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 맥스 XENO - 황폐한 세기말 세계에서 그려낸 전차와 복수귀의 이야기 (feat. 오다 논) / 2018년 6월

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메탈 맥스 XENO - 황폐한 세기말 세계에서 그려낸 전차와 복수귀의 이야기 (feat. 오다 논) / 2018년 6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8. 11:15

본문

이 글은 2018년 6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959&sca=&sfl=mb_id%2C1&stx=lieonsjh&page=3

 

 

발매 시기 2018. 05. 31
리뷰 작성일 2018. 06. 20
게임 장르 인간과 전차의 진 세기말 RPG
정식 발매 가격 51,800원
제작사 카도카와 게임즈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한국어 유무

 

 

이 게임 타이틀은 SIEK에서 리뷰용으로 지원해주셨습니다. *

 

 

 

 

 

 

 

메탈 맥스 XENO의 구동 화면.

 

 세기말, 황량한 황무지, 사람의 그림자조차 찾아보기 힘든 미래, 그리고 전차. 메탈 맥스 시리즈를 대표하는 요소들입니다. 패미컴 시절부터 시작된이 시리즈는 특이한 특징들로 점철된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옛 명작인 매드 맥스 시리즈에서 많은 영향을받았는지, 비슷한 풍경이나 느낌들이 시리즈에 전체적으로 녹아 있기도 합니다.

 

 녹색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황폐한 세계. 전형적인용사가 나오는 판타지 배경의 RPG가 아닌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연상케 하는 RPG. 드래곤이나 마법이 아니라 전차와 괴생물, 적대적인 로봇들이등장하는 것. 그것이 메탈 맥스 시리즈의 전통이었습니다.

 

 

 

메탈 맥스 시리즈의 판권은 2편 이후 엔터브레인으로 넘어갔다가,

그 엔터브레인에서 카도카와게임즈를 설립하며 원년 멤버들을 다시 모아 시리즈를 부활시켰다.

 

 그리고 메탈 맥스 시리즈는 과거, 상당히쇼킹한 작품이었습니다. 세계를 지키기 위한 용사의 여정이 아니라, 복수에눈이 먼 주인공. 그리고 옆구리나 등에 총을 매단 채 그 총으로 싸우는 생체병기스러운 강아지 동료라던가, 육중한 전차를 몰고 다니며 그 전차로 다양한 괴생물들과 싸워 나가는 방식은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습니다.

 

 비록 시리즈의 첫 작품이었던 1편은 당시 제작사의부족한 자금력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패키지를 찍어내지 못해 몇만 장 단위로 팔리는 것으로 그쳤지만, 그 후속작이자 국내로 수입되어 가장 많은 게이머들이 기억하고 있는 2편은 20만 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기까지 했습니다.

 

 

 

타이틀 메뉴는 요 근래 작품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단촐하다.

 

 스토리는 고정이지만 진행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은 자유도 또한 메탈 맥스 시리즈의 특징이었습니다. 최근 작품들 중에는 다크 소울 시리즈가 이러한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어떤순서로 맵, 스테이지를 진행하건 플레이어의 마음 대로 할 수 있다는 점은 메탈 맥스가 발매될 당시로서는상당히 신선한 방식이었고, 이러한 자유도에 취한 팬들도 제법 됐을 정도로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 없었습니다.

 

 

 

옛 작품의 컨셉을 이어 받아 노아와 대파괴가 설정에 등장하지만...

 

 메탈 맥스 시리즈는 독창적이면서도 신선했고, 좋은의미로 광기어린 작품이었습니다. 게다가 높은 자유도와 꿈도 희망도 없는 미래의 분위기를 제대로 어필한작품이었습니다.

 

 

 

타이틀 메뉴는 단촐하지만 그래도 설정 메뉴는 존재한다.

최근의 턴제 RPG 게임들이 보여주는 편의성은 따르고 있는 편.

 

처음에는 맵이라고 할 수조차 없지만

 

게임을 진행해 감에 따라 제법 넓은 맵의 윤곽이 드러난다.

패스트 트레블 포인트 위치도 상당히 구성이 좋다.

 

 많은 게이머들이 기억하고 있는 메탈 맥스 2 이후로도많은 작품들이 꾸준히 발매되긴 했습니다. 혹평이 난무했던 메탈 맥스2 改를 비롯하여 PS2, NDS, 그리고 스마트 폰 게임으로도 발매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후속작이 꾸준히 발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올드 게이머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와중 과거 메탈 맥스 시리즈를 접했던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시리즈의최신작인 메탈 맥스 XENO가 시리즈 최초 한글화로 돌아왔습니다.

 

 메탈 맥스 시리즈 자체가 어마어마한 인지도를 갖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국내 현지화로 발매된 적이 없기에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더 낮은 편이며, 연식이오래된 시리즈이기에 메탈 맥스 시리즈를 모르는 게이머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도카와게임즈는 기존 메탈 맥스 시리즈 제작진을 다시 모아 최신작을 만들었습니다. 흔한 용사의 이야기나 판타지세계 속 푸른 배경 따위는 일절 찾아볼 수 없는 황폐한 세계관의 작품을 말입니다.

 

 

 

주인공의 디폴트 네임은 탈리스.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메탈 맥스 제노는 전체적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설정부터 세계관, 게임 구성에 이르기까지 특이한 조합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과거 이 시리즈를 접해본 게이머라면 당연하다 여기겠지만, 지금은 메탈 맥스 시리즈 자체를 모르는 게이머가 더 많을 것이고, 다양한 게임이 발매되고 있는 작금의 게임계에서도 평범하진 않은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메탈 맥스 제노의 독특한 캐릭터들 가운데 가장 특이한 케이스는 주인공입니다. 인류를 말살하려는 기계 군단 선즈(SoNS)에게 대항하는 최후의몬스터 헌터인 주인공은 대의를 위해서가 아닌, 복수만을 꿈꾸는 캐릭터입니다. 그는 입만 열면 복수를 울부짖으며, 복수 이외에는 관심조차 없는캐릭터로 그려집니다.

 보편적인 RPG 게임의 주인공들이 정의를 외치거나, 대의명분을 찾거나, 지키고 싶은 누군가를 위해 싸운다는 설정과는 확실히 다른 노선을 타고 있습니다.

 

 

 

 

 반면, 그런 주인공을 보조하는 주변 캐릭터들은 딱히 신선함을 느끼긴 어렵습니다. 오랜 세월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에서 흔히 혹은, 종종 보았던 그런류의 캐릭터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메탈 맥스 제노 제작진은 그 캐릭터들에 세기말 분위기라는 양념을끼얹어, 색다른 느낌을 뽑아냈습니다.

 

 

 

요키만이 달 수 있는 칭호, 인류 최후의 모솔...

 

 

 인류 최후의 모쏠, 인류 최후의 처녀 같은칭호 시스템은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그 캐릭터의 속성을 쉽게 표현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류의생존자가 얼마 남지 않은 세계에서 한 번도 여성을 사귀어 본 적 없는 소년은 나름의 웃음 포인트가 될 수 있겠지만, 인류가 멸종하느냐 마느냐라는 종족 전체의 존속이 걸린 마지막 인간 여성 캐릭터의 등장은 게임의 분위기나 스토리상얼마나 현 상황이 심각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나름 진지한 소재로 인류멸종에 대해 말하지만..

 

스토리 자체에선 그다지 깊이를 느끼기 어렵다.

 

혹자에게는 분명 친숙할 것 같은 그림체...

 

그 작가 특유의 얼굴형까지 담겨 있다.

 

​ 메탈 맥스 제노는 과거 시리즈에서 그대로 이어 받은 부분들이 제법 많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풍의 분위기와 배경, 흔한 RPG의 주인공과는 상반된 주인공, 전차를 주 소재로 했다는 점, 전투 방식 자체 등은 전작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전작들이 보여줬던 독특한 세계관에서의 스토리나 전개 방식은 신작에 와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복수를 꿈꾸는 주인공은 정의만을 외치는 주인공에 비해 매력적이긴 하나, 지금은 메탈 맥스 2가 인기를 끌었던 93년도가 아닙니다. 작품을 끌고 가는 주인공이 복수귀인 것은 더이상 특별할 게 없습니다. 그렇다고 흡입력 있는 전개나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것도 아닙니다. 메탈 맥스 제노의 초반부는 아직 어딘가에 있을 생존자를 찾아 나서는 것이 주된 내용이고, 마치 MMORPG 게임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듯 단순한 심부름의 연속처럼 느껴집니다.

 

 

 

색기 넘치는 그림체로 음지에서 유명한 오다-논이 일러스트 담당!

 

​ 오다 논의 일러스트가 곁들여진 캐릭터들은 플레이어의 보는 맛을 충족시켜주긴 합니다. 남성 캐릭터들은 어딘가 부족하게 보이지만, 여성형 캐릭터들이나 여성스러운 캐릭터들의 일러스트는 훌륭하다 싶을 정도로 예쁩니다.

 그러나 게임 자체의 그래픽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편이고, 캐릭터 모델링 역시 한 세대 전에나 어울릴 법한 디테일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메탈 맥스 제노는 그래픽적인 부분에서도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예쁜 여주인공의 모델링에는 바스트 모핑이 있다는 깨알 같은 장점이 있지만, 그래픽 자체는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메탈 맥스 제노에서는 차량(전차)을 탄 채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다.

 

​ 그래픽과 스토리, 캐릭터성은 현 시대에 뒤떨어지지만, 게임성은 얘기가 좀 다릅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대파괴의 재앙 이후 사람의 모습이라곤 그림자조차 보기 힘든 세상에서 주인공의 목숨과도 같은 전차를 타고 적이 된 기계들에게 복수하러 다니게 됩니다. 황폐한 세상에서 오로지 전차만을 믿고 모래로 뒤덮인 땅을 누비는 것이죠.

 

 

 

 

​ 메탈 맥스 제노는 필드 인카운트 방식을 채택한 턴제 RPG 게임입니다. 그러나 평범한 방식과는 조금 다른 것이 있는데, 인카운트가 발생했을 경우 바로 전투에 돌입하는 것이 아니라 전차를 타고 다닌다는 컨셉에 맞춰 전투에 돌입하기 전에 적들에게 선제 공격을 입히고 전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선제 공격만으로 적들을 처치한다면 전투는 발생하지 않고 경험치와 보상만 얻고 빠르게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 선제 공격 시에 다른 차량에 타고 있는 동료가 파티에 있다면 다른 차량으로 교체해 공격할 수도 있고, 차량에 달린 다른 무기로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적이 여럿이라면 한꺼번에 여러 명의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로 공격!

 

 

​ 전투는 기본적으로 턴제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여느 게임과는 조금 다른, 특이한 방식을 가미했습니다. 각 턴마다 아군과 적군의 행동 차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공격을 주고 받는 식으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마치 영화 속 전차전이 서로 공격을 한 번씩 주고 받듯이 말입니다.

 

 

 

전투가 끝난 뒤에는 일종의 보고서처럼 전투 기록을 보여준다.

 

 

​ 턴제 RPG의 기본적인 방식처럼 각 무장에는 공격 속성이 달려 있으며, 그것으로 적의 약점을 공략하는 식으로 전투가 짜여져 있습니다. 초반부의 적들은 굳이 약점을 공략할 필요는 없지만,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나 보스전 등은 약점을 공략하지 않으면 클리어하기 어려울 정도로 느껴집니다. 물론, RPG 게임 답게 노가다를 통한 레벨업으로 찍어 누를 수도 있습니다.

 크게 특별할 건 없지만 메탈 맥스 제노는 평범한 RPG의 맛과 전차를 타고 치르는 전투라는 점을 적절하게 조합했다 생각됩니다.

 

 

 

각 구역마다 현상금이 걸린 다양한 모습의 보스들이 있다. 

 

원티드 보스들을 잡으면 그 현상금은 그대로 플레이어의 몫!

 

 

​ 단순히 전차에 달린 대포나 부포, 동축 기관총만을 쏘는 것이 전투의 전부였다면 무척 지루했겠지만, 각 캐릭터 마다 갖고 있는 다양한 공격 특기(스킬)로 전투의 재미를 증가시켰습니다. 또한, 진행 도중 얻을 수 있는 시리즈 전통의 러쉬 아이템을 전차에 장착하면 여러 문의 대포를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등 메탈 맥스 시리즈만의 재미를 살려냈습니다.

 

 일본식 정통 RPG 스러우면서도, 미야오카 히로시 디렉터만의 광기어린 전차 사랑이 듬뿍 담긴 것이 메탈 맥스 시리즈였습니다. 그리고 메탈 맥스 제노는 그 오래된 시리즈를 비교적 현 시대에 맞게 재정비하여 내놓은 작품입니다. 덕분에 전투는 친숙하면서도 어딘가 낯선, 기묘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전차를 타고 싸우는 파트만이 전부가 아니다.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지하 터널이나 던전 등은 인간 상태로만 들어갈 수 있다.

 

 

​ 인간 상태로 치르는 전투들은 아쉽게도 딱히 큰 재미를 주진 못합니다. 전차를 타고 전투할 때처럼 인간으로 상대하는 적들 역시 속성별 약점을 갖고 있고, 도구나 특기 등으로 다양하게 공략할 수는 있지만 단지 그뿐입니다. 여느 RPG 게임에서건 볼 수 있는 평범한 전투일 뿐으로 보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각 캐릭터들은 무기를 최대 3개까지 장착할 수 있어, 상황이나 던전에 출현하는 적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속성, 공격 방식의 무기를 장착하여 전술적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이지만 썩 특별하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물론 여주인공 토니의 바스트 모핑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좋다!

 

​ 부채꼴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샷건, 직선으로 관통탄을 발사할 수 있는 권총, 동시에 여러 명의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원형 무기 등 꽤나 다채로운 것들이 준비되어 있긴 합니다. 그러나 메탈 맥스 제노는 시리즈가 그러했듯 전차가 메인이며, 전차로 치르는 전투의 짜임새가 월등히 좋기에 인간으로 치르는 전투는 상대적으로 지루함을 유발하게 됩니다.

 

 

 

메인 메뉴의 디자인과 구성은 난잡하게 느껴진다.

 

 

​ 메탈 맥스 제노의 육성 부분은 언뜻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실상은 간단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전투를 통해 레벨을 올리는 평범한 RPG의 육성 방식과 몬스터 헌터나 서바이버, 메카닉 등으로 나뉘어진 클래스의 레벨을 올려 새로운 특기(스킬)를 배울 수 있고, 추가적으로 에이스로의 길이라는 도전과제를 통해 캐릭터의 스탯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까지 있습니다.

 캐릭터를 육성하는 방식이 총 세 가지인 것인데, 캐릭터 레벨과 클래스 레벨은 결국 전투를 반복하면 성장하고 스탯을 추가로 올릴 수 있는 챌린지는 각 도전과제를 달성하여 그 포인트로 캐릭터의 육성 방향 대로 스탯을 찍어주는 간단한 방식입니다.

 

 

 

전투 파트가 두 개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멤버 장비와 차량 장비 두 가지 모두 신경써야 한다.

 

 

차량 장비는 베이스 캠프가 아닌 필드에서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클래스 레벨을 올려야 새로운 스킬을 배울 수 있는 방식.

 

전투 상태가 아닐 때도 쓸 수 있는 특기도 존재.

 

등장하는 전차는 한 대가 아니다.

또한, 다양하게 커스텀할 수도 있다.

 

 

​ 메탈 맥스 제노의 플레이는 크게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차를 탄 상태로 치르는 전투, 플레이어의 입맛 대로 바꾸는 전차의 도색과 개조입니다.

 

 전차의 부품을 하나하나 갈아 끼우는 재미는 마치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에서의 그것과 같습니다. 차량을 좋아하지 않는 게이머들에겐 별 것 아닌 단순한 스탯의 변화만 있는 요소일 뿐이나, 전차를 사랑하는 게이머들에겐 아주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더 좋은 혹은, 이 차량에 맞는 엔진으로 교체하고, 차량에 어울린다 싶은 대포로 갈아 끼우는 등 자신만의 로망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 전차들은 대체로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포가 달린 곳을 개조하여 동축 기관총을 달아버린다거나, 더 크고 아름다운 대포를 단다던가 할 수 있어, 자신만의 전차를 완성해갈 수 있습니다. 시리즈의 전통이자 전차에 대한 남자의 로망을 제대로 살린 것이죠.

 또한, 이 게임에선 캐릭터들의 방어구를 바꿔도 외형적인 변화가 없는 아쉬움 따윈 단점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전차의 포를 바꿔 끼우거나 장비를 바꾸면 외형까지 변하며 전차를 사랑하는 게이머들의 로망을 충족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차량에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이 남아 있다면 두 명 이상을 같은 차량에 태울 수도 있다.

두 명을 같은 차량에 태울 경우,

전투에서 해당 차량은 두 번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전술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 물론 전차에 대한 로망을 한없이 채워주는 부분은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시리즈의 구작들에 비해 월등히 좋아진 편의성은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놀라운 변화들입니다. 하지만, 시리즈의 팬들은 이 신작의 많은 변화점이 그다지 달갑게 느껴지진 않을 수도 있습니다.

 

 메탈 맥스 제노에서는 과거 메탈 맥스 2편에서처럼 무의미에 가까운 드럼통 밀기나, 마을에서의 독특한 대화 등을 비롯한 깨알 같은 잔 재미들이 사라졌습니다. 종말에 가까운 변화가 벌어진 세계이기에 마을조차 존재하지 않아 둘러볼 마을 조차 없어졌죠.

​ 따라서 메탈 맥스 시리즈만의, 여느 평범한 RPG 게임들과는 다른 맛을 사랑했던 팬들이라면 신작에서의 변화가 낯설고 꺼려질 수도 있습니다.

 

 

 

깨알 같은 선택지는 수많은 잔재미를 담았던 구작들에 대한 일종의 리스펙트?

 

인간은 멸종 수준에 이르렀지만 자판기는 아직 정상으로 작동한다.

 

​ 하지만 필자로서는 메탈 맥스 제노에서의 변화는 그리 나쁘지 않다 생각됩니다. 나만의 전차를 만들어 흙과 모래로 뒤덮인 세기말의 미래를 돌아다니며 기괴한 괴생물들과 싸우고, 입맛 대로 전차를 개조시켜가며 다시 싸우고 파츠를 모으거나 새로운 전차를 얻는 행위 자체는 여전히 즐겁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전투 파트는 평범하게 비춰질 수도 있지만, 그렇기에 되려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더욱 참신한 요소, 더욱 독창적인 것들을 플레이어들에게 보여주고 어필하기 위해 요즘 게임들은 되려 무리수를 남발하는 추세입니다. 그러한 것들은 되려 게임을 망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죠.

 따라서 메탈 맥스 제노의 평범한 JRPG 방식은 마이너스가 아니라 생각됩니다. 난잡한 참신함보다는 깔끔하고 심플한 것이 때로는 먹히니 말입니다.

 

 

 

인류 최후의 유망주..라는 칭호가 왜 있는지 알 것도 같다.

 

​ 메탈 맥스 제노는 전체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만한 게임임이 분명합니다. RPG 장르의 게임들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상호작용, 깨알 같은 재미, NPC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원하는 게이머라면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기말의 세계에는 그러한 것들이 일절 없기 때문이죠.

 또한 메탈 맥스 2를 비롯한 전작들을 그리워하는 팬이라면 많은 부분이 달라진 신작이 당황스럽게 느껴지거나, 이건 메탈 맥스 시리즈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몇 번이나 언급했지만, 인류 최후의 유망주는 정말 예쁘다.

 

​ 조악한 그래픽, 카도카와 게임즈 특유의 FM 라디오 같은 사운드,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한 스토리, 반복적인 전투를 통해 성장해야만 하는 옛날 방식의 RPG. 이 게임엔 단점이라 부를 만한 것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재밌는 건, 그게 되려 90년대의 RPG 게임들이었단 것입니다.

 

 그 시절의 게임들은 심각할 정도로 불친절하거나 불편했고, 스토리가 좋은 작품도 있었지만 엉망인 작품도 즐비했죠. 그리고 그래픽보다는 게임성에 집중하거나, 컨텐츠에 집중했었습니다.

 

 이 게임은 여러 면에서 친절하면서, 그 시절 악몽 같은 노가다는 완화하면서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을 적절히 섞었습니다. 강력한 보스들에게 리타이어하면 레벨을 올려 다시 보스에게 도전하고, 필드 구석구석을 누비며 다양한 아이템을 찾아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던 그 시절의 방식에 요즘 추세인 유저 편의성을 섞었습니다. 던전에서는 맵을 열어 입구로 빠르게 돌아갈 수 있고, 게임 시작부터 패스트 트레블 기능을 쓸 수 있으며, 미니맵에 보물 상자가 어디에 있는지 표기되어 있고, 보스에게 리타이어 하더라도 세이브를 날려 먹지 않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전차라는 로망이 섞여 있습니다.

 

 메탈 맥스 제노는 시리즈를 접해본 적 없던 게이머라도 즐겁게 해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옛날 JRPG의 맛을 적절히 느껴볼 수 있고, 크고 아름다운 전차를 타고 다니며 취향에 맞는 개조를 할 수 있습니다. 음지에서 주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오다 논의 일러스트를 게임 캐릭터의 것으로 감상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며, 복수귀 그 자체인 주인공으로 세기말의 세상을 누빌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단점들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메탈 맥스 제노는 충분히 즐거운 게임입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옛날 JRPG를 맛보고 싶은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75/100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