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브루테일 - 대저택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막기 위해 끝 없이 시간을 되감는 한 남자의 몸부림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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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 브루테일 - 대저택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막기 위해 끝 없이 시간을 되감는 한 남자의 몸부림 / 2018년 5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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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8년 5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951&sca=&sfl=mb_id%2C1&stx=lieonsjh&page=3

 

 

 

발매 시기 2018. 05. 18
리뷰 작성일 2018. 05. 16
게임 장르 인디 어드벤쳐 퍼즐
정식 발매 가격 약 2만 원 대 예상
제작사 데킬라 웍스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한국어 유무

 

  [PS STORE(DL)] [PS4] 사운드트랙 포함 15%할인 16,830원 

 

 

이 게임 타이틀은 인트라 게임즈에서 리뷰용으로 지원해주셨습니다. *

 

 

 

 

 

섹시 브루테일의 구동 화면.

강렬한 인상의 주인공이 인상적이다.


 옛날 콘솔 게임들은 새롭고 놀라운 요소가 가득한 독창적인 게임들이나, 기발한 발상의 전환이 즐거운 창의적인 게임들이 많았었습니다. 8비트 게임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게임은 더욱 발전하며 다양하고도 색다른, 심지어 재미까지 곁들인 게임들이 줄기차게 발매되었었죠.


 그러나 어느 샌가부터 콘솔 게임을 비롯한 패키지 게임 시장엔 판에 박은 듯한 게임들이 넘쳐나게 됐습니다. 엇비슷한 부분을 감추기 위해서였는지 각 제작사는 저마다의 개성과 재미를 첨가하여 약간씩의 변화를 주었습니다. 화끈하거나 스타일리쉬한 액션이라던가, 플레이 자체는 비슷하지만 시대 배경을 달리 한다던가, 느낌이 전체적으로 흡사하지만 가슴에 남는 스토리로 승부를 본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게임 시장이 이러한 변화를 겪은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는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게임의 판매 가격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고, 둘째는 첫 번째의 연장선으로 판매가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지만 게임을 하나 개발하기 위해 전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제작사에선 그때처럼 실험적인 게임을 만들어 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며, 마지막 셋째는 그간의 판매량이 게이머들은 어떤 게임을 주로 원하는지 말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게임의 판매 가격 부분은 현재 게임 시장을 놓고 봤을 때, 절반 정도의 게임만이 변함 없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PS3/ XBOX 360 시절부터 가속화 된, 이미 다 만들어진 게임의 일부를 잘라 DLC나 확장팩으로 판매하거나, 덜 만든 게임을 유료 DLC 등으로 채우는 게임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죠.

 

 

 

화생방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의 직원들.

 

 실험적인 게임은 그 작품만의 개성과 독창성 혹은 창의성을 띄고 있습니다. 천편일률적인 게임들과는 다르게 말이죠. 색다르고, 게이머에게 놀라운 경험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게임들을 우리는 한동안 PC와 핸드폰에서 주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2000년대 후반 즈음부터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른, 인디 게임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말입니다.

 게임 시장이 변해감에 따라 다양성을 잃어가던 PS3/ XBOX 360 세대부터, PC의 스팀을 통해 인디 게임이라는 새롭게 정의된 장르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게임기의 높은 성능과 그에 따라 늘어난 필요 예산, 개발 시간에 따라 게임계는 트리플 A급 게임에 주력하기 시작했고, 높은 퀄리티의 게임들은 플레이어의 눈과 귀를 만족시켰지만 일부는 옛날의 창의력 넘치는 게임들을 그리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게이머들에게 저예산이지만 뚜렷한 개성과 그래픽보다는 독창적인 게임성에 주력한 인디 게임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로 다가왔습니다. 

 

 

 

섹시 브루테일의 제작사 테킬라 웍스 로고.

 

반다이 남코 뿐만 아니라 니혼이치와 다양한 인디 게임을 유통 중인 인트라 게임즈.

 

 이제 인디 게임은 PC 시장을 넘어 PS4, XBOX ONE, SWITCH, 모바일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콘솔의 개발 라이선스를 딸 필요도 없고,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PC로 선행 발매된 인디 게임들 가운데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 하나 둘 콘솔 게임기로도 발매되며 전체적인 게임 시장의 활력을 불어 넣고 있습니다.

 이 특별한 게임들은 색다른 재미와 일반적인 콘솔 게임과는 다른 즐거움을 담고 있습니다. 언더테일,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같이 극찬을 받은 게임도 있고, 60초!나 배니쉬드, 페이퍼즈 플리즈, 아르마, 매지카, 삽질 기사, 압주 등 취향에 맞으면 웬만한 트리플 A급 게임 보다 훨씬 더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들도 많이 있죠. 

 인디 게임들의 특징은 저예산과 적은 인원으로 개발되었지만 그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게임도 있지만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은 인디 게임들은 대체로  뛰어난 게임성이나 스토리, 옛 향수를 자극하는 감성, 중독성 있는 게임 플레이 등이 담겨 있습니다. 그에 게이머들은 열광하고, 그 인기에 힘입어 PC 이외의 머신으로도 포팅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PC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뒤, 각종 콘솔로 이식되기 시작한 섹시 브루테일이란 게임 역시 시작부터 상당히 흥미로운 시놉시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섹시 브루테일이라는 이름의 대저택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가면 무도회와 그 파티의 주최자인 후작이 있습니다. 그리고 매 해마다 파티에 참석하는 손님들과 그들이 어떠한 요구를 하더라도 응할 수 있도록 교육된 직원들도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직원들은 어떤 이유에선지 저택을 찾은 손님들을 하나 둘씩 잔인하게 살해하죠.
 끔찍한 살해 현장을 목격한 플레이어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담긴 시계를 조작하여 살인들을 막아야 합니다.

 

 

 

무언가에 홀린 듯 손님들을 하나 둘씩 살해하는 직원들!

 

끔찍한 살인을 막기 위해 주인공은 계속해서 시간을 되감는다.

 

 같은 인디 게임류이자 루프물을 그리고 있는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나 브레이드처럼 플레이어는 시간을 되감아 직원들이 살인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제작사인 데킬라 웍스는 그 속에 퍼즐 어드벤쳐 게임의 특징을 녹여놨습니다. 우리는 저택 속에서 벌어진 사건을 보고, 그것을 막기 위해 시간을 돌려가며 어떤 식으로 퍼즐을 풀어내야 살인을 방지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엔딩을 본 후에는 깨알 같은 타이틀 화면의 변화가 있다.

 

 

​ 이 게임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올드한 분위기의 게임 화면서부터 옛 게이머들을 끌어 당깁니다. 클래식한 느낌의 사물들과 화면 필터, 배경은 검게 처리하고 플레이어가 들어간 방을 약간 폐쇄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구도까지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 게임의 규칙은 무척 간단합니다. 일종의 스테이지 방식을 채택한 섹시 브루테일은, 각 스테이지마다 구해야 하는 손님이 정해져 있고 그들을 구해내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한 번 구한 손님을 다시 구할 필요는 없으며, 살인을 막는데 실패했다면 다시 시간을 감으면 될 뿐입니다.

 

 그 과정에서 특별한 조건을 만족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초대장과 맵 곳곳에 숨겨져 있는 트럼프를 수집할 수도 있죠. 심지어 이 트럼프와 초대장은 단순한 수집 요소를 넘어서 플레이어에게 상당히 흥미로운 것들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특정한 트럼프와 초대장을 습득할 경우 게임의 무대가 되는 거대한 저택, 섹시 브루테일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단순한 게임 진행으로는 알 수 없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게이머는 그저 플레이 타임을 늘리기 위한 단순한 수집 요소를 싫어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쓸데 없이 가짓수만 늘려 놓은 수집 요소라면 더욱 더 싫어하죠. 특히나 PS3/ XBOX 360 시절부터 쓸데 없는 수집 요소로 플레이 타임을 늘리는 게임들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현 세대의 게이머라면 보편적으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섹시 브루테일처럼 수집 요소를 통해 게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파이널 판타지 15처럼 스토리의 중요한 부분을 수집 요소로만 알 수 있도록 만드는 멍청한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섹시 브루테일처럼 게임의 흐름을 끊지 않고 분위기에 녹아들게 배치하며, 알면 더 재밌어지는 이야기를 수집 요소로 넣는다면 마다할 게이머가 없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 섹시 브루테일이란 게임의 가장 큰 목표이자 핵심 요소는 직원들이 왜 손님들을 살해하기 시작했는지, 이 거대한 저택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직원들의 무차별 살인을 막아가며 진실로 한 걸음씩 나아가게 됩니다.

 그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비록 참혹한 진실이더라도 말이죠.

 

 

 

 

​ 섹시 브루테일은 인디 게임 답지 않게 다양한 사물을 건드려 볼 수 있는 깨알 같은 재미도 있습니다. 오브젝트의 대부분은 단순한 텍스트가 출력될 뿐이지만, 그 텍스트 속에서 의외의 진실을 발견할 때도 있죠.

 

 정해진 운명을 바꾸는 행위이기 때문에 손님들을 구하기 위해선 온갖 방법을 동원해 봐야 합니다. 오브젝트와의 상호작용 순서에 따라 풀리는 퍼즐도 있고, 타이밍에 맞춰 오브젝트를 건드려야만 해결 되는 퍼즐이 있는 등 섹시 브루테일은 독특한 기믹으로 가득한 저택입니다.

 

 

 

손님과 직원들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엿보기 구멍'을 쓸 수도 있다.

 

석연찮은 직원들의 행동과 대사에 저택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시간을 되감는 능력만 있는 것이 아니다.

 

 

​ 루프물 답게 섹시 브루테일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갖가지 시행착오를 거쳐가야 합니다. 손님을 구하기 위해 그 손님이 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손님이 죽는 순간을 지켜봐야만 할 때도 있죠. 그리고 그 속에서 실마리를 찾아 그들을 구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정신 없이 동분서주해야만 합니다.

 

 다행히도 게임 속에는 그런 플레이어를 도와주는 특별한 능력들이 있습니다. 각 스테이지 마다 손님을 구하는데 성공하면 시간을 되감는 능력처럼 특별한 능력을 손에 넣을 수 있죠. 유령을 볼 수 있게 된다던가, 텍스트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읊조리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청각 같은 것을 말입니다.

 

 손님들을 구하고 특별한 능력을 손에 넣어, 다시 다른 손님을 구하러 가는 여정은 제법 머리가 아플 것입니다. 그러나 마치 추리 소설을 읽는 것 같은 스토리는 상당한 흡입력으로 플레이어를 매료시켜 패드를 붙들고 있게 만듭니다. 게다가 그 스토리에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캐릭터 모델링과 중독성 있는 사운드까지 곁들여져 있죠.

 

 

 

 

​ 평범한 인디 게임처럼 길다고는 할 수 없는 짧은 플레이 타임의 게임이지만, 가늘고 긴 대신 스토리와 스테이지의 호흡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굵고 짧게 끝낸 편입니다. 물론, 각 캐릭터들의 색깔을 표현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기에 구해내야 할 캐릭터 표현 수준은 아쉽게 느껴집니다.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고, 어떤 캐릭터인지를 확실히 파악하기엔 분명 짧은 시간이기 때문이죠. 그 아쉬운 부분은 각 손님들이 지니고 있는 초대장을 통해 풀어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습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시작하자 마자 총을 들고 있는 직원이 손님을 겨누고 있는 화면을 보게 되고, 그 손님을 구한 뒤에는 잠깐 동안의 애프터 스토리를 감상한 뒤 바로 다음 손님을 구하러 가야 합니다. 때문에, 마치 영화처럼 촉박한 시간 속에서 빠르게 뛰어 다니는 주인공을 보는 느낌을 받게 되죠.

 

 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짧은 플레이 타임 때문에 동기부여와 몰입이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어진 목표이기 때문에 손님을 구하러 다니고, 게임 자체가 재밌기 때문에 계속 하게 되긴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 켠에선 주인공이 다른 손님들과 모여 대화를 하고, 각 캐릭터을 더 많이 표현한 뒤 이야기가 전개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또한, 한 가지 더 아쉬웠던 점은 각 사건들 간의 유기성이 모자라다는 것입니다. 각 손님들 간의 상호 연관성이 결핍되어 있고, 마치 독립된 사건인 것처럼 벌어지는 사건들은 위화감을 느끼게 합니다. 조금 더 이야기를 다듬었다면, 스토리를 더 매끄럽게 처리해야 한다고 느꼈다면,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려 했다면 어드벤쳐 퍼즐 게임으로서 손에 꼽을 만한 걸작이 나왔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 물론, 이대로도 섹시 브루테일은 아주 괜찮은 게임입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는 퍼즐 어드벤쳐 게임이죠. 몇 가지 아쉬운 요소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걸 뛰어 넘는 독특한 디자인과 예술적인 퍼즐들, 신선한 트릭과 다양한 능력을 통한 플레이는 짧은 플레이 타임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재미를 복돋아 주었습니다.

 

 특히나 플레이어로서 조작하게 되는 주인공 라프카디오 부네는 앞으로 벌어질 일련의 사건을 막기 위한 수호자이자 각 사건의 관찰자라는 독특한 포지션을 갖고 있습니다. 사건이 벌어지는 것을 지켜보고, 직원이나 손님들이 그 시간 전에 어떻게 행동했는지 따라다니며 끊임 없이 지켜봅니다. 그리곤 그들의 행동 속에서 실마리를 얻어 사건을 방지하죠. 관음과 도청, 스토킹을 통해 다음 타겟이 된 손님과 직원의 행동을 분석해서 말입니다.

 

 

 

 

​ 그리곤 얻어낸 단서와 실마리들로 추리를 완성하고, 다시 시간을 되돌려 벌어져야 했던 일을 막아내거나 없었던 일로 만듭니다. 예를 들어 독이 든 술을 마시려는 손님이 있다면 그 술을 마시지 못하게 방해하거나, 주의를 다른데 돌린다거나, 직원이 손님에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사건을 바꿔서 말입니다.

 

 

 

손님을 구한 뒤에는 추가로 특별한 능력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새로운 능력을 손에 넣어야만 다른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는 방식.

 

 

​ 넓디 넓은 대저택은 정말 예술적인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그 크기에 맞게 온갖 장소들에 다다를 수 있죠. 카-지노와 도서관, 지하실, 시계탑, 예배당 등 저택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상당한 즐거움이 됩니다. 게다가 장소에 맞게 바뀌는 음악 역시 분위기를 돋구는데 일조합니다. 특히나 미국의 30년대 즈음으로 추정되는 올드 재즈 음악은 확실히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 플레이어는 괘종시계만 있다면 언제든 시간을 빨리 흘러가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정해진 시간에 벌어지며, 한 치의 오차도 없기 때문에 오후 4시 이후 혹은 8시 이후의 시간대로 가야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퍼즐을 풀어내지 못하면 끝 없이 반복되는 토요일, 그리고 매년과 다르게 손님들을 살해하기 시작한 직원들과 저택에 숨겨진 비밀은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시간을 되돌려 퍼즐을 풀거나 액션 게임으로 즐기는 것을 필자 이전에 한 명의 게이머로서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더욱 더 이 게임에 끌렸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게임의 마무리까지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어는 저택에 있는 손님이나 직원들과 마주쳐선 안 된다.

마주치면 시간이 멈추고, 그들의 저주 받은 가면이 플레이어를 괴롭힌다.

 

 

​ 섹시 브루테일에는 약간의 스텔스 요소가 존재하고, 관찰자 시점을 살린 이색적인 시스템이 눈에 띕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다른 손님이나 직원들과 마주쳐선 안 되며,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주인공은 그들에게 직접적인 간섭을 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조금 더 복잡한 퍼즐을 풀어야만 하죠. 그들을 미행하고 엿보고, 대화를 엿들으며 단서를 찾아 간접적으로 사건을 막아내야만 합니다.

 

 또한, 이 게임의 퍼즐은 대체적으로 직관적이면서도 때로는 순발력과 기억력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골똘히 생각하려 하면 할수록 더욱 더 퍼즐은 미궁 속으로 빠져버리고, 되려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게임 내 존재하는 수많은 사물을 만졌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 가를 머릿속에 넣어둬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올바른 타이밍에 맞춰 오브젝트를 건드려야만 해결 되는 퍼즐까지, 퍼즐은 나름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 이 기묘하면서도 예술적인 게임은 특별한 능력들과 퍼즐들로 플레이어를 즐겁게 합니다. 클래식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래픽과 맵 디자인, 고전 재즈 풍의 음악들은 게임에 몰입하는데 결정적인 요소들로서 제대로 제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몇몇 아쉬운 요소들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섹시 브루테일이라는 게임은 충분히 플레이 해 볼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나 모든 사건과 연결되어,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은 가슴 속 무언가를 직접적으로 건드립니다. 엔딩 스탭롤과 함께 올라오는 보컬이 섞인 고전 음악은 긴 여운을 남깁니다.

 

 

 

 

​ 전혀 다른 장르의 게임이지만 인디 게임 카테고리에 함께 묶일 수 있는, 그리고 섹시 브루테일과 마찬가지로 인트라 게임즈에서 유통했던 타이포맨처럼, 이 게임 역시 5~6시간 남짓한 플레이 타임 동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 이것은 거대한 저택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살인과 그 속의 고뇌, 절망, 슬픔, 집착, 분노와 미련을 담은 게임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을 잘 표현해냈죠. 비록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진 못했지만, 사람 그 자체는 잘 나타냈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호흡, 특별한 능력을 통해 풀어 나가는 독특한 퍼즐, 그리고 관찰자라는 포지션에서 진행 되는 색다른 방식까지 전반적인 게임 구조가 훌륭한 독창성을 띄고 있습니다. 또한,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예술적인 그래픽과 저택의 디테일, 디자인 역시 뛰어나며 그것을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사운드가 뒷받침해주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스토리까지 있죠.

 

 섹시 브루테일은 퍼즐 어드벤쳐를 싫어하는 게이머가 아니라면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훌륭한 수작입니다.

 

 

 

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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