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0년 1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8053
발매 시기 | 2020. 01. 09 |
리뷰 작성일 | 2020. 01. 19 |
게임 장르 | 연금술 RPG |
정식 발매 가격 | 64,800원 |
제작사 | 코에이 테크모 / 거스트 |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 PS4, NSW |
한국어 유무 | 한글판 |
힐링, 색다름, 만드는 재미. 아틀리에 시리즈를 대표하는 키워드입니다. 아틀리에 시리즈는 지난 2017년 20주년을 맞았고, 올해로 23년차 IP가 됐습니다.
이 시리즈는 항상 몇 가지 작품을 엮어 하나의 시리즈로 만들어 왔습니다. 로로나, 토토리, 메루루, 루루아를 묶어 알란드의 연금술사로 만들고, 신비의 연금술사 시리즈로 소피, 피리스, 리디&수르를 묶는 식입니다. 이러한 방향성 덕분에 팬들은 전작에 등장했던 캐릭터를 다시 보는 반가움과 팬심을 더욱 키울 수 있었습니다.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새롭게 전개하는 시리즈의 시작점에 서있는 작품입니다. 아직 시리즈를 묶는 명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추후 발매될 게임과 연계될 것이 자명하며, 그 당연한 전개를 팬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신작은 2019년 9월, 일본에서 이미 발매되어 벌써 팬들에게 큰 호평을 이끌어냈으며, 아틀리에 시리즈를 접해본 적 없는 게이머들에게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좋은 반응이 주를 잇고 있습니다.
PS3 때부터 전개된 알란드, 황혼, 신비 시리즈가 그랬듯, 이번 작품 역시 언뜻 보면 전작과 비슷하지만 세세한 부분에 변화를 줬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변화는 IP의 아이덴티티인 연금술입니다.
아틀리에 시리즈의 정체성인 연금술은 매 시리즈마다 바뀌어왔습니다. 같은 시리즈여도 크고 작은 개선이나 변화가 있기도 했지만, 이 최신작에서는 그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연금술은 매 작품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만드는 컨텐츠였습니다. 적을 처치하거나 필드를 돌아다니며 모아둔 소재를 적재적소에 넣어 일종의 미니게임이나 퍼즐을 통해 전혀 다른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요소였습니다. 그러나 어떤 작품들은 플레이어에게 너무 큰 피로감을 안겨줬습니다.
레시피에 따라 더 많은 요구 조건, 더 많은 선행 조합 아이템을 필요로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보다 직관적이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복잡스러운 방식에서 벗어난 덕분에 입문자나 오랜만에 아틀리에를 잡은 팬도 부담스럽지 않게 연금을 할 수 있습니다.
연금술은 시리즈의 핵심 컨텐츠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때론 잘못된 방향성으로 팬들을 피곤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이 시리즈에서 떼놓을 수 없는 컨텐츠임은 분명합니다. 그런 컨텐츠의 피로도를 줄이고, 재미는 여전히 잡아냈다는 것은 무척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이번 작품에선 플레이어의 피로도를 더 줄여주는 연금 조합 아이템의 복제 기능이 아틀리에 내부로 들어왔고, 연금술 조합 아이템과 도구 외에도 방어구, 무기, 악세사리까지 복제할 수 있게 변경되어 유저 편의성을 한층 더 끌어 올렸습니다. 그야말로 입문자들에게 가장 친절한 시리즈라 할 수 있습니다.
무기, 방어구, 도구, 연금술 조합 아이템 등을 복제할 때나, 무기를 강화하고 연성할 때, 그리고 아이템에 옵션을 추가로 부여하는 재조합시에도 모두 젬이라는 연금 화폐를 소모하는데, 젬 역시 제법 모으기 쉬운 구조로 돼 있어 플레이를 루즈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연금술보다 더 큰 변화는 전투에 있습니다. 속도 옵션을 넣은 단순 턴제 전투에서, 적의 행동을 막는 브레이크와 스턴, 행동 순서를 늦추는 넉백, 일정 시간과 특정 상황에서 플레이어의 공격에 추가타를 넣어주는 동료들의 액션 오더와 엑스트라 오더의 조합으로 전투의 양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거기에 더해, 각 전투마다 별개의 레벨로 취급 되는 택틱스 레벨까지 더해져 보다 더 전술적인 선택이 가능해졌으며 전투의 재미가 더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일정 시기 이후 연금술 도구를 잘 활용하면 전작들과 전투의 양상이 크게 다르지 않고, 순전히 도구 몇 번에 전투가 끝나버린다는 것은 약간 아쉽습니다.
본 작품의 스토리는 그저 밝기만 했던 특정 시리즈와는 다른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과거 알란드의 연금술사처럼 밝게 시작함은 동일하나 점차 어두운 부분이 부각되고, 등장인물들간의 갈등과 스토리상의 비밀들이 하나씩 밝혀지는 식으로 전개 됩니다.
이러한 내러티브에서 크게 와닿는 부분은 없습니다. 그리 매력적이지 않으며, 흥미를 주진 못하는 구조입니다. 아틀리에 시리즈 자체가 늘 그랬듯, 이번 작품 역시 스토리에 무게가 실리진 않았습니다.
주연급 캐릭터들의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점도 아쉽습니다. 함께 행동하는 동료들과 주, 조연급 캐릭터들 모두 JRPG 게임이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인물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학구열에 불타지만 소심한 캐릭터, 더 강한 전사가 되려는 쾌활한 캐릭터, 참 스승 같은 선생님스러운 캐릭터, 다소곳하고 아가씨 같은 스타일의 캐릭터 등 색다르지 않은 인물들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틀에 박힌 캐릭터들 사이에서 큰 존재감을 뽐내는, 게임의 주인공 라이자가 있습니다. 라이자 역시 그다지 색다를 것 없는 캐릭터임은 다르지 않으나, 그녀가 내뿜는 매력은 이 게임 자체를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단합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한 플레이어 모두는 라이자에게 매력을 느꼈고, 이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게이머들 역시 라이자라는 캐릭터에 이끌렸다 할 수 있습니다.
아틀리에 20주년을 기념하며 열렸던 캐릭터 인기 투표의 1위는 소피, 2위는 토토리, 3위는 로로나였습니다. 다음에 투표를 시행할 때는, 이 탑 3 안에 들었던 캐릭터들 중 하나는 못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그정도로 라이자는 특별하고, 아틀리에 시리즈 역사상 최고의 매력을 지닌 캐릭터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라이자의 모델링은 아주 수준급이고, 그 모델링을 뒷받침해주는 그래픽은 아틀리에 23년 역사상 가장 훌륭한 수준입니다. 다른 AAA급 게임의 그래픽 퀄리티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이 시리즈가 여태 보여준 그래픽을 염두에 둔다면, 최신작의 그래픽은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뤄낸 수준입니다.
사운드는 게임의 분위기에 정말 잘 어울립니다. 부드럽고, 고운 선율이 가득하며, 게임에서 말하는 평화로운 평범한 일상을 음악으로 잘 담아냈습니다.
즐길 거리는 아주 많은 편입니다. 메인 스토리 위주로 플레이한다면 20-30시간 내외의 플레이 타임이 전부겠지만, 마을 사람들의 연계 서브 퀘스트와 소재 수집, 보물 찾기, 섬의 기록, 텃밭 가꾸기, 애완 푸니 키우기, 높은 수준의 연금술 아이템 제작, 높은 난이도 플레이와 숨겨진 던전, 숨겨진 보스를 노리는 파고들기 요소가 많이 마련돼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뉴 게임 플러스 요소도 존재하므로 라이자와 함께 오랜 시간 모험하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필자는 오랜만에 아틀리에 시리즈를 잡았고, 오랜만에 아주 만족스럽게 플레이 했습니다.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아주 매력적인 주인공 라이자를 필두로 짜임새 좋은 전투와 보다 편해진 연금술로 즐거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 게임은 잘 만든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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