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요마와리 ~떠도는 밤 : 심연~ - 칠흑 같이 어두운 밤, 그 검은 장막 뒤에 감추어진 이야기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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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요마와리 ~떠도는 밤 : 심연~ - 칠흑 같이 어두운 밤, 그 검은 장막 뒤에 감추어진 이야기들 / 2017년 8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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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7년 8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783&sca=&sfl=mb_id%2C1&stx=lieonsjh&page=5

 

 

 

발매 시기 2017. 08. 24
리뷰 작성일 2017. 08. 26
게임 장르 밤길 탐색 액션
정식 발매 가격 54,800원
제작사 니혼이치 소프트웨어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한국어 유무

 

 

 

 

* 이 게임 타이틀은 인트라 게임즈에서 리뷰용으로 제공해주셨습니다. *

 

 

 

 

밤길 탐색이라는 장르를 내건,
니혼이치에서 발매했던 요마와리의 속편.
신 요마와리 ~떠도는 밤 : 심연~의 타이틀 구동 화면.

 본격적인 리뷰로 들어가기에 앞서, 필자는 전작인 요마와리 : 떠도는 밤을 해보지 못했다는 점을 미리 말하고 싶다. 따라서, 전작과 비교하며 어떤 점이 차이가 있는지나 전작과의 연결점 같은 부분은 이 리뷰에서 다룰 수가 없다. 전작의 플레이 방식이나 캐릭터 설정 등은 조사를 통해 알고 있기 때문에 스토리적으로 전작과 연계점이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직접 플레이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다룰 수 없다는 점을 먼저 알리고 싶다.

 

 

시작부터 남다른 부탁을 하는 독특한 게임.

신 요마와리 ~떠도는 밤 : 심연~은 호러 게임이 아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의 호러 게임들이 발매됐다. 앞으로도 실험적인, 독특한 호러 게임들이 발매될 것이다. 비교적 최근 호러 게임들을 예로 들자면 아웃라스트 2, 암네시아, 바이오 하자드 7 등이 있으며 PS4 버전으로 재발매 된 화이트 데이도 호러 게임에 속한다. 최근 호러 게임의 추세는 플레이어가 보다 리얼하고 현장감,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해두고 있다.

 

 그러나 신 요마와리 ~떠도는 밤 : 심연~(이하 심연)은 호러 장르로서 보자면 분명 모자라다. 분위기가 음산하며 요괴들이 나온다 뿐이지 호러 게임이라기엔 무리가 있다. 애당초 호러 장르가 아닌, 밤길 탐색 액션이라는 장르를 내걸고 있으며 굳이 비슷한 느낌을 다른 게임에서 찾는다면 '호러성을 많이 죽인 데드 스페이스'와 '수위를 농락하는 방법을 알게 됐을 때의 화이트 데이' 같은 느낌이다.

 

 

지시 사항에 따라 불을 끄고 절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말라는 말에,
솔직히 많이 긴장했었다.

 필자는 호러 게임을 무척 못하는 편이다. 바이오 하자드 7의 리뷰를 위해서 플레이 할 때에는 아이패드로 평범한 일상 만화를 틀어놓고 한쪽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진행했다. 아웃 라스트는 1시간 하면 그날은 더이상 진행을 하지 못했고, 옛날에 PS2로 발매되었던 사이렌 시리즈조차 벌벌 떨며 무서워서 자체 진행 불가 모드에 빠진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연은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특유의 분위기가 처음엔 꽤나 무섭게 느껴졌지만 점차 익숙해졌고, 그대로 엔딩까지 아무 문제 없이 끝낼 수 있었다.

 

 밤길 탐색 액션. 이 부분을 조금 길게 풀어보자면 심연의 게임 스타일은 '길 찾기'와 '열쇠 찾기', 그리고 '요괴로부터 도망치기'로 점철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두운 밤길에서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미로 같은 길을 돌아다니며 종종 열쇠를 찾는다. 그리고 음험한 분위기 속에서 플레이어를 죽이려 달려드는 요괴들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주로 하게 된다. 요괴들은 처음엔 조금 기괴하게 보이고, 무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점점 그들을 농락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귀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귀여운 캐릭터만이 전부인 게임이 아니다.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생긴 조작 캐릭터 뿐만 아니라, 요괴들도 제법 귀엽게 생겼다. 개중에는 눈을 여러 개 달고 있거나 피를 철철 흘리며 기괴하게 생긴 요괴도 있기 때문에 징그러운 걸 넘어서 혐오스러운 개체들도 존재한다. 다만 대체적으로 요괴들조차 귀엽다. 그렇기에 게임을 시작하기 전, 단순 호러 장르로 생각했던 심연이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저렇게 귀여운 캐릭터들과 귀여운 요괴들로 가득한 게임이 과연 호러로서 스토리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까,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 할 수는 있을까. 하지만 그건 단순한 착각에 불과했다.

 

 

유이와 하루의 일기장.
각 챕터가 끝날 때 혹은, 각 챕터가 시작될 때 일기장이 갱신 된다.

 먼저, 심연은 그 아기자기한 캐릭터들로 이야기를 아주 잘 풀어냈다. 엔딩까지 본 뒤, 특히 이 게임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꼽자면 스토리 텔링이다. 작년 11월 경, 필자에게 실망감을 그 어느 게임보다 크게 안겨주었던 FF XV의 작가진에게 이 게임을 들려주고 '봐라, 게임에서 스토리 텔링이란 최소한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로 좋은 방식이었다.

 

 스토리 텔링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그 중, 심연에서 채용한 방식은 이야기의 일부만을 초반에 알려주며 필드 곳곳에 퍼즐 조각을 둔다. 핵심 조각은 반드시 메인 스토리상 무조건 지나갈 수밖에 없는 장소에 두고, 플레이어가 그것들을 보면서 하나씩 머릿속에 그려가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종막에 다다를 때쯤, 퍼즐의 완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틀과 조각을 하나씩 준다.

 플레이어는 그 과정에서 머릿속으로 다양한 그림을 그린다. 하나씩 모아둔 조각으로 퍼즐을 맞춰가고 게임을 진행하며 습득할 수 있는 문서 아이템은 일종의 주석 같은 느낌으로 둔다. 이 과정에서 어색하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은 없다. 퍼즐이 모두 맞춰졌을 때, 복선과 단서들을 단숨에 관통하며 전체적인 그림이 완성 된다. 물 흐르듯이 말이다.

 

 

캐릭터의 달리기 속도가 느린 탓도 있지만,
생각보다 맵이 정말 넓은 느낌이다.

 상당히 넓은 필드와 그 안에 숨겨진 다양한 아이템은 전작보다 더 심화된 느낌을 준다. 챕터에 따라 점차 갈 수 있는 지역이 늘어나며 챕터상 아직 갈 수 없는 곳은 길을 막고 있는 거대한 요괴 탓에 플레이어 스스로가 엄두도 낼 수 없도록 게임의 설정상 자연스럽게 처리해 두었다.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없는 마을에서 홀로 덩그러니 불이 켜진 편의점.
아쉽지만 들어갈 수는 없다.

갈 수 없는 곳은 투명한 벽, 캐릭터가 '그곳은 갈 수 없어'라며 고개를 젓는 메시지.
심연에서는 그런 게임적인 방식이 아니라 설정상 자연스럽도록 길을 막고 있는 요괴가 등장한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로는 아무래도 어려웠을 부분을 매끄럽게 해결한 점도 눈에 띈다. 캐릭터는 분명 귀엽지만 니혼이치는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했던 고유의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했다. 플레이어에게 억지로 게임에 몰입하라던가 분위기를 맞추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진행하는 사람이 플레이하면서 자연스럽게 몰입하도록, 녹아들 수 있도록 정말 잘 구현했다.


 

소름 끼치게 피로 물든 거대한 가위를 들고 다니는 요괴.

 

다양한 종류의, 온갖 요괴들은 지루함을 날려버린다.

 여느 게임에 등장하는 요괴나 귀신을 비롯한 크리쳐들은 아주 매력적이다. 무섭거나, 기괴하거나, 소름 끼치는 공포를 가져다 줄 때도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반복된 크리쳐가 등장하는 부분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심한 경우엔 짜증까지 날 수도 있다. 게임을 아무리 진행해도 전에 보았던 크리쳐만 등장하고, 별로 다르게 생기지도 않았는데 다른 개체라 우기며 등장 할 때는 한숨이 나올 뿐이다.

 

 

저걸 잡아다 간장게장을 담그면 한참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어쩌다 논에서 익사하셨어요...

 다행스럽게도 심연은 온갖 종류의 다양한 크리쳐들을 만날 수 있다. 물론, 한 번 나왔던 요괴가 재차 등장하는 경우는 당연히 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많은 종류의 요괴들이 나온다. 새로운 지역을 갈 때는 항상 특이하고 참신한 요괴들이 맞이해준다. 때로는 조금 전에 지나갔던 지역을 다시 지나갈 때 다른 요괴가 놀래켜 줄 때도 있다.

 이런 부분은 플레이 하는 내내 지루함을 날려버려주고, 더욱 즐겁게 게임에 임할 수 있는 활력소가 되어 준다. 

 

 

잠깐, 잠깐만!

 또한, 각 요괴마다 독특한 특징이 있고 그것은 심연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다. 손전등 같은 불빛으로 비출 때만 보이는 요괴들과 빛이 없어도 보이는 요괴, 빛을 비추고 있으면 사라지는 요괴, 빛이 없으면 아예 움직이지 않는 요괴, 소리를 내면 어마어마한 속도로 달려드는 요괴 등. 메인 스토리를 진행함에 따라 등장하는 온갖 요괴들을 만나며 그들의 특성을 파악하다 보면 어느새 엔딩까지 다다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는 딱히 지루할 틈이 없다.


 

좁은 곳에서 스릴감은 더욱 증폭된다.

 전작의 경우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이 실외로 제한되어 있었지만, 이번 심연부터는 종종 실내에서 에피소드를 진행할 수도 있어졌다. 장소가 비좁은데도 불구하고 요괴들이 득실거리기 때문에 그들을 피하거나 상대하면서 스릴감은 한 층 더 높아진다. 실외라면 무서운 요괴를 만났을 때 달려서 다른 곳으로 도망치거나 숨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실내에서는 숨을 수 있는 곳도 제한적이며 잘못 달렸다간 온갖 요괴들의 주의를 끌어버릴 수도 있으므로 함부로 뛸 수가 없다.

 

 

 

 그 외에도 실내만의 특징을 살린 부분이 엿보인다. 실외에서는 세이브 포인트끼리 빠른 이동을 할 수 있지만, 실내에서는 그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실내의 세이브 포인트는 온전히 세이브 기능만을 지원하며, 보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기능이 막힘으로서 답답한 느낌을 받게 된다. 심지어 실내는 대체로 더 어둡기 때문에 손전등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에만 의존해서 돌아다니는 경우도 잦다.

 

 흔한 방식이지만 방에 들어간 뒤 강제로 문이 잠길 때는 공포와 스릴이 엄습하며 더욱 두드러진다. 실외라면 상대하기 어려운 요괴와 마주했을 때 다른 쪽으로 우회해서 지나가거나 도망치면 그만이지만 문이 잠긴 방 안에 갇혔을 때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약한 그래픽을 연출로 보완했다.

 심연은 짜임새와 구성이 좋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게임이나 분명 단점도 존재한다. 특히나 PS Vita용으로 발매되었던 전작에서 해상도만 늘린 수준인 것 같은 아쉬운 그래픽이 두드러진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이 짙은 게임이지만 그래픽 퀄리티는 분명 떨어진다. 니혼이치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납득 되는 퀄리티라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그래픽이 별로다. 디테일이 떨어지며 군데군데 배경이 뭉개진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니혼이치 스스로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는지, 무리하게 그래픽 퀄리티를 올리기보다는 연출로서 그 부분을 보완하는 시도를 했다. 심연은 주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에서 전개되지만 이벤트 연출이나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카메라 시점을 볼 수 있다. 또한 이벤트시 다양한 연출을 보여준다. 그 시도는 썩 나쁘지 않으며, 모자란 그래픽을 완전히 덮어주진 못하지만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는 동력 역할은 충실히 해냈다.

 

 

연출은 꽤 준수한 편이지만, 가끔은 인디 게임 같은 모습도 보여준다.

 

심연의 첫 번째 캐릭터 유이.

두 명의 주인공을 번갈아가며 플레이 한다.

 전작과 달리 심연에서의 특별한 점은 발매 전부터 알려진 정보대로 두 명의 주인공을 번갈아가며 플레이 한다는 점이다. 두 명의 캐릭터를 주인공과 동료로서 함께 다니게 하는 것이 아니라, 따로따로 조종하는 방식이다. 각 캐릭터의 시점 대로 이야기의 흐름을 볼 수 있고, 각 캐릭터만의 전개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좋다.


 

심연의 두 번째 캐릭터 하루.

 하지만 게임 극초반부에 펼쳐지는 한 가지 이야기와 설정이 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얘기해본다면, 굳이 두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두 명의 이야기를 보는 것은 분명 중요하고 전체적인 이야기의 퍼즐을 맞추는 데에는 반드시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봐야 한다. 그러나 이 부분은 다른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풀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두 캐릭터 모두에게 감정 몰입을 위해서라면 더 말이 안 된다. 두 캐릭터 중 한 캐릭터는 분량이 아주 적다. 때로는 3분 정도 플레이하고 다른 캐릭터로 넘어 갈 때도 있다. 분량이 너무 짧기 때문에 되려 몰입을 해칠 수도 있었다.

 

 두 캐릭터에게 감정을 몰입하게 하는 방식으로 굳이 3분, 5분 정도 다른 캐릭터를 조종하게 한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지장 보살님이 곁에 있다면 몇 번을 죽어도 두려울 게 없다!

 

게임의 플레이 자체를 즐겁게 해주는 구성.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이동 속도 자체가 느린 것도 한 몫 하지만, 심연의 필드는 꽤 넓은 편이다.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 그 길을 막고 있는 거대한 요괴가 있다면 우회해야 하기 때문에 체감상 더 오래 돌아다녀야 하는 경우도 잦다. 게임을 빨리 진행하고 싶을 때, 이런 요소는 독이 될 수 있다. 답답하게 느껴지고 그와 동시에 지루해지니 말이다.

 

 하지만 저장을 담당하고 있는 지장 보살에 손을 대면 한 번 세이브 한 적 있는, 활성화 된 상태의 다른 지장 보살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 로딩도 짧은 편이며 먼 거리를 이동 할 때 거의 필수적으로 사용 된다. 유저의 편의를 생각한 시스템은 자칫 독이 될 수 있었던 구성을 말끔하게 해결해버렸다.

 

 

필드에서 획득하는 아이템 중에는,
방에 장식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진행 도중 습득하게 되는 아이템 중에는 부적이라는 요소도 있다.
뛸 수 있는 지속 시간을 더 늘려준다거나,
소모성 아이템을 더 많이 들고 다닐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존재 한다.

 

 초등학생이라는 설정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이템 창과 글씨체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필드 곳곳에 있는 아이템들은 저마다의 매력과 기능, 특징이 있어서 온갖 장소를 돌아다니며 아이템을 수집하는 재미를 살려냈는데, 그걸 넘어서 아이템 설명과 아이콘까지 초등학생이 그리고 작성한 듯한 부분이 정말 좋다.

 

 개중에는 플레이 타임을 억지로 늘리기 위한 것인지, 도전 과제를 달성하려면 더 고생하라는 의미인지 아무 기능도 없는 것도 있다. 그저 아이템 창을 더 늘리기 위한 용도로만 보이는 수집품도 더러 있어서 도전 과제 헌터들에겐 짜증의 요소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부분은 잠시 접어두고, 새로운 아이템은 어떤 식으로 기록되어 있을지. 어떤 숨겨진 요소가 있을지 기대하며 아이템을 찾아 나서는 재미가 있다.

 

 앞에서도 기술했듯이 심연의 이야기 중 일부는 필드에서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에서 단서와 복선을 얻을 수 있다. 만약, 심연을 플레이하며 그 매력적인 스토리에 빠져들었고 그 때문에 게임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설정을 전부 보고 싶다면 열심히 아이템을 획득하러 다니는 편이 좋을 것이다. 아이템 중에는 메인 스토리에서 알려주지 않는 것들도 더러 존재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특히나 심연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사운드였다. 스토리 텔링이 일품이었지만 그것은 엔딩까지 도달했을 때 묵직하게 날아든 어퍼컷 같은 것이었고 진행하는 내내 가장 좋았던 것은 사운드다. 리뷰에 사용할 스크린샷을 찍기 위해 녹화하면서 게임을 진행 할 때 항상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로 게임을 진행하는데,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나 불빛 하나 없는 거리에서 골목에 부는 바람 소리, 스산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효과음, 그리고 전체적인 음악 등 사운드는 전혀 버릴 것이 없었다.

 

 그래픽은 눈을 즐겁게 해주고, 게임 본연의 재미는 뇌를 즐겁게 해준다. 그리고 사운드는 마치 그 모든 것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그렇기에 사운드는 게임이나 영화, 드라마 등의 매체에서 '화룡점정'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심연의 사운드는 가히 그 화룡점정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몰입을 도와주며 감정을 고조시킨다. 덕분에 심연의 게임 플레이는 더욱 즐거워진다.

 

 

심연에는

다양한

보스전도

준비되어 있다.

'보스의 팔과 다리를 노리세요'라는 텍스트 메시지가 뜨는 것보단 더 좋지 않은가?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더 몰입하도록 도와주고 설정에 맞게 팁이나 힌트를 넌지시 일러주는 것은 제법 어렵다. 텍스트를 화면에 툭 던져 놓는 방식은 분명 쉽고 빠르게 이해 할 수 있지만 때로는 심연의 방식처럼 게임 안에 녹아들도록 자연스럽게 일러주는 것이 그 게임의 인상을 더욱 좋게 만들기도 한다. 이 게임처럼 말이다.

 

 

메인 스토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온갖 숨겨진 요소와 이야기들이 있으며, 그걸 찾아내는 것은 아주 즐겁다.

-의미 없는 복선으로 점철된 게임이 아닌, 하나의 큰 의미와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한 복선과 힌트들.
-듣고 있노라면 점차 게임에 몰입해서 패드를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적인 사운드.
-귀여운 캐릭터와 요괴들 사이에서 풀어나가는 무겁고도 진지한 이야기.
-노력 여하에 따라 찾아낼 수 있는 다양한 서브 스토리.
-전작보다 더 늘어난 지역과 실내 파트.
-매력적인 다양한 요괴들.
-전작을 해 본 유저들을 위한 몇 가지 팬 서비스. (엔딩 근처로 갈 수록, 엔딩 이후에도) 다양한 팬 서비스가 존재.

 

-풀 프라이스임에도 불구하고 서브 스토리를 즐기지 않으면 7-8시간 내에 클리어 가능한 너무 짧은 볼륨.
-PS4 버전에서도 여전히 떨어지는 그래픽 퀄리티와 가끔 허술한 연출.
-열심히 찾지 않으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칠 수밖에 없는 숨겨진 요소들.
-넓은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 하는 내내 한 번도 볼 수 없는, 이유조차 나오지 않는 마을 사람들.
-과도하게 많은 수집품(수집 아이템).

 

 

 신 요마와리 ~떠도는 밤 : 심연~은 분명 잘 만든 게임이며 조금이라도 호러 요소가 가미된 게임은 싫어하는 게이머가 아니라면 누구에게나 추천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분명 볼륨은 짧고 그래픽 등의 퀄리티는 떨어지지만 그것을 보완하기에 충분한 요소들로 점철되어 있으며 게임으로서의 재미 자체가 뛰어나기 때문에 시간이 아깝지 않다.

 

 이후 니혼이치 소프트웨어에서 신 요마와리의 후속작을 개발한다면, 그때는 PS4에 맞는 퀄리티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단점이자 가장 큰 아쉬운 점은 볼륨과 그래픽.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부분을 고치고 장점을 더 부각해서 발매한다면 나무랄데 없는 작품이 되리라 믿는다.

 

 추가적으로 엔딩을 본 이후 두어 시간 정도 더 이곳저곳을 다녀보았다. 특별한 의도를 갖고 다시 켠 것이 아니라 그저 심연의 아직 다 돌아보지 못한 곳을 돌아보려는 요량이었다. 엔딩 이후의 세계는 어떨지가 궁금했는데 이 체험은 정말 좋았다. 전작의 플레이 영상을 몇 개 더 챙겨본 뒤 심연의 이른바 후일담을 즐겨보았는데 이웃 마을 정체와 전작과의 몇 가지 연계점을 찾아냈다. 전작을 해 본 유저라면 부디 심연의 온갖 요소를 체험해보길 권하고 싶다. 비석의 문구를 읽는다던가, 게시판을 읽는 등 다양한 읽을 거리를 눈으로 보길 권하고 싶다. 또한, 엔딩 이후에도 이곳저곳 돌아다녀보길 권하고 싶다. 전작을 즐겁게 플레이한 유저라면, 틀림 없이 반가운 체험이 될 것이라 확신 한다.

 

 

 

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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