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 모르는 시대의, 어디인지 모르는 곳에서의 동화 같은 이야기. - 이코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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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 모르는 시대의, 어디인지 모르는 곳에서의 동화 같은 이야기. - 이코 / 2011년 6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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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1년 6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2209&sca=&sfl=mb_id%2C1&stx=lieonsjh&spt=-590

 

언제인지 모르는 시대의,

어디인지 모르는 장소에서

처음 보는 신비한 소녀와 풀어나가는 이야기.

 

 

(이 글에서 쓰인 사진 중 일부의 출처는 이전에 루리웹의 게임 스크린샷 게시판에 올리셨던 루리웹 회원님들의 것입니다.

 

예전에 타 사이트에서 이 이코의 소개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때 그분들에게 허락을 받고 사용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사용할 때 다시 양해를 구하는 연락을 드리려 했으나, 알 길이 없어 연락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혹, 문제가 된다면 사진을 내리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똑딱이로 찍은 사진들은 하위호환도 아니고 캡쳐보드가 아직 없어서 최대 출력 480P 모니터에 물려서 플레이한 것을 찍어서 화질이 영 별로입니다.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조금은 암울 아니,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 게임의 이름은 이코입니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동화 같은 이야기.

 

분명, 그래픽이나 프레임은 그리 좋지 못합니다.

 

처음 이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1을 플랫폼으로 잡고 제작되었지만

 

도중 플레이스테이션 2로 노선이 변경됐기에 그때쯤의 뛰어난 플레이스테이션 2 게임들에 비하면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 3나 엑스박스 360 같은 현세대기에 익숙해진 눈으로 보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허나, 다가오는 느낌은 무척 아름답다는 것 뿐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짤막한 오프닝 영상이 나옵니다.

 

독특한 복장의 사람들과 함께 어디론가 가고 있는 소년.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성에 도착하고, 개중에 가장 지위가 높아 보이는 사람이 웬 석상 앞에서 칼을 드니 길을 막고 있던 석상이 움직입니다.

 

그리고 소년을 어딘가로 끌고 가 독특한 건축물 안에 그를 가둬버립니다.

 

헌데, 필연이었는지 우연이었는지 소년이 갇혀 있던 건축물은 그곳을 나가려는 소년의 발악으로 움직이고, 부숴집니다.

 

소년을 끌고 왔던 사람들은 모두 돌아간 뒤 홀로 남은 소년을 그때부터 플레이어는 조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장소를 조금 돌아다녀보면 소년이 갇혀 있던 건축물과 같은 것들이 무척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필연인지 우연인지 건축물에서 탈출한 소년은 그때부터 성을 돌아다니고 이코라는 게임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 장소의 단 하나뿐인 문을 지나면 자그마한 방이 나오지만 다른 곳으로 가는 길을 오프닝에서 봤던 석상이 막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방에서 소년, 이코는 앞으로 함께 이야기를 써나갈 신비로운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소녀는 새장 같은 것에 같혀 있고 이코는 그 아이를 새장에서 빠져나오게 해줍니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아이로 생각하고 있는 이코.

 

그가 살고 있던 마을에는 관습이 하나 있는데 머리에 뿔이 난 소년은 나이가 되면 이 성으로 끌려오는 것입니다.

이 소녀의 이름은 요르다.

 

소년과 소녀는 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 역시 소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또, 이코가 요르다의 손을 잡으면(R1 버튼) 소년의 설레는 마음 때문에

 

심장이 뛰는 것을 패드에 진동이 오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봐서 이코라는 게임은 플레이어가 소년 이코에게 완전히 동화되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바란 것 같습니다.

길을 막고 있는 석상을 움직이는 신비한 힘을 가진 소녀와

 

함께 이코는 성을 탈출하기로 합니다.

 

이코 혼자서는 가지 못하는 곳을 요르다가 있으면 갈 수 있고,

 

요르다가 혼자 가지 못하는 곳은 이코가 장치를 움직이거나 손을 잡아주며

 

함께 성 밖을 향해 걷습니다.

손을 꼭 잡고 달리던 이코와 요르다.

 

다리가 무너져 요르다가 떨어질 뻔하지만 이코가 그녀를 끌어 올리고 다시 걷습니다.

 

그리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는 이상한 생물들이 이코와 요르다를 습격합니다.

 

이코는 근처에서 주운 각목으로 그들을 물리쳐 요르다를 구해야합니다.

괴물들의 목적은 이코가 아니라 요르다이기 때문입니다.

 

이코는 아무리 괴물들에게 맞아도 죽지 않지만, 괴물들의 공격을 받으면 한 방에 나가떨어집니다.

 

그리고 그 사이 괴물들은 요르다를 들쳐메고 그들이 나온 어둠 속으로 요르다를 끌고 갑니다.

 

그때, 이코는 재빨리 요르다의 손을 잡아 어둠 속에서 그녀를 구해내야합니다.

 

만약, 시간을 지체해 요르다가 완전히 어둠 속으로 끌려간다면

 

그대로 가메오베르(GAME OVER)를 보게 됩니다.

성에서 아무데나 굴러다니던 각목으로 요르다를 납치하려는 괴물들도 때려잡고

 

끄트머리에 불을 달고 폭탄에 불을 붙여 요르다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듭니다.

그저 성 안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각목 하나지만

 

이 각목과 소년의, 플레이어의 머리만 있으면 그녀를 지키고 성에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게임 도중 요르다는 앞으로 가야할 곳이나 진행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으면 멍하니 서서 지켜봅니다.

 

성 곳곳에 있는 이 쇼파는 이코와 요르다가 같이 앉으면 잠시 휴식을(세이브) 취할 수 있습니다.

성문이 활짝 열린 것을 보고 요르다의 손을 잡고 달리지만 요르다가 넘어지고 그녀의 뒤로 성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녀는 요르다와 같은 언어를 구사하지만,

 

플레이어도 알아먹을 수 있는 언어도 구사하는 2개국어 능력자입니다.

 

그리고 요르다의 어머니입니다.

 

말하는 걸로 봐서는 당장이라도 이코를 죽일 것 같지만 인자한 것인지 탈출할 수 있으면 해보라는 것인지 둘의 앞에서 사라집니다.

허나, 그녀의 충고는 가뿐히 무시하고 이코는 다시 요르다의 손을 잡고 성을 나갈 길을 찾습니다.

 

때로는 혼자서 위험한 곳을 건너고 암벽등반을 방불케하는 곳을 올라가고 사다리를 타서 성 안의 것들을 조작해 요르다가 갈 수 있는 길을 만들고, 

 

때로는 괴물들로부터 요르다를 지키며 천천히 성 밖을 향해 걷습니다.

열 살도 채 되지 않아 보이는 소년은 마을에서 정해준 운명이라는 것과 요르다를 지켜서 함께 탈출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어깨를 무겁게 하고 달립니다.

 

말을 알아 듣진 못하지만 자그마한 소년의 머리와 마음은 그래야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진동으로 그 감정을 더 느끼고, 이 신비롭고 몽환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코는 한글화로 발매됐으며, 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은 게임입니다.

 

물론, 게임이라는 것은 저마다의 취향이 있기에 영 재미 없게 즐기신 분도 있을 것이고 어떻게 기회가 되서 즐겨보실지 모르는 분들도 직접 해보고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해보지 못하신 분이라면 꼭 한 번 이코를 접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혹, 게임을 즐기실 시간적 여유가 없으시거나 퍼즐 어드벤처 게임은 안 맞으신다면

 

미야베 미유키씨의 소설로도 나왔으니 한 번 접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소설은 게임 이코의 전체적인 스토리와 미야베 미유키씨의 오리지날 스토리가 추가됐고 그녀의 글솜씨로 몰입 또한 쉽습니다.

그리고 게임의 매뉴얼 또한 참신합니다.

 

이야기의 도입부와 게임 진행방법을 정말 동화처럼 풀어내서 더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코는 분명 화려한 게임은 아닙니다.

 

선혈이 낭자하고 사지가 절단돼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화끈한 액션 게임보단 밋밋합니다.

 

요즘의 어드벤처 게임 처럼 그래픽이 엄청나고 방대한 스케일의 지역도 없습니다.

 

확실한 쾌감과 전율마저 흐르게하는 FPS 게임도 아닙니다.

 

 

허나, 이 게임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이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요즘의 게임과는 사뭇 다른 것들이 느껴집니다.

 

자그마한 소년에 동화되어 거대한 성을 돌아다니며 탈출구를 찾는 것이 목적이지만

 

이코는 사람의 순수한 감정과 동심이라는 것을 자극하고,

 

가볍지 않은 내용이지만 따듯함을 줍니다.

 

 

2011년 9월, 이코의 HD 리마스터링 버전이 나온다고 합니다.

 

기종은 플레이스테이션 3로 예정되어 있으며, 한글화는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게임 이코는 게임 내의 대사를 A4 용지로 뽑으면 대강 세 장도 되지 않습니다.

 

비록, 한글로 더욱 몰입도를 주고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것은 줄어들지 몰라도

 

이 게임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대사를 읽지 않아도 마음으로 전달됩니다.

 

지금 플레이스테이션 2판을 즐겨보셔도 좋지만, 예전 그래픽으로 보기가 좀 그러시다면

 

곧 발매되는 HD 리마스터링 버전을 생각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유가 되신다면 한 번 이코라는 이야기를 책이건 게임이건 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취향에 맞으신다면 분명히,

 

요르다의 손을 놓지 않으려고 R1 버튼을 누르고,

 

요르다와 함께 성을 빠져나가기 위해 요리조리 머리를 굴리시는 자신의 모습이 보이실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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