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루 2 - 니드 포 스피드와 포르자 호라이즌을 섞어 놓은 듯한. 육, 해, 공으로 누비는 미국 전역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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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루 2 - 니드 포 스피드와 포르자 호라이즌을 섞어 놓은 듯한. 육, 해, 공으로 누비는 미국 전역 / 2018년 7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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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8년 7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964&sca=&sfl=mb_id%2C1&stx=lieonsjh&page=3

 

 

 

발매 시기 2018. 06. 29
리뷰 작성일 2018. 07. 15
게임 장르 오픈월드 레이싱
정식 발매 가격 66,000원
제작사 유비소프트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XB1
한국어 유무

 

 

이 리뷰는 인트라 게임즈에서 지원해 준 타이틀로 작성되었습니다. *

 

 

더 크루 2의 구동 화면.

미국 전역을 육, 해, 공으로 넘나들 수 있다는 걸 잘 표현했다.

 

 필자는 유비소프트의 게임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유비소프트의 게임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아주 많은 작품을 플레이 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그들은 유저들 사이에선 자가 복제를 하는 개발사라며 욕을 먹던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무난하게 할 만한 게임을 발매해 왔던 데다가 근래에는 긍정적으로 진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죠.

 오랜 시간 유비소프트의 게임을 즐겨왔지만 항상 해소되지 않는 불만이 하나 있었습니다. 유비소프트 게임에서 차량을 조작할 일이 있으면, 그 어정쩡한 조작감이 짜증을 유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작품이 나올 수록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은 느껴졌지만 그래도 영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와치 독스 1, 2편이나 파 크라이 시리즈가 그러했죠.

 그렇기 때문에 제작하는 팀은 다르다지만 드라이빙만을 즐겨야 하는 유비소프트의 레이싱 게임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한 명의 신인 레이서로서 내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는 컨셉은 좋다.

 

 더 크루 2가 발매되기 전, 데모를 먼저 플레이 해 본 바로는 생각보단 할만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육, 해, 공을 넘나들며 미국 전역을 무대로 펼쳐지는 레이싱은 다른 게임에선 맛보기 힘든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포르자 호라이즌을 벤치마킹 한 것인지, 포르자 호라이즌의 냄새가 곳곳에서 풍겨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캐릭터는 프리셋이 정해져 있어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즈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레이싱 게임의 특성상 캐릭터를 보는 경우는 드물기에 단점이 되진 않는다.

 

본격적인 게임의 시작!

 

 더 크루 2에서의 삶은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더 좋은 파츠를 얻기 위한 노가다의 연속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팔로워를 늘리고, 새로운 차량을 구입하기 위한 돈을 모으고, 새로운 파츠를 얻기 위해 꾸준히 레이스를 반복해야 합니다. 팔로워 레벨이 올라야 새로운 레이스 장소가 해금되며, 좋은 파츠를 얻어야 더 어려운 레이스에서 승리할 수 있는 스펙을 올릴 수 있으므로, 레이스의 반복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반복적인 레이스의 보상으로 차량의 스펙을 올려야 한다는 점은 마치 온라인 레이싱 게임의 노가다를 연상케 합니다. 때문에 플레이어의 지루함을 가중시키는 파츠 모으기를 비교적 덜 지루하게 느끼도록 있도록, 유비소프트는 같은 유형의 차량은 파츠를 공유해서 장착할 수 있게 해뒀습니다.

 차량을 새로 구매할 때마다 파츠를 새로 모아야 한다면 게임의 플레이 자체가 심각하게 늘어졌겠지만, 약간의 배려를 통해 지루한 반복 플레이의 비중은 줄어들었습니다.

 

 

지상, 해상, 창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의 레이스를 즐길 수 있다.

 

 순위권 레이스의 경우 반드시 1등을 해야 보상이 좋은 대부분의 레이싱 게임과 달리, 3위권 이내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3위 이내에 진입만 하면 1등을 한 것과 다름 없는 보상을 얻을 수 있죠. 덕분에 더 크루 2의 레이싱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집니다.

 

 

 

깨알 같은 플레이어의 집 요소가 있지만 그다지 많은 기능을 담고 있진 않다.

 

구글 맵 같은 3D 맵 기능은 제법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트랙이나 레이스를 선택해서 들어가는 보편적인 레이싱 게임과 달리, 더 크루 2는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처럼 오픈 월드 레이싱을 표방하고 있기에 목적 없는 드라이빙도 즐길 수 있습니다. 드넓은 미국 전역을 무대로 삼고 있는 만큼, 지역에 따라 다양한 경치를 구경할 수 있어 단순한 드라이빙도 꽤나 즐겁게 느껴집니다.

 덕분에 미국을 가본 적 없는 게이머는 더 크루 2를 통해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나 보았던 미국을 누빌 수 있는 가치가 있죠.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나 드라이브 클럽 같은 독점 레이싱 게임에 비하자면 그래픽 퀄리티는 떨어지는 편이지만, 미국 전역을 표현한 것 자체는 수준급이라 생각됩니다.

 

 

팔로워를 늘려야만 새로운 레이스나 새로운 레이싱 모드를 해금할 수 있다.

 

메인 메뉴에선 대략적인 플레이 성향을 훑어볼 수 있다.

 미국을 무대로 제약 없이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오픈 월드 레이싱 게임이라는 점은 더 크루 2를 가장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요소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이 작품의 조작감은 어딘가 애매하게 느껴집니다. 포르자 시리즈나 프로젝트 카스 시리즈처럼 시뮬레이션 레이싱의 정교함도 아니고, 니드 포 스피드 시리즈 같은 아케이드 레이싱 게임의 자유롭고 가벼운 느낌도 아닙니다. 딱 그 중간의 경계선에서 미묘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차량에 따라, 그리고 차량 타입에 따라, 더 좋은 등급의 파츠를 장착함에 따라 그 미묘한 조작감은 세세하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언뜻 무난한 아케이드 레이싱 게임의 조작감 같으면서도, 더 크루 2만의 독특한 느낌이 조작감에 배어 있습니다.

 때문에, 낯선 조작감은 플레이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 충분하다 생각됩니다.

 

 

 

새로운 레이스를 해금하기 위해 열심히 팔로워를 늘려야 한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느낀 더 크루 2의 가장 불편했던 점 중 하나는 오프로드와 해상, 하늘의 레이싱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스트리트 레이싱에서도 종종 느낄 수 있지만 앞서 열거한 세 가지 레이싱을 즐길 때 가장 크게 와 닿는 것이죠.

 레이싱 사이사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체크 포인트의 표시가 유저 친화적이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옛날의 레이싱 게임들은 대체로 체크 포인트를 하나 지나고 나면 그 다음 체크 포인트만을 크게 띄워주었습니다. 보편적인 레이싱에선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갑자기 다음 체크 포인트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급 커브를 꺾어야 할 경우 바로 반응하지 못하면 순위가 쭉 뒤로 밀려버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의 레이싱 게임은 다음 목표는 크게 띄우고, 다다음 목표는 작게나마 띄워두는 식으로 이 불편함을 해소해 두었지만 더 크루 2는 아직도 옛날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물론, 레이스 내내 미니맵을 주시하고 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엎치락 뒤치락 정신 없는 순위 경쟁 중이라면 미니맵을 볼 겨를이 없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한 순간의 늦은 반응 때문에 순위가 나락으로 떨어질 때면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그 결여가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더 좋은 파츠를 얻기 위한 레이스의 반복.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더 크루 2의 전체적인 느낌은 흔치 않은 레이싱 게임이란 것입니다. 여느 게임들과는 다른 독특한 조작감과 육, 해, 공을 넘나들며 입맛과 기분 내키는 대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레이스는 확실히 즐겁습니다. 단순한 차량 레이싱을 넘어서 다양한 레이스를 즐기고 싶어 하는 게이머에겐 명절날 가끔 받아 본 종합 선물 세트와도 같죠. 보다 많은 점수를 내는 것이 목표인 레이스 모드나, 드리프트 점수를 겨루는 레이스 모드, 바이크와 버기 카 등을 몰며 오프로드 혹은 거친 트랙을 내달릴 수도 있습니다.

차량 가격은 정말 비싼 편이다.

리스 방식이라도 있었더라면...

 

 

 

 

 필자는 여태 수많은 레이싱 게임을 즐겨봤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그 가운데 더 크루 2의 오프닝 연출은 가히 역대급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인셉션을 연상케 하는 화면 전환은 정말 좋았습니다. 거기다 레이스 시작과 끝에 더해지는 NPC들의 걸출한 입담은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이른바 약이라도 한 것처럼 끝내주고, 신나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더 크루 2는 오프닝과 NPC들의 입담에 비해 상당히 얌전한 작품이었습니다. 오픈 월드 레이싱의 참맛을 느끼기엔 모자라지 않나 싶을 정도로 큰 특색이 없습니다. 무난하게 느껴지죠.

 

 

 

 

 오픈 월드 레이싱이라는 것을 더 느끼게 만들기 위함이었는지, 유비소프트는 미국 곳곳에 스피드 트랩이나 동물 사진 찍기 같은 보조 미션들을 넣어놨습니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단순한 레이스 뿐만이 아니라 자유롭게 세상을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것들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었나 싶지만, 우습게도 이러한 보조 미션 역시 오픈 월드의 맛을 느끼는데 도움이 되진 않았습니다. 그런 수준의 보조 미션 등은 트랙을 골라 플레이하는 평범한 레이싱 게임에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 크루 2의 전체적인 퀄리티는 나쁘지 않습니다. 오픈 월드 레이싱 장르의 왕좌에 군림하고 있는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 보다 가벼운 느낌과 아케이드성을 더욱 극대화 시킨 모습은 확실히 좋습니다. 니트로 시스템으로 더 가볍고 신나는 레이싱 자체에 집중하며,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와 유사한 느낌을 주면서도 차별성을 둔 부분은 작품의 가치를 더 높이고 있습니다.

 더 크루 2는 발매 초기 엉성했던 전작과 달리, 니드 포 시리즈와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를 적절히 벤치마킹하고 섞은 듯 보입니다.

 

 

 

 차량을 개조하거나 업그레이드 함으로서 스펙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온라인 레이싱 게임처럼 다양한 파츠를 모아 스펙을 올리는 방식은 마치 파밍 RPG 게임을 즐기는 듯한 묘한 즐거움으로 다가옵니다.

 

 

 필자 개인적으로 더 크루 2라는 작품은 딱 적절히 6~8월 즈음에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이라 생각됩니다. 부스터를 쓰고 신나게 육, 해, 공으로 미국 전역을 누빌 수 있고, 더 좋은 파츠를 얻고 싶다는 파밍러의 욕구를 건드려 패드를 붙들고 있게 만들죠.

 조금만 더 정교하게 만들었더라면 훨씬 더 뛰어난 재미를 선사해 주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전체적인 완성도는 조금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러나 흥겨운 음악과 준수한 그래픽, 설산과 사막, 도심지까지 넘나드는 아름다운 미국의 경치를 부스터와 함께 내달리는 것만으로도 더 크루 2는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니드 포 스피드 시리즈보다 더 보는 맛이 있는, 니드 포 스피드 시리즈와 흡사한 오픈 월드 아케이드 레이싱 게임을 한글로 즐겨보고 싶은 분들께 이 더 크루 2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7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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