. 그러나 그 근간은 늘 같았습니다.
 스테이지에 들어가기 앞서 준비하고, 준비를 마친 뒤 스테이지에 입장하여 최종 목표를 달성하면 스테이지 종료. 그리고 다시 준비 모드로 들어가는 것이 무쌍 시리즈의 기본 진행 방식이자 약 18 년간 고수해온 전통이었습니다.

 전형적이었던 무쌍 시리즈 전통의 진행 방식에서 완전한 탈피를 꿈꾼 진삼 8은 놀랍게도 오픈 월드로 돌아왔습니다. 무쌍을 오픈 월드로 즐긴다는 것은 팬들조차 생각해본 적 없는 방식이었죠. 때문에 진삼 8이 오픈 월드로 개발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을 때 무쌍 팬들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색다른 무쌍을 즐겨볼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안은 팬들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네모 3번 세모 1번 같은 차지 공격 방식이 아니다.

 

 대대적인 쇄신과 일신. 진삼 8이 목표로 둔 것은 그것이었습니다.
그 시도는 18 년 넘게 이어진 무쌍 시리즈의 방식과 판이한 결과물을 낳았습니다. 더이상 시나리오 스테이지에 따라 느긋하게 스토리가 진행되는 방식이 아니게 되었고, 단순히 네모 버튼과 세모 버튼만을 연타하던 액션을 버렸습니다. 그리곤 여타 오픈 월드 게임들이 보편적으로 탑재한 요소들을 집어 넣었습니다.

 삼국지의 장수들과 무쌍,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오픈 월드, 전혀 달라진 액션의 조합으로 진삼 8편이 발매되었습니다.

 

 

 

캐릭터의 레벨이 오를 때 부여되는 포인트로 스탯을 올릴 수 있다.

온라인 게임과 흡사한 방식이나, 옛 무쌍 시리즈처럼 각 수치의 한계는 정해져 있다.

 

 

 진삼 시리즈를 즐기는 팬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복잡할 것 없이 그저 내키는 대로 적들을 쓸어버리는 맛을 좋아하는 첫 번째 부류와, 무쌍 시리즈 특유의 파고들기 요소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두 번째 부류로 나뉩니다.

 

 무쌍 시리즈는 제법 큰 볼륨의 파고들기 요소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 대만 맞아도 빈사 상태가 되거나 즉사할 수 있는 수라 난이도에서 최고 등급의 유니크 무기를 습득하기 위한 파밍, 적토마나 좋은 스킬을 달고 있는 말을 얻기 위한 파밍, 무기 옵션이 마음에 들 때까지 혹은, 보옥 등을 위한 파밍, 각 무장들을 풀업시키기 위한 노가다 등등 그 볼륨이 상당한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파밍이 이번 작품에서는 간소화 되었습니다. 최고 등급 무기를 손에 넣는 것은 아주 손쉬운 일이며, 몇 가지 재료와 무기 개발서를 얻기 위한 서브 퀘스트를 약간만 수행하면 될 뿐입니다.

 파밍의 간소화는 꾸준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가며 파밍 그 자체의 즐거움을 만끽하던 게이머들에게는 실망스럽게 느껴질만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게임에 그리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직장인 등을 비롯한, 시간이 한정적인 게이머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되었죠.

 

 

 

진 삼국무쌍 8편에서는 모든 무장이 활을 쓸 수 있다.

 

놀랍게도 화살이 정확히 머리를 꿰뚫으면 이름 없는 클론 무장따윈 한 방에 죽는다.

클론 무장이더라도 이름이 있는 무장이라면 HP가 약간 깎일 뿐이다.

 

발수가 무제한인 일반 화살 외에도 습득, 구매 등으로 얻을 수 있는 특수 화살도 존재.

 

​ 진삼 8은 오픈 월드에 맞춰 기존 시리즈에선 볼 수 없었던 도전을 제법 많이 시도했습니다. 물론, 기존 무쌍 시리즈에서도 활을 무기로 사용하는 무장들은 더러 있었죠. 명궁으로 유명했던 황충이나 하후연 같은 경우 박도를 비롯한 무기와 차지 공격시 활 공격을 섞어서 사용하기도 했었습니다. 기본 무기 자체가 활이었던 시리즈도 있었죠. 그러나 이번에는 모든 무장이 활을 사용할 수 있어짐에 따라 활과 쇠뇌 등을 사용하던 무장들은 무기가 바뀌게 되었습니다.

 

 모든 무장이 활을 사용할 수 있어졌다는 점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게다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을 때는 바이오 하자드 4, 5, 6편 같은 숄더뷰로 시점이 변환된다는 점 역시 신선합니다. 화살을 겨누고 있을 때, 웅크리기 버튼을 눌러 앉으면 화면이 확대되는 것까지 제법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이 보이죠.

 활 시스템이 더 즐거워진 것은 사실 이름 없는 클론 무장이나 병사들의 머리를 정확히 맞출 경우 한 방에 요단강 너머로 보내버릴 수 있다는 게 가장 큽니다. 화살이 적 클론 무장과 병사들의 머리를 꿰뚫어 픽 쓰러지는 걸 보고 있노라면 마치FPS 게임에서 저격 소총을 들고 스나이핑을 하는 것 같은 쾌감이 느껴집니다.

 

 적들을 손쉽게 쓸어버릴 수 있는 무쌍 시리즈의 특성상 되려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는 활이 그다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폭 넓게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라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건 게이머로서 즐겁지 아니할 수 없죠. 게다가 활로 적 무장이나 병사들을 즉사시켰을 때 그 주변의 병사들이 겁을 먹고 도망가는 상호작용을 보는 것도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무쌍 시리즈를 오래 즐겨왔고 좋아하는 편이지만 무쌍의 병사들은 수라 난이도가 아닌 이상 꼭두각시처럼 보여왔으니까요.

 

 

 

 

​ 가장 놀라운 발전은 무쌍의 액션이 즐거워졌다는 것입니다. 기존 시리즈 역시 적 장수를 공중에서 떨어뜨리지 않는 무한 콤보와 다양한 무기 속성 발동으로 농락하는 재미는 제법 있었지만, 이번 진삼 8의 액션은 그보다 훨씬 더 뛰어난 수준이 되었습니다. 여타 액션 게임 못지 않은 즐거운 액션을 즐길 수 있어졌죠.

 

 진삼 8이 차지 시스템을 버렸다는 발매 전 소식은 진삼 5 시절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던 연무 시스템처럼 팬들을 술렁이게 했었지만 결과적으론 아주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차지 공격을 버리고 카운터, 기습, 콤보후 마지막 일격에 해당하는 리액트 공격과 R1 버튼을 조합하여 쓰는 트리거 공격은 진삼에서는 맛본 적 없던 신선함으로 팬들을 맞아주었습니다.

 

 

 

액션을 갈아 엎었지만 아이덴티티인 무쌍 난무는 그대로 존재한다.

 

각 캐릭터의 숙련 무기가 불편하다면 다른 무기를 들려줄 수도 있다.

 

​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진 삼국무쌍 6편 즈음부터 채용된 자유로운 무기 장착 시스템은 이번 작품에서도 건재합니다. 되려, 건재한 덕분에 팬들의 뭇매를 맞은 중복 무기를 약간이나마 가릴 수 있었죠.

 

 무쌍 시리즈의 팬들이 가장 싫어하는 두 가지 중 하나는 전작에서 등장했던 캐릭터가 후속작에서 삭제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복 무기였습니다. 이번 진삼 8에서는 캐릭터가 삭제되진 않았지만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갈아 엎으면서 중복 무기를 피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생겨났고, 이를 팬들은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오메가 포스는 팬들이 싫어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고, 진삼 8의 중복 무기를 되도록 최소화하려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진삼 시리즈 내내 고유 무기를 갖고 있었던 무장들이 얼토당토 않은 무기를 들고 등장하는 것은 팬들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진삼 5편 오리지널을 제외하곤 항상 울버린 같은 철조를 무기로 들고 나왔던 장합이 왕원희의 무기를 들고 등장한 것은 팬들에겐 적잖은 충격이죠.

 

 무쌍 시리즈에서 중복무기는 제법 치명적으로 작용합니다. 90명이 넘는 어마어마한 볼륨이 진삼의 장점 중 하나라지만, 그 무장들이 몇 명씩 묶어 같은 무기를 들고 등장한다면 그 장점이 조금은 빛 바래게 느껴지죠. 왕원희, 장합, 순욱이 똑같이 표를 숙련 무기(공격 모션이 달라지는 일종의 전용 무기)로 들고 등장한다면 일반적인 게이머는 세 명의 캐릭터 중 한 명만키울 것입니다. 세 명의 모션이 약간씩 다를지라도 굳이 똑같은 무기를 든 캐릭터를 세 번이나 키워보고 싶은 마음은 줄어드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 삼국무쌍 8편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중복 무기를 감안하더라도 말이죠. 장수와 관련된 이 부분은 아래에 더 기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월등히 좋아진 액션성에 비해 카메라 연출은 여전히 약간 아쉬운 수준.

 

특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발동되는 '리액트' 공격은 아주 강력하다.

 

이 또한 시리즈 전통이라 할 수 있다.

각 장을 여는 나레이션.

 

​ 전국무쌍 : 사나다마루는 무쌍 시리즈 최초로 한 명의 캐릭터에게 초점을 맞춘 일대기를 그렸습니다. 시리즈 역사상 스토리에 가장 집중한 첫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죠. 또한, 약간의 오픈 필드 성을 넣고 캐릭터의 성장 과정을 무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연출과 드라마틱함은 무쌍 팬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물론, 그에 따라 빈약해져 잃어버린 무쌍의 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지요. 무쌍의 맛 중 하나인 다양한 캐릭터로 재밌게 노는 것은 사나다마루에서는 빈약한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스토리는 무장들간의 대화 이벤트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각 세력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스토리는 닳고 닳았던 진삼의 스토리지만 제법 색다르게 느껴진다.

 

핵심 스토리는 동영상으로 전개된다.

 

​ 진 삼국무쌍 6편에 접어들면서 대대적으로 개편된 시나리오 전개 방식은 놀라운 진보였습니다. 그리고 사나다마루에서 보여준 방식 또한 좋았죠. 그리고 오메가 포스는 진 삼국무쌍 8에서 그 방식들을 다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 합니다.

 

 대부분의 스토리 전개는 무장들간의 대화로 처리하며, 핵심 스토리는 연출 퀄리티가 한층 더 높아진 동영상으로 전개하는 방식입니다. 전작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전작과 직접 놓고 비교해보면 동영상의 연출 퀄리티나 대화 부분이 한결 매끄러워진 것이 보입니다.

 

 

 

몇몇 동영상은 연출이 제법 심심하게도 느껴진다.

 

 

​ 어느 무장을 선택하건 세력간 스토리만이 진행되었던 진삼 4편 이전과 무장별 스토리로 진행되었던 5편, 그리고 if 시나리오 등을 넣으며 세력간 스토리의 비중과 그 무장의 투입 시기 등 다양한 시도를 했던 6, 7편.

 

 그리고 이번에 발매된 진삼 8편은 예전처럼 세력별 스토리의 비중을 높이고 무장 개인의 스토리를 약간 가미한 느낌입니다. 큰 흐름은 세력별 스토리를 따라가되, 플레이 중인 무장의 중요 이벤트 등에서 차이를 두었습니다. 또한, 어떤 무장을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각 장의 스토리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일례로 오나라의 손책으로 플레이할 경우 두 개의 장을 플레이하고 엔딩을 맞이하게 되는데, 손책으로 엔딩을 볼 때에는 주유와 함께 오의 영토를 더 넓히는 와중 앞으로의 포부를 다짐하며 끝을 맺습니다. 그러나 손책의 엔딩을 볼 수 있는 4장을 오나라의 주태로 플레이할 경우 손책이 죽는 이벤트를 볼 수 있습니다.

 

 누구로 플레이하는가에 따라 플레이 타임과 분량이 달라지며, 이야기의 변화가 있다는 점은 진삼 8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R1 버튼을 누르면 표시되는 '트리거' 공격 메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바뀐다.

서브 퀘스트를 수행할지, 하지 않을지는 오로지 플레이어의 선택.

 

 

​ 오픈 월드와 실시간 진행으로 플레이어에게 좀 더 삼국지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주려한 의도는 좋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위해 준비해둔 것도 무쌍답지 않은 부분들이라 때로는 놀랍게도 느껴집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전황이 달라지며 맞이하게 될 국면은 많은 변화가 벌어집니다. 새로운 장을 시작했을 때, 최종 목표는 정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메인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다양한 서브 목표들이 발생하죠. 이 서브 퀘스트들을 수행할지 말지는 오로지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처럼 관우를 무너뜨리기 전에 미방과 부사인을 설득해서 아군으로 데리고 올지, 말지를 결정할 수도 있죠. 위 과정에서 두 사람의 설득에 실패하면 적군에 그대로 남으며 그들을 처치해야 하는 상황에 이릅니다. 그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해서 아군으로 끌어들일 경우 관우의 군세는 약해지며 메인 퀘스트 수행 적정 레벨이 낮아지게 되죠.

 

 그 외의 서브 퀘스트들도 이러한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적벽 대전을 치르기 전에 방통의 연환계를 도울지 말지에 따라 전황이 바뀌고 이릉 대전때 화계를 시행할지 말지도 선택할 수 있죠. 이 모든 것은 플레이어의 선택이며 그에 맞춰 달라지는 전개는 실로 흥미로울 따름입니다.

 

 

 

서브 퀘스트를 수행하다 보면 의외의 공략 방법을 찾아낼 때도 있다.

 

서브 퀘스트 수행후 적정 레벨이 낮아진 모습.

 

진삼 시리즈의 하드한 파밍을 라이트하게 바꿔버린 개발 시스템.

 

무기나 보옥, 장식품을 만들기 위한 소재는 맵 곳곳에서 얻을 수 있다.

 

무려 낚시로도 소재를 얻을 수 있다!

 

 

​ 오픈 월드로 전혀 다른 게임처럼 되어버린 진삼 8은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게임처럼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무쌍 시리즈가 아니라 되려 평범한 액션 게임이나 어쌔신 크리드 같이 느껴진다는 유저들도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때문에, 진삼 5편 이후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진삼 8의 실시간 전황 변화를 비롯한 장점들 외에도 분명한 단점들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 되었죠. 특히나 문제가 되고 있는 프레임은 적들을 쓸어버리는 상쾌한 재미를 반감시키고 짜증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발매 당일날 데이원 패치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레임 문제가 발생했었죠. 결국 오메가 포스는 1.03 패치로 프레임 모드시 그래픽을 낮추고 프레임을 더 안정화 시킨다는 선택을 했습니다. 이 패치 이후 프레임은 그나마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던 그래픽 퀄리티를 희생시켜야 했음은 불만스러웠습니다.

 

 이미 토귀전 2에서 오픈 월드를 한 번 제작해 본 경험이 있는 오메가 포스였지만 아직 그들은 오픈 월드 게임의 제작에 익숙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낮은 그래픽 퀄리티, 논란이 있었던 프레임 드랍 같은 기술적인 문제 외에도 오메가 포스식 오픈 월드의 단점도 있습니다.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호라이즌 제로 던,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같은 걸출한 오픈 월드 게임들을 2017년에 즐겼던 게이머들에게 진삼 8의 오픈 월드는 상당히 밋밋하게 느껴집니다. 중국 대륙을 무대로 그렸기에 그 땅의 크기는 분명 거대한 수준입니다. 게다가 지역을 나누지도 않고 그 거대한 필드를 로딩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것 자체는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거대한 대륙 속에 오픈 월드로서의 컨텐츠 밀도는 모자라게 느껴집니다.

 

 여느 오픈 월드 게임처럼 뷰 포인트를 넣어서 지도를 밝힌다던가, 낚시를 한다던가, 집을 구매해서 면식이 있는 무장을 불러 인연도를 올리고 친밀도 이벤트를 본다던가, 오픈 월드와 실시간 정황에 맞춰 플레이어는 놀고 있더라도 다른 세력들은 박터지게 싸우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은 그런 대로 즐겁습니다. 무기를 파밍하기 위한 노가다도 필요 없죠.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륙을 그려낸 배경은 각 지역마다 특색을 잘 살려냈습니다. 손권의 강동은 물이 많고 각 도시로 이동하기에 번거로움이 있으며, 유비의 촉은 산세가 험하여 대군이 진격하기 어렵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북쪽은 광활하지만 황량하게 그려져 있죠.

 

 

 

각 장수로 이미 클리어했던 장을 다시 해야하는 번거로움은...

 

프리 모드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놀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클리어한 장, 클리어한 세력 기준으로만 입장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빠른 이동(패스트 트레블) 시스템을 넣은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배경은 잘 그려냈으나, 오픈 월드로서는 아쉽게 느껴집니다. 오픈 월드를 탐색하면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배경을 감상하며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는 작금의 게임들과는 다르게 진삼 8에서의 중국 대륙은 탐험하는 것 자체의 즐거움이 놀라울 정도로 모자랍니다. 단지 무기를 만들기 위해 소재를 찾으러 돌아다니고, 지도를 밝히기 위해 기계적으로 뷰 포인트를 찾아 올라갑니다. 그리고 어쌔신 크리드처럼 뷰 포인트에 올라섰을 때 주변의 배경을 보여주는 연출에서는 어딘가 어색하다는 감정이 차오릅니다.

 

 관광 명소 같은 포인트도 더러 존재하지만, 그 포인트에 도달해도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것은 소량의 경험치 뿐입니다. 거기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유니크 무기나 유니크 보옥이 들어 있는 특별한 보물 상자도, 특별한 무장과의 이벤트 같은 만남도, 아름다운 그래픽의 배경이 반겨주는 것도 아닙니다.

 때문에 이 게임을 진행하면서 경승지라는 이름의 명소를 돌아다니고 싶은 욕구가 샘솟질 않습니다. 여느 오픈 월드 게임이라면 이러한 경승지를 아름다운 그래픽 등으로 꾸며놓고, 플레이어에게 서브 퀘스트 등을 주어 그곳으로 가보라고 유도할 것입니다. 그리고 플레이어에게 아름다운 배경을 보는 감동이나 특별한 보상을 주며 그곳을 각인시킵니다.

 

 

 

각 장을 끝낼 때마다 세력 구분 없이 캐릭터가 해금된다.

 

생각보다 너무 쉽게 스탯 제한에 걸린다.

이동 속도는 150, 공격력은 999 이상으로 올라갈 수가 없다.

 

모델링은 전작들에 비해 준수한 편이다.

 

장의 흐름에 따라 몇몇 캐릭터의 외형이 바뀌는 연출은 이번에도 즐거웠다.

 

 오픈 월드 게임에서 그러한 동기 부여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플레이어 스스로 탐험을 하고 싶도록 만들고, 더 그 세계에 빠져들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무쌍이라는 문어발이 되어버린 시리즈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제작해 본 시도 자체는 좋은 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아쉬운 부분이 많고 오픈 월드를 이어간다면 차기작, 후속작에서는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것이 많다지만 이젠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는 무쌍의 틀 자체를 바꿔보려 했던 시도는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대체적으로 황량한 중국 대륙을 보여주는 배경이 많지만 종종 상당히 괜찮은 절경을 볼 수 있는 장소도 발견할 수 있었고, 진삼답게 다양한 무장으로 강동, 한중 등을 누비는 기분은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액션 퀄리티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 트리거, 리액트를 비롯한 액션 구조 자체의 변경은 두말 할 것 없이 좋습니다.

 혹자는 이번 작에서 새롭게 추가된 갈고리 시스템을 나무라기도 합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성 문은 굳게 닫혀 있는 와중 적병들은 성 앞을 지키고 있고, 아군은 그 수비 병력을 뚫으러 공성 무기를 끌고 성으로 진격하는 전장에서 성벽을 갈고리로 넘어가 목표인 적 장수만을 처치한다는 컨셉. 이것이야말로 오픈 월드에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오메가 포스는 진삼 8에서 플레이어에게 되도록 많은 선택지를 주기 위해 애썼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메인 목표와 서브 퀘스트의 상관관계처럼 말입니다. 공성전을 치를 때도 플레이어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군을 도와 수비 병력을 모두 쓸어버린 뒤 공성 무기로 함께 성문을 부수고 들어갈지, 갈고리로 넘어가 적의 수장만을 처치할지, 갈고리로 넘어가 성문을 지키는 거점 병장을 처치하고 문을 열어 함께 진격할지. 모두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갈고리로 성 벽을 넘어가 단순히 우두머리만 처치하고 다시 밖으로 나오는 플레이를 반복하면 무척이나 지루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선택을 한 것은 플레이어 자신입니다. 게임을 더 재밌게 즐기는 방법은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니까요.

 

 

 

중복 무기는 아쉬운 게 사실이다.

팬으로서 차기작을 기대해 볼 뿐이다.

 

 

​ 이번 진 삼국무쌍 8편의 호불호는 당연한 부분입니다. 오픈 월드에 익숙치 않다지만 모자란 부분이 많았으니까요. 그러나 최악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무쌍으로서의 틀에서 벗어난 시도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패드를 붙들고 있노라면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진 삼국무쌍 6편 이후로 영상의 퀄리티는 매 시리즈를 거듭할 때마다 더 좋아졌고, 그건 이번 작품 역시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강동의 호랑이 손견이 황조에게 뛰어드는 영상, 인중 여포 마중 적토의 화려한 등장을 알리는 영상 등등 핵심 이벤트 영상들은 하나 같이 즐거운 볼 거리를 제공합니다.

 

 

 

 특히나 삼국지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겐 아군의 진군 방향 같은 세세한 판도를 볼 수 있다는 것이나, 특정 군세끼리 격돌할 당시 다른 세력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등을 지켜볼 수 있는 점은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 게임이 스테이지만 클리어하면 그만이었던 무쌍 시리즈임을 생각해본다면 그 전에는 상상도 해본 적 없는 것들이었죠. 오픈 월드로 제작되었기에 가능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이번 시도는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결과적으로 진 삼국무쌍 8의 일신, 쇄신은 팬들의 만족감을 전부 충족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달라진 액션은 무쌍에서 느껴본 적 없는 재미를 선사해주며, 무쌍 시리즈 치고는 좋은 퀄리티의 그래픽, 오픈 월드이기에 가능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기는 전장 등의 색다른 즐거움은 무쌍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준다고 생각됩니다.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고, 풀 프라이스로 발매된 작품이기에 모자란 부분은 질타를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단점 못지 않게 즐거운 장점이 많은 작품이기에 무쌍 시리즈를 꾸준히 즐겨온 팬들이라면 전작들처럼 어느 정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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