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헌터 월드 - 팬과 팬이 아니었던 게이머를 끌어 안을 준비가 된, 정체성을 잃지 않은 쇄신을 거친 최신작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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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헌터 월드 - 팬과 팬이 아니었던 게이머를 끌어 안을 준비가 된, 정체성을 잃지 않은 쇄신을 거친 최신작 / 2018년 2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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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8년 2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917&sca=&sfl=mb_id%2C1&stx=lieonsjh&page=3

 

 

발매 시기 2018. 01. 26
리뷰 작성일 2018. 02. 09
게임 장르 수렵 액션
정식 발매 가격 67,900원
제작사 캡콤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XB1, PC 버전은 미정발)
한국어 유무

 

 

 

 

 

* 이 게임 타이틀은 게임피아에서 리뷰용으로 지원해주셨습니다. *

 

 

 

몬스터 헌터 월드의 구동 화면.

 

​ 몬스터 헌터 G. 한글화 뿐만 아니라 우리말 더빙까지 되어 PS2 게이머들에게 찾아왔던, 당시로선 색다른 방식의 액션 게임이 있었습니다. 필자가 기억하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처음은 그때였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현직 대통령이시던 그 시절, 저는 한창 마비노기나 던전 앤 파이터 같은 온라인 게임과 뒤늦게 접한 진 여신전생 3 매니악스에 빠져 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즐겨본 액션 게임이라곤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 귀무자 2, 데빌 메이 크라이 2 정도나 겨우 해봤었기에 몬스터 헌터 G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죠.

 

 보통의 액션 게임들은 지정된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길을 막아서는 적들과 싸웁니다. 때로는 강력한 보스들이 목표 그 자체인 경우도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결국은 이야기를 전개 시키기 위한 도구로 적들을 내보내는 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그런 액션 게임들의 클리셰를 보기 좋게 깨버린 작품입니다.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몬스터들을 잡는 것이 아니라, 몬스터를 잡는 행위 그 자체가 이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인 것입니다. 란포스를 잡는 이유는 다음 몬스터인 얀쿡을 잡기 위해, 얀쿡을 계속 잡는 이유는 얀쿡의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무기나 방어구를 제작하기 위해. 단지 그 뿐입니다.

 

 

 

몬스터 헌터 G 이후 얼마만에 거치형으로 즐기는 한글판 몬스터 헌터인지...

 

PS4 PRO의 경우 세 가지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서 게이머들은 '헌터'로서 활동합니다. 괴물들을 사냥하는 헌터로서, 여느 게임들에선 느낄 수 없었던 수렵하는 것 자체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선 누구나 헌터가 될 수 있고, 성별이나 나이는 중요치 않습니다. 각자가 좋아하는 무기를 들고 마음에 드는 방어구를 입고서 필드로 뛰쳐나가 몬스터를 수렵할 뿐입니다.

 

 덕분에 몬스터 헌터는 가장 심플한 방식으로 게이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왔습니다. 이 시리즈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매 작품마다 소소한 변화나 추가 요소들을 넣었지만 결국 이 게임의 본질은 몬스터를 수렵하는 것에서 변하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컨트롤에 자신 있는 게이머들에겐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였죠.

 

 

 

몬스터 헌터 월드의 DL 디럭스 버전엔 다양한 아이템이 수록되어 있다.

 

 ​헌터들은 슈퍼 로봇 대전의 매니아층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하나 있습니다. 슈로대 팬들은 슈로대가 발매되기 때문에 새로운 기종을 구매한다는 말이 있죠. 헌터들 역시 몬스터 헌터가 발매되기 때문에 그 기종을 구매해버립니다. 몬스터 헌터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재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한번 매료되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 덕분에 지금까지도 최정상의 자리에서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타이틀 메뉴의 그래픽.

이런 그래픽으로 몬헌을 할 수 있다는 건.. 꿈에서나 그리던 일이었다.

 

​ 코코캡콤에서 월 정액제로 온라인 접속 이용 서비스를 가능케 해줬던 PS2 몬스터 헌터 G 시절 이후 약 13년만입니다. 그동안 PSP의 하드 견인을 책임지며 어마어마한 판매량과 인지도를 쌓아 올리던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공식 한글화가 되지 않았었고, 3DS로 발매된 몬스터 헌터 4까지 와서야 오랜만에 공식 한글화로 몬헌을 즐길 수 있었죠. 그러나 몬헌 G 이후부터 몬헌 월드 이전까지는 거치기 버전이 한글화 된 적이 없었습니다.

 

 드디어 갈아 엎은 그래픽 엔진과 더욱더 사실적인 모델링으로 찾아온 몬스터들, 데모 버전에서 이미 검증된 게임성, 그리고 한글화까지. 몬스터 헌터 월드는 오랜 세월 헌터들이 꿈꿔왔던 작품이자 기다려 온 작품이었습니다.

 

 

 

 

​ 몬스터 헌터 월드는 세세한 부분에서 많은 변화를 준 작품입니다. 그 첫 번째로, 캐릭터 생성시 단순 프리셋 뿐만 아니라 세세한 커스터마이즈를 할 수 있게 됐죠. 따라서 헌터들은 더 다양한 자신의 분신을 꾸밀 수 있습니다. 간달프나 황충 같은 멋진 노년기의 헌터나 예쁘장한 헌터, 우락부락한 헌터까지 자유로운 편입니다. 커스터마이즈의 기능 또한 꽤나 세세한 부분까지 건드릴 수 있어, 이곳에서 시간을 뺏기는 헌터들도 많아졌습니다.

 

 

 

귀여운 아이루!

아쉽게도 이번 작품에선 오로지 한 마리의 아이루만 동료로 둘 수 있다.

 

​ 시리즈 초창기부터 등장했던 아이루가 처음 헌터의 파트너가 되었던 때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오랜 세월 헌터들의 사냥을 도와주었던 아이루는 많은 부분에서 쇄신을 거친 이번 작품에서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헌터들을 도와주는 동반자로서 함께 다녀줍니다.

 

 이 귀여운 고양이에게 헌터들은 열심히 모은 재료들로 다양한 방어구나 무기를 만들어 줄 수 있죠. 아이루의 커스터마이즈는 헌터 캐릭터 만큼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어느 정도는 건드릴 수 있는 편입니다.

 

 

 

본격적인 헌터의 생활이 시작되는 순간.

 

약 13년 만의 거치형 한글화 버전.

 

몬스터 헌터 월드 데모 버전의 스크린샷.

 

​ 역대 몬스터 헌터 시리즈가 그랬듯, 이번 작품 역시 두 가지에 중점을 맞췄습니다.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 자체의 즐거움과 그 수렵의 결과물인 소재들로 다양한 무기, 방어구를 만드는 즐거움이죠.

 

 이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핵심이자 아이덴티티입니다. 가장 중요한 이 부분을 혹자는 액션 RPG 유형의 게임이라면 다 갖고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기술했듯이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그리고 몬스터 헌터 월드는 그 부분을 극대화 시킨 것이 특징인 셈입니다. 구구절절한 사연이나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스토리, 때로는 플레이어를 짜증나게 만드는 서브 퀘스트, 다양한 놀거리 같은 요소들을 극소화시키거나 아예 배제시킨 것이죠. 몬헌 월드에서는 오로지 사냥과 장비를 맞추기 위한 플레이만을 중점적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예전 그 어느 시리즈보다 훨씬 더 플레이가 재밌어진 활.

TPS 형식으로 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헤비 보우건의 경우 특수 스킬로 개틀링이나 RPG와 흡사한 한 방을 쏠 수 있다.

 

 

​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즐겨온 헌터들이 월드에서 가장 먼저 놀라게 되는 부분은 그래픽일 것입니다. PS2 시절 몬스터 헌터 이후 PSP, Wii, 3DS, HD 버전인 스위치의 더블 크로스까지 몬헌은 그래픽의 발전이 아주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넘게 인기를 유지해 온 것은 비슷한 유형인 갓이터나 토귀전이 몬헌 시리즈만큼의 만족감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친숙했던 시대에 맞지 않는 그래픽을 넘어선 이번 작품은 정식 버전 최고의 그래픽을 자랑하며 스크린샷만으로 헌터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완벽한 오픈 월드에 몬헌 월드보다 더 좋은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들도 있지만, 적어도 팬들에게 이런 그래픽의 몬헌은 호라이즌 제로던이나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만큼의 충격적인 비쥬얼로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리즈 내내 보았던 리오레우스의 갑각과 비늘이 아주 세세하게 표현되어 있으니까요.

 

 

 

몬스터 헌터 월드에서 탐험할 수 있는 지역은 총 다섯 군데다.

 

이번 작품은 베이스 캠프가 한 군데가 아니다!

 

​ 몬스터 헌터 월드 이전에 발매되었던 몬스터 헌터 더블 크로스는 시리즈 사상 가장 많은 맵을 자랑했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배경과 다양한 몬스터들을 수렵할 수 있었죠.

 

 이번 작품은 그래픽을 갈아 엎은 탓인지 맵이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맵이 부족한 만큼, 배경 표현에 더 심혈을 기울여 세세한 필드를 구현했습니다. 같은 맵이라도 에어리어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점들은 헌터로서 큰 즐거움으로 다가옵니다.

 다섯 개의 지역 가운데 개밋둑의 황야엔 사막과 늪지대, 동굴, 황야를 세밀하게 표현해두어 그곳에서 살아가는 몬스터나 생물들의 생태계를 납득할 수 있도록 구현해두었죠. 몬헌 시리즈에서 전에 없던 세세한 표현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입니다.

 

 

 

대형 몬스터가 일정 확률로 떨어뜨리는 유실물.

 

더이상 페인트 볼이나 천리안의 약, 천리안 스킬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 몬스터 헌터 월드의 세세한 두 번째 변화는 보다 가벼워진 플레이입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대표적으로 동양권에서 인기가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서양권에서는 게임 자체의 하드함 때문에 일본이나 한국 만큼의 인기를 구가하진 못했다는 말들이 있었고, 이 부분은 너무 하드한 게임을 꺼려하는 유저들에게도 해당되는 공통사항이었습니다.

 

 극한의 하드함을 사랑하던 팬들은 이번 작품에서 실망의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몬헌 월드가 보여준 변화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몬스터를 수렵하기 위한 도구를 만들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시간을 날리는 행위를 누군가는 즐거워 할지 모르지만, 모두가 사랑하는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유저의 편의성을 위하여 지난 10년간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크고 작은 변화나 추가 요소들을 집어 넣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회복약이나 강화 물약의 재료로 쓰이는 벌꿀, 약초 등을 재배할 수 있는 농장이 추가되었었고, 아이루를 보내 자잘한 재료들을 수집해오는 아이루 탐색, 새로운 타입의 무기 추가 등 꾸준한 발전을 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태생부터 뼈대가 하드한 플레이를 지향했기에 노가다 요소로 가득했습니다. 그 중에는 분명 개선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았던 것들도 있었죠.

 

 

 

몬스터의 흔적 게이지를 모아 끝까지 채운 뒤 생태연구소에 가면 다음 단계로 올려준다.

 

 

​ 광물을 채집하기 위해 도구점에서 곡괭이를 사서 다니고, 벌레를 채집하기 위해 곤충망을 사서 다니느라 인벤토리가 부족하게 느껴졌던 지난 날은 이제 잊어도 좋습니다. 몬헌 월드에서는 도구 곡괭이나 곤충망이 일절 필요치 않습니다. 또한, 수렵 대상인 대형 몬스터를 추적하기 위해 몬스터를 찾고나서 페인트 볼을 던져야 했던 것도 이젠 옛말이 되었습니다. 몬스터의 흔적을 찾아 게이지를 모으면 반딧불이가 몬스터의 위치로 항상 안내해줍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헌터들에겐 놀라운 쇄신 요소로 느껴집니다. 게다가 무조건 한 개의 지역당 한 곳만 존재했던 베이스 캠프는 이제 맵에 따라 4개까지 늘릴 수 있어졌습니다. 또한, 베이스 캠프로 패스트 트레블도 가능하며 마을이 아닌 베이스 캠프에서도 장비를 바꿀 수 있습니다.

 

 

 

 

​ 필드에서 약초를 채집한 뒤 푸른 버섯과 조합시켜 회복약을 만들어야 했던 번거로운 플레이 역시 바뀌었죠. 조합 메뉴에서 자동 조합 박스에 체크를 해두면 약초를 줍자마자 회복약으로 자동 조합되며, 섬광탄 역시 광충을 채집하면 자동으로 조합시킬 수 있습니다.

 

 전에 없이 편해진 몬헌 월드는 하나부터 열까지 불편하면서 하드했던 맛에 열광한 헌터들에겐 너무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이미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객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게 해주는 올바른 길이었습니다.

 

 

 

상위 개체를 전부 파밍했다고 끝이 아니다.

역전개체와 장식주 파밍이 남아 있다.

 

​ 대체적으로 가벼워진 몬헌 월드지만 극한의 파밍을 추구하는 헌터들에겐 실낱 같은 희망도 남아 있습니다. 헌터들에게 친숙한 상위 개체 이후 G급이 아닌 새롭게 등장한 역전 개체는 어마어마한 공격력과 육질, 맷집으로 중무장한 새로운 개체들입니다.

 

 역전 개체들을 수렵하여 원하는 장식주(보석)를 파밍할 수 있으며, 필요 없는 장식주의 경우 엔딩 이후에 해금되는 일종의 룰렛 방식으로 치환하는 기능도 존재합니다.

 

 

 

튜토리얼은 초심자를 위해 상당히 친절하게 정리되어 있다.

 

보다 좋은 스킬을, 입맛에 맞는 스킬을 만들기 위해...

 

 

​ 인터넷 용어 중에 고인물이란 말이 있습니다. 한 가지 게임을 끝없이 파고들다 일반인을 넘어서 그 게임을 거의 통달한 경지에 이른 게이머들을 고인물이라 칭하죠.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그 고인물들이 정말 많은 게임이었습니다. 몬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른바 몬헌만의 맛을 느끼기 위해 한 작품을 기본 몇백 시간에서 몇천 시간을 플레이하는 고인물들. 이 시리즈는 매번 크고 작은 변화들을 넣었지만 결국 신규 유저들은 언어의 장벽과 게임 자체의 진입 장벽 때문에 꺼리는 게임이 되어왔습니다.

 

 그렇게 큰 변화가 없이 십 년도 넘게 지난 지금. 드디어 몬스터 헌터는 틀에 박혔던 모습에서 새로운 날갯짓을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는 3일만의 출하량을 포함한 판매량으로 입증되었죠. 게임성과 본질은 유지하면서도 게임은 보다 가볍게, 그 전략을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 있으나 마나했던 시리즈의 스토리 역시 이번 작품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다뤄집니다. 거대한 고룡을 쫓아 신대륙으로 향한 조사단은 헌터로서 신대륙의 생태계를 체험하고, 모험합니다. 그 과정 역시 본질은 몬스터를 수렵하는 단순 퀘스트로 비춰지지만 나름의 설득력과 개연성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 스토리에 약간 더 비중을 두면서 상위 퀘스트로 나아가는 방식도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기존까지의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퀘스트 탭에서 반드시 클리어해야 다음 퀘스트 탭이 열리는 키 퀘스트 방식을 채용했었고 그것은 변하지 않는 전통처럼 꾸준히 이어져왔습니다. 크고 작은 변화 가운데 흔들림 없이 유지되었던 것이죠.

 

 이 키 퀘스트 방식은 단순한 편이나, 생각보다 피곤함을 유발했습니다. 초반부에는 수렵 뿐만 아니라 채집 퀘스트도 키 퀘스트 중 하나였고, 키 퀘스트는 게임 내에선 표시되지 않기에 모든 퀘스트를 하나씩 전부 클리어해보거나 인터넷 공략을 보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몬스터 헌터 월드에선 다음 퀘스트 탭으로 넘어가기 위해 인터넷을 찾아볼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시간을 길바닥에 내다 버리는 것 같은 모든 퀘스트 클리어도 필요치 않습니다. 그저, 메인 퀘스트를 수행하면 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메인 퀘스트의 흐름에 따라 스토리가 진행되고, 스토리의 진행에 따라 다음 별 퀘스트가 해금됩니다. 상위 퀘스트로 넘어가기 위한 조건 역시 메인 퀘스트만 진행하면 되죠.

 

 이 방식은 놀랍도록 편하게 다가옵니다. 기존까지의 귀찮았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번거로움을 줄여주어 게임을 더 즐겁게 해주죠.

 

 

 

때때로 놀라게 되는 몬스터 헌터의 생태계.

 

 

​ 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헌터로서 기쁜 점은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다르거나 전혀 색다른 새로운 몬스터들이 다수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몬스터의 등장은 기쁘고, 놀라운 패턴으로 가득한 새로운 몬스터를 수렵하는 과정은 헌터를 두근거리게 합니다.

 

 몬헌 월드에서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꾸준히 플레이한 헌터들은 새로운 몬스터들과의 만남으로 두근거릴 것이며, 몬스터 헌터를 월드로 처음 입문한 헌터들은 이 다양한 생태계와 수렵하는 것 자체의 재미에 푹 빠져들 것입니다.

 

 

 

드물게 구경할 수 있는 세력 다툼!

 

 



영상이 보이지 않을때 : https://youtu.be/InJltybKO20

 

 

 

오픈 필드 방식으로 바뀐 덕분에 더 다이나믹한 헌팅을 즐길 수 있어졌다.

한 에어리어에 3마리가 모여서 난장판이 되었을 때는 참 즐겁다.

 

어룡종 쥬라토도스와 볼보로스의 세력 다툼 샷.

 

이전 시리즈에서도 한 에어리어에 여러 마리가 동시 등장하는 경우는 잦았지만,

이번엔 그 빈도가 조금 더 높아진 느낌이다.

 

앞서 언급했던 수렵 도중 다른 캠프로의 패스트 트레블 기능.

정말 편리하다.

 

각 베이스 캠프의 텐트에서 장비를 바꿀 수 있게 바뀐 점은 정말 좋다.

 

풍표룡 레이기에나

 

비뢰룡 토비카가치

 

이어룡 쥬라토도스

 

참조룡 오도가론

 

몬스터 헌터의 상징 그 자체인 화룡 리오레우스

 

단골 출연인 각룡 디아블로스

 

리오레이아의 아종인 앵화룡

 

부공룡 파오우르무

 

이번 작품의 간판 몬스터인 네르기간테

 

염제 테오-테스카토르

 

강룡 쿠샬다오라

 

시투룡 발하자크

 

​ 새로운 몬스터들의 대거 출연과 전면적으로 새롭게 제작한 기념비적인 첫 작품, 개발비 혹은 개발 기간 등의 문제 탓인지 기존의 몬스터들은 거의 대부분 몬헌 월드에 출연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예전부터 이 시리즈를 즐겨온 헌터들에겐 상당히 아쉬운 부분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그 아쉬움은 몬스터 헌터 월드의 몇 안 되는 단점입니다. 몬스터 헌터는 몬스터를 수렵하는 재미가 반, 그리고 무기나 방어구 등을 제작하며 다양한 룩이나 스킬을 맞춰나가는 재미가 반입니다. 때문에, 등장하는 몬스터의 대폭 감소는 수많은 몬스터를 수렵하는 재미와 다양한 장비를 제작하는 재미의 감소로 이어졌죠.

 

 몬스터 헌터 월드만 놓고 봤을 때 등장하는 몬스터 숫자가 적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같은 시리즈의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 적게 느껴질 뿐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헌터에 따라서 각기 다른 식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누군가는 적다 느낄 것이고, 누군가는 이정도면 충분하다 느낄 것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결점을 찾기 힘든 몬스터 헌터 월드에서 그나마 대표적으로 꼽을만한 단점이라는 것입니다.

 

 

 

 

​ 몬스터를 수렵한 뒤 수렵한 수준과 방식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 이런 특징은 예나 지금이나 다른 점이 없습니다. 부위 파괴 시스템을 널리 퍼뜨리는데 일조한 몬스터 헌터 시리즈인 만큼, 부위 파괴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고 드랍 아이템이 달라지는 것 역시 월드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접속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격운 티켓을 사용하면

보수금과 획득 아이템 양이 더 많아진다.

 

몬스터 헌터 월드를 즐기며 자주 들르게 될 조사자원 관리소.

 

 

​ 새롭게 도입된 월드의 시스템은 대체로 플레이어의 편의성을 향상시켜주는 부분들입니다. 그 가운데 조사자원 관리소에서 받게 되는 조사 퀘스트와 납품 의뢰 등은 헌터들의 생활을 비교적 윤택하게 해줍니다.

 

 납품 의뢰를 통해 씨앗, 벌꿀, 버섯 등을 재배할 때 쓸 수 있는 영양제 종류를 더 늘린다던가, 식당에서 쓸 수 있는 식재료의 종류를 더 늘릴 수도 있고 숨겨진 베이스 캠프를 해금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각 몬스터를 수렵할 때에 부위파괴나 토벌 등으로 심심찮게 얻을 수 있는 해당 몬스터 조사 퀘스트는 수행할 경우 위 스크린샷처럼 평상시보다 더 많은 재료와 희귀한 재료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돌파구에 가깝습니다. 덕분에 예전처럼 희귀한 재료를 얻기 위해 같은 몬스터를 몇십 마리에서 몇백 마리까지 수렵해야만 했던 시절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겹고 헛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잡아도 나오지 않았던 천린, 보옥 같은 아이템들을 그나마 쉽게 얻을 수 있어졌으니까요.

 

 

 

 

몇몇 헌터는 보자마자 욕할 수도 있는 주방장.

정말 많은 서브 퀘스트를 준다.

 

주방장을 위해 각지를 돌아다니며 식재료를 모아보자.

 

요리는 꼬맹이들이 다 하고

 

데코레이션만 하는 셰프의 위엄.

 

그래놓고 갖은 폼은 다 잡는다며 욕하는 헌터들이 많다.

 

사실 알고보니 웬만한 급이 되지 않으면 직접 나서지 않을 뿐이었다.

 

 

​ 몬스터 헌터 시리즈가 재미난 점은, 헌터마다 수렵 방식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입니다. 마치 젤다의 전설 BOTW에서 플레이어마다 갖가지 방식으로 퍼즐을 풀듯이 말입니다.

 

 보통 헌터들은 같은 몬스터를 수렵하더라도 저마다의 플레이를 즐깁니다. 정해진 공략 방법이 없기 때문에 자신만의 스타일 대로 플레이하게 되죠. 누군가는 덫과 폭탄 등을 적극 활용하여 몬스터를 수렵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도구 자체를 활용하지 않고 순전히 컨트롤만으로 수렵합니다. 또 누군가는 파티플레이 위주로 다른 사람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한다거나 몬스터의 모든 부위를 파괴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헌터도 있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고인물은 이런저런 자체 미션을 걸어 방어구 없이 수렵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도 플레이합니다.

 

 똑같은 몬스터라도 크기는 랜덤이기에 해당 개체의 최고 크기를 나타내는 '금관'을 모든 몬스터 기록에 씌우는 플레이를 즐기는 헌터도 더러 존재합니다.

 

 

 

 

​ 월드에서 새롭게 추가된 반딧불이로 페인트 볼 없이 몬스터를 찾아다닐 수 있고, 섬광탄 등 다양한 간이 도구를 슬링어라는 새로운 요소로 변화시킨 것 역시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이 슬링어는 단순히 몬스터의 어그로를 끄는 기능만 하는 도구부터 몬스터의 움직임을 제재하는 도구, 상태이상을 유발하는 도구까지 아주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헌터의 기본, 꼬리가 긴 놈은 일단 꼬리를 자르고 본다!

 

몬스터 헌터 4쯤부터 도입된 몬스터 올라타기.

마지막에 강력한 일격을 날릴 수 있는데, 상당히 재밌다.

 

확 달라진 그래픽과 더불어 아름다워진 배경.

 

곡괭이가 필요 없어진 자유로움에서 오는 편리함은 정말 행복하다.

 

다크 소울 1편의 백룡 시스가 살던 수정 동굴을 오마주한 것 같은 부분.

 

 

​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PSP의 부흥을 이끌어낸 작품이었습니다. 당시 게임샵을 비롯한 업계에서는 속된 말로 PSP가 뚫리긴 했지만 몬스터 헌터는 잘 나간다는 말을 했죠. PSP의 최종 판매량과 비교해보면 통계상으로 어마어마한 판매량을 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몬스터 헌터 포터블, 세컨드, 세컨드 G, 서드까지 준수한 판매량을 자랑하며 PSP라는 하드를 견인한 대표적인 타이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필드 인벤토리나 아이템 박스 모두 소재 아이템을 별도로 취급해주어 관리가 편하다.

 

추후 업데이트나 월드 G가 나온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장비가 등장하길 바랄 뿐이다.

 

 

​ 한 명의 헌터로서 이번 월드가 더욱 마음에 들었던 점은 시리즈 대대로 남성 캐릭터용 방어구 외형이 심하게 호불호가 갈렸던 것에 비해, 이번 작품은 남성 캐릭터용 방어구 외형도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재밌게도 이런 방어구 외형 문제 때문에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즐기는 유저들은 대체로 여성 캐릭터를 더 선호해왔습니다. 다행히 이제는 굳이 남성 캐릭터를 기피할 필요는 없어진 셈입니다.

 몬스터 헌터 월드의 인터넷 플레이에 들어가보면 여전히 여성 캐릭터가 더 많지만 말입니다.

 

 

 

디아블로의 바바리안 같은 냄새를 물씬 풍기는 네르기간테 방어구 세트.

 

호라이즌 : 제로 던과의 기간 한정 콜라보 퀘스트로 얻을 수 있었던 아이루 장비.

 

 



영상이 보이지 않을때 : https://youtu.be/9hODBWRmgoE

 

 

​ 일반적인 크기의 몬스터들이 아니라 헌터보다 몇 곱절은 커다란, 거대한 몬스터들을 수렵하는 것은 특별한 즐거움입니다. 여느 액션 게임에서건 거대한 적들은 만나볼 수 있지만, 몬스터 헌터는 그 부분만을 극대화시키고 집대성한 수준이죠. 게다가 그 몬스터들을 갖가지 방법으로 토벌하며 수렵하는 것 자체의 즐거움을 일깨워줍니다.

 

 그리고 쫄깃한 컨트롤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게임을 갈구하던 게이머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게임입니다. 몬스터들의 패턴을 파악하고 빈틈과 약점을 노려 공격하며, 저마다의 방법으로 몬스터를 수렵하는 극한의 재미. 거기에 진입 장벽은 낮추며 본질은 잃지 않은 작품. 그것이 몬스터 헌터 월드입니다.

 

 

 

헌터 랭크가 일정치에 도달할 때마다 헌터의 집을 이사할 수 있다.

 

 

​ 처음엔 도저히 잡는 게 불가능하게 느껴졌던 몬스터들을 꾸준한 노력과 도전 끝에 찾아낸 돌파구로 토벌에 성공했을 때의 달성감, 성취감. 그리고 어느새 그 몬스터들을 넘어 더욱 더 강력한 몬스터들과 마주하고 있는 헌터. 머릿속으로 각 몬스터들의 약점과 특징을 그리며 공략에 나서고, 몬스터의 포효와 풍압, 대처하기 어려운 공격을 방지하는 방법 등을 파악해가는 게임.

 

 단순하지만 극한까지 끌어 올린 액션의 재미는 여느 게임에선 느끼기 어려운, 헌터들이 몬스터 헌터의 신작에 열광하는 이유입니다.

 

 

 

함께 플레이하는 친구들과 서클을 만들어 집회소에서 어울리는 것도 가능하다.

 

엔딩을 본 시점에서의 플레이 타임.

옛 시리즈들에 비하면 확실히 플레이 타임이 짧은 편이다.

 

​ 몬스터 헌터 월드는 새롭게 태동하는 작품입니다. 그간의 기본 틀은 남겨두었으나 그 외의 부분들을 개선하고 안에서부터 하나하나 뜯어 고친 작품이기 때문에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진 그래픽, 다양한 상호작용, 보다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 친숙한 몇몇 몬스터들과 독특한 컨셉의 신규 몬스터들, 완화된 진입장벽, 헌터들을 위한 편의성 강화까지.

 틀과 재미 자체는 그대로지만 새롭게 느껴지는 몬스터 헌터 월드는 납득은 되지만 아쉬운 볼륨 외에는 단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최고의 작품입니다.

 

 

 

엔딩을 본 직후에는 퀘스트 클리어 수준에 따라 헌터 랭크의 잠금이 해제된다.

 

몬스터 헌터를 이런 그래픽으로 볼 줄은 정말...

 

 

​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처음 접했던 몬스터 헌터 G 이후 월드 이전까지 매 작품은 항상 몬스터 헌터다운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고, 그때까지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몬스터 헌터 더블 크로스 역시 아주 재밌게 플레이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로 꾸준히 즐겨왔던 몬스터 헌터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필자로서, 그리고 헌터로서 이 정도의 충격을 느낀 적은 몬스터 헌터 G 이후 한번도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놀랍고 신기했던 몬스터 헌터 G. 새로운 몬스터를 만날 때마다 긴장했고 위압감을 풍기는 몬스터를 마주했을 때는 손에 땀을 쥐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작품을 플레이하면서 그때와 같은 충격을 느꼈습니다. 이미 액션 게임과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 익숙하기 때문에 땀을 흘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 외의 부분들은 가히 놀라웠습니다. 몬헌 월드는 올바른 방향으로 아주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었고, 가치 있는 쇄신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번 작품의 노가다 요소는 역전 객체의 디아블로식 파밍이 주.

 

역전 객체 가운데 고룡들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강화 용맥석들.

심지어 고레벨 장식주(보석) 또한 역전 고룡들을 잡아야만 그나마 쉽게 얻을 수 있다.

 

 

 

​ 몬스터 헌터 월드는 과거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재밌게 플레이했던 헌터라면 반드시 플레이 해봐야 할 작품이며,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접해본 적 없는 유저들 역시 한번쯤 도전해 볼만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액션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라면, 거대한 몬스터를 수렵해보고 싶은 게이머라면, 친구나 이름 모르는 사람들과 즐겁게 레이드를 뛰어보고 싶은 게이머라면,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접해보고 싶었지만 언어의 장벽이나 진입장벽 때문에 주저했던 게이머라면 반드시 플레이해봤으면 하는 작품입니다.

 

 

9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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