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챠티드 : 잃어버린 유산 - 슈크림을 넣은 붕어빵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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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챠티드 : 잃어버린 유산 - 슈크림을 넣은 붕어빵 / 2017년 8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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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7년 8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781&sca=&sfl=mb_id%2C1&stx=lieonsjh&page=5

 

 

 

 

발매 시기 2017. 08. 22
리뷰 작성일 2017. 08. 25
게임 장르 액션 어드벤쳐
정식 발매 가격 39,800원
제작사 너티독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한국어 유무

 

 

* 이 게임 타이틀은 SIEK에서 리뷰용으로 제공해주셨습니다. *

 

 

 

 

 

 

언챠티드 : 잃어버린 유산의 구동 화면.

PS3가 낼 수 있는 퀄리티를 입증해주었던 언챠티드.

 2007년 경, 냉정하게 말해서 정말 할만한 타이틀이 극소수에 불과했던 플레이 스테이션 3에 가뭄에 단비처럼 내려온 작품이 있었다. 그것이 언챠티드 1편이었다. 부제는 엘도라도의 보물이었고, 당시 XBOX 360 VS PS3 구도에서 독점작 퀄리티만 놓고 보더라도 PS3가 압도적으로 압살당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언챠티드 : 엘도라도의 보물은 PS3 독점작 또한 제대로 만들면 XBOX 360 못지 않은 어마어마한 물건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기념비적인 작품이었다.

 

 당시 PS3, XBOX 360, Wii 멀티 유저였던 필자는 웬만한 게임은 전부 PS3로 플레이 할 정도로 일명 '플빠'에 가까웠었는데, 그런 플빠의 눈에도 PS3 VS XBOX 360 대결은 지금 한국에서의 PS4 VS XBOX ONE 구도에서 XBOX ONE이 압살당하는 분위기만큼이나 심각할 정도로 PS3가 밀렸었다. PS3 초기 시절 그나마 할만한 독점작은 헤븐리 소드와 모터 스톰 정도밖에 없었고 독점 기대작이었던 레어는 처참하면서도 심각한 퀄리티로 필자 및 PS3 유저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발매 당시 언챠티드는 강제 육축 센서(PS3 패드에 내장돼 있는 센서) 사용과 PS3 일본판 모델에서 한글이 출력되지 않는 버그 및 몇몇 버그들이 있었지만 그 부분들을 감안하더라도 당시 PS3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독점작으로서 찬사를 받았었다.

 

 PS3, PS Vita, PS4를 거치며 그렇게 약 10년간 언챠티드는 PS 게이머들과 함께해왔고, 그 자리엔 항상 네이선 드레이크(네이트)가 있었다. 시리즈 내내 다양한 주, 조연들이 얼굴을 비춰주었지만 주인공 자리에는 항상 네이트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언챠티드 4의 설정처럼 잃어버린 유산 또한 반복 버튼 누르기의 옵션 변경이나
다양한 기본 설정을 지원한다.

애써 잘 매듭지은 선물 상자를 다시 열다.

 2편 이후 PS 진영의 초 기대작이었던 언챠티드 시리즈의 제작사 너티독에서는 언챠티드 4편으로 네이선 드레이크의 이야기가 끝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그 말처럼 4편에서 시리즈 팬들을 위한, 그리고 네이트를 위한 깔끔한 매듭이 지어졌다.

 

 그러나 시리즈 캐릭터들의 못다한 이야기를 더 풀어나가기 위함인지, 아니면 최고 인기 IP 중 하나를 이대로 끝내긴 아쉬웠던 것인지 4편 이후 또 다시 언챠티드가 발매되었다. 심지어 약 10년간 시리즈 팬들과 동고동락했던 주인공 네이선 드레이크의 이야기가 아닌, 심지어 네이선 드레이크가 등장조차 하지 않는 최초의 언챠티드.

 

 

 시리즈 팬들은 네이트가 등장하지 않는 언챠티드 : 잃어버린 유산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PS3 이후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를 꼽으라면 언챠티드 시리즈를 꼽는 필자 역시 그러했다. 네이트가 등장하지 않는 언챠티드는 상상도 할 수 없었고, 아무리 너티독이라 할지라도 과연 재밌을지, 몰입이 될 것인지 게임이 발매될 때까지 반신반의 상태였다.

 

 

잃어버린 유산의 주 무대가 되는 인도.
배경과 디테일 표현에 일가견이 있는 너티독다움은 프롤로그부터 엿보인다.

언챠티드 2편의 주연이었던 클로에.

 

언챠티드 4편에서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던 나딘.

 

딱히 접점이 없던 두 캐릭터의 여정.

 두 캐릭터 모두 네이트와는 큰 접점이 있지만 서로는 연결고리가 없는 수준이다. 클로에는 네이트의 옛 연인이자 동료였지만 4편에서는 편지로 언급되는 것 외엔 아예 등장하지 않았고, 나딘은 4편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네이트와는 적인데다 휘하의 용병들이 몰살당한 수준이라 드레이크 형제를 아주 싫어한다.

 따라서 두 사람은 네이트를 빼면 아예 접점이 없으며 만난 적도 없다. 그렇기에 생뚱맞은 듯한 두 사람의 조합은 의외이며 기대를 모았다.

 

 

여전히 최고의 배경을 담아내다.

 클로에와 나딘의 주 여정은 잊혀진 호이살라 왕국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두 캐릭터와 함께 그 숨겨졌던 장소를 찾는 과정에서 너티독이 그려낸 광활하면서도 아름다운 대자연과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언챠티드 시리즈가 으레 그렇듯 잃어버린 유산 역시 입이 떡 벌어지는, 형언할 수 없는 풍경들을 너티독은 플레이어들에게 보여준다.

 

 단순히 왼쪽 아날로그 스틱을 조작하고 버튼을 눌러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는 게이머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호이살라를 찾아 나서는 여정에서 몇 번이고 패드를 놓고 그저 감상하게 될 것이다. 잃어버린 유산은 여전히 언챠티드다운 최고의 전경을 보여주며 단순히 다른 라이브 스트리머의 방송이나 스크린샷으로는 다 느낄 수 없는 감정과 기분을 맛보려면 반드시 직접 체험해봐야만 한다.

 

 

챕터 구분 역시 전통 그대로다.

 

주인공이 다를 뿐, 언챠티드 시리즈의 느낌은 그대로다.

 언챠티드 시리즈는 몇 가지 전통들을 꾸준히 지켜왔다. 전작에서 질타 받았던 부분은 보완하거나 과감히 없애고, 긍정적인 피드백은 더 부각시켰다. 개중에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그저 시리즈 하나의 전통으로서 남은 것도 존재한다. 속편을 발매할 때마다 때로는 과감히 새로운 요소를 집어 넣는 시도도 하면서 점차 발전해왔고 그 결과는 플레이어들에게 주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4편에서 처음 등장했던 '윈치' 또한 그대로.

은근히 사용할 일이 많다.

역시 4편에서 처음 등장했던 파트너와의 화끈한 콤보 공격도 그대로!

 물론 언챠티드 시리즈가 늘 긍정적인 평가만 받아왔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연출과 구성, 캐릭터의 임팩트가 너무 뛰어났기에 속편이 욕을 먹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나 메인 빌런의 포스는 2편보다 못하다는 얘기는 이후 3편의 작품(너티독이 만든 언챠티드만)이 더 나왔음에도 거의 항상 팬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얘기였다.

 

 

기본 사격 설정은 L2, R2지만 레거시 설정으로 바꾸면 L1, R1으로 사격할 수도 있다.

 그만큼 2편의 메인 빌런이었던 라자레비치의 포스가 뛰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메인 빌런 외에도 그래픽적 충격이나 연출의 퀄리티 등이 2편이 발매되었던 당시 여타 작품에 비해 워낙 엄청난 수준이었기 때문에 전편보다 못하다는 얘기가 팬들 사이에서 나도는 것일 수도 있다.

 

 

동료와 함께 한다는 느낌을 더욱 살려주는 파트너 콤보 공격!

 하지만 언챠티드는 언제나 발전해왔고 이번 잃어버린 유산 또한 그렇다. 4편 이후 1년만에 발매된 작품이기 때문에 3편->4편 수준의 환골탈태급 발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짧았던 개발 기간을 감안한다면 이번에도 역시 몇몇 발전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

 

 

1편부터 항상 등장했던 이 모션.
파트너 올려주기를 네이트 + @가 아닌 다른 두 캐릭터가 하고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클로에의 조작 자체는 언챠티드 4편의 네이트와 다를 것이 없지만 다양한 모션 등에서 차이가 있다. 사격을 할 때나 어딘가에 오를 때, 은/엄폐 중 사격 할 때의 모션 등 작으면서도 큰 변화들이 보인다. 클로에에게 최적화된 움직임은 매우 자연스럽고 네이트의 촐싹거리는 특유의 모션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잃어버린 유산을 플레이하다 보면 주인공이 네이트가 아니기 때문에 위화감이 조금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게임 시작 전과 달리, 일부러 네이트를 떠올리지 않는 이상 위화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잠입의 재미는 한 층 더 높아졌다.

 언챠티드 1편부터 존재했던 '암습'은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더욱 심화되었는데, 4편에서 수풀 등의 시스템이 생겨나면서 그 정점을 찍었었다. 그러나 4편은 비교적 그 수풀의 배치가 띄엄띄엄 있는 편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활용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수풀이 생겼기 때문에 잠입의 재미가 더 올라갔는데, 정작 수풀이 그리 많지 않았던 부분에서 오는 아쉬움을 너티독은 잘 알고 있었는지 잃어버린 유산에선 4편보다 더 많은 수풀을 배치해두었고 보다 잠입 요소를 강화했다. 이 부분에서 잠입의 재미는 확실히 한 층 더 올라갔으며 그 덕분에 어떤 루트로 이 전투를 공략할지 고르는 재미 또한 강화되었다.

 

 

아저씨, 그러게 2인 1조로 다니셨어야죠!

 

무기 종류는 딱 언챠티드스럽게 적당히 등장한다.

 보다 차별화를 두기 위해 언챠티드 4편보다 무기 가짓수를 더 늘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한다. 언챠티드 4편에 등장했던 무기들과 크게 달라진 점을 느끼지 못했으며, 잃어버린 유산에서 처음 보는 듯한 Type-95(95식)라는 이름을 가진 총의 경우 언챠티드 4 멀티플레이 패치에서 이전에 추가된 것으로 기억한다. 조금 더 늘려줬더라면, 클로에만의 조금 색다른 무기를 줬더라면, 그런 아쉬움은 조금 남는다.

 

 

선택적 대화는 언제나 즐거운 담화를 들을 수 있어 좋다.

 언챠티드 4편이 발매되면서 많은 요소들이 새롭게 추가되었었는데, 그 중 하나인 선택적 대화는 잃어버린 유산에서도 볼 수 있다. 챕터 구간이 짧기 때문인지 보다 더 자주 등장하며 이 대화들을 보기 위해 사방팔방 돌아다니는 것 또한 은근한 즐거움이 되어준다. 뒷 이야기를 풀어낼 기회가 없었던 클로에와 나딘이었기 때문에 더욱 더, 그녀들의 시시콜콜한 잡담서부터 진중한 이야기까지 재밌게 들린다. 선택적 대화는 그녀들의 본편 시리즈 플레이만으론 알 수 없었던 이야기나 그 캐릭터의 배경 등을 엿들을 수 있는 기회인데, 시간에 쫓기는 게이머가 아니라면 꼭 모두 들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핸드폰을 활용하기 시작한 언챠티드.

 잃어버린 유산은 여전히 언챠티드의 색깔을 진하게 담아낸 그림과 같다. 큰 틀은 벗어나지 않으며, 세부적인 부분도 다르지 않다. 되려 너무 흡사해서 10년 동안 함께해왔던 네이트가 아님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 나무랄데 없는 그림에 늘 그렇듯 시리즈의 신작에 향신료를 추가했는데 그 향이 썩 괜찮다.

 

 

 

 잃어버린 유산만의 신규 요소로 추가된 핸드폰으로 사진 찍기라는 요소는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 깨알 같은 요소일 뿐이고,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모든 장소에서 사진을 찍는다 하더라도 특별한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냉정하게 실리를 따진다면 단순히 도전과제를 클리어하기 위한 요소다.

 

 하지만, 게임이란 것은 실리를 따지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겁기 위해 하는 것임을 새삼 떠올려본다면 이 요소는 소소한 즐거움으로 남을 것이다. 핸드폰으로 기록한 사진은 언제든 클로에의 핸드폰으로 다시 볼 수 있으며, 엔딩 이후에도 메인 메뉴에서 다시 감상할 수 있다.

클로에의 캐릭터성을 살린 '자물쇠 열기'

 잃어버린 유산은 대단하거나 어마어마한 변화를 담아내진 않았다. 플레이어에 따라 같잖게 느껴질 수도, 특이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신규 요소들은 의미 있는 시도였다는 점이다. 전장 한 가운데에서 몰래 자물쇠를 여는 스릴은 가슴을 졸이게 만들며,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처럼 일자 진행 도중 오픈 월드 형식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도가 없어 불편했던 4편에 비해 지도가 생긴 점은 필자 같은 길치, 방향치에겐 최고의 선물이었다.

 

여왕의 루비!
이것만 있으면 보물 공략 영상은 필요 없...다?

 보물 수집 요소는 언챠티드 시리즈의 전통이자 또 하나의 파고들기 요소로 충분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너티독은 조금 더 특별한 보물 찾기를 원했는지 시리즈 내에서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시도를 했다. 오픈 월드 형식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 챕터에서 맞이하게 되는 또 하나의 보물 찾기인 '주화 수집'은 단순히 달성감, 성취감, 플레이 타임 늘리기용 요소가 아니었다. 주화를 모두 수집한 뒤 특정 장소에서 아주 특별한 게임 내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여왕의 루비라는 이 아이템은 언챠티드 시리즈에서 최초로 등장한 것이며, 이전에는 비슷한 아이템조차 등장한 적 없는 종류였다. 보물 수집이 아닌 새로운 보물 찾기. 그리고 그 보물을 모두 찾은 뒤의 성취감과 그에 따른 보상. 이것은 언챠티드 시리즈를 내내 즐겨온 시리즈의 팬으로서 아주 놀라웠으며 앞으로도 언챠티드 시리즈가 발매된다면 꼭 이와 같은 아이템이 등장하기를 애원하고 싶을 정도로 잃어버린 유산의 신규 요소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었다.

 

 

미지의 지역, 장소를 탐험하는 것은 언챠티드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부분.

다양한 퍼즐 시스템 역시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상징적인 요소였으며, 지속되고 있다.
잃어버린 유산에서는 더 기발한 퍼즐도 즐길 수 있다.

툼 레이더 시리즈의 로프 시스템과 같은 갈고리 시스템도 여전히 등장한다.

 아슬아슬한 암벽 등반, 무너져내리는 지형지물 등 역시 언챠티드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상징적인 요소들이다. 시리즈가 계속될 수록 심화를 거치며 연출의 퀄리티를 더 높여 한 편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남겨주기 때문에 이젠 빠지면 섭섭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런 반면 너무 자주, 뻔한 패턴으로 건물 등의 붕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약간 식상한 감도 없잖아 있다. 물론, 그 식상함을 연출 퀄리티와 점점 커져가는 규모가 막아주긴 하지만 말이다.

 

 

두 사람이 풀어나가는 언챠티드.

 

역대 시리즈와 달리 전혀 다른 캐릭터에게 초점을 맞추다.

 너티독에게는 하나의 큰 모험이 아니었을까 싶다. 언챠티드라는 게임을 만들 때부터 그들의 기획 중심에는 항상 네이트가 있었고, 언제까지나 함께하는 동반자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네이선 드레이크의 이야기는 막을 내렸고, 시리즈의 등장 인물 중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뒷 이야기를 풀어낸 적 없는 전혀 다른 캐릭터들에게 온전히 초점을 맞췄다.

 

 이는 큰 도박이자 모험이다. 시리즈를 꾸준히 즐겨온 팬들의 반응과 분위기는 언챠티드 시리즈를 한창 발매하던 도중 라스트 오브 어스를 내놓을 때보다 더 냉담했을 수 있다. 하지만 너티독은 이미 매듭지은 캐릭터의 이야기가 아닌 클로에와 나딘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시도했고, 이제 리뷰어로서 잃어버린 유산의 소감을 말하자면 그 시도는 아주 좋았다.

 

 

 클로에의 이야기, 나딘의 이야기는 시리즈에서 진중되게 다룰 수가 없었다. 보다 중요한 다른 이야기가 있었고, 그녀들의 이야기는 메인 스토리보다는 보조적인 느낌이 강했다.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들이지만 각 시리즈의 전체적인 주제에 맞물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없었기 때문에 못다 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 이야기는 잃어버린 유산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아주 많이 풀어냈다. 그녀들은 어떤 캐릭터이고, 어떤 설정을 갖고 있었는지 보다 선명하고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시리즈를 꾸준히 즐겨온 팬이 아니더라도, 언챠티드를 한 번도 플레이해본 적 없는 게이머라도 누구나 즐겁게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리즈물의 단점은 이전 시리즈의 스토리를 모른다면 알 수 없는 이야기, 잘 모르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신규 유저는 붕 떠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너티독은 그 점을 아주 잘 알고 있었고, 적어도 잃어버린 유산을 플레이하며 이전 스토리를 모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없도록 만들었다.

 

 

1편, 2편 등에서 네이트의 장난스러운 '마르코- 폴로!'를 기억하는가?

 물론, 잃어버린 유산도 시리즈물 답게 시리즈를 꾸준히 즐겨온 팬들을 위한 약간의 팬 서비스를 볼 수 있다.


 

 잃어버린 유산에서 네이트의 빈자리는 전혀 다른 성격의 클로에와 나딘이라는 두 캐릭터의 케미, 궁합으로 채우고 있다. 이것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 사람에겐 아주 흔한 클리셰라 할 수 있다. 한국 영화에서는 대표적으로 투캅스가 그러하며, 외국 영화에서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작품에서 이 클리셰를 볼 수 있다.

 

 서로 다른 두 성격의 캐릭터는 처음엔 티격태격하지만 같이 이런저런 사건을 겪고 해결하면서 마음이 통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좋은 케미를 보여준다는 클리셰. 하지만, 이 클리셰는 흔하고 뻔하다지만 분명 재밌다. 잃어버린 유산에서는 너티독만의 센스로 그 클리셰를 재밌게 풀어냈으며 식상하지 않게 잃어버린 유산의 플레이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놓았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인 잃어버린 유산은 동시에 한 가지를 더 성취해내는데 성공했다. 그것은 바로, 언챠티드 시리즈의 주인공이 네이트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밌는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것. 10년을 함께 해 온 네이트지만, 네이트가 아니더라도 언챠티드 시리즈는 언챠티드일 수 있었다.

 

 

언챠티드는 네이트가 아니더라도 언챠티드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다.

 모험, 보물, 고대 왕국과 유물, 시시껄렁한 농담, 광활한 풍경, 화끈하면서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연출, 완벽한 그래픽, 그리고 그 모든 것에 어우러지는 사운드와 스토리. 언챠티드 : 잃어버린 유산은 주인공 캐릭터가 바뀌어도 충분히 언챠티드인 그대로 남을 수 있다고, 앞으로도 계속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클로에와 나딘의 이야기를 언챠티드 속에 녹아들도록 잘 표현했다.

 

 

 언챠티드 : 잃어버린 유산은 단점을 찾아보기 힘든 게임이다. 39,800원이라는 가격을 감안하더라도 7-9시간 가량의 너무 아쉬울 정도로 짧은 플레이 타임이 그 첫 번째이며, 메인 빌런 자체의 아쉬움이 두 번째다. 이전 언챠티드 시리즈는 플레이 타임이 길며 그와 동시에 다양한 장소를 누빌 수 있는 장점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플레이 타임이 짧고 그리 많은 장소를 돌아다닐 수 없기에 그 안타까움을 세 번째 단점으로 꼽는다.

 

 

슈크림을 넣은 붕어빵.
굳이 팥을 넣지 않고 다른 재료를 넣어도,
붕어빵은 붕어빵이며 그대로 맛있다.

 

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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