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RIVE) - 파괴하고, 터뜨리고! 단순하지만 유쾌한 슈팅 게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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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RIVE) - 파괴하고, 터뜨리고! 단순하지만 유쾌한 슈팅 게임 / 2017년 5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1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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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7년 5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605&sca=&sfl=mb_id%2C1&stx=lieonsjh&page=5

 

 

 

발매 시기 2017. 05. 16
리뷰 작성일 2017. 05. 19
게임 장르 횡스크롤 슈팅
구매 가격 20,200원
제작사 Two Tribes, eastasiasoft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PSN)
한국어 유무

 

 

 

 

 

 

 종종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경우가 있다.

 처음 RIVE(이하 라이브)라는 게임의 스크린샷을 보았을 때는 요새 흔히 볼 수 있는 인디 게임 화면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전에도 물론 인디 게임은 많이 나왔지만 요즘은 PC 스팀이 활성화 된 덕분에, 그리고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확대되면서 온갖 인디 게임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이브는 스크린샷과 트레일러만 보았던 첫인상과는 많이 다른 느낌을 주었다. 처음 공개된 것만 봤을 때는 그냥저냥 심심해보이는 화면에 가끔 털이 난 아저씨가 툭, 툭 대사를 던져대고 사방팔방에서 오는 적들을 쏘는 것뿐이라 생각했다. 물론, 거기서 크게 실제 게임 플레이가 다르다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라이브는 그저 보는 것과 다르게 직접 플레이 할 때의 재미가 확연하게 차이 난다는 것이다.

 

 

 

 

 라이브는 대체적으로 화면이 심심한 느낌을 준다. 메인 메뉴는 간결하고 처음엔 별로 둘러볼 것이 없다. 그러나 캠페인을 시작하고 미션을 하나씩 클리어 한 뒤에는 이것저것 뒤져볼 것이 많아진다.

 챕터의 구성은 군더더기 없고 게임이 플레이어들에게 주려는 재미를 아주 담백하게 전달한다.

 

 파괴하고 터뜨려라!

 굳이 어렵게 생각할 것이 없다. 라이브에서 머리를 굴려가며 어렵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전혀 없다. 그저 마음가는 대로, 그저 손이 움직이는 대로 내버려두면 플레이어에게 달려오는 수많은 기계들이 온갖 총탄에 몸이 갈기갈기 찢기고 터지며 붉은 축포를 터뜨리는 걸 볼 수 있다.

 아이템의 고민, 퍼즐의 고민, 파밍의 고민, 챕터를 클리어하기 위한 머리싸움.

아무 것도 필요 없다. 그저 왼쪽 엄지 손가락으로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스파이더 로봇을 움직이고, 오른쪽 엄지 손가락으로 적들에게 총알을 박아 넣으면 된다.

 

 

 

 스크린을 찢고 튀어나온 영화 속 상남자 캐릭터.

 서양 영화를 보다 보면 덥수룩한 수염으로 얼굴 반을 덮은 채 시가나 담배를 물고 시니컬한 혹은, 유쾌한 농담을 던지는 상남자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라이브의 주인공은 우리가 흔히 영화에서 보던 그 캐릭터 그 자체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독특한 유머를 던져 긴장을 완화시켜 준다.

 끊임 없이 몰려드는 적들과 그걸 부숴버려야하는 게임의 특성상 한바탕 크게 싸운 뒤에는 약간 지치기 마련인데, 잠시 적이 나오지 않는 타이밍이나 숨가쁘게 뛰어다닌 뒤 주인공이 굵은 음성으로 던지는 농담은 그 지침과 긴장을 완화시키기에 충분하다.

 

 심지어 주인공의 대사는 전부 성우가 더빙했는데, 그림렌과 스타워즈에 출연했던 마크 도슨의 목소리라고 한다.

캐릭터의 생김새나 분위기에 아주 잘 어울리는 굵고 유쾌한 그의 보이스는 확실히 한 층 더 게임과 주인공에 몰입시켜 준다.

 

 

 

 어렵고 복잡한 조작 같은 건 없다. 그저 전부 부수고 피하기만 하면 된다.

 

 라이브를 시작했을 때 가장 당황했던 건 처음에 별로 알려주는 것도 없이 간략한 화면이 슥 지나가더니 바로 우주에 툭 던져놨던 점이다.

그렇다. 라이브는 처음부터 플레이어에게 이 게임의 목적과 재밌는 포인트를 어필한 것이다. 평범한 게임이라면 초반부에 스토리를 알려주고 세계관이나 설정 등을 플레이어에게 알려주며 거기서 더 진행해야 본격적인 플레이가 시작된다. 때로는 튜토리얼부터 시작되는 게임도 더러 있다.

 

 그러나 라이브는 처음에 조작키를 알려주는 화면을 슥 보여준 뒤 플레이어를 바로 실전에 투입시킨다. 운석인지 소행성인지 모를 돌맹이들을 부수지 못하고 부딪히면 계속 HP가 줄어들고 종국에는 게임 시작후 30초 안에 사망 화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려운 설정, 복잡한 세계관, 스토리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어마어마한 반전이나 복선 따위는 없다.

그저 때려 부수고 터뜨리고 눈 앞에 있는 모든 움직이는 것들을 파괴하면 된다. 오로지 그뿐이다. 그 과정에는 당연히 점프해서 시뻘건 용암 지대를 뛰어 넘거나, 대미지를 줄 수 없는 트랩이 양쪽에서 좁혀오거나 하는 등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라이브의 주 목적은 파괴의 쾌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때문에, 그런 부분의 비중은 별로 크지 않다.

 

 

 연기는 자욱하고 사방팔방에서 연쇄 폭발, 마치 여의도 불꽃놀이 축제에 온 것처럼 화면을 수놓는 불덩이들.

 거기에 PS4 패드의 진동과 화끈한 폭발 사운드는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은 시너지라고 느꼈다. 무엇보다 눈이 즐겁고 귀가 즐겁기 때문이다. 

라이브는 시각적인 효과나 청각적인 효과를 무척 잘 썼다.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즐긴 뒤 게임을 종료하면 약간 정신이 없어질 수도 있다. 그만큼 게임에 몰입하게 만들고 한동안 머리를 비운 채 신나게 파괴, 파괴, 파괴만을 행하기 때문이다.

 

 

 

 쫄깃한 보스전!

 단순히 때려 부수는 게임이라면 점점 지치고 물릴 수밖에 없다. 적절한 혹은, 쫄깃하게 세팅된 보스전은 게임의 즐거움을 한 층 더 높여주고 고무시키는 역할을 한다. 라이브의 보스전도 그것과 같다.

 

 라이브의 보스전이 재밌는 점은 굳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직관적으로 보스의 공격 패턴(미사일 등)을 보고 피하거나 총탄으로 맞받아치면 될 뿐이다. 화면을 뒤덮는 보스의 탄, 포격 속에서 한 손으로는 콜라를 마시며 다른 한 손으로는 좌우로 움직이기만 하며 콧노래를 흥얼거려도 충분히 피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쫄깃한 이유는 이런 인디게임에선 기대하지도 않는 페이즈 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보스의 HP가 일정 이하로 내려가면 보스의 패턴이 바뀌거나 추가된다. 때로는 다른 페이즈로 전환된 것도 아닌데 쭉 같은 패턴을 보이던 보스가 얍삽하게도 같은 패턴만 쓰다가 갑자기 엉뚱한 패턴을 쓰는 경우도 더러 있다.

 

 

 

 독특한 기믹들. 나쁘게 말하면 엿먹이는 것 같은 기믹들.

 라이브의 목적은 수없이 말했지만 터뜨리고 부수는 것이다. 그러나 반복해서 그 행위만 한다면 너무 지루할 것이라 생각했는지 라이브 제작진은 독특한 기믹들을 넣어두었다. 이런 장르의 게임이라면 늘상 있는 일이지만, 움직임이 제한된 좁디 좁은 통로에서 용암이 흘러들어와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꽁무니가 빠져라 도망다녀야 한다던가 위 아래 혹은, 좌우가 한 번이라도 닿으면 바로 터져버리는 레이저로 막힌 상태에서 적들이 사방팔방에서 맛난 꿀이라도 찾은 벌떼마냥 습격해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개미처럼 몰려드는 적들이 싫은가? 하지만 우리에겐 '특수 무기'가 존재한다.

 

 

<슈퍼 샷건. 매우 훌륭한 대화 수단이지.>

 

 한 층 더 파괴의 미학을 일깨워주는 '특수 무기'.

 특수 무기는 종종 미션을 진행하며 볼 수 있는 무기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라이브에서 파괴되는 것들은 모두 '볼트'를 드롭한다. 몰려드는 적들이나 가만히 그 자리에 있는 상자 따위의 오브젝트를 부숴도 드롭된다.

 

 이 볼트를 모아서 무기 상점에 가면 다양한 특수 무기를 구매할 수 있는데, 그 종류가 다양하진 않지만 전부 유쾌하며 파괴에 특화되어 있다.

이 특수 무기들은 파괴력이 매우 강력하며 대체적으로 범위가 넓다. 쉴 새 없이 통통 튀어다니는 폭탄을 흩뿌리거나 광범위로 타격 가능한 샷건이라던가 하는 것들이다.

 

 무기 상점에서는 이런 강력한 무기들 외에도 적에게 받는 대미지를 줄여주는 장갑 업그레이드나 볼트 혹은 특수 무기에 사용되는 탄약을 충전하는 상자를 더 먼 거리에서 습득 가능하게 해주는 자석 업그레이드 등도 존재한다.

 

 적들을 전부 부숴버리고 땅에 떨어진 볼트를 주워 하나씩 무기를 풀어나간다.

그 무기들로 다시 또 수백, 수천, 수만 대의 로봇들을 박살낸다. 글쎄, 남자라면 이런 유쾌한 파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절대 외롭지 않다. 우리에겐 로봇 친구가 있다.

 게임 초반부터 사용할 수 있는 해킹 시스템은 막힌 진로를 뚫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지만 해킹 가능한 적 로봇을 해킹하는데에도 쓰인다. 적 로봇을 해킹하면 든든한 아군이 되어주고, 기관총 터렛 로봇을 해킹하거나 간호 로봇을 해킹하면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 좋게 파괴 행위를 반복할 수 있다.

 

 예쁘고 귀여운 간호 로봇을 데리고 다니는데 쫄따구들에게 몇 대 맞는 게 대수겠는가?

 

 

 

 몇 번을 죽어도 괜찮다. 대신 할 것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로그-라이크. 한 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되기 때문에 매우 쫄깃하고 심리적 압박감이 대단하지만 클리어 했을 때의 성취감이 어마어마한 게임들이 있다. 다키스트 던전이라던가 스펠렁키, 로그 같은 게임들 말이다.

 

 그런 게임들은 무척 재밌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한 번 죽으면 그대로 끝이기 때문에 참 어렵다. 뿐만 아니라 요새는 다크 소울 같은 게임도 많이 나오고 있는 추세다. 난이도가 매우 높고 한 번 죽으면 그동안 들고 있던 것들을 전부 떨어뜨리는 등.

 

 하지만 라이브에서는 몇 번을 죽어도 상관 없다. 주인공은 언제든 삐릭 거리는 스파이더 로봇을 타고 되살아나서 우리 앞에 나타난다.

게다가 적절한 체크 포인트 덕분에 라이브에서는 진행 도중 막히는 부분이 없다. 그 덕분에 라이브가 내세운 '파괴'의 포인트가 더 와 닿고 즐겁게 게임에 임할 수 있다.

 

 

 

 각 미션이 끝나면 여태 쌓은 점수의 합계를 보여주고 글로벌 랭크와 친구 순위도 함께 보여준다. 솔직히, 이런 점수를 신경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 랭킹 시스템을 채용한 게임은 아주 많지만 점수내기를 아주 좋아하는 게이머가 아닌 이상 순위표조차 눌러보지 않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나 라이브에서 이 부분이 더 재밌게 다가왔던 것은 친구 랭킹 표기였다.

상위 랭크 친구. 나보다 점수가 높은 친구가 얼마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인데, 플레이어 본인보다 점수가 높은 친구가 없다면 위 스크린샷처럼 '없음! 내가 최고!' 라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물론, 이런 건 크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그저 깨알 같은 재미 요소일 뿐이다.

하지만, 게임 자체가 유쾌하고 게임에 어울리는 저런 메시지는 무척 센스 있게 다가온다.

 

 

 

 라이브(RIVE).

 

 이 게임이 전해주는 즐거움은 솔직히 이런 글로 다 표현하기가 어렵다. 글재주가 모자란 것도 있지만 이 게임은 앞서 기술했듯이 직접 플레이하는 것과 보는 것 혹은, 듣는 것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복잡한 것 없이 신나게 그저 게임 속에서 때려 부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별 생각할 것 없이 다 터뜨릴 수 있는 게임.

긴 말을 하기보단 라이브에 대한 느낌을 이렇게 적고 싶다.

 

어려운 것 없이 그저 신나게 뛰어놀고 싶다면. 라이브를 추천한다.

 

 

 

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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