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같이 7 : 빛과 어둠의 행방 - 기념비적인 세대교체의 성공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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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같이 7 : 빛과 어둠의 행방 - 기념비적인 세대교체의 성공 / 2020년 2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2. 1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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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0년 2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8056

 

 

 

발매 시기 2020. 01. 16
리뷰 작성일 2020. 02. 08
게임 장르 JRPG
정식 발매 가격 59,800원
제작사 용과 같이 스튜디오 / 세가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한국어 유무 한글판

 

 

 

 

 

이 글은 세가퍼블리싱코리아에서 리뷰용으로 제공된 타이틀로 작성했습니다. *

 

 

 

 오래된 시리즈에 큰 변화를 준다는 건 아주 위험한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10년 넘게 단골이었던 분식집의 떡볶이 맛이 변했다고 생각해보자. 이모님의 컨디션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진 수준이 아닌, 빨간 떡볶이에서 궁중 떡볶이 양념으로 완전 변해버린 것이다. 그리 되면 단골들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모님에게 다시 옛날 떡볶이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할지, 다른 분식집을 찾을지 따위를 말이다.

 

 

 

 

 

 게임도 그와 비슷하다. 용과 같이 시리즈는 15년 동안 본편과 외전을 합쳐 10개의 게임을 내놓았다. 제로, 1, 2, 3, 4, 5, 6, 켄잔, 유신, of the end. 그 세월 동안 한 번의 외전 작품을 제외하고는 게임을 구성하고 있는 베이스가 액션으로 동일했다. 그러나 개발사인 용과 같이 스튜디오는 15년간 시리즈를 이끌어왔던 키류 카즈마를 6편에서 은퇴시키며, 2020년 시리즈 최신작이자 본편에서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움과 동시에 베이스를 액션에서 RPG로 바꿔버렸다. 이는 과감한 결단이자 큰 도박이 아닐 수 없다.

 

 

 

오랜 세월 함께한 키류에서 이치반으로 전격 세대 교체

 

 오랜 시간 용과 같이를 즐겨온 팬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메뉴가 바뀌었단 소식에 일부 팬들은 직접 먹어보기도 전에 발길을 끊어버리기도 했다. 메뉴의 성격이 달라진 것도 탐탁치 않은데, 주인공인 떡조차 떡볶이 떡에서 조랭이 떡으로 바뀌었으니 거부감이 드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턴제라도 용 시리즈의 전투 재미는 살아 숨쉰다

 

 그러나 발매전 체험판 공개로 그 반응은 완전히 뒤집혔다. 부정적인 여론은 체험판을 직접 플레이해본 유저들에게 아주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으며, 발매 이후에는 한국 각 게임샵에서 1월 발매작 가운데 가장 잘 팔리는 타이틀 1위~2위를 지킬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액션 게임에서 턴제 RPG 게임으로 바뀐 것은 고착화 된 시리즈에 새로운 활력소를 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재밌게도,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서 15년을 달려왔지만 이 최신작의 턴제 RPG 방식이 훨씬 더 작품에 어울린다.

 

 

 

2016년의 용과 같이 제로의 액션

 

2020년 용과 같이 7의 액션

 

 이리 말한다면 반발하는 사람도 적지 않겠지만, 실제로 15년간 꾸준히 용 시리즈를 접한 팬이라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용과 같이 시리즈의 액션은 그리 정교하지 않다는 것을.

 이 시리즈는 데빌 메이 크라이나 갓 오브 워처럼 액션 때문에 플레이했던 게임이 아니다. 야쿠자 드라마로서 걸출한 스토리와 하드보일드한 액션 연출, 소위 말하는 병맛 넘치는 서브 퀘스트, 수많은 미니게임, 매력적인 등장 인물을 포함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액션이란 요소는 단지 곁다리였다. 용 시리즈의 팬들은 액션 보다는 다른 부분에 그 가치를 두고 있다.

 

 

 

 

 

팬들이 사랑하던 용과 같이스러움은 퇴색되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용7의 완성도가 어느 정도냐는 것이었다. 액션이 중요하지 않았다 한들, 15년간 봐 온 주인공 키류 카즈마가 스토리상 6편에서 은퇴, 하차했다 한들. 새로운 주인공과 새로운 전투 방식이 별로라면 이 게임은 망한 후속작이 됐을 것이다.

 그리고 시리즈의 팬으로서 다행스럽게도, 용과 같이 7편의 완성도는 흠 잡을 구석이 별로 없다.

 

 

 

용 제로의 특수 액션 씬

 

용 7의 무기 액션 씬

 

 용7의 전투는 이 시리즈가 근본적으로 턴제 RPG가 더 어울렸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일반 공격과 특수 기술, 소환수, 버튼 액션, 극 기술, 도구 활용, 주변 사물로 공격 등 기존 작품들의 전투 특징을 턴제 RPG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버튼 입력으로 기술의 더 높은 대미지를 준다

 

 용 시리즈를 플레이하면서 익숙했던 버튼 액션은 기술 발동 중 추가 입력이라는 방식으로 재탄생했고, 일반 공격을 눌렀을 때 공격하는 대상의 주변에 자전거나 쓰레기통 따위의 사물이 있다면 자동으로 그걸 손에 들고 그 사물로 공격하는 식으로 구현 됐다.

 

 

 

유대 레벨에 따라 직업 선택 폭이 넓어진다

 

 

 카스가 이치반이라는 새로운 주인공과 그 동료들은 조건에 부합하면 잡 체인지 시스템으로 직업 소개소에서 직업을 바꿀 수 있으며, 각 캐릭터 고유의 특수 기술과 직업 고유 기술로 전투를 다채롭게 이끌어갈 수 있는 등 전투 자체에 매력적인 요소가 상당하다.

 

 

 

용사를 꿈꿨던 아이, 용사가 되다!

 

 게임 설정상 드래곤 퀘스트를 사랑하는 주인공의 배경에 따라, 유년시절 용사가 되고 싶었던 야쿠자 중년이라는 컨셉에 맞춰 꾸며진 요소들도 플레이어를 즐겁게 한다. 땅에 박힌 배트를 엑스칼리버처럼 뽑아들고, 길거리 양아치들과 싸울 때 주인공의 망상이 더해져 그 적들을 몬스터로 본다던가 하는 일반인의 상식을 벗어난 설정이 전투에 재미를 더한다.

 

 

 

 

서브 퀘스트 진행에 따라 딜리버리 헬프 캐릭터가 더 늘어난다

 

사실상 세인츠로우의 후속작 소식이 없는 지금,

 

유쾌함과 유머러스함은 용 7이 메이저 게임계에 유일하지 않을까

 

 또한, 페르소나나 파이널 판타지처럼 일종의 소환수를 부릴 수 있는 딜리버리 헬프 기능 역시 기발하다. 전투를 풀어가는 또 다른 해법이자 멋들어진 연출이 더해져 또 다른 볼거리로 화면을 꽉 채워냈다.

 

 

 

 

하지만 스토리는 진지하다

 

 턴제 RPG지만 실시간 배틀이라는 컨셉으로 시시각각 적들과 아군이 움직이는 점 역시 즐겁다. 적들이 자전거 근처로 움직일 때까지 기다려 공격하는 방법도 있고, 도로쪽으로 유인한 뒤 적을 쓰러뜨려 지나가던 차에 치이게 만드는 식의 플레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투 방식을 완전히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좋아했던 부분을 재해석해 첨가했다. 사물로 공격, 화끈한 연출, 기발한 플레이 스타일, 강한 진동이 더해진 손맛. 게다가 이번엔 고독한 늑대가 아니라 든든한 4인 파티로 거리의 건달, 야쿠자들과 붙을 수 있다.

 

 

 

 

특정 식사 조합의 경우 동료들의 특별 대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그 동료들과의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놀거리 역시 용7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동료들과 함께 전투를 치르거나,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미니 게임을 함께 플레이하는 등 수많은 방법으로 그들과 유대감을 쌓을 수 있다.

 

 

 

 

 

유대 레벨을 높이기 위해선 유대 드라마 감상이 필수

 

 일정치 이상 유대감이 쌓이면 각 동료의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는 유대 드라마를 볼 수 있고, 이는 기존 용 시리즈에선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직업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무기와 기술이 바뀐다

 

카스가는 파티 단체 합동기술을 쓸 수 있고

각 동료들은 유대감을 일정치 이상 쌓으면 또 다른 합동 기술을 쓸 수 있다

 

 잡 체인지로 전투의 지루함을 덜어낸 부분은 어떠한가, 기존 시리즈는 키류 카즈마의 전투 폼을 바꿔가며 싸울 수 있었지만 단지 그뿐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각 캐릭터 고유의 직업이나 공용 직업으로 더 다양한 연출, 주인공 뿐만이 아닌 동료들과의 합동 공격 등 수많은 볼거리가 준비돼 있다.

 

 

 

온갖

 

정신나간

 

서브퀘가

 

즐비하다

 

사실, 이런 부분이야말로

 

용과 같이스러움이다

 

 전투에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시리즈 팬들이 사랑했던 서브 퀘스트, 미니 게임이 부실한 것도 아니다. 50개 남짓한 서브 퀘스트는 이전 작품들에 비해 적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하나의 서브 퀘스트가 제법 긴 스토리를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노숙자와 어린 소년의 서브 퀘스트는 30분 가량의 분량이고, 마지막 잎새를 패러디한 마지막 감 스토리도 약 20분 가량의 분량일 정도로 그 길이들이 제법 긴 편이다.

 

 

 

내 꿈은 홈런왕

 

인형 뽑기 세계의 부조리함

 

페르소나스러운 인간력 향상을 위한 자격증 취득 코스

 

용 시리즈의 또다른 아이덴티티, 미니게임

 

혹독한 회사 경영의 세계

 

몇십 억 짜리 회사를 현금박치기로 산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뿌듯함은 곱절로

 

경영 지원 DLC 팩을 구매하면 난이도는 급하락, 싱글벙글 경영 라이프 코스로 직행한다

 

끝내주는 즐거움, 회사 경영은 핵심 컨텐츠 중 하나

 

 배팅 센터, 슬롯 머신, 마리오 카트, 캔 줍기, 노래방, 리듬 게임, 회사 경영 등 다 기술하기엔 너무 많을 정도로 다양한 미니 게임과 서브 컨텐츠도 건재하며 더욱 업그레이드 돼 돌아왔다.

 

 

 

시리즈 사상 최초로 턴제가 됐지만

 

결코 전투가 지루하지 않다

 

연출이 화끈하고 역동적이라 보는 즐거움이 있다

 

 턴제 RPG이기 때문에 가능한 정교한 연출과 기술의 다양성은 플레이어를 덜 지루하게 하는데 안성맞춤이다. 게임의 템포도 빠른 편이라 아군의 턴을 기다리는 것이 루즈하게 다가오지 않으며, 이 도박에 가까웠던 시도는 아주 좋은 결과물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용과 같이 시리즈에선 상상해본 적도 없었던 시도였지만, 그것은 무척 신선하면서도 놀라운 변화라고 생각된다.

 

 

 

 

 

 

다채로운 표정이 매력적인 카스가 이치반

 

 카스가 이치반은 키류 카즈마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서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야쿠자 큰형님에게서 배운 의협으로서의 삶, 용사가 되고 싶었던 어린날의 소망에 따라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곤경에 처한 사람들의 힘이 돼 주는 카스가 이치반은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다.

 

 

 

 

 

 

 

 

 

 

 

 

 

 

 

 

 키류 카즈마 역시 의협 야쿠자였지만 키류는 가슴은 따듯하지만 겉으로 표현을 잘 못했던데 비해, 이치반은 생각이 표정에 드러나며 약간 가벼운 언행과 입담으로 오디오를 더 꽉 채운다. 이치반의 매력은 수십 가지의 서브 퀘스트와 메인 퀘스트에서 수십 시간 동안 비춰진다. 그 매력적인 주인공과 동료, 저마다의 사정을 품은 악당들은 걸출한 스토리텔링으로 그려진 야쿠자 드라마에서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뜨겁고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린다.

 

 

 

 

 

 

 액션에서 턴제 RPG로 바뀐 것에 대한 거부감은 15년을 키류 카즈마와 함께한 팬이라면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키류는 아쉽지만 이제 보내줘야 할 캐릭터임이 분명하고, 우리는 새로운 주인공과 함께 새로운 길을 나아가야만 한다. 그리고 용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는 액션이 아니다. 오랜 팬이라면, 한 번이라도 용 시리즈를 플레이해본 적 있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 게임의 정체성은 액션이 아니라 우리를 오랜 시간 즐겁게 해주는 수많은 장치들이라는 것을. 미니게임, 서브 퀘스트, 유머 코드, 수집 요소, 연출, 스토리, 캐릭터 등. 그것들이 모여 용과 같이였다. 이 시리즈는 닌자 가이덴이 아니라 용과 같이다.

 

 

 

 

 

 

 개발진들의 턴제 RPG 첫 도전이지만 그 짜임새가 훌륭하며, 용과 같이스러운 전투를 어색하지 않게 잘 녹여냈다. 새로운 주인공은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세대 교체는 훌륭했다고 생각 된다. 모든 부분이 완벽하진 않지만, 콕 찝어 크게 문제될 만한 부분이 없으므로 용과 같이 7의 완성도는 아주 높게 평가 받을만 하다.

 

 

 

에가오가 이치반! 이치반 홀딩스!

 

 떡볶이 떡이 바뀌어도, 조리 방식이 바뀌었어도 우리가 사랑하는 그 고유의 맛은 여전하다. 

 

 

 

9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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