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차일드 - 사운드와 망상력, 패러디의 향연이 담긴 한 권의 소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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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차일드 - 사운드와 망상력, 패러디의 향연이 담긴 한 권의 소설 / 2017년 3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1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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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7년 3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590&sca=&sfl=mb_id%2C1&stx=lieonsjh&page=6

 

 

 

 

발매 시기 2017. 03. 09
리뷰 작성일 2017. 03. 14
게임 장르 망상 과학 텍스트 어드벤처
구매 가격 59,800원
제작사 5pb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PS VITA
한국어 유무

 

 

 

위 동영상은 카오스 차일드의 첫 부분 플레이 영상입니다.



 

 

 

*이 부분은 평어체로 진행되며, 본 게임에 대한 제 잡담에 가까운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 흥미가 없으신 분들은 스크롤을 조금만 아래로 내리셔서 하늘색 바탕의 글부터 읽으시면 됩니다.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카오스 차일드의 구동 화면.>


 5pb.
필자에게는 무척이나 생소한 제작사이며, 그들이 만드는 게임은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

 

그나마 슈타인즈 게이트라는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원체 유명한지라 이름만 들어봤었다.

 때문에 본 게임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그저, 카마이타치의 밤이나 역전 재판, 하야리가미 시리즈 같은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추리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직접 구동해본 카오스 차일드라는 게임은 앞서 말한 게임들과는 많이 달랐다. 덕분에 당황 그 자체였으며, 본 게임을 접근하는 방법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망상 과학 어드벤처 카오스 차일드.
장르명을 보면 마치 테일즈 시리즈의 무척 길면서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장르가 떠오른다.
그러나 이 게임의 핵심은 바로 카오스 차일드라는 제목 앞에 붙는 망상 과학 어드벤처에 있었다. 생소하고 낯설며 무슨 뜻인지 처음엔 이해가 잘 가지 않았지만 본 게임을 30분 정도만 해본다면 누구나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구조다.

 카오스 차일드는 무척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가공의 이야기지만 시부야에서 벌어진 연쇄 엽기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그 사건을 주인공들이 단서를 모으고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텍스트 어드벤처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텍스트 분량이 아주 많으며 두꺼운 크기의 책 한 권을 읽는 느낌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 게임이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서 그쳤다면 게임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그건 책을 그저 콘솔 기기로 보는 것이지 게임을 즐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5pb의 게임들은 취향을 심하게 탄다.5pb의 게임들을 검색해본 결과, 대체적으로 이 게임사의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호불호가 확연히 갈리며, 취향을 탄다는 것이었다. 취향을 심하게 타고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게임 시리즈를 머릿속에 그려보면 바로 떠오르는 제작사의 게임이 세 개 정도 있다. 그 첫 번째가 넵튠 시리즈를 비롯한 컴파일 하트의 게임들이며 두 번째는 무쌍 시리즈, 세 번째는 5pb의 게임들이다.

 호불호가 갈리고 취향을 타는 게임들은 재미가 없는가?
그럴 리가 없다. 그렇다면 생각나는 대로 적은 위 세 제작사는 이미 비슷한 류의 게임을 발매하는 것을 그만두었을 것이다. 꾸준히 사랑해주는 팬들이 있고, 취향에 맞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발매되는 것이다.

 카오스 차일드는 어떤 게임인가.
앞서 기술한 것처럼 소설 그 자체인 게임이며, 거기에 게임으로서의 요소를 도입한 독특한 장르의 게임이다. 혹자는 이 게임을 무척 싫어할 것이며, 혹자는 아주 사랑할 것이다.

 

 

 자, 그럼 카오스 차일드가 어떤 게임인지 소개함과 동시에 리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카오스 차일드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절대 가볍지 않다.
카오스 차일드의 전작인 카오스 헤드의 엔딩 부분에서 나왔던 2009년 시부야 지진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으며, 그 뒤 6년이 지난 시점에서 게임은 시작된다.


<카오스 차일드의 시작은 6년 전의 지진 재해 당시를 프롤로그로 보여주며 시작된다.>


 

 

 카오스 차일드의 흥미로운 점은 사건을 조사하며 사건을 쫓는 주인공들이다.

 특별한 능력 같은 건 없어보이는 평범한 고등학교 신문부원인 주인공과 그 일행은 게임의 무대가 되는 2015년 9월 경에 발생한 두 가지 사건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며 파고든다.

 그에 따라 이야기는 전개되고, 플레이어는 몇 가지 시점으로 사건을 보게 된다.

먼저, 사건이 발생할 당시를 보게 되고 그 사건에 대해 조사하는 주인공들의 시점으로 다시 한 번 보게 된다.

 

 

 


 플레이어는 이 과정에서 단지 텍스트를 읽으면 될 뿐이다.
여타 추리 텍스트 어드벤처와는 조금 다르게 카오스 차일드는 플레이어가 사건이 벌어질 당시의 상황도 볼 수 있고, 살인 사건의 전말을 알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주인공들의 시점 또한 봐야 한다. 따라서, 플레이어가 이 상황에서 주인공들에게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다.

 살인 사건 당시의 상황을 플레이어에게 보여준다곤 하지만 모든 부분을 보여주진 않는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그 장면을 눈 앞에서 텍스트로 읽고 그림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사건이 어떻게 벌어진 것인지 자세히는 알 수 없다. 베일에 쌓인 것들이 주를 이루며, 플레이어는 주인공들이 빠르게 사건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기다리게 된다.



<본격 망상 과학 어드벤처.>


 플레이어의 분신인 주인공 미야시로 타쿠루는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다.

그 능력이란 바로 망상력이다. 주인공은 넘쳐 흐르는 망상력으로 종종 게임 내 캐릭터들과 대화할 때나 특정한 상황에 혼자만의 망상에 빠져들 수 있다.
 플레이어는 이 때에 세 가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긍정적인 망상을 할 것인지, 부정적인 망상을 할 것인지, 망상 자체를 하지 않을 것인지를 정하게 된다.


 망상 트리거를 발동하면 독특한 이펙트와 함께 트리거 온이라는 글자가 화면 중앙에 수놓이며, 플레이어는 그 망상을 체험하게 된다.

 앞서 카오스 차일드는 마치 두꺼운 책 한 권을 그대로 게임에 넣어둔 것 같다고 기술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소설이 아니라 게임으로서의 특별함이 있다고도 말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망상트리거다.
망상 트리거를 발동하면 현실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플레이어는 재미난 경험을 하게 된다.

 긍정적인 망상을 하면 말도 안 되게 긍정적인 망상에 빠져들어 재미난 IF 상황을 체험하게 되며,
부정적인 망상을 하면 극과 극 수준으로 다른 부정적인 망상에 빠져들어 얼토당토 않은 혹은, 그로테스크한 IF 상황을 체험하게 된다.


 매력적이면서 독특한 망상 트리거.

 우리는 종종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등, 글쓴이가 열심히 혼을 불어 넣은 이야기를 보게 된다.
그 때에 가끔 이 상황에서 만약 이렇게 이 캐릭터가 행동하면 어떤 얘기가 나올까? 하는 궁금증에 빠질 때가 있다. 그걸 상상하는 것 또한 하나의 이야기를 보는 독자로서의 즐거움 중 하나다. 허나, 그것은 실제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아니며 상상의 한계가 있을 때는 그 행위가 무척 힘들기도 하다.


 

 망상 트리거는 카오스 차일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요소다.
카오스 차일드를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는 망상 트리거의 분기점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고, 그건 틀림 없이 재미난 체험이다.

 우리는 종종 손을 바삐 움직이고 화려하게 뻥뻥 터지는 액션 연출이 지겹거나 부담될 때가 있다.

그래서 가만히, 조용히 손은 되도록 움직이지 않으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체험하고 싶을 때가 있다. 카오스 차일드는 특별한 조작이 거의 필요 없는 게임이며, 최소한의 손동작으로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이다.
 주로 쓰이는 것은 동그라미 버튼으로 지문과 대사를 넘기는 것과 L2 혹은 R2 버튼으로 망상 트리거의 분기를 선택하는 것 뿐이다.
그것만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볼 수 있고, 이것은 체험하는 사람에 따라서 즐거운 체험이 될 수 있다.


 게임의 분위기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는 망상 트리거.
평범한 일상 대화를 진행하다가도 부정적인 망상 트리거를 발동시키면 종종 호러블하면서도 끔찍한 망상을 하기도 하며, 무겁고 진지한 와중 긍정적인 망상 트리거를 발동하면 즉시 분위기가 180도 바뀌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는 카오스 차일드의 매력 포인트이며, 틀림 없이 흥미로운 체험이다.

 

 

 

 

<카오스 차일드에는 끊임 없이 온갖 전문 용어가 나온다.>


 이 전문 용어들은 등장 즉시 하늘색 텍스트로 출력되며, 단지 PS4 패드의 터치 패드를 누르는 것만으로 그 단어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에 없어선 안 될 백 로그.>


 다양한 패러디 또한 백미.
카오스 차일드에는 수많은 패러디 단어들이 등장한다.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쉽게 알 수 있는 패러디들이다. 유명한 명작 영화나 제작사의 취향이 섞인 영화 또한 이름을 살짝 바꿔서 등장하기도 하며, 그 단어가 어떤 것을 패러디했는지 알고 있다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


 밀림 -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을 자랑하는 미국의 인터넷 통신 판매 사이트.
모든 인터넷 사용자의 5명 중 1명은 이용하고 있다고 하며, 서적, 가전, 식품, 패션 등 수많은 분야의 상품을 망라하고 있다.

 어떤 것의 패러디인지 감이 오는가?
단어는 밀림이며 설명문을 이어서 보면 웬만한 사람이면 모두 알 법한 아마존의 패러디다.
이 패러디들은 단지 스크린샷으로 볼 때엔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반가운 패러디부터 시작해서 웃긴 패러디, 놀라운 패러디 등등으로 수놓아져 있다.


<각 패러디들을 찾아보는 것 또한 카오스 차일드의 깨알 같은 재미 요소다.>

 카오스 차일드의 주제는 연쇄 엽기 살인 사건이다.
주인공들은 끊임 없이 이 사건들을 파고 든다. 보다 깊숙히 사건을 파고들 때마다 벽에 부딪히고 수많은 방해를 받지만 굽히지 않고 굳게 나아간다. 서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며 그 정보를 종합하여 일정 주기마다 사건에 대해 정리한다.

 사건을 풀어나가면서도 동시에 새로이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 다시 조사하고, 그것들의 연관성을 조사하며 새로운 인물과 만난다.
그러나 게임의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이라는 점 때문인지, 여타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의 주인공들과 달리 고등학생다운 약한 모습들이 자주 보인다.
 이 때문에 이야기의 전개는 종종 더뎌지며, 이는 사건을 중심으로 게임을 진행하고 싶은 플레이어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의 핀트는 주인공이 고등학생이며 이런 사건을 전문적으로 해결하는 형사가 아니라는 부분이다.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사건은 대체로 미궁 그 자체이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주인공의 시점으로 전개되며, 종종 주인공 일행의 시점으로도 보게 되고 살인당하는 당사자를 3인칭 시점으로 보게 되기도 한다. 또한, 주인공의 주변 캐릭터를 3인칭 시점으로도 보게 된다.
 이 부분은 보다 사건을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어떤 것이 해답인지, 이 미로의 출구는 어디인지를 플레이어로 하여금 끊임 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멋지게 일을 해치우는 베테랑 형사나 탐정이 주인공인 게임이 아니다.
플레이어의 주 시점이 되는 주인공은 머리가 좋고 경력이 있어 쉽게 사건을 해결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뜻하지 않은 우연으로 인해 사건의 단서를 얻거나 실마리를 얻어가며 진행되는 게임이 아니다.

 

 이렇게 보면 카오스 차일드라는 게임은 무척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이 부분 덕분에 약간이나마 더 현실감이 있다. 쉽게 일을 해결해내는 또, 우연에 기대어 일을 처리하는 탐정과 형사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사건을 풀어내기 위해 끊임 없이 조사하고 고민하며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 일행은 그때까지는 몰랐던 것들을 깨닫기도 하고, 혼자 사건 관련 영상을 볼 때는 눈치채지 못했던 것을 다른 동료가 눈치채고 알려주기도 한다.



 그렇게 하나씩 알아가고 사건의 해답에 가까워진다.
이 과정은 플레이어에 따라 지겹게 느껴질 수도, 흥미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패러디의 향연과 기발한 망상 트리거를 보면서 진행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는 점이다.

 

 

 

 

 

 카오스 차일드의 일러스트는 무척 퀄리티가 좋다.
소설에 가까운 탓에 일러스트의 비중이 높고 음악, 효과음, 성우가 읽는 대사 등등 게임으로서의 기능을 하기 위해 카오스 차일드는 많은 부분에서 노력했다.
 성우들의 수준급 더빙과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음악, 그리고 효과음은 귀를 즐겁게 해준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부분들을 지우기 위해, 게임으로서 보완하기 위한 노력.
망상 트리거로 플레이어가 게임에 관여 혹은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만들고 단지 소설 게임기에 넣어놨다는 느낌을 없애기 위해 단역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는 성우가 더빙을 맡았다. 덕분에 게임 내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대체로 풀 보이스에 가까우며, 이는 분명 귀가 즐거운 부분이다.

 음악이 다채롭진 못하다.
반복적인 음악이 많으며 이는 돈을 얼마 들이지 않고 만드는 PC 19금 미연시 게임에서도 충분히 행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 음악을 보완할 만큼 카오스 차일드에는 다양한 효과음들이 흘러 나온다. 이 효과음들은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여주기에 충분했다.

 전화 통화시의 음성은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게임 내 캐릭터와 종종 전화로 통화할 때가 있는데, 이때 우리들의 디스플레이나 사운드 바에서는 해당 캐릭터의 음성이 나오지 않는다. 통화는 성우 더빙이 안 되어 있는가? 아니다. PS4 듀얼 쇼크의 음성 출력을 0으로 해뒀을 때는 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PS4 듀얼 쇼크의 사운드를 높이면 패드에서 성우의 목소리가 나온다.
 필자는 처음에 이 사실을 몰랐다가 후에 알게 됐었고 무척 깨알 같다고 생각했다.



 

 이쪽 장르에선 잔뼈가 굵은 5pb이기 때문일까, 카오스 차일드의 배경은 무척 다채롭다.
늘 뻔한 장소만 대충 배경 일러스트로 나오는 몇몇 게임들과 달리 카오스 차일드는 계속해서 많은 장소를 보여준다. 또한, 망상 트리거를 당겼을 때 다양한 CG는 덤이다.
 CG 때문이라도 끊임 없이 망상 트리거를 당기게 되고, 망상 트리거가 나올 때마다 두근거리기도 한다. 이번엔 어떤 망상일지, 이 상황에서 망상 트리거가 나올까? 하는 등 카오스 차일드를 플레이하다 보면 다양한 것을 기대하고 기다리게 된다.



 2009년에 발생한 연쇄 엽기 살인 사건.
그리고 그 사건의 재래. 다시금 2015년에 발생하기 시작한 연쇄 엽기 살인 사건.
그 사건들의 연관성을 찾고 범인을 찾고 사건을 발생시킨 이유를 찾아나섬과 동시에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를 보고 주변 인물들과의 사소하면서도 큰 이야기를 끊임 없이 본다.

 이는 틀림 없이 매력적이며,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쌓여만가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동그라미 버튼을 누르게 된다.
이 흥미로운 스토리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다음 장을 읽기 위해 책장을 넘기듯이 말이다.

 

 

 

 

<디지털 터치는 카오스 차일드의 한글화에 엄청난 노력을 했다.>


 카오스 차일드를 처음 30분 정도 플레이했을 때, 게임 자체와는 별로 상관 없을 지 모르지만 디지털 터치의 한글화 노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디지털 터치는 정말 노력했으며, 그 노력은 게임 군데군데서 찾아볼 수 있다. 아니, 찾지 않아도 한 눈에 그들의 노력이 보인다.


 이런 곳까지 신경을 썼을까? 싶은 부분도 모조리 한글화 되어 있다.
정말 깨알 같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세세한 노력은 분명 박수 받아 마땅하다. 온갖 것들을 한글화했으며, 우리나라에 딱 맞는 로컬라이징이 돋보인다. 앞서 업로드 되었던 스크린샷 중에 'ㅋ' 이라는 단어 또한 일본 웹 사이트들에서 쓰는 'W'를 딱 맞게 로컬라이징했다.



 이런 부분들을 뜯어보면 정말 디지털 터치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게임의 무대가 되는 시부야의 지도가 게임 내에 등장하는데, 그 부분도 모조리 한글화했으며 모든 사소한 것들을 로컬라이징해냈다.
교과서적인 노력이며, 게임 내 스토리와 대사의 텍스트 양만 놓고 보아도 정말 많은데 뒷 배경까지 한글화 해준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카오스 차일드의 등장 인물들은 대체로 뒷 이야기가 있다.

 

이는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숨겨진 이야기,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털어놓는 혹은, 보여주는 식으로 플레이어에게 알려준다. 허나, 캐릭터 각각의 매력은 특별히 없다.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가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무적인 점은 5pb가 그 캐릭터들을 이끌고 매력적인 스토리를 풀어나간다는 점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뻔한 캐릭터는 애니메이션 등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게이머에겐 색다르거나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으나 살면서 재패니메이션을 두 번만 봤어도 전부 어디서 본 캐릭터일 뿐이다. 허나, 그들이 밝혀나가는 사건은 틀림 없이 흥미롭고 재밌다. 또한, 그 캐릭터들은 적재적소에 이야기에 투입되며 각자의 역할을 다해낸다.


 카오스 차일드는 게임보다는 소설에 가깝다.
몇 번이나 기술했지만 소설에 가까운 게임이다. 대사량은 지나치게 많고 사건에서 멀어져 삼천포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허나, 적절할 때에 다시 뱃머리를 정방향으로 돌리며 적당히 완급 조절을 한다.

 라이트 노벨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카오스 차일드의 추천도는 높다.
가벼운 소설을 좋아하는 게이머일수록 카오스 차일드를 재밌게 할 수 있다. 일본과 한국 등지에서 여전히 인기가 많은 라이트 노벨에 매우 흡사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끊임 없이 주인공과 일행들은 라이트 노벨에 등장할 법한 일상 대화를 즐기며, 이는 사건을 얘기하다가도 종종 발생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일상 대화를 나누다가도 사건쪽으로 얘기의 방향이 틀어지기도 한다.

 


 진지한 이야기를 주제로 다루고 있지만, 보다 가볍게 접근한다.

여타 게임들의 리뷰에 비해 카오스 차일드 리뷰에는 스크린샷을 적게 쓰고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카오스 차일드는 사소한 것조차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며, 게임 자체의 시스템이 무척 단촐한 편이기 때문에 리뷰에서 다룰 수 있는 부분이 아주 작기 때문이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카오스 차일드는 진지한 주제를 갖고 있으나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틀림 없이 플레이어에 따라서 본 게임을 즐겁게 즐기는 작용을 해줄 것이다.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나 갈피를 잡지 못한다. 
카오스 차일드는 종종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다 다른 길로 새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사건의 전개를 더 빨리 보고 싶은 경우에 무척 방해되는 요소다. 쓸데 없는 말을 늘어놓고 미간을 찌푸리게 만든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패드를 붙들고 있으면서 동그라미 버튼을 누르게 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삼천포로 빠지긴 하더라도 이야기가 매력적이라는 점이다. 사건은 틀림 없이 궁금증을 유발하고, 사건의 베일이 하나씩 벗겨질 때마다 어찌 그렇게 됐는지 궁금해서 참을 수 없어진다.


 플레이어의 선택은 엔딩에 영향을 미친다.
이야기 자체로만 보면 단순히 주인공이 상상의 나래를 펼칠 뿐이지만, 어떤 망상을 하건 그것은 엔딩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그것은 마치 나무처럼 여러 가지로 퍼질 수 있다. 그 마무리를 보게 되는 것은 플레이어의 조작이 이유이며, 원하는 엔딩을 꼭 보고자한다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의 진행을 보는 시점은 무척 매력적이다.
앞서 기술했지만, 이 다양한 시점으로 사건 혹은 어떠한 상황을 보는 것은 매력적이다. 여타 텍스트 어드벤처류 게임과 다르게 주인공만을 조작하며, 주인공 중심으로 사건 혹은 상황을 겪는 전개 방식과는 다르다. 이 덕분에 이야기 자체에 더 몰입이 된다.


 카오스 차일드의 주제는 하나가 아니다.
기가로매니악스, 카오스 차일드 증후군, 연쇄 엽기 살인 사건, 6년 전 시부야 지진 등등.

 

다양한 주제로 사건과 이야기는 전개되고 점차 분위기가 고조된다. 이것은 마치 소설책 1권에서 하나의 이야기가 마무리되었으나 남은 복선이 2권에서도 이어지고, 2권의 메인 주제가 1권과 이어지며 3권에서 마무리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취향이 갈릴 수밖에 없으나 타겟층은 확실하다.
카오스 차일드가 어떤 게임인지조차 잘 모르고 있는 게이머들을 위해 그 타겟층을 위해 간략히 소개식으로 리뷰를 작성해보았다. 이 리뷰가 카오스 차일드라는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다.


 그럼, 이것으로 카오스 차일드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미흡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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