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9년 10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8044
발매 시기 | 2019. 10. 02 |
리뷰 작성일 | 2019. 10. 09 |
게임 장르 | 로그 라이트 퍼즐 액션 |
정식 발매 가격 | 22,800원 |
제작사 | 로봇 엔터테인먼트 |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 PS4 STORE |
한국어 유무 | 한글판 |
우리는 모든 게임에 관심을 갖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게임의 스크린샷이 공개되었을 때, 그 게임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면들을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그 스크린샷이나 아트워크에 흥미를 느꼈다면 정보의 바다에서 낚싯대를 던지고, 줄을 따라 올라온 결과물을 살펴보겠지만 그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그간 수십, 수백, 수천 개의 게임을 즐겨봤고, 어느새 내게 맞는 장르나 관심이 가는 게임을 자연스레 분류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레디셋 히어로즈는 필자에게 그저 스쳐 지나가는, 흥미를 끌지 못하는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구동 화면, 플레이 스크린샷을 보아도 전혀 관심이 가지 않았고, 요즘 대세인 모바일의 브롤 스타즈에 가까운 게임이라 생각했을 뿐입니다. 또한,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할 거라 예상하고 단정지었습니다. 그러나 직접 손에 쥐어본 레디셋 히어로즈는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게임이었습니다.
먼저, 이 작품은 대부분의 게이머가 언젠가 플레이해본 적 있는 게임들과 유사합니다. 약 팔 년 전에 혜성처럼 등장해 게임계에 다시 로그라이크, 로그라이트 열풍을 불러왔던 바인딩 오브 아이작에 가깝습니다.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목검 하나만을 갖고 있지만,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랜덤으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습득함으로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기자기해보이는 그림체완 달리 제법 어려운 난이도 때문에 제한된 목숨 갯수를 전부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잃고 다시 처음부터 진행해야만 합니다.
플레이 방식 자체는 무척 심플합니다. 랜덤하게 생성되는 스테이지 30개를 이겨내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고, 각 스테이지가 끝날 때마다 랜덤 아이템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아이템은 무기일 수도 있고, 갑옷일 수도 있으며, 최대 두 개를 소지할 수 있는 마법 스크롤일 수도 있습니다.
특정 스테이지마다 보스를 만날 수 있으며,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포션조차 랜덤하게 드랍됩니다. 모든 것을 운과 컨트롤에 맡겨야하는 플레이입니다.
그러나 이 게임은 분명 재밌습니다. 이 장르의 게임들이 그러하듯, 레디셋 히어로즈 역시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죠. 그것은 무척 신선한 감각입니다. 이틀 연달아 플레이하더라도 같은 구성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1스테이지였던 것이 다음번에는 29스테이지에 등장할 수 있고, 지난번 플레이할 때는 본 적 없는 스테이지가 출연하기도 합니다.
스테이지를 구성하고 있는 것은 플레이어의 HP를 사방팔방에서 위협하는 함정과 퍼즐, 그리고 만만치 않은 귀여운 적들입니다. 어떤 스테이지는 퍼즐을 풀어야만 다음 스테이지로 진행할 수 있는가 하면, 어떤 스테이지는 모든 적을 처치해야 나아갈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스테이지는 두 갈래 길로 구성되어 더 어려운 길과 비교적 쉬운 길로 나뉘어져 있기도 합니다. 더 어려운 길로 나아갈 경우 다음 스테이지에서 보다 좋은 보상을 내어주기도 하죠.
게임을 진행하며 일부러 더 어려운 길로 가거나, 적이 더 많이 나오는 길을 나아가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무기와 갑옷, 마법 스크롤 외에도 스테이터스를 올릴 수 있는 다섯 종류의 보석을 얻기 위해서 말입니다. 공격력, 방어력, 체력, 마법 공격력, 속도로 구성된 스테이터스는 적을 처치하거나 보석이 든 나무통을 부수는 것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너스 스테이지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매번 달라지는 스테이지 구성과 랜덤하게 얻을 수 있는 네 종류의 장비품, 그리고 보석을 얼마나 얻을 수 있는가와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포션이 잘 드랍되는가에 따라 게임의 체감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뿐만 아니라 무기와 갑옷의 경우 공격력이 더 올라가거나 속도가 더 올라가는 일종의 마법부여 효과가 있어, 같은 디자인의 무구라도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액션 부분은 약간의 문제점과 장점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문제점은 같은 장르의 여느 게임들과 달리 회피 행동에 무적 시간이 없어, 적응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리고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부분입니다. 엔터 더 건전, 아이작, 데드셀 등의 게임은 대체로 회피 행동에 약간의 무적 시간이 존재하고, 그것으로 더 액션성을 부각시키지만 레디셋 히어로즈는 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무기는 X 버튼으로 연속 공격을 할 수 있는데, 이 행동의 후 딜레이가 제법 길어 적의 공격을 보고 회피 버튼을 눌렀더라도 후 딜레이 때문에 회피가 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연속 공격 도중에는 캔슬 회피도 불가능한 터라 제법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적의 패턴이 대체로 단순하고 확실한 틈이 있기 때문에 적당히 긴장감을 유지시켜준다는 것입니다.
무기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모션과 콤보 공격, 그리고 특수 공격이 존재하여 반복해서 플레이할 때의 재미를 더욱 살렸습니다. 류트는 특수 공격으로 광역 기절을 유발하거나, 모으기 공격으로 음파 공격을 날릴 수 있고 지팡이는 커다란 매직 볼을 쓸 수 있는 등 가벼워보이는 게임 외형에 비해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게임 플레이가 전체적으로 아주 가벼운 편이라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스펠렁키, 엔터 더 건전 등의 게임은 숙련자가 아니라면 아주 긴 시간을 플레이해야 엔딩을 볼 수 있는 수준이지만, 레디셋 히어로즈는 각 스테이지의 길이가 매우 짧은 편이고, 30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돼 있어 가볍게 즐기기 좋습니다. 약간의 센스와 이 장르의 이해도, 미세한 컨트롤 실력만 있다면 30분-40분 이내에 한 게임을 끝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최초 플레이할 수 있는 여섯 캐릭터와 추후 해금되는 네 마리의 캐릭터로 모두 열 마리의 개성 넘치는 동물들은 귀엽게 디자인돼 있습니다. 각 캐릭터에 따라 차이점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구성이지만 입맛에 따라 다른 캐릭터를 골라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복 플레이의 만족도가 더 높아집니다.
레디셋 히어로즈에는 두 개의 모드가 있습니다. 모험 & 결투로 구성된 2~4인 로컬 or 온라인 모드와 혼자, 혹은 둘이서 평범한 로그라이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탑의 모험 모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색다른 플레이를 즐기고 싶다면 모험 및 결투 모드에서, 가볍고 빠르게 혼자서 로그라이트를 즐기고 싶다면 탑의 모험 모드를 즐기면 됩니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제법 풍성한 편입니다.
그래픽과 사운드는 인디 게임의 평범한 수준입니다.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불쾌하지 않고 게임의 분위기와 조화를 이뤄, 아기자기한 모습과 흥겨운 느낌을 동시에 줍니다.
게임 내 도전 과제 시스템은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게임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모자를 주거나, 포즈의 추가, 의상 추가 등 반복해서 플레이할 때 달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두었는데, 이런 부분까지 신경쓴 모습은 무척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레디셋 히어로즈는 엉성하고 조악해보였던 첫인상에 비해 게임의 본질적인 부분인 재미에 집중한 작품입니다. 전체적으로 가볍고 약간 어렵지만 익숙해지면 견딜만한, 적당한 난이도도 특징적입니다. 필자의 경우 처음엔 정말 심드렁한 느낌이었지만, 처음 게임을 시작하고 한 시간 넘게 푹 빠져서 아주 재밌게 즐겼습니다. 가벼운 로그라이트 액션 게임을 해보고 싶은, 로그라이크나 로그라이트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너무 어려운 난이도에 선뜻 손이 가질 않는 분들께 이 작품을 꼭 권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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