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워즈 : 시대를 넘어 - 그리운 냄새를 풍기는 택티컬 RPG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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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워즈 : 시대를 넘어 - 그리운 냄새를 풍기는 택티컬 RPG / 2017년 7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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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7년 7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731&sca=&sfl=mb_id%2C1&stx=lieonsjh&page=5

 

 

 

 

발매 시기 2017. 06. 20
리뷰 작성일 2017. 07. 20
게임 장르 택티컬 RPG
정식 발매 가격 62,000원
제작사 카도카와 게임즈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PS Vita
한국어 유무

 

 

 

 

 

 

갓 워즈 ~시대를 넘어~

 게임의 본격적인 리뷰로 들어가기 앞서, 필자는 이 갓 워즈 ~시대를 넘어~(이하 갓워즈)의 구매가 무척 망설여졌었다. 무턱대고 꺼려졌던 건 아니지만 무엇보다 제작사가 카도카와 게임즈라는 점이 가장 걸렸다. 카도카와 게임즈의 작품은 한 번도 플레이 해본 적 없을 뿐더러, PS Vita로 발매된 러브라이브 시리즈의 팬들조차 외면한 악평이나 그 외 작품들 또한 필자의 취향이 전혀 아니었으며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는 제작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비교적 최근에 발매된 그들의 게임 중 하나가 악평이 자자한 루트 레터이니 더욱 망설여졌다.


 

 다른 게임이었다면 그대로 구매 자체를 보류했겠지만, 요즘엔 무척 드물고 희귀한 장르인 '택티컬 RPG' 게임이다보니 고민 될 수밖에 없었다. 과거엔 택티컬 RPG 게임이 정말 많이 발매됐었지만 요즘엔 그 장르의 게임을 보기 힘들다보니 PS4로 발매되는 택티컬 RPG 게임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려웠다.

 그러게 몇 번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속는 셈 치고 갓워즈를 구매해보았고 다른 게임들과 일 때문에 미뤄두었다가 시간이 꽤 지난 뒤에야 디스크를 삽입하고 구동 버튼을 눌러보았다.


바스트업 표시를 끄고 고속화를 켜두면 게임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택티컬 RPG.
 요즘 게임들은 과거엔 상상도 못했을 정도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그러나 과거에 게임을 즐겨왔던 게이머로서 종종, 가끔은 옛날에 즐겨 했던 게임들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요즘 추세에는 비주류로 내려 앉은 택티컬 RPG. 한 때는 RPG, 시뮬레이션 RPG, 택티컬 RPG가 쏟아지던 때가 있었고 정말 재밌는 게임이 많았다.

 그 때를 떠올리며 향수를 느끼기에 적합한 갓워즈는 한글화 되어 국내에 발매되었다. 주어진 턴 안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앞으로 이동해보았다가 다시 뒤로 돌리고 어떤 방법으로 공격할지, 어떻게 캐릭터들을 나누어서 공격할지 고민하는 맛. 다행히도 갓워즈는 과거의 그 택티컬 RPG의 기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작품이었고, 덕분에 플레이하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
 어떤 부분이 그때의 추억을 자극하는지, 그리고 갓워즈는 전체적으로 어떤 느낌의 게임이며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리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메인 스토리 이벤트 중에는 종종 만화책 컷신 같은 연출을 감상 할 수 있다.

 

일본의 신화를 각색한 판타지스러운 이야기.

 갓워즈의 전체적인 베이스는 일본의 고대 신화를 바탕으로 두고 있다. 츠쿠요미와 스사노오, 아마테라스가 각 국가의 왕으로 등장하며 그들의 신은 이자나기, 이자나미다. 옛날부터 콘솔 게임을 즐겨왔던 게이머라면 무척 친숙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들인데, 플레이어는 츠쿠요미의 딸인 카구야 공주의 여정과 그 이야기를 체험하게 된다.

 산제물이 되기 위해 결계 안에서 살고 있었던 카구야 공주와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녀를 구출하고 함께 모험을 떠나는 킨타로. 그리고 킨타로의 오랜 동반자이자 팔백만 신 중 하나인 쿠마.
 그 일행은 카구야 공주의 어머니인 츠쿠요미에게 묻기 위하여 여정을 떠나고, 그 길에 하나사카라는 츠쿠요미를 모셨던 노인과 빨간 도깨비(아카오니) 등 동료를 한 명씩 늘려나간다는 구성이다.


스토리 도중 종종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퀄리티는 정말 좋다.

 일본 신화나 동화를 일본 매체(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만화 등)로 접해왔던 게이머라면 한 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는 구성인데, 게임의 초반부 캐릭터 감상은 있는 그대로 표현하자면 온갖 걸 다 섞어놨다는 느낌이었다.

 킨타로 이야기의 킨타로와 쿠마, 복숭아 동자 이야기의 모모타로와 그 수하들, 아카오니, 아오오니 등. 거기다 스사노오와 그 아들 오오쿠니누시라던가 카구야 공주까지. 정말 다양한 캐릭터들을 섞어둬서 스토리의 기본 흐름이 헷갈리기도 한다. 온갖 인물들을 캐릭터로서 섞어두었다는 점은 무쌍 오로치와 흡사한 느낌이나, 갓워즈가 무쌍 오로치와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은 그렇게 등장시키는 온갖 캐릭터들로 딴에는 무척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려 한다는 점이다.

 반갑지만 난잡한 느낌.


 챕터의 구분은 큰 틀이 되는 과 세부적으로 나눠둔 으로 표기 되는데, 덕분에 플레이어가 자신의 진행도를 파악하기 쉽다. 하지만 직접 플레이하다 보면 너무 단을 남발하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 이유는 A 지역에서 전투를 한 번 치르고 B 지역으로 이동하면 바로 단이 바뀌기 때문이다.



갓워즈의 기본적인 전투 화면 구성.

 앞서 기술했듯이 갓워즈는 과거에 유행했던 택티컬 RPG의 기본 틀에서 벗어난 것이 거의 없다. 매 턴마다 적과 아군 캐릭터가 번갈아가며 행동하고 그 순서는 각 캐릭터의 '준민력'이라는 스탯에 따라 결정된다. 비슷한 느낌의 SRPG 게임 마계전기 디스가이아와 다른 부분은 디스가이아 같은 SRPG의 경우 아군 턴에는 아군만 움직이고, 적군 턴에는 적군만 움직이는 방식이지만 갓워즈는 같은 턴에서 준민력의 수치에 따라 아군과 적군이 번갈아가며 행동한다는 점이다.

 그 외에도 고저차에 따른 대미지 경감/ 추가라던가 활의 경우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사격하면 사거리가 늘어나며 대미지도 늘어난다는 시스템 구성 등이 있다.


 

다양한 육성 방식과 나만의 캐릭터를 육성하는 즐거움.
 여타 RPG보다 전략성이 강조되는 택티컬 RPG 장르라지만, 택티컬 RPG 또한 캐릭터를 육성해두면 비교적 편하게 진행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보다 어렵게 게임을 진행한다. 갓워즈 역시 그러하며 어떤 식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플레이어는 이 부분에서 많은 고민과 시간을 들이게 된다.


 캐릭터의 육성과 전투에 도움을 주는 컨텐츠로 신사라는 것이 등장하는데, 이 시스템은 의뢰를 받아 수행하며 이미 클리어한 스테이지에서 다시 전투하며 성장의 발판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임의 시대적 배경과 컨셉을 잘 살린 부분인데, 주인공 일행이 여행을 하며 민간인들을 돕는 과정에서 또 한번 성장한다는 의미에서 신사 시스템은 매우 괜찮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신사의 레벨 또한 올릴 수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다가오는 면도 없잖아 있었지만, 신사에 참배를 하면 그 직후 전투에서 일정 스탯이 상승한 상태로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전투가 보다 수월해지며 그 참배 금액이 일정량 이상 누적되면 신사의 레벨이 올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 컨셉 또한 좋다.

 

갓워즈라는 택티컬 RPG의 핵심이자 시작과 끝.

 

나만의 캐릭터 육성과 어떤 캐릭터건 애정을 쏟으면 보답해 주는 잡(직업) 체인지 시스템.

 이는 최근에 리마스터로 발매된 파이널 판타지 XII가 떠오르는 부분인데, 갓워즈의 캐릭터 육성의 시작이자 끝은 이 잡 체인지라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주 직업과 부 직업, 고유 직업으로 나뉘어진 직업에서 각 캐릭터 고유의 직업을 제외한 주 직업과 부 직업은 전투 중이 아니라면 언제든 변경할 수 있다. 각 직업마다 고유의 액티브 스킬과 패시브 스킬을 배울 수 있으며, 직업 레벨이 6 이상이 되면 새로운 파생, 진화 직업이 등장하여 캐릭터에 애정만 쏟으면 무궁무진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게임 내 초반부터 등장하는 기도사라는 직업의 경우 6레벨을 달성하면 수도사, 축문사라는 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게 된다. 전직 후에도 기존의 직업 레벨은 초기화되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없으며, 전투 중이 아니라면 언제든 다시 원래 직업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직업의 레벨업 시스템 또한 간편하게 만들어두어 더 쉽고 즐겁게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구조다. 전투에서 스킬을 사용하거나 아이템 사용, 단순 공격만 해도 직업 경험치와 캐릭터 경험치가 오르기 때문에 무조건 적을 죽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키우기 까다로운 캐릭터를 처음부터 무리해서 적군의 '막타'를 넘겨 줄 필요가 없고, 막타의 압박감과 무조건 전투에 참여해서 대미지를 입혀야 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훨씬 더 마음 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매우 괜찮은 이 스킬 시스템에서 정말 불편한 것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전투에서 액티브 스킬의 위치를 플레이어 임의대로 바꿀 수 없다는 점이다. 스킬을 습득한 순서대로 나열되며 자주 사용하는 스킬의 위치가 서로 떨어져 있을 때는 아주 불편하다. 또한, 잡 체인지로 직업을 법술사에서 정령사로 바꾸었을 때 법술사에서 배웠던 액티브 스킬은 사용할 수 없다.

 갓워즈에서의 해당 직업의 액티브 스킬은 그 직업이 주 직업이나 부 직업에 설정되어 있지 않을 때 사용할 수 없다. 대신 패시브 스킬은 직업을 바꿔도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그나마 낫다고 할 수 있지만, 하위 직업에서 새로 등장한 상위 직업으로 잡 체인지를 할 때 기껏 올려둔 공격 스킬이나 회복 스킬을 쓸 수 없다는 점은 무척 불편하다.


 

 갓워즈는 전체적으로 과거 유행했던 택티컬 RPG 장르의 기본 틀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향수를 느낄 수 있다는 점과 무리수를 두지 않은 점에서 택티컬 RPG를 그리워하는 게이머라면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일본 매체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낯익은 캐릭터로 그 재미가 배가 되는 것 또한 장점이다.


고대 일본이 배경인데 안경을 쓴 캐릭터도 등장한다.

 과거의 느낌을 잘 살린 것이 큰 장점이지만 안타까운 점은 그래픽마저 과거 느낌 그대로라는 것이다. 이게 과연 2017년에 PS4로 발매될 게임의 그래픽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처참한 퀄리티의 그래픽은 안쓰러울 정도다. 또한, 전투시 BGM도 중복이 많으며 일정 구간의 전투는 같은 BGM만 흘러 나오기 때문에 지겹게도 느껴진다.



 가장 처참한 부분은 로딩이다. 과거로 회귀한 그래픽은 그런대로 참을 수 있으나 최적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인지 이 퀄리티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로딩이 발목을 잡는다. 월드맵에서 메뉴를 열어 캐릭터 편성 창으로 갈 때 약 2초간의 로딩이 있으며 상점이나 신사를 들어갈 때도 로딩이 있다.

 게임에 로딩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그래픽에 이런 BGM의 퀄리티임에도 불구하고, 디스크로 구동할 시 설치 용량이 4.1GB인 게임이 가장 자주 드나드는 상점과 신사, 캐릭터 편성(장비와 잡 체인지, 스킬 습득 등은 전부 편성 창에서 행한다.) 메뉴에서 잦은 로딩을 해야 한다는 점은 스트레스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PS Vita판의 경우 에러로 종종 튕기는 버그와 로딩이 더 길다는 점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갓워즈를 플레이하며 패드를 붙잡고 있었던 이유를 말하라면 재밌어서였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게이머로서 순수하게 게임이 재밌었기 때문에 계속 하게 되었다.

 택티컬 RPG의 특색 자체가 꾸준히 붙들고 있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플레이하는 것이지만 재미가 없다면 그리운 택티컬 RPG라 할지라도 디스크를 바로 뽑아버렸을 것이다. 사람에게 돈보다 아까운 것은 시간이니 재미가 없었다면 거기서 바로 디스크를 뽑고 팔아버렸겠으나, 갓워즈는 택티컬 RPG로서 그리고 하나의 게임으로서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온갖 것들을 섞어놓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게임을 더 몰입하게 해주었고, 흔한 스토리지만 전략 속의 전투와 캐릭터 육성을 가장 중요시하는 택티컬 RPG이기 때문에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았다. 전투를 거듭하며 점차 성장하는 캐릭터는 큰 즐거움이었고 막무가내로 돌진하면 한 순간 파티가 전멸하는 택티컬 RPG의 쫄깃함까지 갖추고 있다.


 각 전투 스테이지마다 특징이 살아 있는 것 또한 재밌는 점이다. 강가의 경우 얕은 지역이면 걸어서 지나갈 수 있지만 수심이 중간이거나 깊은 지역은 건너갈 수 없고, 도약력이라는 스탯이 부족하다면 돌다리조차 건널 수 없다. 스테이지 곳곳에 있는 상자는 온갖 보물이 숨겨져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보물도 존재한다. 게다가 초원에서는 반짝이는 풀이, 바위 산에서는 반짝이는 바위에서 특수 스킬을 사용하면 습득할 수 있는 아이템도 종종 등장한다.

 갓워즈는 온갖 파고들기 요소로 점철된 게임이며 열심히 캐릭터를 육성하다 보면 어느새 훌쩍 지나가 버린 시간에 스스로 놀라는 게임이다. 다양한 무기 종류와 방어구, 액세서리를 어떤 캐릭터에게 착용시킬지 고민하는 시간과 새로 등장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그 캐릭터는 어떤 직업 위주로 육성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즐거운 게임이다.


 어떤 캐릭터건 고유 직업을 제외하곤 모든 직업을 가질 수 있으며, 마법을 사용하는 곰이나 무녀처럼 생긴 탱커형 여전사도 육성할 수 있다. 여러 종류의 단점이 존재하는 게임이며 그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그 단점 때문에 덮어놓기엔 충분히 장점이 많은 게임이다.




 갓워즈의 레벨 디자인은 시뮬레이션 RPG나 택티컬 RPG를 많이 접해왔던 게이머라면 노말 난이도는 많이 심심하게 느껴지며 초보자의 경우 적당하다 느낄 정도다. 그리 어려운 편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쉬운 난이도가 불만인 게이머라면 조금 더 어려운 하드 난이도로 진행하거나 이른바 레벨 노가다를 하지 않은 채 2권 후반부쯤에 이르면 난이도가 점차 올라가는 구조이므로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여러모로 아쉬운 점을 많이 남겼지만 적어도 오랜만에 할만한,

간만에 즐겁게 즐길 수 있는 택티컬 RPG가 나온 것은 분명하다. 


 

 

7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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