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소울 리마스터 - 다시 붉게 타오르는 화톳불 너머, 절망 뒤에 기다리는 짜릿함과 쾌감을 원한다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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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소울 리마스터 - 다시 붉게 타오르는 화톳불 너머, 절망 뒤에 기다리는 짜릿함과 쾌감을 원한다면 / 2018년 6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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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8년 6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960&sca=&sfl=mb_id%2C1&stx=lieonsjh&page=3

 

 

 

발매 시기 2018. 05. 24
리뷰 작성일 2018. 06. 22
게임 장르 하드코어 액션 RPG
정식 발매 가격 45,800원
제작사 프롬 소프트웨어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XB1, PC
한국어 유무

 

이 게임 타이틀은 BNEK에서 리뷰용으로 지원해주셨습니다. *

 

 

 

 

 

다크 소울 리마스터 버전의 구동 화면.

 

 XBOX360과 PS3가 열심히 경쟁을 하던 2009년. 아머드 코어 시리즈의 제작사로 메카닉 액션 게임 매니아들 사이에선 유명했던 곳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대표작은 아머드 코어 시리즈였으며, 게이머들 사이에선 그 시리즈가 유일한밥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독한 마이웨이를 걷는 제작사가 있었죠.

 

 

 

원작과 리마스터 모두 유통은 반다이 남코가 맡았다.

 

 

 프롬 소프트웨어. 2009년 그들이 내놓은 신규 IP는 발매 초기엔 그다지 좋은 성적을거두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생소한 작품이었으며, 대체로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와 그래픽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발매 후 시간이 지나면서 먼저 즐겨본 게이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조작감은 불편하고 조명이나 분위기 모두 어둡지만 그 다크한 매력이남다르고, 로그라이크류와 흡사한 느낌에 심각할 정도로 어려운 난이도지만, 그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갈 때의 성취감과 재미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SIE와프롬 소프트웨어 합동으로 제작된 데몬즈 소울은 그렇게 액션 게이머들 사이에선 유명한 작품이 되었고, 나아가평범한 게이머들 역시 도전 욕구를 불태우며 데몬즈 소울을 즐기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로부터2년 뒤인 2011년. 소니와의 합작이었던 데몬즈소울이 아니라 프롬 소프트웨어 독자 개발이자 반다이 남코가 퍼블리싱한, 데몬즈 소울의 정신적 후속작이발매됐습니다. 그 게임은 전체적인 방식은 데몬즈 소울과 거의 비슷하지만 몇 가지 독자적인 시스템과 진보된 부분으로전세계 평론가들과 게이머들 사이에서 극찬을 받으며 당당히 명작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즈 기능은 리마스터의 힘을 그다지 받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크 소울은 그 당시 액션 게이머들의 인식을 바꿔놓았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묵직하면서도절제된 액션과 모션, 동작을 통한 플레이는 기존의 스피디함과 스타일리쉬함이 주를 이루던 액션 게임 장르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켰습니다. 또한, 당시 액션 게임들은 보다 게이머들에게 친절하고 편리한 구성이 대세가 되고 있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다크 소울은온갖 불친절한 요소로 점철된 작품이었죠.

 비록그래픽은 2011년 당시를 감안하더라도 서양 게임들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지만, 그 부족한 퀄리티를 환상적인 맵 디자인과 분위기, 아트웍 등으로 가득 채워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해치지 않는 기술을 보여줬었습니다.

 

 

 

캐릭터의 출신 직업에 따라 초기 스탯과 장비가 바뀐다.

진행에 깨알 같은 도움을 주는 선물 요소도 존재.

 

 이번에 PS4로 발매된 다크 소울 리마스터는 그 취약했던 그래픽 디테일을 보정하며 현 세대기로 재발매 된 작품입니다. 다크 소울 오리지널 버전은 7년 전 게임임과 동시에, PS3 & XBOX 360 시절인 전 세대기의 게임이었기에 PS4 등으로 게임계에 입문한 유저들은 다크 소울 1편을 접해보지 못한 게이머도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약간의 퀄리티 향상을 거쳐 PS4로 다시 발매된 것입니다.

 

 

 

 

 

 

 다크 소울의 불친절함은 게임의 스토리부터시작됩니다. 비단 다크 소울 시리즈 뿐만이 아니라, 그 이전의데몬즈 소울과 블러드 본까지 소울 시리즈 전체가 불친절한 스토리 텔링을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소울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긴 유저들 사이에서도 싫어하는 유저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다크 소울의 불친절한 스토리 전달을 좋아하는 게이머들도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스토리를 알고 싶다면모든 맵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NPC들과 만나고, 스토리를더 알기 위한 NPC들의 조건에 맞추며, 필드 곳곳에 떨어진아이템을 주워야만 합니다. 각 아이템 설명 칸에 스토리를 유추할 수 있는 텍스트가 적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불친절한 스토리 전달이 왜 좋은가 하면, 먼저 소울 시리즈의 스토리는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면서 심오한 잔혹동화를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해줍니다. 따라서, 다크 소울의 스토리 텔링은 무척 불친절하지만 이야기 자체가재미있고 흥미로우며, 이야기의 연결 고리를 찾아 유추하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게이머들도 있습니다.

 마치고대 문명의 이야기와 보물을 탐사하는 보물 사냥꾼처럼 말입니다.

 

 

 

리마스터링을 거치며 오프닝 동영상의 해상도도 올라간 느낌.

 

 

 

 태양빛의 왕 그윈, 최초의 사자 니토, 이자리스의 마녀, 난쟁이는 최초의 불에이끌려 강력한 소울을 찾아내고, 그 힘으로 그윈과 니토, 마녀는고룡 토벌을 위해 연합하여 전쟁을 일으켰고, 고룡들을 배신한 비늘 없는 용, 백룡 시스가 세 사람에게 합류하며전쟁은 그윈들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그윈은 최초의 장작의 왕이 되어 따뜻하고 평화로운 불의 시대를열었으나, 점차 최초의 불이 사그라들며 어둠의 시대가 도래합니다.

 최초의불이 꺼져가며 어둠의 힘이 강해지자 사람들 몸에 저주 같은 다크 링이새겨지고, 다크 링이 새겨진 인간들은 불사의 몸을 얻으나 점차 정신이 피폐해져 가면서 이성을 잃고 망자가 되어 간다는 것으로 다크 소울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플레이어를 감옥에서 꺼내주는 아스토라의 상급 기사.

그가 아니었다면 유다희양과 만날 수 있는 모험은 시작도 못했을 것이다.

 

 

 다크 소울은 고전 RPG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맵 곳곳에 숨겨져 있거나 특별한 조건을 충족해야만 찾을 수 있는 수많은 무기와 방패, 방어구, 반지 등이 준비되어있죠. 게다가 그 다양한 종류의 장비들에도 다크 소울의 스토리를 유추할 수 있는 문구들이 짤막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다크 소울의 스토리를 더 깊게 파보려고 하는 팬들은 각 아이템에 적힌 스토리를 보면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유추하는 식으로 즐깁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장비에는 무게가 설정되어 있으며, 플레이어의 스탯에 따라 최대로 버틸 수 있는 무게의 한도치가 정해져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최대 무게의 25% 이하면 회피 시 스태미너 소모량이줄어들고 회피 속도가 빨라지고, 25%를 초과하는 시점부터 스태미너 소모량이 늘어나며 회피 속도가 비교적느려지며, 70%를 초과하면 회피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며 스태미너 소모량이 늘어나는 일종의 순차별무게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액션 게임으로선 상당히 독특한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플레이어는 단순히 최대 무게 수치만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장비를 어떻게 셋팅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보다 빠른 구르기 회피 속도를 원한다면 25% 이하의무게를 맞춰야 할 것이고, 구르기 속도는 느리더라도 높은 방어력을 원한다면 최대 무게만 주의해서 맞추면되는 식이죠.

 

 

 

 

 게임의 스토리와 설정에 맞게 세세한 부분까지신경 쓴 흔적은 세이브 포인트 기능을 하는 화톳불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설정상 다크 링의 표식이 새겨진 주인공은 어둠의 표식인 다크링에 의해 점차 이성을 잃어가지만, 다치거나 사망했을 경우 화톳불에서 치료하거나 부활할 수 있습니다. 인류 발전의 시발점이 되었던 불의 발견처럼, 화톳불은 그 온기로어둠을 물리치며 주인공을 치유해준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화톳불 지점을 찾아 불을 밝히고, 그 불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이정표이자 길을 잃었을 때 돌아올수 있는 등대나 다름 없습니다. 프롬 소프트웨어는 화톳불을 단순한 세이브 포인트가 아니라, 게임의 설정과 세계관에 빠져들 수 있는 하나의 장치로도 활용한 것입니다.

 

 

 

 

 단순한 치료나 부활 외에도 화톳불로 돌아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선 화톳불로 돌아와, 망자들을 처치하고 얻은 소울을 바쳐 레벨을 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다크 소울 시리즈에서 불이란 그 자체로 상당히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돌아갈 곳이자, 쉴 수 있는 곳, 더 나아갈 수 있는 희망과도 같은 대상입니다. 때문에, 추운 겨울날 불을 쬐고 있을 때의 행복함처럼, 플레이어는 다크 소울을 진행하며 새로운 화톳불을 찾았을 때의 안도감과 행복함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비록 7년전 게임이라곤 하지만 여전히 다크 소울 1편의 게임성은 바래지 않았습니다. 액션 게임계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던 작품인 만큼 그 짜임새가 여전히 훌륭합니다.명작은 시간이 흘러도 명작이라는 말이 있듯이, 다양한 무기가 등장하면서도 각 종류별로 특징을살림과 동시에 무기를 통한 전술까지도 세울 수 있습니다.

 

 무기가 벽에 부딪히기만 해도 튕겨나가기 때문에 비좁은 곳에서는 창을 사용한다거나, 횡베기보다는 종베기 위주로 공격을시도한다거나, 적이 여럿 몰려 있을 때는 낙사를 유도한다거나 하는 다양한 액션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무기 종류에 따라 다양한 모션을 볼 수 있다.

 

방패를 등에 맨 뒤 무기를 양손으로 잡아 더 강력한 대미지를 먹이는 것도 가능.

유니크한 무기의 경우 특수 공격을 할 수도 있다.

 

 

 

 

 팬들이 소울 시리즈에 열광하는 데에는 끝없이 파고들 수 있는 즐거움도 꼽을 수 있습니다. 각 무기마다 고유 모션이 존재하는 정도까진 아니지만, 다크 소울의 무기들은 종류에 따라서 모션이 바뀌며 같은 종류의 무기라도 각각 고유의 특수기술이나 세세한 성능 차이가 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한 번 클리어 하는 정도로는 최고 강화 단계의 무기를 두 개 이상 만들기 어렵다는 점이나 무기의 속성 혹은타입 자체를 바꿔버리는 변질이라는 시스템까지 다채롭게 준비된 터라 매 회차마다 다양한 무기를 사용함으로서 색다른 재미를 볼 수도 있습니다.

 

 

 

 

 

 무기에 따라서 강화했을 때에 어떤 진화 루트가 생기는지, 어떤 능력 보정을 갖고 있는지, 대미지는 약하지만특별한 특수 효과로 어떤 재미를 볼 수 있는지 등등. 이 게임에서 무기만으로도 파고들만한 요소는 족히 열 가지는 넘습니다. 또한, 불친절함의 대명사인 게임답게 온갖 장비들을 필드 깊숙한 곳에숨겨두거나 유니크 몬스터를 처치해야 얻을 수 있도록 지정해두었기에, 공략을 보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면한두 번 클리어 해서는 숨겨진 요소를 다 찾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소울 시리즈의 전통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 온갖 숨겨진 요소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 다크 소울은 촘촘하게 구성된 광활한 넓이의 월드맵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각각의 지역들은 저마다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담고 있기도 한데, 더욱 놀라운 것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지역들이 선형적으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지역에서 B라는 지역으로 이동했다가, C를 거쳐 D로 이동했는데 그 D에서 지름길을 찾으면 A와 D를 잇는 엘리베이터를 발견할 수도 있죠.

 

 

 

 

​ 그렇게 촘촘하게 서로 얽히고 섥힌 맵은 7년 전이나 지금이나 놀랍고 훌륭하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식으로 구역을 엮어둔 다른 게임들은 대체로 순간 이동 포인트나 게임 디자인상 로딩을 거치며 넘어가도록 되어 있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다크 소울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유출된 맵 구조를 보면 연결된 지역들이 순간 이동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설계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크 소울에서의 탐험은 항상 보상이 따른다.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의 탐험에서 놀랐다면,

다크 소울의 심도 있는 탐험의 구성에 더욱 놀랄 것이다.

 

​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게다가 플레이어가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또, 반복이나 연속된 구조로 지치게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일례로 호라이즌 : 제로 던의 경우 지루하지 않은 서브 퀘스트와 적절한 탐험 보상, 흥미로운 스토리, 다양한 볼 거리 제공 등을 보여주며 게이머들의 찬사를 이끌어냈습니다. 반면, 진 삼국무쌍 8편은 먼 옛날 한국 온라인 게임처럼 엉망인 퀘스트 동선과 탐험이나 퀘스트에서 볼품 없게 느껴지는 보상,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단순한 퀘스트 등으로 몰매를 맞았습니다.

 

 

 

다크 소울 시리즈 최고의 인기 캐릭터 솔라.

태양 만세!

 

​ ​다크 소울의 경우 복잡한 맵이지만 탐험을 하면 할수록 다양한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진행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이나, 탐험을 통해 지름길이나 다음 보스의 약점을 알아낼 수 있기도 합니다. 게다가 지루할 틈 없이 새로운 것들이 연속적으로 출현합니다. 너무 루즈한 구간을 만들거나,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적들에 의해 심신이 지치지 않게 적절한 완급 조절까지 해냈습니다.

 

 다크 소울에서는 거의 모든 것이 이유가 있고, 결과가 있습니다. 의미 없는 행동이나 오브젝트는 거의 전무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디자인을 볼 수 있죠.

 

 

 

 

​ 여느 게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NPC들과의 관계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플레이어는 다크 소울을 하면서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감옥에 갇힌 NPC를 도와줄 수도 있고, 도와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도와주고 보니 플레이어의 뒤통수를 치는 NPC도 있고, 도와준 뒤 몇 번이고 플레이어에게 은혜를 갚는 NPC도 있습니다.

 게다가 플레이어의 진행 방식에 따라 해당 NPC와 관련된 스토리를 볼 수도 있고, 못 볼 수도 있습니다. 이벤트 시기를 놓치면 그 회차에서는 두 번 다시 그 NPC를 만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NPC와의 관계는 다양하게 바뀝니다. 그들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갖고 있죠. 때문에, 게임을 한 번 할 때 모든 이벤트를 다 본다거나, 숨겨진 요소를 전부 찾아내는 걸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다크 소울이 꺼려질 수도 있습니다. 공략을 보지 않는다면 놓쳐버리기 일수인 이벤트가 허다하고, 구해줬던 NPC가 플레이어의 베이스 캠프에 있는 쓸모 있는 NPC를 전부 죽여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게이머들은 더욱 더 다크 소울에 열광했던 걸지도 모릅니다. 그저 마을에 서있기만 하는 NPC, 특별할 것 없는 NPC, 구해준다와 구해주지 않는다는 선택지 뒤에 딱히 변화가 없는 이벤트는 대부분의 게임들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인데 반해, 다크 소울은 전혀 다른 노선을 택했으니까요. 플레이어의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NPC라는 요소는 게임의 몰입도를 배로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절대불변 수준의 법칙 중 하나.

적의 뒤를 노려라.

 

 

매 전투마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 선형적인 맵 구성과 아트워크, 레벨 디자인, 남다른 몰입감을 선사해 주는 분위기, 플레이어의 행동에 반응하는 NPC, 곳곳에 숨겨진 아이템, 흥미로운 스토리 텔링, 플레이어가 직접 상상해 나가는 스토리, 확실한 탐험의 보상.

 

 다크 소울은 수많은 장점들이 서로 얽히고 섥혀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빼놓을 수 없는 마지막 화룡점정은 전투입니다.

 

 

 

 

 

​ 다크 소울은 더럽다고 느낄 정도로 아주 어려운 난이도로 악명 높은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서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여느 액션 게임처럼 몰려오는 적들을 신나게 썰어버리는 영웅이 아니라, 마왕의 성에 멋모르고 들어선 일개 병사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다음엔 어떤 적들이 어떤 식으로 기다리고 있을지, 일자로 구성된 복도 끝에 있는 코너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매 순간 마다 보스를 상대하는 느낌으로 전투를 치르게 되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의 액션 게임이라면 소위 잡몹들에게 몇 대 맞더라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만, 다크 소울에서는 잡몹에게 두세 대 맞으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 그러나 다크 소울의 전투는 단순히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액션 게임이 주인공의 화려한 액션을 감상할 수 있는 게임이라면, 다크 소울은 묵직하고 깊이 있는 전투를 지향한다는 것이 차이인 셈입니다.

 

 

 

 

​ 무기가 벽에 닿으면 튕기는 요소, 가드를 올린 상태로 공격을 받으면 스태미나가 소모되고, 스태미나가 제로가 되면 강제로 가드가 풀리는 점, 공격을 하는 도중 인간형 적이 타이밍에 맞춰 쳐낸다면 큰 헛점이 드러나면서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 뒤에서 공격을 받으면 체력이 가득 찬 상태에서도 즉사할 정도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점까지

 

 이 게임을 처음 접한다면 전투에서 온갖 요소가 플레이어에게 불리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앞서 거론한 대부분의 요소들은 적들 또한 똑같이 적용된다는 게 핵심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면 전투를 치를 때마다 스스로에게 유리한 부분을 먼저 생각하게 될 것이고, 보다 전략적으로 핵심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단순히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플레이어가 느끼는 불리한 요소를 그대로 역이용 할 수 있고, 게임에 익숙해질 때까지 수없이 게임 오버 화면을 맞이하겠지만 그 대신 플레이어의 실력은 계속해서 성장하게 됩니다.

 

 프롬 소프트웨어는 액션 RPG 게임의 기본적인 구조인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캐릭터가 강해져 진행이 수월해지는 것을 비틀었다 할 수 있습니다. 다크 소울은 캐릭터의 성장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컨트롤과 상황 대처 능력 등 실력이 성장하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죠.

 

 

 

까다로운 강적을 만난다면 적극적으로 뒤를 잡거나 패링(쳐내기)을 하면 된다!

 

물론 섣부른 공격과 방심은...

 

유다희양과 다이렉트로 만날 수 있는 티켓이 될 뿐이다.

 

 

 

​ 보스전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데, 대체로 다크 소울의 보스들은 아주 어려운 편에 속합니다. 자칫하면 한 방에 죽음의 문턱에 다다를 수도 있고, 억울하다 싶을 정도로 말도 안 되는 공격들에 게임 오버 화면을 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패턴을 전부 파악하더라도 한 순간의 방심이 그대로 유다희 메시지를 띄우기도 하죠.

 

 

 

포기할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

 

​ 불합리하다 느낄 정도로 어려운 난이도 구성이 다반사입니다. 보스의 대미지가 무지막지하고 체력이 말도 안 되게 많을 때는 그만 포기하고 쉬라는 식으로 절망적인 상황에 던져놓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려운 보스를 처치했을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짜릿함과 쾌감을 느끼게 합니다. 도저히 잡을 수 있을 거라곤 생각되지 않았던 보스일 수록 그 감정은 극대화 됩니다. 넘어설 수 없는 산처럼 느껴졌던, 견뎌낼 수 없는 역경과 고난처럼 느껴졌던 보스를 이겨냈을 때의 쾌감, 행복감, 환희, 기쁨 등은 다음 보스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고, 마치 마약처럼 계속 패드를 붙들고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줍니다.

 

 

 

 

 

​ 물론 다크 소울의 보스전은 단순히 어렵게만 구성되지 않았습니다. 그 보스를 처치하기 전까지 맵을 구석구석 탐험했다면 보스의 약점이나 보스에게 큰 대미지를 입힐 수 있는 아이템 등 다양한 힌트 요소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아이템이 보스 공략의 키 포인트가 될 수도 있고, 우연히 얻었던 마법이 보스의 실체를 드러내는 유일한 방법일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라도 탐험은 의미 없는 보상이나 시간 때우기로 점철된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보상을 선사한다 말할 수 있습니다. 

 

 

 

죽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용의 위압감은 엄청나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데서 히든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다.

 

 

​ 다크 소울 리마스터는 환상적인, 게임 역사상 손에 꼽을 정도로 뛰어난 액션 RPG 게임의 귀환입니다. 물론, 시리즈의 팬들은 이 완벽에 가까운 게임의 리마스터에 조금 더 큰 기대를 걸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필자 또한 그러한 게이머 중 하나였습니다. 리마스터 소식을 들었을 때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가장 뛰어난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주었던 다크 소울 3편 수준의 그래픽으로 뽑아줬으면 하고 바랐을 정도였습니다.

 

 아주 아쉽지만 리마스터에 그 정도의 예산을 투입할 수는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부족한 시간에 이것이 최선이었던 것인지 다크 소울 3편의 그래픽 퀄리티에는 미칠 수 없는 상태로 발매되었습니다.

 

 냉정하게 말한다면 기존에 다크 소울 1편을 클리어 했던 게이머라면, 이 게임이 그립거나 다시 해보고 싶은 게 아니라면 굳이 다시 해볼 필요성까진 없습니다. 그래픽 퀄리티가 올라간 것 외에는 오리지널과 비교했을 때 그다지 뚜렷한 차이점을 찾아보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 그래도 오리지널과 비교했을 때 이번 리마스터 버전은 확실히 퀄리티가 올라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정교해지고, 뚜렷한 디테일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놀라운 변화까지는 아니지만, 다크 소울 1편을 PS4나 XBOX ONE으로 다시 즐겨보고 싶었던 팬들에게는 이 정도면 다시 즐겨볼 만한 가치는 충분한 수준입니다.

 

 

 

다시 한 번 다크 소울 1편에서 유다희양을 만나고 싶다면,

아직 다크 소울 1편의 유다희양을 만난 적이 없다면.

 

 

​ DLC가 포함되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발매되었기에, 액션 RPG 역사상 최고 명작으로 손꼽을 수 있는 이 게임을 아직 접해본 적 없는 게이머라면 반드시 이번 기회에 플레이 해보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혹여나 어려운 난이도가 걱정돼 엄두가 나질 않는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음이 꺾이지만 않는다면 언제고, 몇 번이고 다시 도전할 수 있습니다.

 

​ 열정과 도전, 짜릿함과 쾌감, 절망 뒤에 오는 희열, 절묘한 레벨 디자인과 환상적인 맵 구조, 흥미로운 스토리, 인물들 간의 연결 고리, 곳곳에 숨겨진 아이템과 비밀들, 완벽에 가까운 게임성을 바란다면. 그리고 액션 RPG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반드시 이 게임을 플레이 해봐야 합니다.

 

 

9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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