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포맨 - 글자의 조합으로 단어를 맞춰 퍼즐을 풀어나가는 독창성과 참신함 끝에 관통하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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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맨 - 글자의 조합으로 단어를 맞춰 퍼즐을 풀어나가는 독창성과 참신함 끝에 관통하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 2017년 8월

게임/리뷰

by 줄진 2020. 1. 2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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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7년 8월, 예판넷에 작성한 것을 가져온 글입니다.
원글을 다듬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은 없으며, 그 시절의 글을 블로그에 기록해두고자 옮겨왔습니다.


원글 링크 : http://yepan.net/bbs/board.php?bo_table=yp_game&wr_id=7774&sca=&sfl=mb_id%2C1&stx=lieonsjh&page=5

 

 

 



 

발매 시기 2017. 07. 21
리뷰 작성일 2017. 08. 12
게임 장르 퍼즐 플랫포머
정식 발매 가격 12,900원
제작사 브레인시드 팩토리
정식 발매 기종, 발매 예정 기종 PS4
한국어 유무

 

 

 

 

 

* 이 게임 타이틀은 인트라 게임즈에서 리뷰용으로 제공해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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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맨의 구동 화면.
그림자 악마 같이 생긴 존재들이 주인공을 위협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 깊다.

 타이포맨은 2015년에 Wii U로 먼저 발매되었던 브레인시드 팩토리라는 생소한 제작사에서 만든 2D 퍼즐 플랫포머 게임이다. 인트라 게임즈의 공식 보도 자료와 정보들을 살펴보면 클래식 플랫포머와 단어 퍼즐의 절묘한 조합을 즐길 수 있으며 문자와 단어, 은유와 기호로 전달하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라는, 쉽사리 감이 잡히질 않는 홍보를 하고 있다.


 

 

 타이포맨의 최초 타이틀 메뉴는 무척 단촐하며 조작키마저 매우 심플하다. 십자키와 왼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이동하며 점프와 문자 들기, 놓기. 그리고 액션 및 문자 던지기 뿐이라니 심심하게도 느껴지는 구성이다.

 하지만 굳이 복잡한 컨트롤과 대형 자본이 들어간 AAA급 게임만이 게이머들에게 재미를 주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몇 몇 인디 게임이 입증해왔었다. 그러나 반대로, 물밀듯이 인디 게임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에는 만 원도 안 되는 금액이나 이만 원도 되지 않는 가격조차 아깝다고 생각될 정도로 엉망인 것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엔딩 이후에는 그나마 메뉴가 더 늘어난다.

그렇다면 타이포맨은 어떨까?
 본격적인 리뷰의 시작에 앞서 전체적인 소감을 먼저 말하자면 필자는 이 게임에 매우 만족했다. 그 참신함과 독창성에 완전히 꽂혀버렸고 뜬구름 잡는 듯한 홍보문의 문자와 단어, 은유와 기호로 전달하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을 전부 납득해버렸다. 필자가 최근 플레이한 인디 게임 중 최고의 게임이며, 웬만한 AAA급 게임보다 훨씬 재밌게 플레이 했다. 타이포맨은 12,900원이라는 금액이 아깝지 않은 훌륭한 경험을 게이머들에게 선사해주는 작품이었다.


프롤로그라는 단어에서 G가 떨어져나와 O와 붙으며 GO라는 단어가 된다.


 단지 배경 오브젝트인 것 같았던 단어들이 떨어져나와 다른 단어와 조합되며 새로운 의미의 단어가 된다. 심지어 단어의 조합으로 퍼즐을 풀어나가는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머리(O)를 움직여 몸(E)을 비롯한 하나씩 다른 부위를 찾아 나선다.

벌써 다리(H)가 생겼다!

 

팔(R)이 생김으로서 드디어 물체를 들거나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스타일은 전혀 다르지만 신체 부위를 하나씩 찾아 나선다는 부분은 독특한 설정과 스토리의 만화책이자 PS2 버전으로 게임도 발매되었던 도로로가 떠오른다. 문자의 조합으로 구성된 주인공 캐릭터의 생김새는 친숙한 졸라맨을 닮아서 무척 귀엽고 정감이 간다.


 프롤로그 챕터에서 팔이 생긴 뒤부터는 본격적으로 타이포맨의 조작법과 진행 방법을 배우게 된다. 단순히 화면 정가운데에 스크린샷을 하나 띄워놓고 이런저런 설명을 쏟아내는 여타 게임들은 무척 짜증나고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타이포맨의 튜토리얼은 보다 더 정교한 방식이다.

 조작 키 설명에도 나와 있었듯이 R2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물체를 끌어당기는 액션을 취할 수 있는데, 쉬운 퍼즐을 풀어나가며 재밌게 진행 방식을 익히게 된다.


게임 내에서 새로운 단어를 조합하면 깨알 같이 한글로 뜻도 알려준다.

NEW WORD에서 R, W, E를 빼고 위치를 바꾸면 DOWN이 된다.

 나열된 단어에 다가가 R2 버튼으로 밀거나 당겨서 문자를 조합해도 되고, 동그라미 버튼을 눌러 단어를 하나씩 들어서 위치를 바꿔서 조합해도 된다. 그게 아니면 나열된 단어 근처로 다가가 세모 버튼을 눌러 워드 스크램블러를 열어 쉽고 편하게 단어를 만들어도 된다.



게임은 점점 더 어려운 퍼즐과 온갖 단어를 요구한다.

 프롤로그를 넘어 챕터를 진행할 수록 점차 어려운 퍼즐에 직면하게 된다. 개중에는 잘 쓰지 않는 영어 단어도 있으며 흔히 알고 있는 단어의 또 다른 뜻을 알지 못해 골머리를 썩기도 한다. 하지만 여느 퍼즐 플랫포머 게임이 그렇듯 퍼즐을 풀어냈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영어 단어를 잘 알고 있다면 퍼즐을 무척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장애물과 주인공을 위협해오는 적들을 단어 조합으로 헤쳐나가야 한다.

 

 타이포맨의 단어 조합에서 플레이어에게 득이 되는 것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뜻을 가진 단어들이다. HATE, DOOM, GREED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이 아니라 GOOD, BRAVE, LOVE 같은 긍정적인 단어들이다. 당장 죽을 것 같은 위협이나 사면초가의 상태에서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긍정적인 단어들을 조합하다 보면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


메인 메뉴의 '기록' 탭에 저장되는 따옴표(")의 문구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곳곳에 숨겨진 인용문들을 볼 수 있다. 이것들은 기록으로서 메인 메뉴에 기록되는데, 대사 하나 없이 진행되는 타이포맨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보다 훌륭하게 보조해주고 있다. 게임의 고유한 분위기는 해치지 않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방식으로서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다.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챕터는 세 개로 구성되어 있다.

 타이포맨의 플레이 타임은 제법 짧은 편이다. 단어 조합에 애를 먹고 플레이 했을 경우 약 세 시간 남짓한 플레이 타임이다. 영어 단어를 잘 알고 있는 게이머가 특별히 막히는 일 없이 플레이할 경우 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게임을 끝낼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재미만 있다면 플레이 타임이 대수일까, 타이포맨은 기발하면서도 참신한 스토리와 퍼즐들로 그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채워준다. 물론, 풀 프라이스(59.99$)짜리 게임이라면 너무 짧은 플레이 타임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타이포맨은 12,900원이다. 인디 퍼즐 플랫포머 게임으로서 그 가격에 상응하는 충분한 재미와 좋은 게임성을 담고 있다.


지정된 문자에서 퍼즐을 해결할 단어를 직접 찍어내는 퍼즐들도 존재한다.

 타이포맨의 깨알 같은 요소로는 특정 단어를 조합했을 때 주인공의 모습이 바뀌는 것이 있다. HAT이나 LORD를 조합하면 주인공 캐릭터가 모자를 쓴다던가, KISS를 조합하면 얼굴에 없던 눈과 입이 생기는 식이다. 조합을 통해 40,000개 이상의 단어를 만들 수 있는 매력은 딱히 와닿지 않지만, 이런 깨알 같은 요소는 각 단어를 조합했을 때 어떤 숨겨진 것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흉악한 보스와의 보스전!

스매쉬(SMASH).
MASH에 갇힌 주인공을 적이 S로 가격하는 모습.

이런 깨알 같은 부분들이 아주 흥미롭고 기쁘다.

엔딩 이후에는 두 개의 미니 게임이 개방 된다.

 잔잔하고도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는 그 위에 독특한 그래픽은 타이포맨의 분위기에 더욱 몰입하게 해준다. 이 게임에서 가장 좋았던 것을 꼽으라면 독창성과 참신함, 그리고 스토리텔링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절묘한 음악들은 게임에 푹 빠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야기가 지금 어떻게 흘러가는지 처음에는 당최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인용문을 하나씩 습득하며 내용을 알아가고, 스토리 영상 등을 통해 머릿속에 맞춰가던 퍼즐 조각을 전부 관통하면서 막을 내리는 부분은 깔끔하고도 완벽했다. 굳이 이야기의 세세한 부분을 알려주지 않아도, 모든 것을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아도 타이포맨의 스토리는 정말 좋았다.

 작년쯤 정말 재밌게 플레이했던 언더 테일이라는 인디 게임이 있었는데 타이포맨은 그것 못지 않게 깔끔하고 재밌었다.


 퍼즐 게임의 특성상 한 번 엔딩을 본 이후 할 게 없는 부분을 배려해서 두 가지 미니 게임을 넣어둔 부분 또한 정말 좋았다. 화면에 제시된 문자를 조합하여 단어를 만들고, 단어가 길수록 높은 점수를 주는 방식의 미니 게임은 마치 한컴 타자교실 같은 느낌을 준다. 오랜만에 즐겨보는 방식의 놀이와 그동안 굳어 있었던 머리를 돌리며, 보다 높은 점수를 얻고자 하는 욕구가 맞물려 즐거움을 자아낸다.


게임 내에서 조합한 단어 갯수에 따라 전세계 게이머와의 랭킹도 비교해 볼 수 있다.


 다양한 단어를 조합하여 몰려드는 적들에게서 도망치거나 퍼즐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정말 참신하다.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단어가 정답일 때도 있고, 정답이 여러 개일 때도 있다. 어떤 단어로 길을 열건 그것은 플레이어의 자유다. 평소에 잘 알고 있던 단어의 뜻일지라도 긴박한 상황에선 냉정하게 답을 도출해내기 어려운 부분 또한 브레인시드 컴퍼니는 잘 캐치해냈고 상황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여러 요소들까지 흠 잡을데 없다.


내년에는 브레인시드 컴퍼니의 PS VR 전용 신작 게임도 발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타이포맨이라는 게임을 즐겨본 것은 아주 황홀한 경험이었으며 이 게임을 해볼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하다. 퍼즐의 난이도 또한 중학생 때까지 배우는 영어 단어 정도만 기억하고 있어도 충분히 클리어 할 정도로 어렵지 않은 편이기에 퍼즐 게임을 싫어하는 유저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이 게임은 아주 재미난 경험을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영웅은 삶과 죽음을 넘어, 가혹한 운명에 맞서서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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