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즈 곤 - 훌륭한 그래픽, 사운드, 마케팅은 AAA급.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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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즈 곤 - 훌륭한 그래픽, 사운드, 마케팅은 AAA급. 하지만......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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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시기 2019. 04. 26
리뷰 작성일 2019. 05. 06
게임 장르 서바이벌 호러 액션 어드벤쳐
정식 발매 가격 64,800원
제작사 밴드 스튜디오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한국어 유무 한글판

 

 

이 글은 SIEK에서 리뷰용으로 지원된 타이틀로 작성되었습니다. *

 

 

데이즈 곤의 구동 화면

 

​ 2016년 E3에서 트레일러를 처음 봤을 때, 오랜만에 걸출한 오픈 월드 좀비 게임이 발매될 것 같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 뒤인 2017년 E3에서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를 보았을 때, 기대보다 걱정이 더 앞섰습니다. 스크립트 식으로 짜여진 것 같은 연출 화면 속에서 주인공의 움직임은 둔해보였고, 의도적으로 걸출한 장면만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 좀비들의 움직임이 어딘가 딱딱해보였기 때문입니다.
 ​이후 공개된 트레일러들에서 그 의심과 걱정은 조금씩 깊어져 갔고, 결국에는 기대치를 많이 낮춘 상태에서 이 게임을 접해봐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 트레일러만 보고 게임에 실망을 했다는 얼토당토 않은 말이 아닙니다. 그저 기대치를 낮춰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죠. 그 판단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은 이 게임의 제작사인 밴드 스튜디오가 이런 게임을 한 번도 만들어본 적 없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들은 PSP 버전 레지스탕스, Vita 버전 언차티드 등을 개발한 소니 사한의 개발사로, AAA급 오픈 월드 게임을 만들어 본 적 없었습니다.

 

 

 

조작 체계 자체는 그리 복잡한 편이 아니다

 

 

​ 좀비가 등장하는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오픈 월드 게임. 분명 두근거리는 재료들의 조합입니다. 좀비가 나오는 영화는 명작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킬링 타임용 영화로서 괜찮은 편이며, 서바이벌을 강조한 액션 어드벤쳐 형식의 오픈 월드라는 점은 뭇 게이머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장르입니다.

 

 

 

 

​ 데이즈 곤에는 아주 많은 좀비가 등장합니다. 드넓은 월드 어디를 가도 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좀비를 소재로 했지만 좀비보다 인간형 적들이 더 많이 등장하는 게임도 더러 존재하지만, 데이즈 곤에는 해당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이 세계 어디를 가도 웬만한 장소에는 좀비들이 득실거리고, 조금이라도 그들의 주의를 끄는 행동을 했다간 위 스크린샷처럼 수많은 좀비들이 일제히 달려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세계 곳곳에 득실거리는 좀비들은 플레이어를 귀찮고 짜증나게 만들 정도로 많지만, 재밌게도 이 작품의 스토리는 또 다른 생존자들과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건의 원인은 좀비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지만, 다른 생존자와 주인공 디컨간의 갈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 데이즈 곤의 세계에는 아주 다양한 종류의 인간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흔히 보아온 좀비를 소재로 한 게임이나 영화, 드라마 등에서 숱하게 본 인물들과 흡사합니다. 스토리를 진행하면 할수록 고립되어가는 사회와 환경에서 인간이 얼마나 추악하고 이기적으로 변할 수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재밌게도 그런 이기적인 집단의 모습은 스토리 뿐만 아니라 게임의 시스템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생존을 위해 온갖 자원을 항상 파밍해야 한다

 

 

 

​ 데이즈 곤의 기본은 생존입니다. 온갖 난관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플레이어는 끊임 없이 움직이고, 그리고 또 움직여야 합니다.

 생존에 도움이 되는 자원과 재료는 모두 극히 한정적인 수량만 소지할 수 있습니다.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 최대 소지량을 늘리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제작 재료는 10개 정도만 들고다닐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한정된 자원과 재료로 어떻게 위기를 돌파할 지 계속 생각해야 합니다.

 

 특별한 제작 레시피는 임무를 진행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고,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새로운 재료를 습득할 수도 있습니다. 특별한 방법을 사용해야만 얻을 수 있는 재료도 존재하죠. 그러나 이렇게 재료를 모으러 다니는 일련의 과정들이 상당히 피곤하고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어쌔신 크리드를 비롯한 여느 오픈 월드 게임과 다를 게 없는 시스템이지만, 데이즈 곤이라는 게임의 템포는 느린 편이기 때문에 재료를 습득하는 과정조차 느린 편입니다.

 

 재료를 습득하기 위해선 네모 버튼을 약 1초간 누르고 있어야 합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습득하려는 재료 아이템 근처에 다른 재료 아이템도 같이 놓여져 있다면 여러 아이템을 동시에 획득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두 개 이상의 30센치 이상 떨어져 있다면 플레이어는 계속 네모 버튼을 눌러대며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허나, 이 게임에서 재료를 꾸준히 모으는 것은 생존에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귀찮거나 지루하더라도 감내해야만 합니다.

 

 

 

생존의 지속력을 위해 세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NERO 주사기를 모으는 것은 중요

 

열심히 모은 재료들로 다양한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 세계는 무척이나 넓습니다. 광활한 필드를 달리고 있노라면 얼마나 넓은지 감히 추측할 수도 없을 만큼 거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 세계는 마치 속 빈 강정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딜 가나 좀비가 득실거리는 부분은 좀비 아포칼립스에 알맞는 분위기지만, 너무 과할 정도로 많은 탓에 어디를 돌아다녀도 황폐한 풍경이 똑같아 보일 뿐입니다.

 범람한 좀비로 멸망해 가는 세계에서 플레이어는 말이 통하는 인간을 만날 일이 거의 없습니다. 간혹 도움을 요청하는 생존자를 만나기도 하지만 그들을 구해준 뒤에는 특정한 캠프로 보낼 뿐이고, 그 이후로 특별한 상호작용 따위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월드 맵은 넓지만 그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아, 종국에는 반복적인 성향의 보조 임무나 주요 임무를 위해. 또는, 플래티넘 트로피 달성을 위해 돌아다닐 뿐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반복적인 성격의 단조로운 퀘스트는 유비소프트의 오픈 월드 게임들에서 많은 게이머에게 질타 받았던 요소입니다. 데이즈 곤의 단조로운 미션들은 그것과 흡사합니다. 메인 스토리 도중에도 동물을 몇 마리 잡아 고기를 가져다 달라는 식의 번거롭고 지루한 퀘스트를 종종 수행해야만 합니다.

 

 

 

추적 퀘스트의 구성은 그나마 제법 신선한 편이지만

 

어디에 추적 단서가 있는지 분간이 잘 가지 않아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다

 

 

​ 앞서 말씀드렸던 인간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게임 시스템에도 녹여낸 것은 이 게임에 존재하는 신뢰와 화폐 역할을 하는 크레딧입니다. 데이즈 곤에는 세 개 이상의 독립적인 캠프가 존재하며, 그들은 문을 걸어 잠근 채 울타리 안의 일만을 신경씁니다.

 

 플레이어는 이런 사회 속에 녹아들어 생존해야만 하는데, 각 캠프 별로 독립적인 신뢰도와 크레딧이 존재해 당혹스러운 시스템을 접하게 됩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플레이 해본 게이머라면 친숙할 신뢰도 시스템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우호도 시스템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코프랜드의 캠프장에서 무기를 구매하거나 바이크를 개조하고 싶다면 코프랜드 캠프의 신뢰도를 높여야만 하는 식이죠.
 뿐만 아니라, 크레딧 또한 각 캠프는 공유하지 않습니다. 코프랜드 캠프에서의 크레딧은 핫 스프링스 캠프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필자가 제대로 기억하는 것인지 가물가물하지만 옛날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중에도 이런 방식을 사용한 작품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주 끔찍하고 번거로우며 짜증을 불러 일으키는 시스템 구조입니다.

 

 

 

 

 

 이성적으로 본다면 데이즈 곤의 신뢰도와 화폐 시스템은 요즘의 콘솔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신선하고도 희귀합니다. 다른 캠프와 교류하지 않는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선 잘 어울리는 시스템이기도 하죠. 그들의 이기심과 종말로 치닫는 과정을 시스템적으로도 잘 표현했다 생각됩니다.

 

 그러나 게임은 기본적으로 재미와 즐거움을 줘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게이머로서 이런 시스템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기름의 잔량과 바이크 내구도를 항상 확인해야 한다

 

기름 무제한 DLC를 판다면 바로 카드를 꺼낼 것 같다

 

​ 데이즈 곤은 정말 많은 불편함이 곳곳에 즐비한 게임입니다. 번거롭고, 귀찮으며, 짜증날 만한 요소가 많습니다. 익숙해지면 적응되긴 하지만 현실성을 강조했다고 이해하려 해도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이 게임의 핵심 중 하나이자 아주 많은 시간을 플레이어와 함께 보내는 바이크는 연비가 말도 안 될 지경으로 끔찍한 편입니다. 바이크에 기름을 가득 넣은 상태에서 1km 남짓 달리면 기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표시등을 볼 수 있습니다. 기름을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악셀을 당겨대면 아예 바닥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때문에 항상 기름이 얼마나 남았나 체크하며 달려야만 합니다.

 

 

 

 

​ 많은 번거로움과 짜증을 줄여줄 수 있는 것은 플레이어가 디컨의 레벨을 빨리 올려 생존과 전투에 도움이 되는 스킬을 빨리 습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게임에서는 레벨이 그리 빨리 오르지 않습니다. 긴 시간을 투자해야 레벨이 오르며, 최근의 오픈 월드 게임들처럼 월드맵 곳곳에 스킬 포인트가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므로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스킬을 습득하지 못해 생기는 번거로움과 짜증은 게임 초반에 특히 더 심하게 느껴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초반에는 레벨을 올리는 것이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에 더 답답함이 가중됩니다.

 

 

 

 

​ 사실 데이즈 곤의 불편한 점과 단점이 앞서 기술한 부분 뿐이었다면 게이머들 가운데 절반은 만족하며 게임을 즐겼을 것이고, 나머지 절반만이 불만을 표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게임은 지나치게 현실성을 강조한 탓에 전투마저 루즈하게 해버렸습니다. 게임 초반에 플레이어가 적들을 상대하는 것은 무척 힘든 여정입니다. 수많은 적들의 머리를 한 방에 맞출 수 있는 실력이 아니라면 부족한 탄약, 약한 무기 대미지에 스트레스가 더 가중됩니다. 9mm 권총을 최소한 서너 발 맞춰야 죽는 적들의 맷집을 보고 있노라면 피로감이 몰려옵니다.

 

 최대 소지 한도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보다 더 적게 느껴지는 탄약, 게임 초반에 얻을 수 있는 원거리 무기로는 쉽게 제압하기 어려운 적들.

 

 때문에 이 게임의 초반부에는 많은 플레이어가 비교적 적을 쉽게 제압할 수 있는 근접 무기나 제작 근접 무기에 기댈 것입니다. 몇몇 근접 무기는 두 번만 휘둘러도 적을 처치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근접 무기들은 전부 내구도가 존재하고, 내구도가 없어지면 그 즉시 사라져버립니다. 그래서 근접 스킬 카테고리에 있는 근접 무기 수리 스킬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나 근접 무기를 수리하기 위한 고철은 생존 스킬 카테고리 후반부에 위치한 재료 소지 한도 증가를 찍지 않는 이상 10개밖에 들고다닐 수 없습니다.
 내구도가 10% 남은 소방 도끼는 고철을 9개 가량 소모하고, 내구도가 10% 남은 리퍼 칼은 고철을 6개 정도 소모합니다. 고철은 게임 곳곳에 떨어져 있으니 큰 부담은 없지만 한창 전투 중일 때는 고철을 수집하기 어려워 다시 짜증이 올라오게 됩니다.

 

 

 

 

​ 멍청한 수준의 적 AI와 좀비 호드를 만났을 때 밸런싱의 온도차는 당혹스럽게 느껴집니다. 적들의 AI는 끔찍할 정도로 멍청한 편이며, 엄폐물 없이 인간형 적들을 상대하러 뛰쳐 나가는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 없이 전투를 마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수한 좀비 무리인 호드를 만났을 때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지 않는 이상 그들을 상대할 수가 없습니다. 호드는 끈질기고 집요하게 플레이어를 쫓아오고, 바이크에 올라타 도망치지 않는 이상 살아날 길이 없을 정도로 힘겹습니다.

 

 

 

 

 

 

​ 그러나 데이즈 곤이 끔찍하고 최악으로 느껴질 만큼 엉망인 게임은 아닙니다. 이 게임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세계관을 그린 게임과 영화 등에서 흔히 접했던 이야기와 그다지 다르진 않지만, 매력적인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내를 찾아 떠나는 남편의 여정, 형제나 다름 없는 소중한 친구와 함께하는 여정, 추악한 인간들의 군상을 그려낸 이야기는 플레이어의 흥미로움을 유발합니다.

 

 

 

​ 불편하고 짜증나는 게임의 구성을 그래도 참고 진행하게 만들어주는 또 다른 요소는 아주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과 음악입니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그리 흡족한 편은 아니지만, 데이즈 곤의 음악은 OST 앨범만 따로 들어도 끝내주는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게임 사이사이 흐르는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걸맞는 웅장하거나 황폐함을 표현한 음악, 포크 사운드에 덧입혀진 보컬의 매력적인 보이스가 일품인 노래는 이 게임의 스토리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소중한 원동력입니다.

 

 

 

 

 사실적으로 표현한 데이즈 곤의 세계는 각각의 장소를 잘 표현했습니다. 황무지, 버려진 도시, 엉성한 캠프, 눈 덮인 설산, 어두운 터널, 섬 등 게임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그래픽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느껴질 정도로 뛰어납니다.

 

 

 

아침이면 좀비들은 무리지어 소굴에서 동면을 취한다

상당히 신선한 설정

 

 

​ 플레이어의 게임 성향에 따라서 아주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 플레이 타임이 돋보이는 메인 스토리는 보는 시각에 따라 감상이 다를 것입니다. 필자의 경우 뻔하거나 흔한 좀비물의 스토리였지만 제법 흥미롭게 스토리를 감상했습니다.

 메인 스토리를 위주로 게임을 진행하고 싶지만 사이사이 서브 퀘스트를 진행해야만 했던 것에서 오는 짜증은 차치하고서 말입니다.

 

 

 

 

​ 또한, 이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좀비 호드는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공포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앞서 기술한 전투의 불편함이 동반되기 때문에 그 공포감은 배가 되는 느낌입니다. 총알을 여러발 먹여도 잘 죽지 않는 좀비, 근접 공격으로 하나씩 처치하려 해도 그 숫자가 너무 많아 감당이 되지 않는 규모는 플레이어를 압도합니다.

 현실성과 서바이벌을 강조한 만큼, 일종의 무쌍 플레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공포는 짜릿한 스릴러 같습니다.

 

 충분한 아이템과 스킬, 머신건, 네이팜 등이 갖춰진 후반부에는 좀비 호드를 쓸어버리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피해다녔던 호드를 말살하는 데서 오는 쾌감은 말로 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짜릿함을 선사해 줍니다.

 

 

 

 

​ 게임 초반부 반 강제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근접 무기와 암살 위주의 플레이는 게이머의 자유도를 떨어뜨리는 부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덕분에 근접 전투를 할 때의 짜릿한 손맛을 더 플레이어에게 각인 시키기도 합니다.

 

 

 

 

 

​ 데이즈 곤의 주인공인 디컨은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는 생존자입니다. 그는 아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목적을 이뤄내기 위해 뛰어다닙니다. 때로는 냉혹하지만 만난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을 투영해 보며 아끼기도 하고, 폭력적인 과거를 갖고 있지만 가슴 한 켠에는 따듯한 마음을 갖고 있는 모순적인 캐릭터입니다.

 

 

 

 

 

 

​ 그러나 그런 모순된 점들이 디컨이라는 주인공에게 더 몰입하게 만듭니다. 밴드 스튜디오는 이 게임에 사실성을 부여하려 부던히도 애썼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본디 모순적인 존재이기도 하죠. 기분에 따라 선택을 바꾸기도 하고, 누구에겐 선하지만 누구에겐 악한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디컨은 그런 평범한 인간을 그대로 게임 속에 넣어둔 듯 합니다. 모순됐고, 대의가 아닌 목적을 이루기 위해 뛰어다니지만 마음속 죄책감이라는 찝찝함을 견디지 못하고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핸들을 꺾습니다.

 

 

 

 

 

 논란이 됐던 프레임 이전에 이 게임에 산개한 문제는 많습니다. 때문에 프레임 논란은 아무 의미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 데이즈 곤은 분명 많은 결점과 버그들을 담고 있는 게임입니다. 그것들은 패드를 쥐고 있는 동안 짜증과 피로감을 유발하고 견디기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게임의 시스템에 적응해 가며 연료통을 비롯한 바이크를 개조하고, 다양한 무기를 손에 넣고, 전략적으로 적들을 일망타진해 가는 과정과 더불어 훌륭한 음악과 그래픽에 젖어 스토리를 진행해 보면 걸작이나 수작까진 아니지만 그런 대로 즐겨볼 만한 게임임을 알 수 있습니다.

 

 

 

 

​ 이 작품은 이기적인 인간들 속에서, 좀비 아포칼립스를 소재로한 스토리의 단골 패턴인 좀비보다 인간이 더 무섭다는 것을 그리고 있지만 그것을 표현해 가는 내러티브가 썩 나쁘지 않다는 점. 그리고 현실성을 더 강조한 탓에 불편하지만 분명 흔하지 않은 시스템을 담아낸 점 등을 생각해 본다면, 좀비 소재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한 번쯤 시도해 볼 법한 평작이라 생각됩니다.

 

 

 

 

69/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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