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데터 : 헌팅 그라운드 - 대기열을 뚫으면 맛볼 수 있는 짜릿한 프레데터와의 술래잡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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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터 : 헌팅 그라운드 - 대기열을 뚫으면 맛볼 수 있는 짜릿한 프레데터와의 술래잡기 / 2020년 5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5. 2.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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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0년 5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http://yepan.net/yp_game/8076 

 

 

발매 시기 2020. 04. 24
리뷰 작성일 2020. 05. 01
게임 장르 비대칭 PvP
정식 발매 가격 44,800원
제작사 IllFonic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한국어 유무 한글판

 

이 글은 SIEK에서 리뷰용으로 지원된 타이틀로 작성되었습니다. *

 

 

 

 2016년 즈음, 스팀 얼리 억세스로 출시되었던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는 생존자 플레이어 4명과 그들을 쫓는 살인마 플레이어 1명의 신선한 구도로 게임계에 돌풍을 몰고 왔습니다. 사실 데바데 이전에도 비슷한 유형의 비대칭 PvP 장르는 존재했으나, 많은 게이머들에게 그 장르를 널리 알린 게임은 데바데였습니다. 비록 얼리 억세스 버전이라 자잘한 버그나 무한 로딩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그 기술적인 단점을 무시하게 될 정도로 쫄깃쫄깃한 플레이는 끝내주는 재미를 선사했고, 새로운 게임 방식에 전 세계 게이머들이 열광했습니다. 그 뒤로 13일의 금요일, 디시트, 제 5 인격 같은 비대칭 PVP 게임들이 발매되며 비대칭 PvP는 일약 메이저 장르로 부상했습니다.

 

 이번에 발매된 프레데터 : 헌팅 그라운드(이하 프레데터)는 그 비대칭 PvP 장르의 신작입니다. 살인마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살인마의 추적을 느리게 만드는 덫을 깔거나, 장농 안에 숨거나, 지근거리에서 후레쉬 라이트를 비춰 섬광 효과를 내는 등 비폭력적인 저항 행위만 할 수 있는 데바데를 비롯한 다른 비대칭 PvP 게임과는 다른 노선을 타고 있습니다.

 

 프레데터는 4명의 공격 팀 플레이어와 1명의 프레데터 플레이어로 나뉘어 플레이 하는 방식입니다. 공격 팀 플레이어는 레벨에 따라 해금 되는 돌격소총, 산탄총, 저격총 등의 화기를 들고 미션에 임할 수 있으며, 이는 공격 팀을 사냥하는 프레데터 플레이어 역시 동일합니다.

 

 각 미션은 최소 공격팀 1명 vs 프레데터 1명부터 최대 공격팀 4명 vs 프레데터 1명의 플레이어가 매칭이 되어야 시작할 수 있으며, 미션에서의 행동에 따라 플레이어 경험치를 습득할 수 있고 그것으로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레벨이 높아지면 사용할 수 있는 무기와 특성(Perk)의 종류가 많아집니다.

 이 장르에서 가장 유명한 데바데의 경우 생존자로 플레이하면 생존자의 경험치만을, 살인마의 경우 살인마의 경험치만을 얻을 수 있지만 프레데터에서는 두 진영의 경험치를 동시에 얻을 수 있어 비교적 라이트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공격 팀 개개인의 화력보다 프레데터 한 마리의 화력이 압도적으로 강한 것은 비대칭 PvP 장르의 특징이며, 공격 팀이 프레데터에게 물리적으로 저항할 수 있는 점은 데바데보다는 상어 vs 인간을 그렸던 뎁스(Depth)를 연상케 합니다.

 

 비대칭 PvP 장르의 생존자 팀은 미션에서 요구하는 탈출 조건을 만족하여 살인마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탈출을 위해선 발전기를 가동해야 한다던가, 일정 시간 동안 살인마에게 잡히지 않는다던가 하는 조건들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생존자 플레이어는 함께 협력하여 살인마의 주의를 끄는 사이 탈출 조건을 충족시키거나, 살인마에게 잡혀간 동료를 구출하는 식으로 게임을 풀어 나갑니다. 그 사이 살인마는 되도록 많은 생존자를 처형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죠.

 

 허나, 프레데터에서 공격 팀은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여느 비대칭 PvP 게임처럼 미션 목표를 달성한 뒤 헬기를 불러 탈출하는 방법도 있지만, 팀원끼리 협력하여 무시무시한 프레데터를 사살하는 것으로 미션을 클리어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 게임을 풀어 나갈지 함께 고민하게 됩니다.

 

 다른 팀원의 도움 없이 혼자서 프레데터를 상대하는 것은 무모한 행위이며, 프레데터 플레이어가 바보가 아닌 이상 혼자 사살하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따라서 공격 팀은 되도록 뭉쳐서 돌아다니는 것이 권장되며, 미션 목표 또한 공격 팀 플레이어들이 뭉쳐서 다니도록 유도합니다.

 때문에, 프레데터 플레이어는 똘똘 뭉친 팀원을 흩어지게 만들거나 혼자 잠시 멀리 나온 팀원을 노려 빈사 상태로 만들고 그를 도우러 온 다른 팀원을 처치하는 등 즉석에서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합니다.

 

 공격 팀 캐릭터는 다양한 공격 화기와 미션 달성 혹은 프레데터 처치에 특화 된 퍽을 장착할 수 있으며, 프레데터는 공격 팀 플레이어를 효율적으로 추적하고 사냥할 수 있는 전용 무기와 퍽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개중에는 전혀 쓸모 없어 보이는 퍽도 있고, 생존과 사냥에 아주 유용한 퍽도 있지만 각각의 퍽에는 포인트가 존재하며, 최대 퍽 포인트를 넘을 수 없으므로 잘 계산해서 퍽을 장착해야 합니다.

 

 이 게임은 한 때 게이머들을 열광케 했던 데바데와 같은 장르에 프레데터라는 소재를 끼얹은 듯 합니다. 단순히 생존자 플레이어가 맨 손으로 탈출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 A.I 일반 병사들을 처치해가며 목표 달성을 위해 화기를 들고 뛰어다닌다는 점과 그들을 추적하는 플레이어가 프레데터라는 점이 무척 신선합니다. 플레이어가 지루하지 않게 미션 맵을 하나가 아닌 여러 개로 구성한 점 역시 흥미로우며, 맵 디자인이 전부 추억 속 프레데터 1편의 나무가 울창한 밀림이라는 점도 아주 좋습니다.

 

 그러나 기술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습니다. 프레데터의 그래픽은 아주 잘 뽑힌 PS3 수준이며, 거기서 해상도만 더 올라간 느낌입니다. 오브젝트나 맵 디자인을 세세하게 다듬지 않은 모습은 정글을 뛰어다니며 자주 발견할 수 있고, 엉성한 모션을 보고 있노라면 이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떤 버그 때문인지 알 수는 없으나 발매 당일 많은 플레이어가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칭이 쉽게 잡히지 않았습니다. 당시 트위치, 유튜브 등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퀵 매칭 화면을 띄워놓고 가만히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분명 같은 시간대에 10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매칭을 잡고 있는데도 말이죠.

 그 현상이 더 납득할 수 없었던 이유는, 놀랍게도 이 게임은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합니다. 에픽 스토어에 먼저 출시되어 스팀 버전 동시 출시보다는 플레이어 수가 적을 수 있지만, 그래도 PC 유저와 PS4 유저가 동시에 매칭을 잡는데도 짧게는 4분, 길게는 7분 가량을 기다려야 다음 미션으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 외 게임 구성 자체는 그런 대로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필드 락커라는 랜덤 박스로 화기 색상을 변경하거나, 꾸미기 아이템을 습득할 수 있고, 원한다면 미션을 플레이하며 습득한 게임 내 화폐로 꾸미기 아이템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화기에 부착할 화기 부속품(어태치먼트)은 플레이어의 레벨을 올리는 것으로 하나씩 해금 되며, 그 가짓수가 화기 종류의 곱절은 될 정도로 다양하게 준비 돼 있어 깨알 같은 수집 요소가 있습니다.

 

 프레데터 캐릭터 고유의 기능인 투명화 기능으로 A.I 적들과 공격 팀 플레이어의 눈을 속이고, 열 추적 센서를 켜서 적들의 움직임을 살필 수 있는 등 영화 프레데터의 컨셉을 무척 잘 살린 점도 좋습니다. 대미지를 많이 입어 회복 주사기로 HP를 회복할 때 프레데터가 크게 울부 짖거나, 원숭이보다 더 빠르게 나무를 타고 다니며, 공격 팀 플레이어를 처형할 때 두개골부터 척추까지 뽑아버리는 피니쉬 무브 연출, 공격 팀 플레이어에게 사살당해 죽기 직전 자폭 폭탄을 가동시켜 길동무로 삼는 등의 고증을 살린 점도 아주 인상적입니다.

 

 전반적으로 게임 프레데터는 비대칭 PvP 장르에 프레데터라는 소재를 녹이려 애쓴 흔적이 보이는 작품입니다. 공격 팀 팀원은 영화 속 아놀드와 그 팀원들처럼 진흙을 묻혀 열 추적 센서를 피할 수 있고, 함께 뭉쳐 다니며 프레데터의 습격에서 서로를 보호하고 임무 수행을 위해 뛰어다니죠. 그들을 사냥하기 위해 열심히 나무 사이를 뛰어 다니는 프레데터의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그러나 애를 썼지만 그 결과물은 못내 아쉬움을 자아냅니다. 기술적으로 조금 더 공을 들였다면, 매칭 시스템을 보다 빠릿하게 만들었다면, 매칭 문제를 완화할 방법을 찾지 못한 거라면 짧더라도 공격 팀 루트와 프레데터 루트의 싱글 캠페인을 넣었더라면 평가가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장점은 1987년 개봉했던 영화 프레데터를 비대칭 PvP 게임에 열심히 녹여낸 모습입니다. 앞서 기술한 것처럼, 상처 치료후 프레데터의 긴 울음소리나 열 추적 센서, 1:1로 프레데터를 마주했을 때의 공포감 등 그 분위기를 잘 살렸습니다. 그 덕분에, 이제는 33년 전 추억이 되어버린 그 시절의 프레데터를 PS4로 다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강력한 프레데터의 무기와 추적 도구들을 들고 있는 그를 말이죠.

 

 프레데터 : 헌팅 그라운드는 제법 괜찮은 게임입니다. 그들 나름대로 프레데터 캐릭터 특징을 살리려 애썼고, 그 부분은 꽤 성공적입니다. 공격 팀이 프레데터에게 상처를 입혔을 때, 프레데터가 은신으로 숨더라도 그의 살점에서 뚝뚝 흐르는 선명한 초록색 피를 보고 있노라면 놀랍기까지 합니다. 몇 가지 버그와 기술적인 문제, 그리고 긴 매치 메이킹 시간은 인내심을 시험하지만, 그럼에도 프레데터 영화의 오랜 팬이라면 다시 생존자들의 두개골을 모으기 위해 퀵 매치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많은 부분에서 아쉽지만, 그래도 프레데터의 울부 짖음은 정글에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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